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국내 최초로 미국 대형원전 건설계약을 체결하며 한미 원전 협력체계 가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현대건설은 10월2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건설 본사 사옥에서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복합에너지 및 AI 캠퍼스’ 내 대형원전 4기 건설에 대한 기본설계(FEED: Front-End Engineering Design) 용역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명식은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와 메수트 우즈만(Mesut Uzman) 페르미 뉴클리어(Fermi Nuclear LLC.) 대표를 비롯한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계약체결 직후 이한우 대표는 홍콩에서 토비 노이게바우어(Toby Neugebauer) 페르미 아메리카 CEO와 만나 면담하고 대형원전 EPC의 조속한 추진계획과 이번 사업 전반의 협력방안에 대해 의논하는 자리를 가졌다.
‘복합에너지 및 AI 캠퍼스’는 미국의 에너지 디벨로퍼인 페르미 아메리카가 텍사스주 아마릴로 외곽의 약 2,119만㎡ 부지에 조성하는 세계 최대 규모 민간전력망(HyperGrid™) 단지다. △AP1000 대형원전 4기(4GW) △SMR(2GW) △가스복합화력(4GW) △태양광 및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1GW)을 결합한 총 11GW 규모의 독립형 전력공급 인프라와 이 전력을 연계할 초대형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의 단계적 구현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토대로 현대건설은 대형원전 4기 건설의 첫 번째 단계인 △부지배치 계획개발 △냉각방식 검토 △예산 및 공정산출 등의 기본설계를 수행한다. 양사는 지난 7월 이번 프로젝트의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원자력기반의 하이브리드 에너지기획부터 기본설계와 EPC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온 바 있다. 현재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통합 인허가를 검토 중으로 현대건설은 기본설계와 이번 공사 준비를 병행하며 내년 상반기 EPC 계약체결을 목표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미국의 에너지안보 강화정책에 따라 현지 원자력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가운데 국내기업이 미국 대형원전 건설프로젝트의 수행계약을 체결한 것은 현대건설이 최초다. 원전건설 역사에서 유일하게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정해진 예산으로 적기 준공을 실현한 독보적 원전건설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원전시장 내 입지를 견고히 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현대건설의 관계자는 “지난 10월 초 설립 9개월 만에 나스닥과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등 강력한 추진력을 보유한 페르미 아메리카와 미국 원전 건설시장 개척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이번 계약은 현대건설이 글로벌 에너지시장에서 신뢰받는 원전 파트너임을 입증한 중요한 성과로 한미 간 긴밀한 에너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실리적인 협력 강화 방안을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페르미 아메리카는 차세대 AI 구현에 필수적인 기가와트(GW)급 전력망구축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의 민간 에너지 디벨로퍼다. 미국 전 에너지부장관 릭 페리(Rick Perry)와 토비 노이게바우어가 공동설립한 기업이며 세계적으로 검증된 전문가 그룹과 최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총 사업비 5,000억달러(약 716조7,000억원) 규모의 세계 최대 복합에너지 및 AI 캠퍼스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