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화댐퍼 유지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방화댐퍼도 품질인정제도 도입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방화댐퍼가 화재 시 연기와 불꽃 확산을 차단하는 핵심 건축자재인 만큼 제조부터 시공·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관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기·불꽃확산 방지, 방화댐퍼 기준 강화
방화댐퍼는 △환기 △난방 △냉방시설 등 덕트가 방화구획을 관통하는 구간에 설치되며 화재 발생 시 연기·불꽃확산을 차단해 재실자의 피난시간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방화댐퍼는 특정온도에 도달하면 퓨즈가 녹아 댐퍼가 닫히는 퓨저블 링크(Fusible Link) 방식을 사용했다. 이러한 방식은 화재가 확산된 후 온도를 감지해 작동하는 경우가 있어 연기가 덕트를 통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실제 화재사망 원인 중 상당수가 연기로 인한 질식사로 분석되면서 방화댐퍼에 대한 개선이 요구됐다.
이에 따라 ‘건축물의 피난 및 방화구조 등 기준에 관한 규칙’이 지난 2019년 8월6일 개정되며 연기 또는 불꽃을 감지해 닫히는 방식인 모터구동형 방화댐퍼로 설치가 의무화됐다. 해당 기준은 2년 계도기간을 끝으로 2021년 8월7일부터 적용됐다.
다만 주방 등 연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부분에 한해서는 온도를 감지해 자동적으로 닫히는 구조 설치가 허용되고 있다.
시험성적서 중심 관리체계
현재 방화댐퍼는 시험성적서로 관리되고 있다. ‘건축자재 등 품질인정 및 관리기준’에 따라 방화댐퍼는 내화성능시험에서 비차열 1시간 이상 성능을 만족해야 하며 KS F 2822(방화댐퍼의 방연시험방법)에서 규정한 방연성능기준을 적용받는다.
방화댐퍼 시험체는 실제 제품과 동일한 구성·재료로 제작하되 가열로(3m×3m)를 초과할 경우 설치가능한 최대크기로 시험한다. 내화·방연시험은 시험체 양면에 각 1회 실시하며 수평부재용 방화댐퍼는 화재노출면에 대해 내화시험을 2회 수행한다. 내화시험체는 최대 크기, 방연시험체는 최소크기로 제작하며 시험완료 후에는 유효기간 2년인 시험성적서를 통해 관리된다.
방화댐퍼 설치 시에는 열팽창·이물질로 작동이 저해되지 않아야 하며 점검·유지를 위한 검사구는 인접한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 또한 화재 시 덕트가 탈락하더라도 손상되지 않도록 고정돼야 하며 배연압력에 의해 유해한 진동이나 틈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여야 한다.
“시험성적서만으로는 한계”...품질인정 확대 요구
방화댐퍼는 덕트 내부에 설치되는 특성상 접근성이 낮아 시공 후 점검·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 이로 인해 화재발생 전까지 방화댐퍼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시험성적서로만 관리되면 최소한의 시험성적만 맞춘 저품질제품들이 시장에 유통되며 시험을 받은 제품과 실제 현장에 설치된 제품이 동일한지 여부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방화댐퍼를 품질인정제도로 확대 도입해 △제조 △시공 △유지관리 등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품질인정제도는 화재안전성능이 요구되는 건축자재가 적합하게 생산·유통·시공되는지 전문기관을 통해 인정을 받은 후 인정받은 성능이 현장까지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제도다.
2020년 4월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고 등 잇따른 대형화재를 계기로 건축자재에 대한 화재안전성이 부각되며 국토교통부는 화재안전과 직결되는 주요 건축자재를 대상으로 제도개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했다.
2021년 12월23일 ‘건축자재등 품질인정 및 관리기준’이 제정되며 △내화채움구조 △샌드위치패널 △방화문·방화차단막 등은 현재 품질인정 대상에 포함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화댐퍼는 덕트 내부에 설치돼 유지관리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라며 “품질인정제도가 적용되면 안전기준을 높이며 제품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험성적서는 유효기간이 2년으로 반복적인 시험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다”라며 “유효기간이 5년인 품질인정제도와 비용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품질인정제도가 도입되면 저품질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시장에서 걸러질 것”이라며 “방화댐퍼 본래 목적이 안전인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