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연했던 기후위기의 경고음은 이제 더욱 명확하게 들리며 우리 모두의 일상을 파고드는 그림자가 됐습니다. 평온했던 계절은 잊혀진지 오래고 뉴스는 연일 기상이변과 재난의 소용돌이에 잠식당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끊임없이 변화의 신호를 보내왔지만 전 세계는 긴 시간 동안 망설임과 유보만을 반복해 왔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후정책 목표와 이행수준 모두 국제적인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하위권에 머무르며 ‘기후악당’이라는 오명마저 받고 있습니다.
붉은 경고등이 눈앞에서 커져가는 동안에도 대한민국은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선택을 반복한 채 기후위기 변화의 흐름에서 뒤처져 있습니다.
그간 2030 NDC는 201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대비 40% 감축이라는 선언만 남겼을 뿐 글로벌 1.5°C 목표에는 여전히 9%p 가까이 못 미쳤습니다. 산업, 에너지, 건물, 수송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이행은 지지부진하며 수치만 앞세운 정책은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결국 청소년과 미래세대는 정부를 상대로 직접 기후소송에 나섰고 헌법재판소는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지 말라’며 강도 높은 경고와 함께 지속적이고 과학적인 목표 강화, 국제적 책임, 미래세대 보호를 입법자에게 요구했습니다.
변화의 신호탄, 2035 NDC
이제 우리는 ‘지연의 대가’를 짊어진 채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2035 NDC(안)은 산업, 건물, 에너지, 수송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네 가지 감축시나리오 중 하나를 선정해 UN에 제출해야 하며 본격적인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특히 건물부문은 총 배출의 50%를 넘고 서울만 해도 67%가 건물에서 나오기 때문에 필수적입니다. 정부는 전 생애주기 탄소평가, 전기화된 열에너지, 그린리모델링(GR), 히트펌프(HP), 제로에너지건축(ZEB) 등 맞춤전략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35년까지 모든 신축건물의 ZEB 4등급 확보, 기존 건물 연면적 3% 이상 그린리모델링 추진, 공기열 히트펌프의 재생에너지 법적인정과 화석연료 보조금 단계적 축소 등 실질적 정책들이 속속 발표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술혁신은 가장 중요한 돌파구입니다. AI기반 에너지관리, BEMS와 디지털에너지 전환, 태양광·히트펌프 등 신재생에너지 확산, 온실가스 실시간 관리체계까지 기업과 건축·설비업계, 시민사회, 지자체 모두가 정책 실행의 주체로 나서야 탄소중립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캐나다,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선진국은 가파른 속도로 효율적 난방설비와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꾀하며 글로벌경쟁의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이제 ‘시간과의 경쟁’입니다. 우리나라의 시계는 뒤늦게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 속도와 실행력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2035 NDC가 단순한 선언을 넘어 기술혁신·사회적 연대·실질적 실행의 물결로 이어지려면 우리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노를 더욱 세게 잡아야 합니다. 새 시대 변화의 물살을 앞서 이끌겠다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칸kharn 역시 한국사회가 다시 한 번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용기있게 방향을 바꾸는 역사의 장면을 기록하고 싶습니다. 이 움직임의 동력이 더 늦기 전에 모두의 실천과 연대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새로운 시계와 물살이 앞으로 한국을 어디로 데려갈지 지켜보며 모두가 함께 그 변화의 주역이 돼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