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기계설비관리협회는 유지관리자의 역량을 강화하고 권익을 보호하고자 설립됐으며 충남도로부터 사단법인으로 인정받았다. 설립 첫 해인 2025년에는 일회용 냉매용기(NRC, 재충전금지용기)회수사업을 충청남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진행해 2,000개의 냉매용기 회수를 달성했다. 이를 통해 추정량 약 2,000톤의 온실가스를 절감했으며 약80여명의 현직 설치사업자를 대상으로 냉매취급관리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호서대학교 RISE사업단으로부터 지원받아 충청남도교육청소속 유·초·중·고등학교 시설관리자 약200여명을 대상으로 냉매취급관리 및 기계설비유지관리 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일회용 냉매용기회수사업은 ‘2025 충청남도 탄소중립생활실천단 우수사례 공유한마당’에서 민간부문 1등을 차지해 공주대학교 총장상은 물론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올해도 탄소중립 실현의 중심에서 더 많은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인 윤정희 충남기계설비관리협회 회장을 만나봤다.
■ 충남에 한정적으로 협회를 낸 이유는
대표이사로 있는 삼성이엔지는 삼성전자 B2B파트너사로 냉난방기 도매를 주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및 기상이변은 매출증가로 이어져 사업적으로는 좋았지만 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직면하게 됐다. EPR제도로 인해 연간 6,000여만원에 달하는 환경부담금을 부담하게 되면서 우리 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하며 2022년부터 ESG실천을 결심하게 됐다. 충남기계설비협회를 설립하게 된 이유 또한 ESG실천항목 중 하나다.
충남기계설비관리협회는 한국기계설비관리협회의 충남지부입니다. 한국기계설비관리협회의 사단법인화가 난항을 겪고 있어 본래의 설립취지에 맞는 활동을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설립 가능한 지역부터 신청하자는 의견이 나와 충남이 선도적으로 진행한 결과 충남기계설비관리협회가 사단법인화에 성공했다.
■ 협회의 주요 사업과 역할은
충남기계설비관리협회는 충남도 내 기계설비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고자 설립된 전문단체로서 기계설비 관련 기업·기관·기술인들이 함께 모여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보다 나은 설비관리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설립됐다.
건축물 및 산업현장의 기계설비가 안전기준과 관련 법규를 준수하면서도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핵심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회원사와 종사자들에게 최신 기술 동향, 관련 제도 변화, 실무 중심의 관리노하우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기계설비분야의 전문성과 경쟁력 향상에 힘쓰고자 한다.
또한 다양한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세미나, 기술 교류회 등을 운영해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현장에서 바로 적용가능한 기계설비관리 역량을 강화하겠다. 특히 법정점검, 유지관리, 에너지관리, 안전관리 등 주요 분야에 대한 실무교육을 통해 회원사들이 변화하는 제도와 기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충남기계설비관리협회는 기계설비 관련 정책 및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을 수렴·제출하고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 기계설비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안전한 도시·산업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친환경설비 도입과 에너지절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협회가 되고자 한다.
앞으로도 충남기계설비관리협회는 회원들과 함께 기계설비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지역사회와 산업현장에 꼭 필요한 동반자로서 신뢰받는 전문단체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국내 기계설비산업을 평가한다면
현재 대한민국 기계설비산업의 현실을 보면 독립된 법과 기준, 성능점검업제도 등 제도적 인프라를 어느 정도 갖췄으며 탄소중립 및 에너지절감, 디지털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중장기 성장 잠재력은 크다.
하지만 유지관리와 현장에서의 안전을 보면 여전히 법 준수를 위한 최소 수준에 머무르는 현장이 많으며 인력난, 저단가 구조, 영세업체 난립으로 인해 아직은 산업구조가 건강하지 못하다.
