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R EXPO 2026에는 LG전자가 에어솔루션분야의 최신 기술과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One LG’ 통합브랜드 전략 아래 HVAC업계의 주요흐름인 전기화(Electrification)와 친환경냉매 규제 등 빅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권민호 LG전자 ES엔지니어링담당 상무를 만나 출품 배경과 주요 관전 포인트에 대해 들어봤다.
■ 이번 AHR EXPO 참가배경은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HVAC업계는 현재 전기화(Electrification)와 친환경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의 급성장과설치·운전·유지관리 전 과정의 디지털화 추세가 더해지면서 시장의 판도가 크게 재편되고 있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빅 트렌드 속에서 주거부터 상업, 데이터센터까지 각 영역별 고객의 실제 니즈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새로운 솔루션 방향성을 점검하기 위해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고객에게 최적의 가치를 제공하고 당사의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글로벌 파트너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 출품을 통한 기대효과는
먼저 친환경 전환기에서 고객이 겪는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북미시장에서는 냉매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각 기업의 해석 차이로 냉매 적용과 안전기준에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LG전자는 업계와 고객이 안전성·설치 용이성·서비스 편의성 측면에서 안심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또한 전기화 확대국면에서 LG전자 포트폴리오의 적합성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난방·급탕을 포함한 히트펌프 솔루션의 통합 적용사례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면서 향후 솔루션 적용범위를 재정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HVAC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AI기술의 확장 가능성을 점검했다. LG전자는 대표적인 상업용 제품인 Multi V에 AI엔진을 적용했으며 단순히 제품성능을 넘어 AI기반 제어기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 AHR EXPO 트렌드를 평가한다면
요약하자면 ‘친환경·전기화의 표준 정착기이자 제어와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된 무대’로 평가한다. 주요 키워드는 △친환경(Eco-Friendly) △AI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디지털화 및 서비스 플랫폼화 등이었다.
2026년을 기점으로 북미시장에서는 냉매규제 시행에 따라 주거용과 상업용 공조업계 전반에서 Low GWP냉매적용이 완료된 상황이었다. 다만 미국의 설계·안전기준이 다소 모호해 업체별로 상이한 냉매 안전해법이 전시되면서 일부 혼선도 관찰됐다. 동시에 이는 보일러 대체 수단으로서 히트펌프 냉온수기(4파이프 칠러)의 부상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대응하는 대체 냉매(R513A, R1234ze 등)기반 솔루션이 다수 소개됐다.
이에 더해 글로벌기업들이 액체·공기 냉각방식과 초대형 칠러 등 데이터센터용 냉각솔루션을 대거 출품했다. 향후 CDU(냉각수분배장치)기술의 대용량화와 확장성 확보 속도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칠러·공조장치·제어를 통합한 토탈 HVAC 접근이 강조되면서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고밀도 열부하에 대응하는 모듈식 시스템과 통합 제어기술 경쟁이 두드러졌다.
특히 공조 제어기술이 설치부터 유지관리까지를 포괄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원격 모니터링, 예지정비, 에너지 최적 운전을 지원하는 SaaS형 서비스가 다수 등장했으며 제조사들은 납품 이후에도 고객과 지속적으로 연결돼 가치를 제공하려는 시도를 확대하고 있었다. 전통적으로 시공 중심이던 HVAC산업이 고객경험과 서비스 중심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신규 비즈니스모델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이번 전시회를 통해 본 국내 기업들의 향후 핵심 기술 과제는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표준·안전·설치성의 통합 최적화다. A2L계열 신냉매 적용 시 요구되는 누설 감지, 차단, 환기 등 안전설계를 현장 설치 용이성과 함께 해결하는 패키지형 해법이 필요하다. 고객은 규제 충족 여부뿐만 아니라 총 설치비용과 시공리스크를 함께 고려하므로 실용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균형 잡힌 기술이 요구된다.
둘째, 제어기술의 서비스화(SaaS)다. 장비제어를 넘어 원격관리, 에너지 최적화, 예지정비를 통합 제공하는 엣지–클라우드 기반 개방형 제어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BACnet, Modbus 등 표준 프로토콜 지원과 함께 현장 다양성을 수용할 경량 엣지 컨트롤러, 태블릿 기반 소형 중앙제어기 등 사용자 친화적 통합 제어 역량이 중요하다.
셋째, 데이터센터 냉각분야 대응력이다. CDU의 대용량·고밀도 기술, 액체·공기식 풀라인업, 칠러·냉각장치·제어의 시스템 통합, 그리고 운반·설치·서비스 편의성을 고려한 모듈형 설계역량이 핵심이다.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요구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CDU 용량 증대와 확장성 확보뿐만 아니라 신뢰성 인증,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알고리즘에 대한 선행 투자가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업계에는 동일한 성능조건에서 고객의 운영환경에서 어떤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하고 싶다. 냉난방성능 향상은 기본이며 설치 난이도 완화, 시운전 기간 단축, 유지보수 접근성 개선,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원 등 고객의 총체적 경험과 비용을 최적화하는 경쟁이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에는 친환경 전환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명확한 기준과 인센티브 마련을 요청한다. 저GWP냉매와 전기식 난방 확대 과정에서 안전표준을 조속히 정립하고 기술인증절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에너지효율 향상에 따른 보조금, 전기요금 인하 등의 정책이 병행된다면 시장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특히 난방부문 탈탄소화를 위해 공기열 히트펌프를 신재생에너지로 포함하고 COP가 우수한 제품에 전기요금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화가 필요하다. 유럽의 경우 난방부문의 탈탄소화를 핵심과제로 설정하고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 전환의 주요 수단으로 인정해 왔다.
여러 국가에서 공기열 히트펌프를 신재생에너지범주에 포함하고 효율 성능(COP 등)이 우수한 제품에 대해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고 시장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신호가 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보일러를 히트펌프로 대체할 경우 관련 부문의 탄소배출을 큰 폭으로 감축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장기적 관점의 정책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고효율 히트펌프 등 혁신 기술 개발과 확산을 통해 냉난방·급탕시스템의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를 낮추고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