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2 (목)

  • 맑음동두천 -13.1℃
  • 맑음강릉 -7.6℃
  • 맑음서울 -11.4℃
  • 구름조금대전 -8.4℃
  • 맑음대구 -6.4℃
  • 맑음울산 -5.9℃
  • 구름조금광주 -5.5℃
  • 맑음부산 -4.8℃
  • 흐림고창 -5.4℃
  • 제주 0.9℃
  • 맑음강화 -11.3℃
  • 흐림보은 -8.3℃
  • 맑음금산 -8.1℃
  • 맑음강진군 -4.3℃
  • 맑음경주시 -6.7℃
  • -거제 -4.1℃
기상청 제공

[특별기고] 스마트빌딩 넘어 자율형 빌딩시대로

디지털 에이전트 활용, 스마트빌딩 진화 개념
데이터분석·AI 발전, 자율형시스템 가능성 확대
Comfort AI, 실내 환경·에너지성능 지속 최적화

 

‘자율형 빌딩(Autonomous Building)’이라는 용어는 최근 업계 전반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다. 하지만 이 용어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궁금증을 갖는 경우도 많다. 지멘스가 자율형 빌딩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을 당시에도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으며 이는 자율형 빌딩에 대한 전략적 접근 방향을 보다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됐다.

 

오늘날 지멘스의 종합 백서 ‘Beyond smart: the future of autonomous buildings’에서 강조하듯 자율형 빌딩에 대한 논의는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많은 기업과 기관이 이를 중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데이터분석과 인공지능(AI)기술의 발전 역시 자율형시스템의 가능성을 확대하며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멘스가 최근 발표한 ‘인프라 전환 모니터(Infrastructure Transition Monitor)’에 따르면 19개국 1,400명의 C레벨 경영진 중 59%는 운영비용 절감, 에너지효율 향상, 이상상황 대응력 강화 등 자율형 빌딩의 이점이 도입비용을 상회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54%는 자사 조직이 자율형 빌딩 도입을 준비할 수 있는 단계에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자율형 빌딩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할까 

지멘스가 정의하는 자율형 빌딩은 공조(HVAC), 조명, 화재, 보안 등 다양한 벤더시스템을 통합하고 기상예보, 서비스 이력, 자체적으로 분석한 재실 패턴과 같은 외부 데이터 스트림을 함께 활용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건물 전체와 개별 사용자 수준에서 학습·예측·적응하는 데 활용되며 이러한 과정은 시설관리자의 지속적인 개입없이 이뤄진다. 

 

스마트빌딩이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예측하는 단계에 머문다면 자율형 빌딩은 디지털 에이전트를 활용해 이에 대응하고 운영에 직접 반영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이다. 지능형 자동화를 통해 감지부터 대응까지 과정을 연속적으로 수행한다. 

 

중요한 점은 자율형 빌딩이 사람을 배제하기 위한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관리부담을 줄이고 사용자가 보다 중요한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데 목적이 있다.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동될수록 건물운영은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다시 말해 자율형 빌딩이란 스스로 운영될 수 있는 지능을 기반으로 보다 쾌적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구현하는 건물이다. 

 

자율형 빌딩은 성능, 지속가능성, 유연성, 그리고 사용자 경험이라는 네 가지 핵심영역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건물 소유주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전반적인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건물 운영비용은 인건비, 에너지비용, 자본 지출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자율형 빌딩은 인력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낭비를 줄이는 한편, 효과가 큰 개선 항목을 우선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세 가지 영역에 동시에 대응한다. 이를 통해 건물은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자율형 빌딩은 실시간 모니터링과 최적화를 기반으로 운영 방식을 사후대응 중심에서 사전대응 중심으로 전환한다. 반복적인 업무는 자동화되거나 우선순위가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운영인력은 근본 원인 분석과 개선과제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인 성능 개선은 물론, 장기적인 운영효율 향상으로 이어진다. 

 

투자자와 고객, 임직원으로부터 기후대응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탈탄소화는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인프라 전환 모니터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1%는 기술혁신이 지구 온난화 대응에 필수적이라고 답했으며 인공지능은 이러한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자율형 빌딩은 에너지와 자원사용을 자동으로 최적화하고 관련 데이터의 수집과 보고를 효율화하며 전력망과 연계해 보다 청정하고 경제적인 전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탈탄소화는 일회성 목표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에 기반한 지속적인 관리프로세스로 전환된다. 

 

자율형 빌딩은 공간활용 측면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기존 BMS시스템이나 IoT기반 설비를 통해 수집한 재실률과 공간 활용 데이터를 날씨정보나 일정 데이터와 결합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공간구성을 시뮬레이션하고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사용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건물 내 이동 흐름을 개선하는 등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대학 캠퍼스빌딩에서 사용빈도가 낮은 강의실을 기업 행사 공간 등으로 전환함으로써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캠퍼스 전반의 이용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지멘스가 현재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활용 사례 중 하나는 건물 이용자에게 보다 건강하고 개인화된 실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공조, 조명 등 업무환경의 쾌적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시스템을 자동화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지멘스의 ‘컴포트 AI(Comfort AI)’ 애플리케이션은 자체 인공지능기술과 모델예측제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별도의 수동 개입없이 건물 포트폴리오 전반의 실내 환경과 에너지 성능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한다. 이를 통해 자동화와 데이터 분석만으로 달성 가능한 약 30%의 에너지절감 효과에 더해 평균 6.5%의 추가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그 결과 건물 이용자는 보다 쾌적한 환경을 경험할 수 있으며 건물 소유주는 에너지비용 절감이라는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율형 빌딩, 새로운 가치 제시

자율형 빌딩이 아직 보편적인 표준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이것이 더 이상 비현실적인 미래 구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율형 빌딩은 오늘날 건물 소유주와 운영자가 직면한 비용, 에너지, 인력, 지속가능성 등 과제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접근 방식이다.

 

건물환경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자율형 빌딩은 사람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건축환경 전반에서 성능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새로운 가치 창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도 자율형 빌딩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에너지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후 건물비중이 높은 환경에서 건물운영의 효율과 에너지성과를 동시에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율형 빌딩이 국내 건물운영환경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보다 폭넓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