앞으로의 관건은 유지관리의 가치와 가격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며 기계설비관리자, 유지관리자 및 성능점검업체의 전문성을 제대로 평가하고 보상할 수 있는 구조로 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에너지, 디지털, 안전에 대한 기준을 기존 건물과 중소건물에는 어떻게 적용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 기계설비법 시행이 5년이 지났는데
기계설비법이 2020년 4월18일 시행된 지 5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새로운 법 도입기’를 넘어 성과와 한계를 차분히 점검해야 할 시점에 들어섰다. 지난 5년은 기계설비의 법적 위상을 세우고 제도적 골격을 구축한 중요한 기간이었지만, 동시에 현장의 과제도 적지 않게 드러난 시간이기도 했다.
기계설비법 시행으로 기계설비의 법적 위상이 확립된 것은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기계설비법의 가장 큰 의미는 기계설비가 더 이상 건축·설비의 부속 개념이 아니라 독립된 법률과 하위 기준을 가진 시설안전인프라로 격상됐다는 점이다.
‘기계설비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함께 기계설비 기술기준(설계·시공·성능 확보 기준), 유지관리기준(점검·운전·수명 관리 기준)이 마련되면서 설계–시공–검사–유지관리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관리의 틀이 구축됐다.
과거에는 ‘기계설비는 법적 근거가 약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건축허가·사용승인단계에서 기계설비의 안전성과 성능이 공식적으로 검증되는 구조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지난 5년간 가장 큰 제도적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착공 전 확인·사용 전 검사 도입으로 최소 안전망이 구축됐다. 기계설비법 시행으로 도입된 착공 전 확인과 사용 전 검사제도는 기계설비를 ‘설치만 잘하면 된다’는 수준에서 ‘설치 전에 설계·도면을 검토하고 완료 후 실제 성능을 확인해야 하는 대상’으로 위상을 끌어올렸다.
일정 규모 이상 건축물·시설에 대해 착공 전 설계 내용이 기술기준에 적합한지 확인하고 준공 시 사용 전 검사를 통해 실제 가동 상태에서의 성능·안전성을 점검하는 절차가 정착되기 시작했다. 특히 신축·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설계단계부터 기계설비의 성능·에너지·안전 요구사항을 검토하는 문화가 강화됐으며 준공 이후에도 ‘서류 준공’이 아닌 실제 설비성능 확인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은 의미있는 변화일 것이다.
유지관리기준과 성능점검제도를 통한 관리의 체계화가 이뤄졌다. 기계설비 유지관리기준은 점검주기, 점검항목, 기록 보존, 고장대응 등 기존에 현장마다 제각각이던 유지관리 행위를 표준화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시행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기준 개정도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제도의 현실 적합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유지관리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필수 관리 업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기계설비법 시행과 함께 기계설비 성능점검업이 법정 업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 고장수리 중심의 유지보수에서 한 걸음 나아가 성능·에너지효율·수명 연장 등을 평가하는 진단·컨설팅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일정 요건을 갖춘 관리주체에게 직접 성능점검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과도한 외주 의존과 비용부담을 완화하고 관리주체가 책임과 권한을 함께 갖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도 변화의 한 축이다.
마지막으로 기계설비법은 에너지·탄소·안전 측면의 긍정적 신호가 됐다. 기계설비법 제정의 중요한 배경에는 노후 설비로 인한 에너지낭비와 화재·사고위험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었으며 법 시행 이후 신축·대형 건축물을 중심으로 고효율 냉난방시스템, 고성능 펌프·보일러, 열회수시스템, 에너지모니터링 및 BEMS 도입 등 에너지성능과 안전을 동시에 고려한 설비 선택과 운용이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전국적인 정량 통계로 ‘몇 % 절감’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단계에서 에너지와 안전을 함께 고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방향성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 기계설비법 시행으로 신설된 성능점검업, 유지관리업의 문제점은
성과만큼이나 분명한 한계도 존재하는 것 같다. 점검표 작성·보고서 제출이 목적이 돼 형식적 준수와 문서중심 관리가 됨으로써 실제 설비 개선과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형 병원, 공공시설, 대단지아파트 등은 비교적 제도에 빠르게 적응했으나 소규모 상가·중소공장·지방 중소도시 건축물 등에서는 법 인지 부족, 비용 부담,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성능점검·유지관리 용역의 초저가 발주 관행은 크게 바뀌지 않았으며 책임은 늘어났다. 하지만 유지관리 인력의 처우와 전문성에 대한 보상체계는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건축법, 소방법, 산업안전보건법, 에너지 관련 법령과의 기준 중첩·상충으로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는 경우도 지속되고 있다.
