기계硏, 화학흡착 HP ‘10대 기계기술’ 후보 선정

  • 등록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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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폐열로 냉난방… 저온 폐열 활용영역 확대
10kW급 시스템서 냉방 13.1kW·난방 18.3kW 확보
전기화학 압축·흡착소재 양산·열배터리·시험표준 개발

 

한국기계연구원이 총괄한 ‘전기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세계 최초 40℃ 폐열 구동 탄소중립 히트펌프’가 ‘2026 대한민국 올해의 10대 기계기술’ 후보로 선정됐다.

 

이번 기술은 산업현장이나 데이터센터 등에서 배출되지만 온도가 낮아 활용하기 어려웠던 40℃ 수준의 폐열이나 태양열을 이용해 냉난방에너지를 생산하는 화학흡착식 히트펌프다.

 

기존 흡착식 냉동기가 일반적으로 70℃ 이상의 열원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냉매와 흡착제의 흡착·탈착반응을 이용해 40℃ 수준의 저온 열원으로 냉방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이온 이동을 이용해 냉매를 압축하는 무소음·무진동 전기화학적 압축기 원천기술도 함께 개발됐다.

 

이번 연구는 2019년 9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총 6년10개월간 진행됐다. 1단계에서는 기초기술과 구현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2단계에서는 흡착소재와 반응기, 압축기, 시스템의 스케일업과 표준화를 추진했다.

 

기계연구원을 총괄기관으로 중앙대학교, 경상국립대학교, 삼중테크, 고려대학교, 세종대학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엔플러스, 에이올코리아,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등이 참여해 소재부터 시스템·표준화까지 분담했다.

 

 

열역학적 구동력 약한 40℃ 영역 돌파

화학흡착식 히트펌프는 흡착제가 냉매를 흡착하고 열을 받아 다시 방출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냉난방사이클을 구성한다. 온도가 낮아질수록 흡착제에서 냉매를 떼어내는 탈착반응의 열역학적 구동력이 줄어든다. 냉매를 강하게 흡착하는 소재는 40℃에서 재생되지 않고 저온에서 쉽게 재생되는 소재는 냉방에 필요한 흡착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상충조건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흡착제와 반응기, 열전달구조, 운전사이클을 통합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통해 10kW급 화학흡착식 히트펌프를 개발하고 공인기관 입회시험에서 냉방능력 13.1kW, 난방능력 18.3kW를 확보했다. 흡착제 단위질량당 냉방출력을 의미하는 SCP는 346.5W/kg을 기록했으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40℃서 암모니아 작동용량 1.20g/g

흡착소재는 다공성 지지체 내부에 금속염을 함침한 복합구조체로 개발됐다. 다공성 구조가 암모니아의 이동통로와 반응면적을 확보하고 금속염이 암모니아를 선택적으로 흡착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수십종의 소재를 제조·시험한 결과 40℃ 저온탈착조건에서 암모니아 작동 흡착용량 1.20g/g을 확보했다. 소재의 실험실 성능을 시스템으로 연결하기 위한 양산기술도 개발됐다. 다공성 탄소에어로젤 구조체를 4L급으로 대형화했으며 MOF 흡착제는 1,000L 반응기 기준 114kg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확보해 실제 히트펌프에 적용했다. 10kW급 화학흡착식 히트펌프와 전기화학적 압축기 스택의 실물사진, 고성능 흡착소재 및 흡탈착구조 최적화 결과가 제시돼 있다.

 

 

전기화학 압축기 개발

연구진은 화학흡착사이클과 함께 이온의 이동으로 기체를 압축하는 전기화학적 압축기(ECC: Electrochemical Compressor)도 개발했다.

 

일반적인 기계식 압축기는 모터와 회전체를 사용하지만 전기화학적 압축기는 전기화학셀에서 특정 이온을 이동시켜 기체를 저압측에서 고압측으로 전달한다. 기계적 왕복부나 회전부가 없어 무소음·무진동·무급유 운전이 가능하다.

 

다단 스택설계와 역확산을 억제하는 셀구조를 적용해 암모니아를 24bar까지 압축했다. 수소는 200bar까지 압축하는 데 성공했다. 암모니아 24bar 전기화학 압축은 세계 최초 실증성과다.

 

전기화학적 수소압축기기술은 이미 파생사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전기화학식 수소압축 및 수전해시스템에서 9억1,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적층형 스택구조를 가진 수소압축기’ 기술이전계약도 체결했다.

 

열전달 3.6배 향상·암모니아 충전량 96% 저감

화학흡착식 히트펌프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소재의 흡착성능뿐만 아니라 반응기 내부의 열·물질전달성능과 냉매충전량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

 

연구진은 액막 분배와 전열관구조를 최적화해 만액식대비 열전달성능을 3.6배 높이고 암모니아 충전량을 96% 줄였다. 암모니아 충전량 감소는 장치 소형화와 안전관리부담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암모니아와 수소는 분자크기가 비슷해 혼합상태에서 분리하기 어렵지만 연구진은 선택도 191의 암모니아·수소 분리막도 개발했다. 이와 함께 태양광·열 복합모듈인 PVT 연계기술과 에너지저장밀도 2,175kJ/kg의 솝션 열배터리를 개발해 재생열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흡착식 히트펌프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시험방법도 정립했다. 기존에는 통일된 성능시험기준이 없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흡착식 히트펌프 시험방법에 관한 단체표준 ‘KARSE B 0070’을 제정했다.

 

데이터센터·산업폐열·수소스테이션 적용 기대

40℃ 저온열원 활용기술은 고온 폐열만을 대상으로 했던 기존 폐열회수시장의 적용범위를 넓힐 수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수나 산업설비 저온 폐열, 수소충전소·수소생산설비에서 발생하는 열, PVT에서 생산된 저온열 등을 화학흡착식 히트펌프의 구동열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전기식 압축기의 운전부담을 줄이면서 여름철 냉방피크전력을 낮출 수 있는 열구동 냉방수단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암모니아 등 자연냉매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불소계 냉매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원천기술로 평가된다. 연구과정에서 확보된 흡착소재 양산공정, 분리막, 전기화학 압축기, 열배터리기술은 냉난방뿐만 아니라 수소저장·압축과 열에너지저장시장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연구개발기간 중 SCI급 논문 28편을 게재하고 특허 10건 등록, 14건 출원했다. 전체 개발기간 누적으로는 SCI급 논문 96편, 특허등록 33건, 특허출원 76건의 성과를 확보했다. 참여기관을 기반으로 2개 창업기업도 배출했다.

 

향후 사업화에서는 40℃ 열원의 온도와 유량 변동에 대한 대응성, 암모니아 안전관리, 흡착제의 장기 내구성과 성능저하, 장치의 크기와 초기투자비를 실제 현장에서 검증해야 한다. 연구성과가 데이터센터와 산업공정에서 상시 배출되는 저온폐열을 냉난방에너지로 전환하는 상용기술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은철 기자 eckang@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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