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박선규)은 10월2일 모듈러건축물에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으며 바닥진동을 70% 이상 저감할 수 있는 ‘강성 조절형 동조질량댐퍼(TMD: Tuned Mass Damper)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건설연 중소·중견기업 지원사업(주요사업 대과제 5)인 ‘모듈러 건축물 바닥진동 저감 강성 조절형 동조질량댐퍼 개발(2023~2024)’ 과제를 통해 엔에스브이와 공동 개발해 기술이전했다.
현재 일반 건축물에 적용되고 있는 동조질량댐퍼는 고유진동수에 맞춰 일대일로 설계·제작되며 설치 이후 고유진동수가 변할 경우 성능저하나 진동증폭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동조질량댐퍼는 미세조정이 필요한 경우 장비를 분해하고 재설치를 해야 해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소요되는 한계가 있다.
또한 강재로 지어진 모듈러건축물의 경우 질량이 작고 감쇠성이 낮아 생활진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일부 모듈러 건축물의 거주 후 평가결과에서도 외부진동과 소음에 대한 만족도가 낮게 나타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상섭 건설연 건축연구본부 연구팀장은 모듈러 건축물 바닥에 손쉽게 설치할 수 있으며 설치 후에도 설계 주파수를 0.1Hz 단위까지 조절할 수 있는 기능성과 안전성이 확보된 강성 조절형 동조질량댐퍼를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건축구조기준을 만족하면서도 약 70% 이상의 바닥진동 저감효과를 입증했으며 주파수는 5.1∼6.9㎐ 구간에서 0.1㎐ 단위로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주문·조립·생산방식(ATO: Assemble to Order) 등이 적용가능해 향후 대량생산에도 유리하며 이번 기술을 적용한 바닥 고정시스템은 국제기준(ICC-ES AC156)에 따른 진동대 실험에서 0.83g의 지진가속도까지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는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 당시 최대 지반가속도(PGA) 수준과 유사한 수치다.
건설연은 이번 기술이 고층화·대형화가 진행 중인 모듈러 공동주택의 진동문제를 해결할 핵심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병영생활관 등 군부대 시설에 모듈러 공법이 도입되고 있으나 진동문제로 보급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학교 △주택 △의료 △상업시설뿐만 아니라 △신축 △리모델링 △교량 △산업시설 등의 방진설비 등 다양한 건축·토목분야에 폭넓게 적용가능하며 기존 동조질량댐퍼(TMD)의 구조적 한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만큼 해외시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선규 건설연 원장은 “모듈러 공동주택 건설이 고층화·대형화되고 있는 만큼 이번 기술은 거주만족도를 높이고 모듈러 건축시장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건설연은 앞으로도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실용 기술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