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킨텍스에서 개최된 코리아빌드위크에서는 기후변화 대응과 공기·환경기술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참여하는 전문전시회인 기후공기산업전이 진행됐다.
부스에서는 △열교환기 △공조설비 △신재생에너지 △기후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군이 전시됐으며 별도 마련된 컨퍼런스장에서는 ‘탄소중립과 클린에어 기후테크 글로벌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이날 컨퍼런스의 주최·주관은 △한국환경경영학회 △한국환경기술사회 △메쎄이상 등이 참여했으며 △기후에너지환경부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고양특례시 △한국대기환경학회 등을 비롯한 19개 정부기관 및 협·단체가 후원했다.
황용우 한국환경경영학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폭염, 한파, 미세먼지 등을 비롯한 기후변화는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국가안보와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리스크가 됐다"라며 "탄소중립과 클린에어 실현은 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선언적 구호를 넘은 실질적 이행단계로 나아갈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기조강연에서는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이 '탄소중립 미래를 위한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기후위기 대응, 글로벌 협력과 국가전략 전환 시급"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기후위기는 더 이상 환경문제가 아닌 인류생존과 국제질서와 직결된 문제"라며 "탄소중립을 향한 글로벌 협력과 국가전략 전환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증가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환경오염이 상호 증폭되는 ‘3대 지구환경 위기(Triple Planetary Crisis)’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1.5℃를 넘어설 경우 극한기후와 생태계 붕괴로 인류문명의 지속가능한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 이사장은 현재 국제정세 역시 기후위기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동 분쟁 장기화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더해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관세전쟁과 일방주의가 강화되면서 다자주의 기반의 기후 거버넌스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최 이사장은 2025년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제시한 기후변화에 대한 국가 책임 관련 권고적 의견을 언급하며 파리협정과 국제관습법에 근거해 향후 손실과 피해에 대한 국제 소송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탄소경제에서 기후경제로의 전환도 핵심 화두로 제시됐다. 최 이사장은 “에너지와 경제 구조가 석탄·석유 중심에서 전기화와 탄소중립 기반으로 이동하는 변곡점에 와 있다”라며 탄소가격제와 녹색예산(Green Budgeting)을 주요 정책수단으로 지목했다.
탄소가격은 △배출권거래제 △탄소세 △국경탄소조정제도(CBAM) 등을 통해 오염자 부담 원칙을 실현하는 장치이며 녹색예산은 국가 재정이 실제로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하는지를 점검하는 제도다. 이미 다수의 OECD 국가들이 예산과 기후정책을 연계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제를 통해 이 흐름에 합류했다.
이에 더해 최 이사장은 파리협정 체제 하에서 각국이 제출하는 국가결정기여(NDC)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근 주요 20개국(G20)은 NDC 3.0을 통해 감축목표를 상향하면서도 산업 경쟁력과 실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라며 “한국 역시 2030년과 2035년 감축목표를 명확히 하고 에너지전환, 국제 탄소시장 활용, 협상전략을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법으로 '에너지 분권화'를 제시했다. 중앙집중형 에너지시스템으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워 지역단위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지방정부 역할 강화를 통해 전환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기후변화센터와 지방정부협의회가 협력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Leave No One Behind)’ 탄소중립전환을 이끌겠다는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최 이사장은 “기후위기 대응은 공동의 목표 아래 차별화된 책임과 각국의 역량을 고려하는 국제 원칙 위에서 추진돼야 한다”라며 “단기적 리스크 관리에 머무르지 말고 중장기적 시야에서 과감한 정책 결단과 국제협력을 이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조강연에 이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실천의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대한민국 ESG 지속가능경영대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심사는 △기업 △민간단체 △공공기관 △지자체 등 4개 분야를 대상으로 전국 공모를 거쳐 진행됐으며 온실가스 저감효과와 기관장 및 대표자의 추진 노력, 실질적 실천성과 등을 종합분석해 최종 수상대상을 확정했다.
지방자치단체부문에서는 울산광역시동구청과 충청남도가 민·관협력과 주민참여를 기반으로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을 생활행정에 녹여내고 폐가전 수고 인프라를 구축해 폐자원을 산업원료로 전환하는 순환경제를 선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공공기관부문에서는 △국립생태원 △김해시 도시개발공사 △(재)녹색에너지연구원이 선정됐다.
국립생태원은 자연기반 해법을 통해 생물다양성 보전과 탄소중립을 실현하며 공공·민간 ESG 확산을 선도하는 국가기관으로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김해도시개발공사는 에너지자립 수처리시스템과 시민참여 거버넌스로 탄소감축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어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지역 맞춤형 재생에너지 확산과 ESG 컨설팅, 탄소중립정책 실행을 연계한 성과를 인정받으며 공공기관부문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민간단체부문에서는 △(사)한국물순환협회 △(사)숲생태지도자협회가 선정됐다.
먼저 한국물순환협회는 물순환 회복과 탄소흡수 건설기술 개발로 환경성과를 경제적 가치로 전환했으며, 숲생태지도자협회는 숲교육과 생태체험으로 탄소중립 의식을 확산하고 취약계층 맞춤형 환경교육을 실천해 민간단체부문 수상자에 올랐다.
기업부문에서는 △에스지알테크 △올수 △진영 △코릴 △남이섬 △아이씨티나인 △솔라토즈 △리보테크 △블루그린링크 △태령종합건설 △케이더블유씨 △리벨롭 등 12곳이 선정됐다.
에스지알테크는 저탄소 토양 및 지하수 정화기술과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산업 평균보다 낮은 탄소배출 성과를 실현한 환경기술 선도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올수는 폐식용유를 SAF 원료로 전환하고 전 과정 탄소데이터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디지털 순환경제 플랫폼으로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진영은 친환경 고기능성 소재와 폐자원 재활용 공정으로 탄소 제조체계를 구축한 순환경제 성과를 인정받았다.
코릴은 항만에 육상전원을 공급하는 AMP 설비를 자체개발해 선박 발전기 사용을 줄이고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 감축에 기여했다.
남이섬은 생태보전·재생에너지·친환경 교통을 결합한 자연중심 관광모델로 탄소중립을 실천했으며 아이씨티나인은 화학물질 안전관리와 환경정책 이행을 디지털로 통합 지원하는 실행형 ESG기반 ICT를 선도했다.
솔라토즈는 태양광 폐패널을 업사이클링해 농업·에너지인프라로 전환하는 순환경제 기반 탄소저감에 기여했으며 리보테크는 폐합성수지를 연속식 열분해로 자원화해 온실가스를 줄이고 에너지를 회수해 탄소중립에 이바지했다.
블루그린링크는 저동력 고효율 수처리와 실시간 수질관리기술로 기후위기 대응형 물환경 ESG모델을 구현했으며 태령종합건설은 하수·가축분뇨·유기성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운영으로 지역 탄소저감과 자원순환을 실현했다.
케이더블유씨는 친환경 소재와 무독성 수성코팅 공정으로 제품 전 과정의 탄소와 유해물질을 줄인 혁신기술을 개발했으며 리벨롭은 폐현수막·폐PET 등 도시 폐자원을 디자인 기반 업사이클링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해 자원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특별상부문은 송영일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과 이병화 법무법인 린 변호사가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