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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소화·전동화·DC 냉각’ 핵심 AHR EXPO, 최신 기술·비전 제시

히트펌프 고도화·Low GWP 냉매전환 완료
유니터리시장, 미국 강자·亞 신흥 강자 격돌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수랭식 대세 확인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AHR EXPO는 전 세계 냉난방공조(HVACR)산업의 최신 기술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핵심무대다. 지난 2월2일부터 4일까지 Las Vegas 컨벤션에서 열린 AHR EXPO 2026은 참여기업 1,956개, 참관인원 5만3,300여명으로 지난해 Orlando에서 열린 전시회에 비해 참여기업은 4.2%, 참관객은 4.4% 늘었다. 해외참가기업은 601개사였으며 병행행사로 열린 ASHRAE 동계 컨퍼런스에는 3,825명이 등록하는 성과를 올렸다.

 

센트럴 1관, 사우스 1~2관 등 총 3개 관에서 진행됐으며 센트럴 1관은 주로 미국, 유럽 기업 위주, 사우스 1~2관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가 주로 전시관을 차지했다. 올해 AHR EXPO를 관통하는 주요 트렌드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탈탄소화와 전동화 △AI기반 스마트제어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는 ‘특수냉각기술’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냉매전환 완료… HP용 ‘R454B’ 대세
전 세계적인 흐름이자 HVACR업계의 가장 강력한 흐름은 ‘탈탄소화와 전동화(Decarbonization & Electrification)’다. 단순히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친환경냉매로 전환하는 기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를 위해 히트펌프기술 고도화와 천연냉매 및 Low GWP냉매전환 가속화를 꼽을 수 있다.

 

히트펌프의 경우 한랭지에서도 성능 저하없이 작동하는 고효율 상업용·주거용 히트펌프가 대거 등장했다. 특히 가스난방을 대체하기 위한 대용량시스템이 주목받았다. 

 

또한 규제 강화에 대응해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냉매(R32, R454B 등)를 적용한 제품이 대거 출품됐지만 지난 전시회처럼 친환경냉매 적용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지는 않았다. 사실상 AHR EXPO에 출품하는 거의 모든 기업들이 Low GWP냉매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Copeland가 CO₂ 초임계 스크롤 압축기와 난방 최적화 기술로 혁신상을 수상하며 주목받는 등 일부만이 자연냉매인 CO₂를 적용한 제품이었으며 유럽의 가정용 히트펌프에 적용되는 R290(프로판)을 적용한 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는 글로벌 냉매시장을 주도하는 솔스티스와 케무어스가 미국기업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니터리 VS 퍼네스
유니터리시스템과 퍼네스는 사실상 미국의 경상업용과 가정용 난방시장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유니터리시스템은 북미 HVAC시장에서 공장 출하시점에 기능 단위가 완성된 패키지형(packaged) 또는 현장 배관·배선으로 실내·실외기를 결합하는 스플릿형(split) 중심의 주거·경상업 냉난방시스템을 뜻한다.

 

주요 열원으로 공기열 히트펌프가 적용되고 있으며 미 환경청의 AIM Act 규정을 강화하면서 주거·경상업 에어컨 및 히트펌프 제품의 GWP 상한(700) 및 2025년부터의 단계적 제한을 제시하고 시스템(현장 조립·충전)도 2025년부터, VRF는 2026년부터 설치 제한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R410A 중심 플랫폼에서 A2L(Low GWP, mildly flammable) 플랫폼으로 전환했으며 냉매로 R454B를 적용했다. 일부 R32를 적용한 제품도 눈에 띄였다. 퍼네스(gas warm air furnace)는 가스를 연소해 열교환기를 통해 공기를 가열하고 덕트를 통해 실내공간에 열풍을 공급하는 자립형 난방기로 정의된다.

 

퍼네스는 냉매이슈와는 별개로 지역 대기질 규제에 의해 저NOx 요구가 강화됨에 따라 콘덴싱보일러를 활용한 시스템과 공기열 히트펌프를 결합한 Dual Fuel 난방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미국 북부 추운 지역에서도 퍼네스 없이 작동 가능한 ‘Cold Climate Heat Pump’가 유니터리시장의 주류로 부상함에 따라 히트펌프와 가스퍼네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시스템은 단기에 완전 전기화가 어려운 현장을 겨냥한 과도기 솔루션으로 보여진다.

