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호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대한설비공학회 제로에너지빌딩(ZEB)시스템 전문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동안 전무했던 바닥공조 관련 ISO표준 제정을 주도하고 있다.
ASHRAE 동계학술대회에 참가한 이광호 교수를 AHR EXPO 전시장에 만났다.
■ 가장 눈에 띈 트렌드는
올해 AHR EXPO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데이터센터 쿨링(Data Center Cooling)이었다. AI 모델의 대형화와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폭증으로 인해 기존의 공랭식(Air Cooling)시스템만으로는 서버의 열을 감당하기 어려운 임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과거 일부 하이엔드 서버에만 적용되던 액체냉각기술이 이번 전시회에서는 범용 솔루션으로 대거 등장하며 ‘액체냉각(Liquid Cooling)의 주류화’를 확인했다. 특히 서버 랙 내부로 직접 냉매를 순환시키는 DTC(Direct-to-Chip)방식과 서버 전체를 비전도성 액체에 담그는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기술이 참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Johnson Controls와 Danfoss 등 글로벌기업들은 물 소비를 최소화하는 Dry Cooler기술과 냉각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인근 주거단지 난방에 재활용하는 열회수(Heat Recovery)솔루션을 선보이며 지속가능한 쿨링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PUE) 개선이 기업의 경쟁력임을 시사했다.
■ 관심있게 본 기업은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대형부스를 마련해 주거용, 상업용, 산업용을 아우르는 기술력을 선보였다. 북미 주거환경의 주류인 유니터리(Unitary)방식에 LG만의 인버터 기술을 접목한 ‘유니터리 인버터 히트펌프’ 라인업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또한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시장을 겨냥해 독자 개발한 냉각분배장치(CDU: Coolant Distribution Unit)를 선보였다. 상업용 루프탑(Rooftop) 유닛을 전면에 내세워 물류 효율성과 북미 현지 규제 대응 능력을 확보하고자 해 관심있게 봤다.
■ ASHRAE 세미나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세션은
‘AI in Action: A Real World Application of AI for Campus Energy Optimization’이었다. 이번 세션은 AI가 더 이상 이론적인 단계가 아닌 실제 현장에서 실시간 데이터기반 예측를 통해 막대한 비용 절감을 이끌어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대학 캠퍼스와 같은 대규모 복합단지에서 기상데이터, 재실인원, 전력요금 변동성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칠러(Chiller)와 펌프의 가동률을 사전제어하는 알고리즘이 소개됐다.
발표된 사례에 따르면 AI 기반 지능형 제어 도입만으로 하드웨어 교체없이 기존 시스템대비 연간 15~20%의 에너지소비를 감축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AI가 능동적으로 탄소중립(Net Zero) 달성에 기여하는 핵심 도구임을 보여줬다.
■ 국내 도입이 필요한 기술은
삼성전자는 하이렉스(Hylex) R454B를 출시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규제에 맞춰 기존 R410A대비 지구온난화지수(GWP)를 78%나 낮춘 R454B 냉매를 적용해 친환경성과 성능을 보유한 제품이다. 또한 다양한 기후조건에서도 안정적인 난방과 급탕을 제공하는 히트펌프(EHS) 제품군 ‘Mono R32 라인업’은 화석연료 보일러를 전기로 대체하려는 북미의 ‘전력화’ 흐름에 맞춘 기술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판매에 그치지 않고 건물 전체를 지능적으로 관리하는 ‘스마트싱스 프로(SmartThings Pro)’ 플랫폼 비즈니스를 전면에 내세워 주목받았다. 이번 엑스포에서 처음 선보인 스마트싱스 프로는 오피스빌딩, 상업시설 등에 설치된 공조기기뿐만 아니라 조명, 블라인드, 보안시스템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다이킨의 FIT AURORA 히트펌프도 주목했다. 미국 에너지부(DOE)의 ‘한랭지 히트펌프 챌린지’ 기준을 충족하거나 상회하는 제품이다. 영하의 강추위 속에서도 고효율 난방을 제공해 가스보일러를 대체하려는 북미 주거시장의 솔루션이다. 또한 NEXIO MAX 루프탑 유닛은 경상업용 빌딩을 위한 패키지 제품군으로, 인버터 기술을 적용해 부분부하 효율을 높이고 유연한 설치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