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축분뇨처리는 단순히 축산폐기물을 없애는 차원을 넘어 환경, 에너지, 탄소중립, 축산업 지속가능성, 지역사회 갈등까지 연결되는 국가 핵심 인프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정부(농림식품부) 차원에서도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에서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건조과정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권장하고 있어 탄소중립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가축분뇨처리가 최근 핵심 이슈로 떠오른 배경은 단순히 ‘축산 폐기물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탄소중립, 에너지안보, 수질규제, 악취민원, 축산업 지속가능성,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여러 사회·산업적 문제가 한꺼번에 얽히면서 국가적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은 단순한 ‘폐기물 처리시설’이 아니라 축산업 지속가능성과 탄소중립, 수질관리, 에너지전환, 지역민원 해결까지 연결되는 핵심 환경인프라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 축산업이 대규모·집약화되면서 분뇨 발생량이 급증하고 있어 공공처리시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최근 정책방향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규제 중심 처리’에서 ‘자원화·에너지화 중심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과거에는 ‘폐기물 처리’ 개념이었다면 최근에는 자원 회수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가축분뇨에서 바이오가스, 질소·인 비료원료, 고체연료(펠릿) 등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축산분뇨를 지역 에너지플랫폼 핵심 자원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저탄소 축산혁신지구’ 정책도 핵심사업으로 부상했다. 이는 축산단지를 중심으로 가축분뇨 공동수거, 바이오가스 생산, 고체연료화, 에너지활용까지 연결하는 지역 통합모델이다. 농식품부는 실증을 거쳐 성공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발전소 연계 고체연료 생산과 정기 수거체계 구축 등을 정책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가장 주목받는 부분이 바로 ‘가축분뇨 고체연료·펠릿’이다. 농식품부와 축산환경관리원은 올해 설명회에서도 ‘가축분뇨 고체연료 시범사업’을 핵심 정책 중 하나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액비 중심 체계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질소총량제 강화, 농경지 부족, 악취 민원 등으로 액비 살포가 어려워지자 정부는 △바이오가스 △고체연료 △질소·인 회수 등 다각적 자원화 체계를 구축하려고 하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축분뇨 처리방안 중 하나로 ‘고체연료화’, 즉 펠릿(Pellet) 제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라며 “특히 바이오가스화만으로는 경제성과 처리한계 문제가 나타나면서 일부 지자체와 기업들이 가축분뇨를 건조·고형화해 연료 또는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확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심은 수분이 많은 가축분뇨를 건조·압축해 고형연료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축분을 발효·건조한 뒤 압축해 펠릿 또는 SRF(Solid Refuse Fuel) 형태로 생산한다. 이를 산업용 보일러, 발전소 혼소연료, 농업용 열원 등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양계분·우분보다 돼지분뇨는 수분함량이 높아 펠릿화가 쉽지 않지만 최근 건조기술과 탈수기술 발전으로 상용화 시도가 늘고 있다. 지자체들이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처리량 한계’ 때문이다. 기존 액비 살포 중심 체계는 농경지 부족, 악취 민원, 질소 총량규제 강화 등으로 한계에 도달했다. 바이오가스화 역시 소화액이 남는다. 반면 펠릿화는 최종적으로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저장·운송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한 탄소중립 정책과도 연결된다. 석탄이나 LNG 일부를 바이오매스 연료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정책과 연계될 경우 경제성 확보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축산 밀집지역 내 산업단지나 스마트팜에 열원을 공급하는 모델도 논의되고 있다.
높은 함수율관리, 건조에너지관리 핵심
가축분뇨는 기본적으로 함수율이 매우 높다. 특히 돼지분뇨는 수분이 90% 이상인 경우도 많다. 결국 막대한 건조에너지가 필요하다. 건조과정에서 LNG·전기·스팀 사용량이 증가하면 오히려 탄소배출과 운영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에서 생산한 펠릿을 다시 건조·열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은 최근 업계와 지자체에서 실제로 주목하는 ‘에너지 자립형 모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축분 건조과정에서 LNG·경유·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오히려 탄소배출이 늘어난다’는 비판이 커지자 내부 순환형 에너지모델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우분연료화)사업 공법선정기술제안’ 공고를 진행하면서 건조과정에 LNG·LPG·경유·전기 등 화석연료 사용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읍시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우분연료화)사업 공법선정기술제안 공고를 보면 기술제안 참가자격을 ‘20톤 이상 축분이나 하·폐수 연료화실적’이 있거나 ‘하·폐수 또는 우분연료화 환경신기술 보유업체’로 제한하고 있다. 특히 건조열원을 ‘LPG로 해야한다’고 제한하고 있다. 결국 가축분뇨공공처리 공법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하고 있어 일부 기업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조열원을 ‘LPG’로 제한하면서 오히려 탄소중립정책을 위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읍시 공고안에 대해 “축분에너지화 20톤 이상 1년 이상 가동실적은 없고 현재 LPG를 사용하는 국내 하·폐수처리공법이어서 탄소배출을 줄이고자하는 축분에너지화사업에 역행하고 있다”라며 “특히 LPG를 주열원으로 사용 시 축분에너지화사업의 성공과 실패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성을 절대적으로 확보할수 없는 공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우분에너지화사업에 다양한 전문업체들이 보유한 다양한 신기술을 제안하도록 유도해 최적의 공법을 선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며 “경제성과 경쟁력을 확보할수 없으며 국내 하·폐수업체가 경제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LPG를 활용하는 구식공법으로 기술제안을 제한해 도입하려고 하는지 이해할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유럽 일부 축산·바이오에너지시설에서는 ‘자체 열자립형’ 모델이 운영되고 있다. 바이오가스 CHP(열병합발전) 폐열과 축분 고체연료를 함께 활용해 건조에너지를 충당하는 방식인 하이브리드모델이 논의되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의 ‘제안입찰’이 ‘제한입찰’로 변질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