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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화채움구조 품질인정 품목 '페놀릭덕트' 적용 논란

지자체별 해석차이, 불법시공 여부
일관된 해석 부재, 안전공백 우려

 

페놀릭덕트에 대한 내화채움구조 품질인정이 새롭게 이뤄지면서 현장적용을 둘러싼 지자체간 해석 차이로 인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전까지 페놀릭재질 덕트는 별도 내화채움구조 인정제품이 없어 기존 덕트기준을 준용해 시공돼 왔다. 그러나 해당 재질에 대한 인정제품이 처음으로 지정되면서 공사현장과 인허가권자인 지자체별로 적용·의무여부를 두고 다른 판단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페놀릭덕트, 내화채움구조 품질인정품목 지정

 

지난해 7월 A사가 페놀릭덕트용 내화채움구조 제품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품질인정을 받은 사실이 인·지정 현황을 통해 공개됐다.

 

A사는 스터드·콘크리트 벽체와 콘크리트 바닥을 관통하는 페놀릭덕트 내화채움구조를 따로 인정받았다. 세부 인정내용에는 △차열 2시간 △더블 블레이드방화댐퍼 △페놀릭덕트 관통재 면적 2,600mmx650mm 등이 명시돼 있다.

 

건축법 제52조의5 제1·2항에 따르면 품질인정을 받은 건축자재는 인정받은 내용대로 △제조 △유통 △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인정서를 적용할 경우 인정조건에 포함된 더블 블레이드 방화댐퍼를 사용하고 차열 2시간 성능 등 세부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올해 2월 기준 페놀릭덕트 관통부에 대한 내화채움구조 품질인정을 받은 사례는 A사 제품이 유일하다. 설계 및 감리단계에서 해당 내용에 대한 일치여부가 점검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방화댐퍼는 현재 품질인정제도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건축자재등 품질인정 및 관리기준’에 따라 시험성적서를 통해 성능이 관리되는 화재 확산방지 핵심자재다. 방화댐퍼에 대한 품질인정제품과 실제 규격 일치여부 및 시공 연계성 관리 역시 제도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과제다.

 

남양주시·순천시 공사현장 內 ‘페놀릭덕트 적용’

 

현재 남양주시 평내동에 조성 중인 평내 체육문화시설 건립사업과 순천시 장천동 일대에 조성 중인 신청사 건립사업 현장 모두 페놀릭덕트를 적용해 공사 중이다.

 

남양주시 평내 체육문화시설은 ‘종목별 생활체육시설 확충 및 운영지원 확대’ 사업 일환으로 2023년 12월26일 착공해 △사업비 377억원 △연면적 1만1,503.02m²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시설은 △수영장(25m 6레인) △유아풀(25m 2레인) △아쿠아로빅 전용 공간 △다목적 실내체육관 △문화교실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2026년 3월21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동일한 시기에 착공한 순천시 신청사 건립사업은 장천동 현청사 동측부지 일대에 △2,165억원 △대지면적 2만6,758m² △연면적 4만7,143m²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로 신청사와 시의회 건물이 들어선다. 신청사와 연계해 조성되는 문화스테이션은 △연면적 1만2,419m²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되며 올해 12월 준공 예정이다.

 

올해 2월 초 기준 평내 체육문화시설은 현재 방화댐퍼 시공완료, 내화채움구조는 시공 중이며 신시청사는 방화댐퍼는 시공완료, 내화채움구조는 시공 전이다.

 

지자체별 ‘해석’차이로 갈리는 불법시공 여부
페놀릭덕트 내화채움구조 제품이 지정된 후 더블 블레이드 방화댐퍼 시공여부를 두고 남양주시와 순천시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페놀릭덕트 관련 인정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사 중이었던 남양주시에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남양주시 주택과는 ‘공동주택 화재확산 방지 관련법령 및 개정안내’ 공문을 통해 관내 공동주택을 시공 중인 시공사·공사감리자에게 ‘건축물 방화구획을 관통부 틈새를 통한 화염·연기 확산방지 건축기준 강화’에 따라 사업현장에서 관련 업무를 법령에 따라 이행해 줄 것을 알렸다.

 

 

또한 남양주시 건축과는 지난해 10월23일 관내 건축공사장 건축관계자에게 ‘방화댐퍼 및 내화채움구조 등 관련 △설계 △시공 △관리 등 업무’를 명확히 검토하도록 공문을 통해 안내한 바 있다. 공문에는 ‘화재안전 관련 주요 건축자재에 대한 관리 철저를 요청하는 민원이 있어’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남양주시 평내 체육문화시설 공사현장은 더블 블레이드 방화댐퍼로 설계를 변경해 시공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방화댐퍼 수량 증가로 인해 공사비 증가와 준공기간이 연장됐다.

 

남양주도시공사의 관계자는 “공사 중에 규정이 변경되더라도 예산 등의 문제로 기존 설계대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그러나 준공 승인이 나지 않을 수도 있어 건축과를 통해 들어온 민원내용을 검토하며 설계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평내 체육문화시설사업의 현장관계자는 “2021년 법 개정 이후 관련 사항은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라며 “내화채움구조는 엄격하게 관리되는 자재 중 하나며 설계가 잘못될 경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순천시 신시청 건립사업은 기존 설계대로 일반 방화댐퍼를 적용해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순천시 신시청사업의 현장관계자는 “설계 시점에 관련 사양이 정해지지 않아 일반적인 기준에 맞춰 설계가 이뤄졌다”라며 ”기준을 따져 적용시켜야 한다면 실정보고를 통해 설계변경을 해야되는데 기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블 블레이드 방화댐퍼 같은 특정제품은 관에서 못 쓰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에서 일반공사나 설계·시공일괄 입찰공사의 관급자재를 선정·변경할 때는 심의회를 거쳐 변경할 수 있다. 남양주시는 이러한 절차를 적극적으로 거쳐 안전기준에 맞게 설계를 변경한 반면 순천시는 특정 제품 지정에 따른 행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기존설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순천시청의 관계자는 “관련 인정서가 없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라며 “제품 인정 전에 설계와 공사가 진행돼 반영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공사에서 성능이 더 우수한 제품이라고 판단해 적용을 요청할 경우 이를 검토해 반영할 여지는 있다”라며 “해당 제품을 굳이 배제하겠다는 건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관된 해석 부재, 안전공백 우려
건설연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적용하려면 현장에서 설계변경을 통해 반영하면 되며 기존 설계대로 진행하는 경우 사용 중인 구조가 인정받은 제품이라면 그대로 시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덕트 재질이 달라질 경우 화재 시 열전달특성과 변형·파괴 거동이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어 기존 인정서를 다른 재질의 덕트에 혼용해 적용하는 건 어렵다고 설명했다.

 

동일한 방화구획 관통부라 하더라도 적용되는 덕트 재질 등에 따라 성능확보 방식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인정받은 세부조건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결국 두 현장이 어떤 기준과 판단에 따라 대응하느냐에 따라 화재안전 확보수준은 물론 향후 법적책임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화채움구조에 대한 명확한 해석과 일관된 행정지침이 필요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간과 비용이 더 들더라도 법과 안전을 지키는 사람들은 뭐가 되나”라며 “이런한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현장에서는 결국 최소기준만 따르려는 분위기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