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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대전망 인터뷰] 박덕준 KCL ZEB센터장

“건설산업 패러다임 전환
ZEB인증제도 역할 기대”

최근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확정되며 건물부문 탄소중립이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는 건물부문 감축을 위해 제2차 녹색건축물 조성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녹색건축물 보급률 90%, 2050년에는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2024년 기준 서울시 ZEB(제로에너지빌딩)인증건수는 37건에 불과하며 건물에너지자립률은 25.6%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질적인 건물부문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ZEB로드맵 구축과 공공건축물 선제 도입, 나아가 민간시장 수용성 확보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덕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ZEB센터 센터장을 만나 국내 ZEB인증에 대한 전망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KCL ZEB센터는 어떤 조직인가
KCL ZEB센터는 건축물 에너지환경·온실가스정책 및 기술 전담 조직이다. △ZEB로드맵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 △에너지효율향상투자사업 △기존 건물에너지효율 향상 등 정책개발과 △한국형 그린버튼 △CEMS(커뮤니티 에너지관리시스템) △차세대 집단냉난방기술 △고층형 고등급 ZEB 구현 기술개발 등 국책 R&D를 수행하고 있다.

 

국토부로부터 지정받은 공동주택 결로방지성능평가 전문기관이며 친환경주택 에너지절약계획서 검토 전문기관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센터 하부조직인 ZEB인증반에서는 국토부와 기후부가 공동으로 시행하는 ZEB인증제도 인증기관으로 지정받아 인증업무를 수행하며 △인증 평가기준 개선 △고도화 요소발굴 △운영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에 제안 등을 담당하고 있다.

 

■ 그간 진행됐던 ZEB정책을 평가한다면
2009년 국토해양부가 녹색성장위원회와 함께 발표한 2025년 ZEB 의무화 목표달성을 위해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했던 부분은 당시 취약했던 건축물 단열기준의 단계적 강화였다. 시장에 약속했던 로드맵대로 2~3년 주기로 단열기준을 지속 강화하고 2018년 건축물 단열기준을 패시브건축물 수준으로 강화 시행함으로 국내 건축물 에너지성능 체질이 전환됐다.

 

현재 신축아파트 거주자들은 구축아파트 거주자대비 난방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면서도 온열감이 크게 개선됐으며 난방부하 저감에 따라 설비기준과 시스템도 연동돼 다양하게 개선되고 있다.

 

2017년 ZEB인증제도 도입 이래 2020년 제2차 녹색건축물 기본계획 시행과 1,000m² 이상 공공건축물 ZEB인증 의무화, 2023년 500m² 이상 확대, 2025년 공공건축물 17개 용도 4등급 의무 강화와 민간건축물 설계기준 강화 등 정책적 진전이 있었다.

 

건설경기 불황 속 민간 공동주택에 ZEB인증을 의무화하지 않고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 건설기준 시행을 당초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ZEB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핵심 정책수단으로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 2025년 ZEB 핵심이슈는
공공부문 ZEB인증 의무화 일환으로 지난 2025년 1월부터 17개 건축물용도에 대해 4등급으로 상향됐으며 민간부문 건축기준도 강화됐다.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 건설기준 강화 고시가 지난 6월 말 시행됐다. 연면적의 합계 1,000m² 이상 건축물을 대상으로 건축·기계·전기·신재생 등 일부 항목 채택 의무화를 확대한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이 12월말 시행됐다.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와 ZEB인증제도가 통합시행되면서 중복요소와 행정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ZEB인증제도가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을 흡수·통합하는 과정에서 기존 에너지자립률 외에 에너지소요량으로도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됐으나 ZEB인증 5등급 미만 성능 건축물은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없어졌다. 일부 지자체 녹색건축물 설계기준에서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의무는 삭제했으나 ZEB인증등급 의무를 반영하지 못해 기존보다 성능수준이 하락하거나 혼선이 발생한 아쉬움도 있다.

 

■ ZEB 민간활성화 방안은
어려운 건설경기 속 민간건설사 등에서 ZEB의무에 대한 공사비 증가 우려가 있어 민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 ZEB인증 의무보다 완화된 설계기준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ZEB인증과 성능차이가 발생하는 부분을 명확히 하고 중장기적으로 성능강화 목표를 발표, 시장이 대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난 2024년 7월30일 국토부가 ZEB 5등급 인증과 설계기준 간 에너지성능 차이를 비교한 결과 공공분야는 △제로에너지수준 5등급(인증 의무)△단위면적당 1차 에너지소요량 90kwh/m2·yr △에너지자립률 20~40%이며 민간분야는 △제로에너지수준 5등급 수준(설계기준 충족) △단위면적당 1차 에너지소요량 100kwh/m2·yr △에너지자립률 약 13~17%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ZEB인증을 위해 설치해야 하는 건축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의 요건을 실제 효과성 측면에서 최적화해야 한다. BEMS 설치 후 운영하지 않거나 인증용 에너지관리시스템을 설치하고도 그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는 건물이 많다.

