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에 들어 친환경건축 관련 전문 컨설팅기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2005년 교토의정서 발표와 2008년 저탄소 녹색성장 선언을 계기로 국내·외 친환경건축시장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컨설팅 성장흐름 속에서 업계의 전문성·품질 제고와 업역 정립에 대한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업계를 대변하고 통합할 수 있는 협회의 역할이 요구됐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탄생한 단체가 바로 한국녹색건축기술협회(KOSATA)다.
김학건 KOSATA 회장을 만나 새해 국내 녹색건축기술에 대한 전망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한국녹색건축기술협회에 대해 소개한다면
KOSATA는 친환경건축 컨설팅 업계를 대표하는 것은 물론 △정부정책 지원 △녹색건축 관련 공공사업 자문 △전문 세미나·포럼 개최, 그리고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국내 녹색건축 저변 확대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발간되는 웹진 ‘GreenZine(그린진)’을 통해 국내외 최신 녹색건축기술과 우수 친환경건축 사례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2025년 현재 협회에는 정회원사 32개사 약 1,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친환경 건축 컨설턴트의 약 65% 이상이 협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회의 대표성과 영향력을 잘 보여준다.
■ 지난해 녹색건축시장 동향을 평가한다면
지난 2025년 1월1일부터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가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인증제도로 통합 시행됐다. 이는 건물에너지절감에 대한 정부의 강화된 정책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조치이며 향후 국내 녹색건축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2025년 탄소중립 관련 제도개편의 주요 내용은 연면적 1,000m² 이상 공공건축물에 대한 ZEB 4등급 이상 의무화, 민간건축물 5등급 수준 설계 의무화가 포함됐다. 여기에 비주거부문의 △건축물에너지소비총량제 기준 강화 △주거부문의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 건설기준 상향 등 전반적 기준이 종합적으로 강화됐다. 아울러 정부는 2030년과 2050년을 목표로 하는 ZEB정책 로드맵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중장기적 전환 방향을 보다 명확히 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건설산업은 초기비용 상승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 국제적 규범과 시장 흐름을 인지하며 비교적 빠르게 대응전략을 수립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녹색건축시장은 건물에너지절약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더욱 뚜렷해졌으며 향후 규모와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 탄소중립건축인증센터를 신설했는데
탄소중립정책은 지난 정부뿐만 아니라 현 정부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핵심 정책분야다. 이는 건물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수송 △농축산 △제조 등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따른 국제적 규제와 책임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건물부문에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녹색건축인증제도 △ZEB인증제도 △에너지절약계획서 등 다양한 성능기반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들은 공통적으로 LCA(Life Cycle Assessment: 환경전과정평가) 평가부문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의 원료 채취부터 △제조 △유통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친 환경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기능이 충분히 포함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와 같은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새롭게 마련된 탄소중립건축인증제도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 부합하며 민간자격 기반의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제도 시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KOSATA는 지난 2025년 1월20일자로 탄소중립건축 인증기관으로 지정됐다. 보다 완성도 높은 제도시스템과 운영절차를 구축하기 위해 신중하게 준비를 진행하고 있어 본격적인 제도운영은 다소 늦어지고 있다.
조만간 체계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인증기관으로서 활발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협회는 지난 20여년간 녹색건축인증제도 등 다양한 실무와 컨설팅을 직접 수행해 온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에 향후 탄소중립건축인증제도 활성화와 연착륙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NDC 설정에 따른 녹색건축분야 흐름을 전망한다면
NDC에서 주요 감축대상부문은 △건물 △수송 △농축산 △산업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이중 건물부문은 2018년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32.8% 감축, 2050년까지 100% 감축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2030년 감축률인 32.8%는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2023년까지 발표된 온실가스 배출실적을 살펴보면 건물부문은 이미 15.2%의 감축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목표대비 절반에 이르는 성과로 그동안 정부와 민간이 꾸준히 추진해 온 정책과 기술적 개선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난 결과다.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서 이어간다면 2030년 건물부문 감축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도 강화 △기술 고도화 △시장 확산 등이 함께 이뤄질 경우 목표 달성의 현실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온실가스 감축은 곧 건물에너지절감으로 직결되며 건물에너지절감은 다시 녹색건축 활성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이에 따라 NDC의 높은 감축기준 설정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국내의 다양한 노력들은 궁극적으로 녹색건축분야의 지속적 발전을 촉진하는 핵심동력이 된다.
■ 녹색건축 활성화를 위해 제언한다면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녹색건축분야 역시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활성화 여부가 크게 좌우되는 것이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면서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 등 관련 법령이 체계적으로 마련돼 최소한의 제도적 진행은 보장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국제적 탄소규제 강화와 경제적 손실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이보다 강력한 기준설정과 규정을 지속해서 마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정책적 노력은 꾸준히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녹색건축이 보다 일반화되고 보편적인 상황이 되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 형성돼야 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선행 핵심수단이 바로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마케팅에 더 힘을 쏟아부어 줬으면 한다.
