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1 (토)

  • 구름많음동두천 9.2℃
  • 구름많음강릉 11.0℃
  • 구름많음서울 9.8℃
  • 구름많음대전 12.5℃
  • 흐림대구 17.3℃
  • 구름많음울산 17.7℃
  • 흐림광주 14.4℃
  • 흐림부산 17.7℃
  • 흐림고창 11.3℃
  • 흐림제주 15.5℃
  • 구름많음강화 5.2℃
  • 흐림보은 11.0℃
  • 흐림금산 12.0℃
  • 흐림강진군 14.3℃
  • 구름많음경주시 15.0℃
  • 흐림거제 15.9℃
기상청 제공

[DCW런던에서 만난 사람들] 손길원 유진기공산업 연구소장

“DC 폐열 지역난방 활용 확대
유럽, 재활용 의무화정책 구체화”

유진기공산업은 1972년 창립 이래 50여년간 산업용 압축기와 공기시스템 기술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업이다. 1975년 법인 전환 이후 철도차량 공기제동장치, 산업용 압축기 등 다양한 기계시스템을 국산화하며 국내 기계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

 

현재 유진기공은 산업용 압축기부문에서 △스크류 압축기 에어엔드 자체 설계 및 제작 기술(오일프리 및 급유식) △오일프리 스크롤 압축기 기술 △산업용 터보 압축기 및 터보 블로워 기술 △산업용 압축기 패키지 시스템 설계 기술 △선박용 ALS(Air Lubrication System)용 스크류 압축기 기술 등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스크류 압축기의 핵심인 에어엔드(로터 쌍 및 케이싱)를 자체 설계·가공·조립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에서 소수 기업만이 갖추고 있는 기술력이다. 이처럼 압축기 코어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히트펌프, 칠러, MVR 등 에너지시스템분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압축기기술은 열역학, 유체역학, 기계설계, 정밀가공, 제어기술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분야다. 이에 따라 유진기공산업은 단기적 제품 개발보다는 장기적인 기술 로드맵을 기반으로 핵심 요소기술을 체계적으로 축적해 나가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손길원 유진기공산업 연구소장은 산업용 압축기 핵심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으며 정부 R&D 과제인 ‘180℃급 고온스팀히트펌프 기술개발’도 수행하고 있다. 손길원 연구소장을 DCW런던에서 만나봤다.

 

■ DCW런던 참관 배경은

AI 확산과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냉각기술이 데이터센터산업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운영에 대량의 전력을 소비하며 에너지보존법칙에 따라 소비 전력의 거의 전량이 열로 변환된다. 특히 AI서버의 경우 GPU 전력 밀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기존 Rack당 5~10kW에서 50~120kW 수준으로 열발생량이 10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냉각시장은 △기존 공랭식 냉각에서 액체냉각(Liquid Cooling)으로의 급속한 전환 △데이터센터 폐열회수기술 확대(35~45℃ 저온폐열 재활용) △히트펌프를 통한 폐열 승온 및 지역난방연계 시스템 확산 △유럽 중심 데이터센터 폐열 활용 의무화정책 추진 등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냉각·히트펌프시스템의 핵심장비가 바로 압축기다. 유진기공이 보유한 스크류·터보압축기의 설계·제조 역량이 DC시장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글로벌 기술 흐름과 시장 방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DCW런던 전시회를 참관하게 됐다.

 

■ DCW런던 트렌드를 평가한다면
데이터센터 냉각방식의 근본적인 변화였다. AI 서버의 GPU 전력 밀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기존 공랭식 냉각으로는 발열량을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열전도율이 공기(k≈0.025W/mK)대비 약 24배 높은 물(k≈0.6W/mK)을 이용한 액체냉각기술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DTC(Direct-to-Chip), 후면 냉각(Rear-Door Heat Exchanger),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 등 다양한 방식이 Liquid Cooling시스템이 전시돼 있었다.

 

또한 데이터센터 폐열회수시스템의 본격화가 눈에 띈다. 액체냉각 후 발생하는 35~45℃의 온수를 단순히 외부로 방열하는 것이 아니라 히트펌프로 80℃ 이상 승온해 지역난방에 직접 활용하는 시스템이 유럽 전역에서 확대되고 있었다.

 

고효율 냉각시스템 및 PUE개선 기술도 볼만했다. 히트펌프시스템의 COP(성능계수)가 4 이상을 달성하는 사례가 다수 전시됐다.

 

특히 유럽에서는 데이터센터 폐열을 활용한 지역난방시스템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덴마크, 네덜란드, 독일 등을 중심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데이터센터에 대해 폐열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정책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규제 환경은 히트펌프 및 압축기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 인상깊은 시스템이 있다면
데이터센터 폐열을 활용하는 대형 히트펌프시스템이다. 데이터센터는 대량의 저온폐열(35~45℃)을 발생시키는데 이 온도는 직접 난방에 사용하기에는 낮다. 이에 따라 히트펌프로 80℃ 이상까지 승온해 지역난방 네트워크에 공급하는 시스템이 유럽에서 실용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었다.