 

국토부에서 건축물대장과 에너지공급사의 에너지소비정보를 연계해 운영 중인 건축물에너지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함으로 개별 건축주의 부가적인 H/W와 S/W설치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AMI와 IoT데이터 연계를 희망하는 건축물은 스마트서비스로 유도해 ZEB인증의 요건을 간소화해 건축주의 부담을 줄이고 운영단계 스마트서비스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도심지의 태양광시스템 설치여건의 어려움을 감안해 ZEB인증에서 대지외(Off-site) 신재생에너지 조달방안이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형 RE100제도를 기반으로 △전력구매계약(PPA) △원격자가발전 △기여금 납부 등 대체 이행수단을 통해 국가 전체에서 재생에너지 생산활성화와 개별 건축주의 ZEB 이행 매커니즘을 ZEB인증제도에서 연계할 수 있도록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 ZEB 활성화 ‘전문가 얼라이언스’란
공동주택의 ZEB인증등급은 가장 낮은 등급인 5등급이 75.0%를 차지하며 20층 이상 고층 공동주택이 국내에서 일반화됨에도 불구하고 ZEB 3등급 이상 인증사례가 없다. 국토부는 비용효율적 고층 고성능 ZEB 공동주택기술 확보 및 보급 활성화 기반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R&D)을 2025년 4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시행 중이다.

 

 

ZEB센터는 이번 연구에서 고층 공동주택 에너지 혁신기술개발을 위한 열교 유형별 표준 성능평가 방법 개발(1-6세부)과 ZEB 공동주택 제도혁신 연구 및 보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개선방안 연구(3-1세부)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더해 고층형·고등급 ZEB 공동주택 활성화방안 도출을 위한 전문가 얼라이언스를 지난 2025년 12월 구성했다.

 

주요 △건설사 △설계사 △친환경컨설팅사 △에너지공단 △LH △부동산원 △건설연 △서울대 등 약 30명의 산학연 전문가들은 아래 주제에 대한 발제와 토론을 통해 ZEB정책 개선과 기술개발 방향을 함께 도출해 나갈 계획이다.

 

얼라이언스 위원 외 외부전문가 발제 필요주제가 있을 시 전문가를 초빙해 열린토론을 통해 개선방향을 도출할 예정이다. 국가 R&D성과가 연구보고서로 사장되지 않고 시장과 정책에 환류돼 반영될 수 있도록 분기별 포럼과 성과공유회 등을 통해 함께 노력하겠다.

 

■ ZEB와 K-Taxonomy(녹색분류체계) 연계방안은
전체 산업의 △기술발전 △환경규제 △공시의무 강화 △ESG경영 확산 △소비자 인식변화 등에 따라 ZEB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단순한 환경규제를 넘어 기업이 보유한 자산과 재화의 생산·공급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K-Taxonomy는 △금융기관 △기업 △투자자가 어떤 경제활동이 녹색인지 식별하고 자금지원 기준을 설정하는 기준이다.

 

금융기관은 녹색채권이나 ESG펀드 등 상품설계 시 K-Taxonomy를 기준으로 녹색적합성을 검토하면 그린워싱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기업은 사업의 녹색금융 조달전략을 수립하고 ESG 공시자료에 반영하고 투자자들은 투자대상 기업의 경제활동이 이 기준에 부합하는지 평가해 장기 수익성을 검토할 수 있어 금융·투자 의사결정의 기준이 된다.

 

2021년 제정 이후 국내 정책·산업·기술 여건 등을 반영하기 위한 개정을 진행 중인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의 도시·건물분야에서는 △제로에너지 특화 도시 개발·운영 △ZEB △녹색건축물 신규 건설·리모델링 및 취득 △건축물 관련 온실가스 감축 설비·인프라 구축·운영 △저탄소 인터넷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등 네 가지 경제활동을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ZEB제도의 변화가 있었으며 의무에 해당하는 베이스라인이 명확해야만 K-Taxonomy 상 추가적 노력의 경제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그 상세 인정기준 개정을 제안이 반영돼 지난 2025년 12월말 개정됐다.

ZEB인증서를 기반으로 K-Taxonomy기준을 충족하는 프로젝트가 많아질수록 금융기관의 녹색금융상품 출시가 확대되고 ZEB를 △계획 △설계 △건축한 건축주(자산운용사) △건설사 △설계사 등이 인증서를 바탕으로 그 경제활을 인정받음으로 △금리우대 △기관 투자유치 △입찰참가시 수주 경쟁력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

■ EERS(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 의무화제도)와 ZEB 연계방법은
EERS(Energy Efficiency Resource Standard)는 에너지공급자에게 연도별 에너지절감 목표를 부여하고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공급자가 에너지효율 향상사업에 투자해 절감목표를 이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에너지공급사별 EERS 투자품목은 대체로 설비·기기 교체사업에 해당하며 ZEB는 건축·기계·전기·신재생부문별 설계요소 최적화를 통해 구현되는 복합기술이다. 각 요소 최적 설계를 통해 개별기술을 적용하는 것보다 더 큰 감축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EERS 신규 품목으로 도입 가능하다.