 

미국은 유니터리시스템에 대해 2023년부터 SEER2/EER2/HSPF2 체계로 효율 표기를 전환하며 보다 고효율제품 설치를 유도하고 있다. 퍼네스는 연소효율지표인 AFUE가 핵심이며 북미 고효율시장은 대체로 콘덴싱보일러(90~97%대) 제품군이 중심이다.


유니터리시스템은 미국을 대표하는 Carrier, Trane, Rheem를 비롯해 일본의 Daikin, 한국의 LG전자와 삼성전자, 유럽계인 Bosch 등이 제품을 출품해 주목받았다. 특히 Johnson Controls의 주거·경상업 HVAC사업(북미 덕티드 포함)과 Hitachi와 글로벌 주거 JV를 포함한 사업을 인수한 Bosch 부스와 Viessmann Climate Solutions를 인수한 Carrier 부스가 관심을 받았다. 결국 M&A는 유니터리와 퍼네스 경쟁을 ‘제조사간 단품 경쟁’에서 ‘통합 솔루션 생태계 경쟁’으로 가속화하는 단초가 됐다.

 

특히 이번 AHR EXPO에서 보여진 미국 유니터리시장은 Carrier, Trane, Lennox, JCI 등 ‘전통의 Big 4’와 이를 추격하는 Daikin, LG전자, 삼성전자 등 ‘아시아 3사’의 구도가 뚜렷했다.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2026 AHR EXPO의 가장 큰 주인공 중 하나는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이었다. AI붐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발열량이 급증하면서 이를 식히기 위한 고성능 냉각기술이 2026년 AHR EXPO의 핵심 테마로 부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열풍으로 고사양 GPU 서버가 늘어나면서 발생한 막대한 열을 어떻게 식힐 것인가가 HVAC업계의 새로운 먹거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 액체냉각의 선두주자’라는 기치로 이번 전시회에서 기존 공랭식을 넘어선 ‘액체냉각(Liquid Cooling)’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서버 칩 위에 직접 냉각판을 대고 액체를 순환시켜 열을 흡수하는 D2C(Direct-to-Chip) 방식의 핵심장치인 CDU (Coolant Distribution Unit: 냉각분배장치)에 대한 참관객의 관심이 높았다.


글로벌 칠러시장 1위인 Daikin은 24시간 중단 없이 돌아가야 하는 데이터센터의 ‘안정성’과 ‘효율’에 집중하며 Magnitude® Magnetic Bearing Chiller를 출품해 주목받았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너지효율(PUE) 극대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체 데이터센터의 PUE를 낮추는 데 집중했으며 주요제품으로 Uniflair™ 냉각솔루션을 선보였다. 중국을 대표하는 HVAC전문기업 Midea와 Haier도 이번 전시회에서 더 이상 가성비가 아닌 ‘기술력’으로 데이터센터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요제품은 자체개발 마그네틱 칠러와 수랭식 멀티시스템 등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초 ‘한국관’ 구성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초로 ‘한국관’이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주관으로 개설돼 주목받았다. 한국관이 없어진 이후 국내 중소기업들은 출품절차와 물류, 통역 등 모든 절차를 독자적으로 운영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AHR EXPO에 한국관이 구성되면서 그동안 출품하지 못했던 기업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출품주요 기업은 △국내 배수펌프 전문기업 성신하스코 △소음·진동 저감솔루션 전문 엔에스브이 △동관(구리관) 제조 전문 능원금속공업 △보일러 및 엔진용 부품 전문기업 신창실업 △열교환기·환기장치 개발기업 가온테크 △공조설비 서비스 및 제품 제공 신우공조 △HVAC 자재 및 시스템 솔루션 전문기업 동화원 △금속 튜브 및 배관솔루션 삼포산업 △밸브·유체제어솔루션 제공기업 삼양발브종합메이커 등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관이라는 우산 아래 여러 강소기업이 모여 시너지 효과가 컸으며 바이어들 사이에서도 한국 제품은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정부와 냉동공조산업협회의 지원을 통해 이런 기회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