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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E, 스마트시스템·친환경기술 혁신… HVAC 트렌드 新 물결 주도

R290냉매 적용 히트펌프 시장주류 선점
스마트홈시스템기반 E최적화 경쟁 치열
韓 자연냉매시장 확대, 법·제도정비 시급

 

지난 3월24일부터 27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냉난방공조 전시회 ‘MCE 2026’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1,600여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방문객 수는 약 12만명에 달했다. 특히 전체 참관객의 35% 이상이 123개국에서 온 해외 방문객으로 집계되며 MCE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MCE는 글로벌시장 확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주최 측은 GEN Emirates와 협력해 중동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아랍권시장과의 전략적 비즈니스 접점을 확대하는 데 집중했다.


공급망 전반을 장악한 중국기업들의 공세도 거셌다. 중국관이 마련됐을뿐만 아니라 주요 전시홀에는 △Midea △Haier △Hisense △E.C.A △둔안 등 거대 중국기업들이 차지해 유럽시장을 겨냥한 R290 제품군을 대거 쏟아내며 완제품을 넘어 △HVAC부품 △제어시스템 △모터 △펌프 등에 이르기까지 냉동공조시장 밸류체인 전반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내 기업들 역시 많은 주목을 받았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부스는 고효율 HVAC시스템을 전시하며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LG전자는 대표적 글로벌 히트펌프인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을 포함해 △컨트롤 유닛 △하이드로 유닛 △콤비유닛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의 고효율 제품군은 유럽시장에 최적화된 주거용 통합 히트펌프시스템과 상업용 냉난방공조시스템을 전시하며 8개의 우수상을 받았다.

 

삼성전자도 히트펌프와 상업용시스템에어컨 등 폭넓은 라인업을 전시하며 8개의 우수상을 수상했다. 특히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인 ‘EHS 올인원’과 ‘EHS 캐스케이드 컨트롤러’가 큰 관심을 모았다. EHS 올인원은 냉방 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온수를 만드는 히트 리커버리기능을 통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해 현지 바이어들의 호평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인수를 완료한 유럽 공조전문기업 플랙트그룹(FläktGroup)과 공동 부스를 마련해 양사의 기술통합 성과를 공식화했다. 특히 플랙트그룹의 공기조화기(AHU) 등 중앙공조 제품군을 삼성 시스템에어컨 실외기 및 BMS(빌딩관리시스템)와 연동한 통합솔루션을 선보이며 대형빌딩과 데이터센터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인수 후 첫 통합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플랙트그룹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전시공간이 기대보다 적어 양사의 시너지를 체감하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이외에도 △NSV △가온테크 △두크펌프 △삼양발브종합메이커 △승일일렉트로닉스 △신우공조 △월드이엔씨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등 국내기업들이 부스를 마련해 국내기술의 저력을 뽐냈다.


R290 히트펌프, 글로벌 표준 자리매김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럽 냉난방시장의 패러다임이 화석연료 보일러에서 히트펌프 중심의 전동화로 완전히 재편됨을 확인했다.특히 GWP(지구온난화지수)가 낮은 R290냉매를 적용한 히트펌프는 이제 트렌드를 넘어 시장의 표준이 됐다.

 

대부분의 기업은 R290 기반 △실외기 △급탕탱크 △팽창탱크 △온수기 등을 결합한 올인원시스템 솔루션을 내세웠으며 일부 기업들은 시장수요와 설치 환경에 따라 R32와 R744기반 제품군을 병행 전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자연냉매를 적용한 고온수 히트펌프는 70~75℃ 이상의 고온수 생산과 함께 잉여전력을 열에너지 형태로 저장하는 축열 활용 가능성으로 주목받았다.


중국 Midea는 기존 보일러와 연동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시스템 HYDROBOX를 선보였다. 모듈화된 설계로 유지보수 편의성을 극대화하며 AI 원격 진단기능을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히트펌프뿐만 아니라 △센서 △제어 △디지털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존재감도 두드러졌다.


벨리모는 차세대 필드 디바이스와 디지털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우며 센서, 미터, 실내공기질, 워터 컨트롤,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의 전시를 통해 하드웨어를 뒷받침하는 제어솔루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의 정밀한 온도제어를 위한 워터컨트롤솔루션과 실내공기질(IAQ) 최적화 기술을 통해 하드웨어를 뒷받침하는 제어솔루션이 에너지효율의 핵심 키임을 강조했다.

 

스마트홈, 연결을 넘어 최적화로
최근 유럽 HVAC산업의 경쟁 축은 개별장비의 단일효율을 넘어 시스템 전체의 에너지 최적화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주요 기업들은 단순히 기기를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건물 내 모든 에너지 흐름을 하나의 유기체처럼 관리하는 고도화된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과거의 스마트홈이 스마트폰을 통한 단순한 원격제어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AI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이 실시간 에너지가격과 사용자의 생활패턴을 학습·분석해 스스로 최적 운전 시나리오를 실행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히트펌프 △태양광패널(PV)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EV) 충전기 등 모든 시스템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한 모습이 두드러졌다. 전력생산과 소비·저장을 통합관리해 에너지 자립률을 극대화하는 섹터커플링 역량이 차세대 HVAC시장의 핵심경쟁력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 주거편의성 향상과 탄소중립이라는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에너지생태계 구축이 심화된 것을 확인했다.


이승모 센추리 수석연구원은 “이제는 단순히 기기성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전체 시스템 에너지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 중요해졌다”라며 “스마트제어기술이 에너지소비를 실시간 최적화해 에너지비용 절감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핵심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기술경쟁 우위 확보, K-자연냉매 가이드라인 마련 관건
MCE 2026은 HVAC시장의 경쟁 축이 에너지효율성에 대한 홍보를 넘어 △안전성 △스마트제어 △사용자 편의성 등을 강화하는 측면으로 확장됐음을 확인했다. 특히 안정성 측면에서는 가연성 냉매 확산에 따른 △누설감지센서 △방폭설계 △안전인증 등 요소기술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국내시장이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정책·제도적 변화가 시급하다. 유럽에 비해 가연성·자연냉매에 대한 법적규제와 인증체계가 미비해 본격적인 상용화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안전관련 요소기술 개발과 이를 뒷받침할 인증체계와 설치기준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송기종 한국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 수석연구원은 “국내제품은 스마트기능을 활용한 제어편의성과 세련된 외관 디자인 측면에서 유럽 현지제품보다 우위에 있다”라며 “향후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핵심부품과 센서기술을 고도화한다면 제품뿐만 아니라 통합시스템 단위에서도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냉난방시장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저GWP 냉매 적용확대를 위한 제도적기반 마련과 안전기준·인증체계 고도화가 필요하다”라며 “히트펌프 중심의 전기화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건물단위 에너지시스템설계기준 개선과 보급정책마련의 필요성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MCE 2028은 2028년 3월7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