 

미국은 주별로 신축건축물 에너지효율기준보다 1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할 경우 절감량(kWh)당 0.1~0.2달러의 리베이트를 에너지공급사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Alameda Municipal Power는 캘리포니아 에너지규정(Title 24)에 기반한 인센티브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설계단계 기술지원금과 에너지시뮬레이션 절감성과 기반 리베이트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ZEB인증제도에서 ZEB인증 평가프로그램을 통해 에너지소요량을 산출하고 있어 법적 의무등급보다 한 등급 이상 높은 인증을 취득할 경우 베이스라인모델대비 에너지소요량을 산출·에너지절감량을 검증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에서 2026년 신축건축물의 본인증시 에너지절감량에 대한 보조금 지급사업 시행을 추진 중이므로 에너지성능을 높이는 건축주에게 직접적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ZEB인증 후 운영단계 에너지사용량 기반 에너지절감량을 M&V에 따라 산출해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건축물의 건설시 에너지성능 향상과 준공 이후 운영고도화를 통한 에너지절감 노력이 체계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2026년 ZEB 흐름을 전망한다면
공사비 상승과 원가 부담 증가 외 △주택시장 위축 △부동산 금융 리스크 등으로 민간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건설 수주 및 착공, 기성 부진 등 건설경기 전반적 침체가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간투자 부진 속에 정부재정을 기반으로 한 공공발주 확대가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축산업의 낮은 생산성과 엔지니어링 역량은 아직 선진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를 구성하는 전 산업의 AI와 디지털전환 추세 속에 건축시장의 스마트전환을 위한 규제완화도 절실하다.

 

민간건축물 설계기준에 제로에너지건축 요소가 일부 의무화되면서 규제에 대응하는 중·소규모 설계사와 건설사의 역량 강화 필요성에 따른 교육과 홍보가 요구되고 있다. 설계기준 준수 과정에서 인센티브 취득을 위한 ZEB인증 수요로 전환도 예상된다.

 

강화된 설계기준 시행에 따라 입주 건축물의 실제 에너지비용을 확인 및 절감할 수 있는 ZEB성능을 요구하는 기술융합이 활발해질 것이며 △설비 △엔지니어링 △컨설팅사 등의 역할과 역량이 중요해지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 ZEB 확대를 통한 NDC 목표달성 기대효과는
NDC작업은 메타통계를 바탕으로 감축모형을 설계해 세부정책의 감축효과를 구분해 산정하는 것은 해당 영역 전문기관 협력이 필요한 사항이다.

 

2025년 △ZEB인증데이터 △평가방법론 △건축 인허가데이터 △에너지 수급통계 △건축물 통계 등을 바탕으로 ZEB의 온실가스 직접배출과 간접배출 감축효과를 분석했다. 향후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시 이런 분석들이 모여 Bottom-up방식 목표설정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공공부문 선도적 의무목표 강화가 중요하지만 공공건축물은 전체 신축 물량의 10% 내외로 추정돼 전체 감축량 기여에는 충분하지 않다, 이에 따라 민간건축물 대상 정책추진이 중요하다.

 

감축량을 늘리기 위해 연면적은 작지만 동수가 많은 소규모 건축물에 인증의무 확대를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추가 감축량이 중·대규모 건축물에 비해 크지 않아 비용대비 온실가스 감축 효과에 한계가 있다.

 

또한 연간 신축 허가물량은 전체 건축물 연면적대비 약 3% 수준에 불과해 기존 건축물의 제로에너지전환이 단계적으로 함께 추진돼야만 한다. 결국 ZEB정책 수용성을 확보하면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민간참여와 기존 건축물 ZEB전환이 필수적이다. 중·대규모 건축물 대상은 ZEB인증, 소규모 건축물 대상은 건축기준 강화가 효과적인 수단이라 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ZEB를 환경 또는 건설규제로 바라보는 시각을 부동산 자산가치 기후대응성과 고품질·고성능에 대한 인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홍보가 필요하다. 한번 지어지면 최소 30년 이상 거주하는 건축물을 △짓고(build) △사고(buy) △살아가는(live) 모든 과정에 ZEB는 연계된다.

 

ZEB는 건축물 자체의 에너지성능뿐만 아니라 거주단계의 에너지성능 향상이 가속화될 수 있는 스마트기술을 연계한 건물운영에너지 절감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다. 기존 건설산업이 법적기준만 준수해 저렴하게 빨리 짓는 방식이었다면 ZEB는 다양한 기술이 집약된 종합적 성능을 검·인증함으로 선진국형 엔지니어링 역량을 요구할 것이다.

 

에너지요금의 지속적 상승 가능성 속 ZEB는 원천적으로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구조로 쾌적성 향상을 위한 첨단기술들을 융·복합하려는 노력이 결집될 것이다. 현재 △용적률 완화 △취득세 감면 △장기저리융자 등 인센티브가 존재하지만 더 많은 직·간접 인센티브를 만들려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건축물을 구매하고 임차할 때 ZEB인증서와 현판이 부착돼 있는 건축물을 선택하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녹색임대(Green Lease)를 통해 에너지절약을 유도하는 계약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자산관리인프라가 확산되면서 ZEB는 온실가스 감축 규제수단을 넘어 산업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는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