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는 지난 4월15일 열에너지 탈탄소화를 위한 ‘열에너지 혁신 전략(안)'을 공개하며 세부 과제 구체화 및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한 '열에너지 혁신 전략포럼' 출범식과 토론회(포럼)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열에너지는 국내 최종 에너지소비의 약 48%를 차지하며 온실가스 배출의 약 29%를 차지하는 핵심분야이지만 상대적으로 관리가 미흡했던 영역이다.
특히 화석연료 중심의 열 공급 기반시설과 재생열의 낮은 경제성으로 인해 열 공급량의 약 96.4%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등 에너지구조의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지난 1월13일 열에너지 혁신 전략 수립을 위한 협의체를 출범하고 산업계 및 전문가 등과 다양한 논의를 거쳐 ’열에너지 혁신 전략(안)‘을 마련했다.
전략 발표와 토론을 위해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정책 추진의 시급성과 산업적 파급 효과를 고려해 주제를 선정하고 단계별 이행방안과 제도 개선 사항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포럼에는 △채효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전무 △하정재 GS칼텍스 부문장 △진영주 포스코 실장 △구민회 필러선테코 대표 △송용식 한화솔루션 부장 △진태영 전북대 교수 △김유향 디케이브정책연구원 원장 △김경민 한국지역난방공사 부장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 △오세신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시회 한국지역난방공사 부장 △홍희기 경희대 교수 △최준영 히트펌프얼라이언스 회장(KTL 연구위원) △이길봉 에너지기술평가원 PD △이도성 재생열에너지융합협회 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열부문이 그동안 소외돼 왔던 것은 사실이며 우주 제1법칙이자 열역학의 핵심도 결국 열인데 그동안 열을 다루는 데 있어 다소 소홀했던 점이 있었다”라며 “지금이라도 열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수열과 지열, 공기열을 비롯한 다양한 열에너지원에 충분히 주목하지 못한 점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라며 “열과 에너지는 사실상 한몸인데도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열에너지전환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제는 열에너지의 탈탄소 전환을 향해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화석연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에너지구조를 과감히 탈피하며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을 통해 열에너지 탈탄소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장관은 또한 “히트펌프는 초기 투자비 부담이 있지만 효율 측면에서는 분명한 강점이 있다”라며 “공기 중과 지중에 저장된 열을 교환하고 압축하는 방식으로 냉난방에 활용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열 이용기술로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보급 측면에서는 아직 공급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기술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라며 “이 같은 기술 확산을 계기로 국내가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 새로운 열에너지 체계를 갖추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열에너지혁신전략 발표… 열E 정책기반 마련
오세신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포럼에서 추진할 열에너지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기후위기 극복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열에너지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에너지정책은 전력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열에너지부문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화석연료 의존적인 열이용 구조가 고착화됐다.
이에 따라 이번에 마련된 전략은 ‘열에너지 혁신을 통한 탈탄소 전환 실현’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열에너지정책 기반 및 탈탄소화 기반 구축 △재생열 공급 확대 및 탈탄소화 추진 △히트펌프 보급 등 재생열 이용 촉진 △열 산업 생태계 강화 등 4대 전략 과제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는 열에너지관리와 탈탄소화 촉진을 위한 법 제정을 검토하고 국가 열인프라 구축 등 재원 마련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열데이터 관리 기반을 구축하고 고도화하며 열거래시장 활성화와 인프라 정비를 통해 중앙과 지방이 함께하는 협력 거버넌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재생열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재생열 공급 의무화와 집단에너지의 재생열 전환 가속화 및 미활용열 회수 활용 기반 조성이 추진된다.
이용촉진 측면에서는 신축 건축물의 재생열 이용 의무화와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성능 혁신을 유도하고 섹터커플링을 통한 유연성 확보와 P2H사업모델 정립 건물난방 전기화도 함께 추진한다.
열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해 열에너지 혁신 R&D를 확대하며 인식 개선과 열요금체계 개선 정의로운 전환 지원도 병행할 방침이다.
오세신 연구위원은 “전략이 본격화되면 국가 탄소중립 달성과 재생에너지 전환이 빨라지고 에너지안보 강화와 경제적 자립 기반 마련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전력과 열 계통의 통합을 통해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국민이 체감하는 난방서비스 혁신과 가계부담 경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열에너지 확산 위한 제도 정비와 기술혁신 필요성 제기
발표에 이어 각 포럼 관계자들의 자유발언이 진행됐다.
