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CC(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는 지난 9월 ‘데이터센터 민원대응을 위한 TF회의’를 개최하며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센터(DC)구축 관련 민원문제에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TF팀에 공공관리 및 공공갈등분야 전문가로 참여한 조경훈 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를 만나 비선호시설 공공갈등 관리사례와 DC 지역주민 민원에 대한 대응방안을 들었다.
■ DC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ChatGPT를 비롯해 AI가 대중화되며 DC에 관한 대중의 인지도가 높아져가고 있다. 언론보도를 통해 DC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을 때 과거 부정적이던 인식이 점차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주에서 개최된 APEC에서 정부가 AI발전기반을 위해 GPU확보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물론 일반 대중들 역시 크게 환영하고 있다. GPU확보와 운영은 필연적으로 추가적인 DC설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미래먹거리를 위한 AI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시설로 인식된다면 추후 긍정적인 시설로 인식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DC가 설치되는 인근지역의 주민들의 반대는 계속해서 이어질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 DC 지역주민기피 원인은
크게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전력 및 용수에 대한 과도한 사용으로 지역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인식이다. 기존에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력·용수의 상당 부분을 DC가 선점하게 되면서 정전·용수제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중심적인 문제다. 이는 과학적인 사실문제라기 보다 주민인식과 우려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전자파 발생 등으로 인한 건강위해에 대한 우려도 있다.
두 번째는 지역고용 및 소득창출 기여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DC가 설치되는 것에 대해 지역주민이 효능감을 느끼기 어려운 지점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 경향으로 과거 비선호시설로 알려진 시설들이 지역에 유치되는 경우가 잦다. 이러한 경우에는 유동인구 증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는 시설들이 주로 제안된다.
그러나 DC는 자동화 및 원격제어로 운영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규모에 비해 지역 경제활성화 기여도가 확인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DC라는 시설의 인지도 문제가 있다. 어떤 시설이 어떻게 설치·운영되며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간명하게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보안문제로 인해 내부를 방문하거나 살펴보는 것 역시 제한되기 때문에 DC라는 시설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DC 지역주민기피 현황은
최근 데이터센터 건립추진사업자 및 기술전문가와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다양한 사례와 주요 갈등요인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평택시 △세종시 △인천시 △고양시 등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크고 작은 갈등이 나타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유사한 양상의 문제가 발생 중이다.
과거 DC가 무엇인지 잘 모르던 시기에서 현재는 개략적인 이해는 있지만 오해와 불확실한 부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시기로 접어들었다. 더 나아가 DC의 역할과 지역에 대한 영향을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시기가 된다면 갈등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DC 외 비선호시설 공공갈등 관리사례는
공공갈등 및 사회갈등이 대두된 것은 1990년대부터다. 특히 민주화와 경제성장으로 시민의 역량이 증진되며 다양한 의견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많은 공공갈등 사례 역시 단기간에 발생하기 시작했다.
비선호시설인 △소각장 △매립장 △장사시설 △발전시설 등이 주로 문제가 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책추진 초기에 정부 또는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갈등에 대해 대비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적용하는 방안이나 이해관계자의 인식을 분석해 합의가능성을 도출하고자 하는 갈등영향분석 등이 활용됐다.
특히 갈등영향분석은 지역의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사업초기부터 소통창구를 마련하며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제3자의 중재를 통해 갈등해소에 대한 단초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 비선호시설 공공갈등관리 사례와 DC간 차이점은
기존 비선호시설과 DC의 갈등사례들이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과거 비선호시설들은 지역에 대한 피해가 분명히 예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DC의 경우 지역에 대한 경제적·가치적 측면에서 손해가 직접적으로 예상되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AI에 대한 효용을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DC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여전히 시설을 직접 마주하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느끼는 우려나 박탈감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 데이터센터 구축 시 지역주민과 협력방안은
우선 DC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DC가 사용할 전력이나 용수규모가 정확히 어느 정도이며 지역주민이 느낄 불편 등이 없음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또한 지역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열린카페나 소규모 체육시설 등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DC과 함께 설치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는 지역에 고용효과가 제한적인 DC의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비선호시설이 아닌 선호시설로 인식이 전환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 민원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은
사업추진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민원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지역에서 거주해오던 주민불편과 불안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연히 주민이 제기하는 민원해결에 초점을 둬야 하지만 우선은 열린 마음으로 주민의 불편과 걱정을 청취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DC사업자들 입장에서 지역주민들의 태도가 비합리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지역주민들이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에 대해 산업관계자로써 잘 설명해주고 전달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AI와 함께 새로운 디지털 대전환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다. 한쪽은 사업적 추진 측면에서, 다른 한쪽은 거주지역 불편함으로 인해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갈등의 심각성이나 지속성이 심각하게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2025년 울산 AI DC 출범식 이후 DC와 관련된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2024년까지의 언론보도에 비해 주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DC가 국내 산업발전 및 기술전도를 위한 필수적인 시설로 인식전환 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 이어질 DC건립이 주민협력·화합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협력과 성공의 경험이 사회전반을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