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데이터센터(DC)산업은 격변의 중심에 있다. AI시대에 접어들며 AI기술 패권 확보를 위해 세계 각국이 대규모 인프라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AI·HPC·클라우드산업의 핵심 인프라시설인 DC 역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연구기관 등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국가지원책을 요구 중인 상황이다.
지난 2025년 10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진흥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한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법안의 핵심내용과 DC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
■ AI DC 진흥법안 발의 계기와 주요 내용은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을 넘어 국가경쟁력의 척도가 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AI전용 인프라 부족 △복잡한 인허가 절차 △지역주민 반대 등 DC구축이 많은 장애물과 직면해있다.
이대로는 글로벌 AI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민간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의 벽을 허물며 체계적이고 실효성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
법안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3년마다 AI DC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 로드맵과 정책방향을 명확히 하고 관련 부처간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두 번째는 복합 인허가 일괄처리제도, 일명 ‘타임아웃제’를 도입해 구축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 현재 여러 부처와 지자체를 오가며 수많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수년씩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타임아웃제를 통해 이러한 병목을 해소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전담기관 지정 △조세감면 △입지특례 △금융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 산업 전 주기를 아우르는 종합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DC 구축·운영에 나아가 관련 생태계 육성까지 전방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목표다.
■ AI산업에 있어 DC의 중요성은
AI산업에서 DC의 역할을 비유하면 인체의 두뇌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원이자 첨단제품을 생산하는 공장과 같다. AI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시켜 실시간으로 복잡한 연산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천, 수만개의 고성능 GPU가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야 한다. 또한 이들을 구동하기 위한 막대한 전력과 정교한 냉각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만약 AI DC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AI알고리즘과 인재가 있더라도 이를 실제로 구현하고 서비스화할 수 없다. 완벽한 자동차 엔진이 있더라도 연료가 없으면 구동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AI DC는 국가 AI주권을 수호하는 핵심 전략자산이다.
■ 국내 DC산업 현황을 평가한다면
국내 DC산업은 양적으로는 성장하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여러 한계에 직면해 있다. 대부분 클라우드·웹호스팅 같은 범용 IT서비스에 최적화됐다. AI학습·추론에 특화된 고성능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단순히 시설문제가 아니라 국내 AI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해외 인프라에 의존하게 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또한 현행 건축법상 DC는 방송통신시설로 분류돼 DC의 실제 특성과 무관한 규제들이 적용되고 있다. 사람이 거의 상주하지 않는 시설임에도 일정 규모 주차장을 설치해야 하고 미술작품 설치의무까지 부과된다. 이러한 경직된 규제는 불필요한 비용증가와 사업지연을 초래하기 때문에 관련 특례를 법안에 담았다.
■ 해외의 DC 관련 진흥법안을 소개한다면
미국·중국·EU 등은 ‘AI 인프라 확보가 곧 국가안보’라는 인식 하에 파격적인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보조금 지급 △전력인프라 우선배정 △DC지구 지정 등을 통해 민간기업의 투자속도를 국가차원에서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기업의 움직임도 주목할만 하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은 이미 수조원에서 수십조원가량을 투자해 하이퍼스케일 DC를 전략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자사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가 아니라 AI시대 플랫폼 독점을 위한 핵심무기로 DC를 활용하고 있다.
■ 일반적인 DC와 AI DC의 차이점은
두 유형의 DC는 근본적인 목적과 구조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DC는 주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웹사이트 호스팅 △이메일서비스 △기업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스토리지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AI DC는 데이터를 학습하고 추론하는 고도의 연산작업을 수행한다.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 △이미지 생성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를 위해 수천개의 GPU가 동시에 작동한다. 높은 전력밀도는 엄청난 발열을 동반하기 때문에 리퀴드쿨링이나 액침냉각같은 특수한 냉각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GPU간 초고속 네트워크연결이 필수적이며 전력공급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생명이다.
■ AI DC만을 대상으로 한 이유는
2026년은 AI산업의 격동기가 될 것이다. 전 세계가 AI전환(AX)의 거대한 물결 속에 있다. 변화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며 조금만 늦어도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가 벌어진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AI인프라에 자원을 집중 투입하고 AI산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과 의지를 반영했다.
■ DC는 현재 님비시설로 인식되고 있는데
DC 구축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지역주민들의 반대다. △전자파 유해성 △소음 △경관훼손 등의 우려가 크고 막연한 불안감이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기업이 국내투자를 꺼리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DC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정보부족과 소통부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안 제 17조에 명시된 것처럼 주민과의 협력을 의무화하고 있다. 단순히 형식적인 설명회가 아니라 계획 초기단계부터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전자파에 대한 과학적 검증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DC가 기피시설이 아닌 지역경제를 살리는 첨단 산업시설임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DC 수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거나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상생모델 또한 필요하다.
■ DC의 수도권 밀집현상에 대한 우려가 큰데
비수도권에는 상대적으로 전력공급 여력이 있으며 토지확보가 용이하다. 또한 냉각에 유리한 기후조건을 가진 지역들이 많다. 이러한 지역에 DC를 분산배치하면 전력리스크를 줄이며 지역 균형발전도 도모할 수 있다.
이번 법안에도 지역 균형발전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고 입지특례와 전력수급 지원을 명시하고 있다. 이를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진흥법안 도입 시 기대효과는
국내 AI산업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12월9일 소관 상임위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법안과 관련한 공청회를 개최했었다. 참석했던 각계 전문가 진술인들도 법안에 대해 긍정적이고 높은 평가를 주셨다.
AI시장에서는 6개월 차이가 시장지배력을 좌우할 수 있다. 인허가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기업보다 빠르게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AI DC 구축과정에서 고용창출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AI서비스산업의 동반성장이 기대된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AI DC는 21세기의 ‘디지털 고속도로’다. AI DC없이 AI 강국을 꿈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법적근거 마련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실제 집행과정에서의 유연성이다. 기술 발전속도가 워낙 빠른만큼 법안이 규제의 틀이 되지 않고 산업과 보조를 맞추며 진화해나가길 기대한다.
AI시대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진흥에 관한 특별법안’이 2026년 대한민국이 AI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은 물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더욱 풍요롭고 안전하게 만드는 초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