이명주 명지대 교수는 “열에너지 컨트롤타워가 생겨 감사함을 느낀다”라며 “총괄분과, 기반분과, 활용분과, 기술분과 등 4개 분과가 힘을 합쳐 국가 열에너지 확산에 뒷받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P2H는 결국 전기화로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수단이지만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이해관계자가 많아 쉽지 않은 과제”라며 “전력가격 체계와 소비자 행동양식 변화가 함께 맞물려야 히트펌프 투자와 사용방식 변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입장에서는 결국 가격문제가 가장 중요하지만 현재는 이를 종합적으로 조정하고 결정할 주체가 뚜렷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라며 “열을 어떻게 전기화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포괄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영재 한국에너지공단 처장은 “열네트워크 확장 등 다양한 수단을 넓혀 가야 하는 시점이며 이중 하나의 유력한 방안이 P2H”라며 “이를 위해서는 열과 전기의 커플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여러 시도가 무산되면서 현장에서는 적지 않은 무력감도 있었다”라며 “전기분야에서는 열이 우회통로나 교란요인처럼 인식되는 경우도 있어 오해가 쌓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는 에너지원별로 법과 제도가 분절돼 있어 열분야에서 전기분야로 넘어가 새로운 역할을 하려 해도 제약이 많다”라며 “열설비 자체가 전력 측 수요설비이자 수요자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분산에너지 관련 제도 안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영주 포스코 상무는 “열에너지를 통해 혁신을 만드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이정표”라며 “포스코는 지역사회 에너지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미활용열 활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철공정은 1,500℃ 이상의 고온에서 이뤄지지만 200℃ 이하에서는 열교환기 부식 등 문제가 있어 활용에 한계가 있다”라며 “200℃ 이상의 열을 효과적으로 회수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함께 설비 대형화에 따른 이슈를 개선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진 상무는 이어 “포항과 광양 등에서는 1만1,000가구에 온수와 스팀을 공급하고 있다”라며 “지역사회에 미활용열을 안정적으로 활용하려면 기업이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도록 투자비와 운영비를 회수할 수 있는 요금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 정책 지원과 기업의 연구개발 기술혁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다면 국내가 열에너지 혁신 선도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정재 GS칼텍스 부문장은 “GS칼텍스는 카본에미션인덱스 상위 10% 수준을 유지하며 에너지 인텐서티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저탄소 열로의 전환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를 줄이기 위한 아이템만 300개가 넘고 이를 실행하면서 배출량을 900만톤 수준에서 50만톤까지 줄였다”라며 “2028년과 2029년에도 추가로 100만톤 이상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용식 한화솔루션 전무는 “현재 한화에너지는 700톤 규모의 열을 공급하고 있으며 2035년 수소 활용 의무화와 관련한 논의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라며 “수소를 보다 저렴하게 도입하면서도 CHPS 등 기존 제도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 폐부지 활용과 태양광 풍력 수소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라며 "특히 고온 공정열분야에서 수소 활용 가능성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민회 필러선테코 대표는 “탄소혁신기술지원사업의 경우 연간 1만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줄이면 최대 100억원까지 총사업비의 30%를 지원받을 수 있다”라며 “산업용 히트펌프 활용사례를 더 확산하려면 제도와 요금체계 측면의 보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희기 경희대 교수는 “열에너지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으며 미활용에너지도 도심에서 여름철을 포함해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열과 수열, 공기열 기반 히트펌프도 중요하지만 성능만 놓고 보면 태양열이 매우 뛰어난 기술”이라며 “태양광·열 복합모듈까지 이미 검증됐음에도 여전히 제도권 밖에 머물러 있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길봉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PD는 “열에너지 혁신을 위해서는 공급과 소비를 아우르는 연구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며 “집단에너지와 산업단지 차원의 열공급 기반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용량 히트펌프와 P2H를 산업단지 차원의 수요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도 필요하다”라며 “공동주택 등에서의 빠른 보급과 ZEB 연계 미활용열 확대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너지사용 구조가 복잡한 중소·중견기업의 공정전환을 지원할 플랫폼과 인력양성 방안까지 함께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열에너지 혁신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열에너지 혁신 토론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산업계 및 이해관계자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의견 수렴을 통해 세부 과제를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