우수한 ZEB인증을 취득한 건축물의 △에너지사용량 감소 △거주 만족도 향상 △실내환경 쾌적성 △초기 투자비 회수기간 △부동산가치 상승 등 객관적 자료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제공한다면 민간의 관심과 참여는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다.
예를 들어 ZEB인증을 위해 공사비가 약 5% 증가됐다고 가정했을 때 준공 후 실제 에너지사용량이 감소하고 실내공기질 등 금전적으로 산정하기 어려운 거주 만족도가 향상됐다. 냉난방·조명 등 에너지절감효과를 통해 약 7년 내 초기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는 분석보고서가 꾸준히 발표된다면 해당 건축물의 부동산 가치는 주변 건물보다 자연스럽게 높게 평가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국민 다수에게 공유되고 인식된다면 민간의 자발적 움직임은 매우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 올해 녹색건축시장 전반의 흐름을 전망한다면
최근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를 계기로 안전관리와 재해 예방을 강화하는 다양한 규제가 마련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산업 전반이 다소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안전관리를 위한 공사기간 증가와 비용 상승 또한 기업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시장상황이 밝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정부가 발표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호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고려할 때 건설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공급 확대는 직접적으로 건설시장를 견인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녹색건축분야는 정부의 탄소중립정책 기조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규모 주택공급정책이 추진된다면 녹색건축분야 역시 그 흐름에 맞춰 더욱 확장되고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녹색건축 확대가 건물에너지·탄소중립 전반에 가져올 기대효과는
녹색건축은 크게 △생태환경 △실내환경(빛·음·공기) △에너지환경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건물에너지는 녹색건축을 구성하는 중요한 하나의 분야다. 다만 최근 건물에너지의 중요성과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일부에서는 녹색건축과 건물에너지를 분리된 영역으로 인식하거나 별개의 분야로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건물에너지는 녹색건축의 핵심 범주 안에 포함된 요소다.
특히 건물에너지 절감을 통해 탄소중립과 넷제로의 실현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건물에너지는 녹색건축의 목표달성에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녹색건축이 확대될수록 건물에너지분야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건물에너지 성능이 향상될수록 탄소중립 시대는 그만큼 더 가까워질 것이다.
■ 올해 녹색건축시장 동향에서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 있다면
향후 녹색건축분야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제도는 탄소중립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ZEB인증제도다. 새롭게 개정돼 시행되는 녹색건축인증제도 또한 중요한 변화를 이끌 제도다. 특히 이번 녹색건축인증제도는 과거 국외제도를 단순히 벤치마킹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적이면서도 국내 현실을 충실히 반영한 체계로 재정비됐기때문에 산업계에서는 녹색건축의 수준 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녹색건축시장에는 AI기술 접목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건축분야가 전통적으로 보수적이면서 아날로그적 성향이 대단히 강한 산업이지만 그중에서도 녹색건축분야는 IT·ICT·IoT와의 접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한 스마트빌딩과 스마트시티 등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나아가 AI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건물의 에너지관리와 실내환경제어가 더욱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사용자의 삶이 보다 편리해지고 에너지·환경성능을 스스로 최적화하는 건축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다.
■ 올해 KOSATA의 주요 목표사업은
향후 주요 추진 목표사업은 크게 네 가지다. 먼저 KOSATA의 회원(사) 경력 및 실적관리시스템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시스템은 구축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올해 초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리시스템은 회원사뿐만 아니라 소속 임직원의 경력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특히 기존 타 협회의 경력관리 체계와 달리 친환경건축분야의 세부 경력요소를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어 업계 전문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원사의 동반성장을 위한 임직원 직무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프로그램은 이미 구성됐으며 당장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교육을 통해 소규모 회원사의 업무수준 향상은 물론 신입 직원들의 기본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해 업계 전반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에 더해 친환경기술정보와 산업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회원사 활동을 소개하는 웹진인 GreenZine(그린진)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2025년 9월 이후에는 기존 친환경 컨설팅사 소개에서 나아가 친환경 제품·시스템 소개까지 분야를 확장했다. 또한 신규 회원사의 기술과 활동이 업계에 원활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소개를 강화하는 등 지식플랫폼으로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유관기관 및 학술·전문 단체와의 협력체계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협회의 회원사들은 대한민국 녹색건축분야의 최전선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기업들로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견인하는 핵심 주체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유관기관과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 녹색건축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
■ 업계 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 협회는 총 32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으며 국내 주요 중대형 친환경건축 컨설팅사는 대부분 협회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일부 컨설팅사는 아직 협회에 참여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협회는 신생 컨설팅사에게는 업계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홍보·정보 제공·교육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회원사와는 탄소중립정책을 함께 구현하고 실질적인 상생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공동의 발전전략을 마련하는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 이를 통해 회원사간 동반성장 기반을 더욱 견고하게 구축하고자 한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라는 말이 있듯, 친환경건축컨설팅사들이 녹색건축기술협회라는 공동의 무대에서 뜻을 모으고 힘을 합친다면 진정한 녹색건축 활성화와 탄소중립시대를 향해 더 멀리 더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