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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준기 아키필드 친환경엔지니어링본부장

“DC 유해성검증 사전검증·입증 중요
투명한 정보공개로 오해 해소 필요”

최근 데이터센터(DC)건설을 둘러싼 지역사회 갈등이 확산되며 DC의 유해성 여부와 환경적 영향에 대한 검증필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민준기 아키필드 친환경엔지니어링본부장은 △건물에너지 △대공간 CFD(기류유동해석)시뮬레이션 △DC 유해성 여부 검증영향평가 등 친환경건축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대한설비공학회 DC기술전문위원회 총괄간사로 활동 중인 민 본부장을 만나 국내 DC 유해성 검증체계와 주민갈등 완화방안에 대해 들었다.

 

■ 국내 DC건설산업 현황은
현재 DC건설시장은 규모와 속도 모두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DC건설시장은 2025년 약 8,800억원(6억달러) 수준에서 2030년 2조1,700억원(14억8,000만달러)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수전용량 역시 2024년 1.9GW에서 2028년 4.8GW로 증가하며 기존 인프라구조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고밀도 전력수요로 접어들 예정이다.

 

AI·클라우드·OTT·자율주행 등이 보편화되며 데이터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전력 랙 도입과 리퀴드쿨링 등 기술적 전환도 함께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산업규모 성장과 달리 부지확보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대부분의 상업용 DC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전력인입 부족 △송전선 용량제약 △주거지인접민원 등의 복합적인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임에도 실제로는 규제·민원·행정절차 등의 변수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다.

 

■ DC 유해성 검증 현황은
주민들이 제기하는 우려는 크게 열·소음·전자파 등으로 나뉜다. 열섬현상으로 인해 인근지역 온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냉각설계 △배기각도 △지붕식재 △폐열회수 등의 방법을 통해 영향범위와 강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도심 DC의 경우 주변 온도상승이 0.1~0.3℃로 나타난 사례가 많으며 이는 동일 규모의 다른 건물에서 일어나는 열섬현상과 대동소이한 값이다.

 

소음에 대해서는 대다수 설비가 실내 기계실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외부영향이 제한적이다. UPS·변압기·냉각탑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흡음재 △방음벽 △저소음 팬 적용 등을 통해 기준치 이하로 관리할 수 있다.

 

대표적 우려항목인 전자파 역시 마찬가지다. 전자기장은 거리에 따라 방출량이 급격하게 감소한다. 고압선·변전설비·UPS·배전반 등에서 측정한 결과 일반 가정용 전자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DC가 유해성여부 검증영향 평가용역을 통해 이를 반복적으로 사전검증 및 입증하고 있다.

 

 

■ DC에 대한 오해를 해소할 방안은
우선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 전자파·소음·진동센서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공개하며 기준대비 수치를 그래프로 제시해 주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정기 환경안전보고서를 발간해 △소음 △전자파 △폐열관리 △비상발전기 △물 사용량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 주민, 지자체, 전문가가 모두 교차검증 가능한 구조가 필요하다.

 

기업이 아닌 중립적 전문기관의 검증 역시 데이터투명성에 도움이 된다. 정부공인 시험기관(KTL·KTR)실측과 설비공학회 DC유해성여부 검증영향 평가보고서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신뢰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사회 기여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폐열을 지역난방이나 수영장 등에 공급해 주민체감형 혜택을 제공하거나 지역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함으로써 DC가 지역경제에 부담만 준다는 오해를 해소해야한다.

 

이외에도 △주민대상 참여형 소통프로그램 △친환경·고효율 설계 △공식인증 및 규제준수 현황공개 등의 방법을 통해 DC가 유해시설이 아님을 입증하기위한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 DC 이전에 주민기피가 심했던 기계설비산업시설 사례와 현황은
대표적으로 △쓰레기 소각장 △변전소 △공장 △하수처리장 등이 있었다. 대부분은 환경영향을 우려해 주변 지역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시설들이었다. 지자체 인허가 과정에서 형평성문제로 인해 정치적 쟁점이 되기도 했다.

 

또한 공통적으로 이전 혹은 폐쇄가 쉽지 않은 시설들이다. 정치적·행정적인 비용 소비가 매우 크며 운행도중에 중단했을 때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과거 주민보상·편익 등이 분쟁완화를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됐다.

 

■ 해당 산업시설 사례와 DC간 차이점은
DC는 기존 산업시설들과 다르게 가스·미세먼지·화학물질·폐수 등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또한 ‘소리빼고는 나오는 것이 없다’라는 표현이 흔히 사용될 정도로 냄새·연기·분진 등이 공정 중 발생하지 않으며 소음 역시 기계실 내부에 국한된다.

 

지역 생활환경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트럭과 같은 화물차량도 거의 오가지 않으며 건물 외부활동이 거의 없다. 오히려 첨단산업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지역 부동산경제에 상승효과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민원사례에 관한 가장 큰 차이점은 ‘원천 요인’의 차이다. DC와 관련된 민원은 대부분 환경적 사실보다 심리적인 요인과 정보부족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변전소·송전선 등 전력인프라와 혼동해 변전소 반대 민원과 결합되는 경우도 많다. 충분한 주민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아 다른 기피시설과 같은 부류로 인식되는 구조적 프레이밍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DC는 결국 악취·연기·오염물질 등이 발생하지 않는 무배출 산업이다. 지역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극도로 제한적이며 고부가가치·저소음·저위험 산업이라는 특징으로 인해 지역경제와 인프라에 긍정적 기여가 가능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DC를 둘러싼 갈등의 상당부분은 시설본질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다. 기존 기피시설의 경험이 덧씌워진 오해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DC는 우리가 흔히 우려하는 소각장·아스콘·화학공장과는 성격자체가 완전히 다른 시설이다. 유해물질 배출이 없으며 위험이 적다. 대부분의 환경영향은 기술적으로 제어 가능한 기계설비문제에 불과하다.

 

반대로 DC건설이 어려운 지점은 주민의 삶을 해치는 환경요인 때문이 아니다. △전력인입 △통신망 △계통안정성 △법적절차 △사업성 등의 산업적·기술적 난제 때문이다. DC는 지역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어려운 산업이 아니다.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디지털 기반시설이지만 갖춰야 할 요건이 많아 어려운 산업이다.

 

DC는 도시의 에너지와 정보 흐름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사회 기반시설이며 앞으로 AI·클라우드·반도체시대를 버티게 해줄 국가경쟁력의 근간이다. 지역에 피해를 주는 시설이 아니라 지역과 산업을 함께 성장시키는 현대적 인프라라는 시각전환이 필요하다.

 

지금 해야할 일은 ‘DC가 위험하다’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객관적 데이터·기술·투명한 정보공개·주민참여 등을 바탕으로 더 나은 입지, 더 나은 설계, 더 나은 운영 모델을 찾는 일이다. 결국 데이터센터 논의의 핵심은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지역과 산업이 함께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구축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다.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갈등을 넘어 우리 사회가 더 큰 디지털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