 

대형 히트펌프시스템(5~50MW급)에서 압축기는 시스템효율과 신뢰성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장비다. 현재 이 시장에서는 스크류 압축기와 터보 압축기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Johnson Controls, Bitzer, Hanbell, Danfoss 등이 주요 공급업체로 활동하고 있었다.

 

또한 업체 방문에서 ICEOTOPE의 정밀 온도제어 기반 액침냉각기술과 AIREDALE의 데이터센터 특화 냉각시스템 설계 역량이 인상적이었다. 두 업체 모두 압축기 성능이 전체 시스템 효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압축기 코어기술을 보유한 기업에게 데이터센터 냉각 및 폐열회수시장은 향후 매우 중요한 성장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규모 면에서도 데이터센터 냉각시장은 2024년 약 150억달러에서 2030년 약 600억달러로 4배 성장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 유진기공의 데이터센터 관련 R&D 현황은

유진기공은 현재 산업용 공기 압축기 전문기업으로서 스크류·터보·스크롤 압축기의 설계·제조·양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에너지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현재 양산하는 것은 공기를 작동 유체로 하는 압축기이며 히트펌프·칠러에 사용되는 냉매(R134a, R1234ze 등) 압축기와는 기술적 차이가 존재한다. 냉매 압축기는 공기 압축기대비 기밀 밀봉 구조, 고압 케이싱 설계, 냉매 호환 재질, 냉동사이클 시스템연계 등의 추가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압축기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스크류 로터 프로파일 설계·정밀 가공, 터보 임펠러 공력 설계, 고속 회전체 동역학, 정밀조립기술 등은 공기 압축기와 냉매 압축기가 공유하는 기반 기술이다. 이에 따라 유진기공이 축적한 압축기 코어 역량을 냉매 압축기로 전환·확장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현재 △스크류 히트펌프용 냉매 압축기 개발(공기→냉매 기술 전환) △스크류 칠러용 압축기 개발 △MVR(Mechanical Vapor Recompression) 압축기 개발 △터보 블로워 고효율화 및 대형화 개발 △정부 R&D 과제 연계: 180℃급 고온스팀히트펌프 기술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스크류 압축기는 대용량, 높은 압력비,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산업용 히트펌프시스템에 매우 적합한 압축방식으로, 기존 에어엔드 설계·제작 플랫폼을 활용하면 개발 기간을 상당 부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타사대비 경쟁력은

유진기공의 가장 큰 경쟁력은 압축기 코어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히트펌프·칠러시스템업체들이 압축기를 외부에서 공급받아 시스템을 조립하는 반면 유진기공은 스크류 에어엔드(로터 쌍+케이싱)를 자체 설계하고 정밀 가공·조립까지 일관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압축기 특성을 시스템 설계에 직접 반영한 시스템 최적화 설계가 가능하며 로터 프로파일, 흡·토출 포트 등을 용도에 맞게 최적화해 효율 개선 및 운전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OEM 납품 시 고객사양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도 진행하고 있으며 핵심 요소기술 내재화로 외부 의존도 최소화해 장기적 기술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다만 냉매 압축기시장에서는 Johnson Controls, Bitzer, Hanbell 등 이미 오랜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유진기공은 공기 압축기에서 검증된 설계·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냉매 대응 설계(밀봉, 내압, 재질)와 냉동사이클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완해 냉매 압축기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 올해 사업 계획 및 중장기 비전은

단기적으로는 현재 주력인 산업용 공기 압축기사업을 강화하면서 병행해 냉매 압축기기술 전환을 위한 R&D 기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스크류 압축기 적용 히트펌프(데이터센터 폐열회수 및 산업용 열공급) △산업용 칠러(데이터센터 냉각 및 공정 냉각) △산업용 증기 재압축이 공기 압축기술과 유사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빠른 시장 진입을 기대하는 MVR시스템 △대형화 및 고효율화한 터보 블로워 등의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시장 진입 전략으로는 초기에는 압축기 요소기술 공급(OEM) 방식으로 히트펌프시스템업체와 협력하고 기술과 시장 경험이 축적되면 자체 시스템 완제품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향후 데이터센터, 산업 폐열회수, 친환경 에너지시장이 압축기산업의 핵심 신규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진기공은 50여년간 축적한 압축기 설계·제조 역량을 이 분야로 확장하는 것을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 업계에 하고 싶은 말은
에너지효율과 탄소중립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산업 생존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데이터센터산업은 단순한 IT 인프라를 넘어 에너지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된 거대한 열에너지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한 곳에서 발생하는 폐열이 수만가구의 난방을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

 

이에 따라 냉동공조 및 압축기산업도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고효율 압축기기술 개발과 새로운 에너지시스템 구축에 적극 참여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압축기는 히트펌프, 칠러, MVR 등 모든 열에너지시스템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장비인 만큼 압축기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유진기공도 50년간 쌓아온 압축기 기술을 바탕으로 이 새로운 시장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로 준비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