요약하면 기계설비법은 ‘틀’을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 틀을 현장의 실질적인 안전·에너지 성과로 연결하는 작업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 기계설비법 시행 5년이 기계설비의 법적 위상을 확립하고 설계–시공–검사–유지관리에 이르는 제도적 틀을 마련했으며 성능점검업과 전문 유지관리시장의 기반을 다진 기간이었다. 앞으로의 5년은 이러한 제도적 틀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안전 향상과 에너지절감, 이용자 쾌적성 제고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가는 시기가 돼야 한다.
■ 향후 협회 사업목표 및 비전은
2025년 호서대 RISE사업단 공모에 응모해 충남도 내 유·초·중·고에 근무하는 시설관리자, 유지관리자 및 행정실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수 있었습니다. 4회에 걸쳐 2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오전에는 한국냉매관리기술협회에서 충청남도 냉매정책, 냉매취급관리방법, 냉매회수 등과 관련된 내용을, 오후에는 한국기계설비관리협회 대표강사 진행으로 기계설비법 및 기계설비 유지관리, 기계설비 성능점검을 통한 건물에너지 관리방안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등 최초의 사례로 남을 수 있어 기쁜 한 해였다.
2026년은 충남교육청 및 충남도와 협의를 통해 유지관리에 대한 교육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다. 냉매회수 현장을 찾아가고 기계실에서 함께 설비를 만져가며 진행하는 유지관리 현장강의를 통해 현업에 바로 활용가능한 교육을 기획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도내 유지관리자들의 역량이 조금이라도 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또한 도내 활동 중인 냉난방기 설치기사 및 냉매취급자에 대한 교육도 확대하겠다.
■ 기계설비업계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스스로의 가치를 우리가 먼저 인정하자는 것이다. 기계설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멈추지 않는 상태로 사람들의 일상과 산업을 떠받치고 있다. 냉난방이 멈추면 건물이 멈추고 공조가 멈추면 생산이 서고 설비가 멈추면 병원·데이터센터·공공시설이 모두 위험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일은 여전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처럼 취급되는 순간이 많다. 이 부분을 이제는 꼭 바꿔야 한다.
기술인으로서, 관리자로서, 경영자로서 우리는 ‘기계설비는 비용이 아니라 안전과 에너지, 그리고 신뢰에 대한 투자’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설명하고 설득하고 기록해야 한다. 정확한 점검, 솔직한 진단, 근거있는 제안, 그리고 당당한 적정대가 요구가 쌓일 때 비로소 업계의 위상이 달라진다. ‘이 정도면 대충’이 아니라 ‘이 기준 이하로는 할 수 없다’는 우리의 전문적 기준을 분명히 세우는 용기도 필요하다.
또한 사람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기계설비산업의 가장 큰 자산은 장비도, 공법도 아니라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다. 선배 기술인의 경험이 젊은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청년들이 ‘힘들지만 배울 만한 업종’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교육과 처우, 업무환경을 같이 바꿔가야 한다. 인력난을 걱정하기 전에 이 업을 평생직업으로 삼을 만한 길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스스로를 ‘하청 산업의 말단’이 아니라 ‘안전과 에너지, 도시 인프라를 책임지는 핵심 산업’으로 인식했으면 한다. 그렇게 스스로를 바라보고 행동하는 순간부터 발주처를 대하는 태도도, 일하는 기준도, 후배를 대하는 방식도 달라질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들이 모르는 시간에 설비를 지키고 계신 모든 분들께 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서로를 동료로 인정하고 업계 전체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에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길 부탁드린다. 우리 업계의 미래는 결국 우리 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