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국가에너지기술R&D 사업기획·평가·관리를 전담하는 산업통상부 산하기관이다.
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향상PD는 △산업 △건물 △수송 등 수요부문 에너지사용량 절감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기술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탄소중립 건물용 초고효율 냉난방·급탕 히트펌프 기술개발’ 과제를 기획한 이길봉 에기평 효율향상PD를 만나 과제 기획배경과 국내·외 공기 대 물 히트펌프(ATW) 기술개발 동향을 들었다.
■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있어 에너지수요관리의 중요성은
탄소중립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에너지시스템 전 분야에서 효율향상, 전기화·탈탄소화 등이 필요하다. 에너지 생산·공급단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 차세대 전력망 등이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에너지 소비단에서는 수요관리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요관리는 단순히 에너지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이용하려는 기술개발 활동으로 재생에너지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까지 중점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 국내·외 공기열원히트펌프 기술개발 동향은
유럽히트펌프협회(EHPA)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지난해 약 231만대의 히트펌프가 판매됐으며 이 중 41%는 공기 대 공기, 40%는 ATW타입으로 공기열원 방식이 판매량의 80% 가량을 차지한다.
2020년대 이후 ATW히트펌프의 비중이 점차 증가했으며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는 공기 대공기 히트펌프보다 더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했다.
유럽은 F-gas 규제, 에코디자인지침 등에서 친환경 Low GWP 냉매로의 전환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Propane(R-290), NH3(R-717), CO₂(R-744) 등 자연냉매를 사용한 히트펌프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이킨, 파나소닉, LG, 삼성 등 글로벌 제조사들은 R-290기반 다양한 모노블록(monobloc) 제품을 상용화했다. 모노블록은 히트펌프 구성요소인 압축기, 응축기, 증발기 등이 모두 실외기에 있어 설치 시 일반적으로 물배관만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기존 주택의 수배관 인프라에 연결하기 쉬우며 지열 혹은 공기대공기 보다 구성이 단순하고 설치가 용이하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이후로 이산화탄소를 냉매로 쓰는 급탕 히트펌프가 보급돼왔다. ‘EcoCute’로 알려진 가정용 CO₂ ATW히트펌프는 연간 약 50만대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최근 누적 판매량이 1,000만대가 넘어섰다.
반면 국내는 아직까지 가정에서 ATW히트펌프가 많이 보급되지 않고 있다. 이는 에너지가격이나 인프라 차이로 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는 전력, 가스 등 에너지인프라가 잘 구축돼있으며 도시에서는 실질적으로 모든 가정이 가스망연결이 가능한 우수한 인프라를 구축해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보일러가 난방과 급탕에 유리해 ATW히트펌프 기술개발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보급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ATW 히트펌프 기술개발이 시급한 이유는
건물분야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한다. 즉 현재와 같이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보일러를 쓰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정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따르면 건물부문에서 약 33%의 감축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때 탄소배출감축에 중단기적으로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기술이 히트펌프다. 현재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소상공인 에너지효율향상 지원사업 등으로 공기열원히트펌프 보급을 진행중이지만 본격적인 보급확대를 위해서는 국내 현황에 맞는 ATW히트펌프 기술개발과 제도수립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냉매규제에 대응해 자연냉매를 적용하는 ATW히트펌프로서 국내 시장환경을 반영해 냉방부하도 담당하는 하이브리드형 히트펌프 개발과 효율관리제도 도출·관련 기술개발 등이 필요한 국내환경을 반영해 과제를 기획했다.
■ 과제기획 시 주안점은
공기열원 히트펌프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한랭지운전에서의 신뢰성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한랭지 조건에서 정격난방능력 100% 확보, 고온출수(70℃ 이상)를 위한 시스템설계 최적화,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시스템설계 및 제어기술 확보 등을 주요 목표로 담았다. 또한 한국에너지공단과의 협업을 통한 고효율 기자재 인증 기준(안) 도출도 과제에 포함된다.
■ 과제를 통한 기대효과는
친환경냉매 도입과 공기열원 히트펌프 보급확대다. 인화성 냉매인 R-290이 히트펌프 냉매로 도입되기에 안전성 설계·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시스템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시험방법, 규정도출, 실증운전 등을 통해 안전성 확인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실제 수요패턴 기반 2개 이상 부지에서 300kW 이상 누적 1,000시간 실증이 수행되며, 연간 효율성 분석(SCOP, SEER)과 계절별 운전 최적화 알고리즘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히트펌프 시스템 기술 관점에서는 R-290기반 고온 히트펌프기술을 통해 독자적인 시스템 플랫폼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관점에서는 GWP 기준 대응과 고효율 설비 보급 확산으로 HFC 감축을 이룰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적인 부분에서 보일러 대체로 연간 수십만 톤의 CO₂ 저감과 에너지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KS, 고효율 인증, 시험법 등의 제도화 기반 확보도 기대하고 있다.
■ 컨소시엄에 조언한다면
객관적인 실증 데이터가 제도 반영의 근거 확보에 필수적인 요소로 볼 수 있기에 최소 1,000시간 이상의 계절별 운전실적을 확보해야 한다.
기술개발팀 외에도 효율관리제도 기획, KS 대응, 인증기준 수립을 위한 전문인력·외부자문 체계가 필요하다. 필요시 에기평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므로 언제든지 협조를 요청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