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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토미 크라울리 와이어드스코어 아태지역 부사장

‘개별 설비 제어’ 탈피 지능형 네트워크 전환
‘API 연동’기반 상업용 부동산 글로벌 표준

엔데믹 이후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건물의 입지나 화려한 외관, 물리적인 스펙이 자산가치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초연결시대에 발맞춘 ‘디지털 경쟁력’과 ‘스마트 운영체계’가 우량 임차인을 유치하고 건물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ESG경영 트렌드와 맞물려 데이터기반의 에너지효율화, 입주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으며 건축물은 단순한 콘크리트 공간을 넘어 스스로 생각하고 진화하는 ‘거대한 IT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얼마나 안정적인 통신인프라를 갖췄는지, 그 위에서 얼마나 유기적인 스마트기술이 구현되는지가 곧 빌딩의 생존 경쟁력이 된 셈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디지털인프라와 스마트기술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글로벌인증기관 ‘와이어드스코어(WiredScore)’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토미 크라울리(Tommy Crowley) 와이어드스코어 아태지역 부사장을 만나 글로벌 부동산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매김한 와이어드스코어와 스마트스코어(SmartScore) 인증의 핵심가치, 시스템 통합의 조건, 다가올 미래 스마트빌딩이 나아갈 청사진 등에 대해 들었다.

 

■ WiredScore는 어떤 기관인가

와이어드스코어는 상업용 부동산의 디지털 경쟁력을 평가하는 글로벌 인증기관이다. 2013년 뉴욕에서 출범했으며 당시 블룸버그 시장의 후원 아래 부동산·기술·통신업계 리더들이 모여 ‘건물의 인터넷품질도 임대료처럼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뉴욕 △런던 △파리 △베를린 등 주요 글로벌도시에서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운영 중인 인증은 크게 두 가지다. ‘와이어드스코어’는 △인터넷 속도 △통신경로의 이중화 △모바일 수신품질 △통신실 보안 등 디지털 연결성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스마트스코어’는 △에너지효율 △보안 △테넌트 서비스 앱 등 스마트운영과 사용자 경험을 평가하며 등급은 △써티파이드(Certified) △실버(Silver) △골드(Gold) △플래티넘(Platinum) 등 4단계로 나뉜다. 단순한 기술스펙을 넘어 회복탄력성과 미래 기술변화에 대한 대응력(Future-proof)까지 함께 평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친환경 인증인 LEED나 WELL이 건물의 환경과 건강을 평가한다면 와이어드스코어는 건물의 ‘두뇌와 신경망’을 검증하는 기관이라 할 수 있다.

 

 

■ WiredScore와 SmartScore 인증의 차이점은
두 인증은 같은 기관에서 주관하지만 평가영역은 확연히 다르다. 한쪽은 인프라를, 다른 한쪽은 그 위에서 작동하는 기능과 사용자 경험을 평가한다.

 

와이어드스코어는 디지털 인프라, 즉 ‘연결성’을 검증한다. △통신경로 이중화 실내 모바일 통신품질 △통신실 보안 △다양한 통신사업자 확보 등이 핵심항목이다. 입주사가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살핀다.

 

반면 스마트스코어는 ‘스마트기능과 운영수준’을 평가한다. 특정 기술의 유무보다는 해당 기술이 사용자 경험을 얼마나 개선하고 운영효율을 높였는지를 까다롭게 따진다. △모바일 출입 △회의실 예약 △에너지 모니터링 △공조 자동화 △데이터 통합관리 등이 주요 평가대상이다.

 

비유하자면 와이어드스코어가 탄탄한 고속도로를 설치하는 작업이라면 스마트스코어는 그 위를 달리는 자율주행시스템과 서비스를 평가하는 인증이다. 이 두 가지가 함께 갖춰져야 비로소 진정한 디지털경쟁력이 입증되며 실제로 두 인증을 모두 획득한 자산은 △글로벌기업 유치 △공실률 저하 △임대료 프리미엄 △ESG 성과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결과를 내고 있다.

 

■ SmartScore 대응을 위해 HVAC시스템에서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스마트스코어는 HVAC을 평가할 때 단순한 냉난방성능을 넘어 데이터를 활용한 유연한 제어와 사용자 가치 창출 여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개별 제어성과 사용자 권한을 우선적으로 평가한다. 중앙 일괄제어방식에서 벗어나 실별, Zone단위의 세분화된 제어가 가능해야 하며 입주자가 모바일 앱으로 온도를 직접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이어 점유기반 제어를 제공해야 한다. 재실 및 CO₂센서와 연동해 사람이 없으면 공조를 줄이고 인원이 많으면 풍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여기에 가변 풍량제어(VAV) 알고리즘이 정밀하게 적용돼야 에너지효율과 쾌적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데이터 시각화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HVAC의 에너지사용량과 실내공기질 데이터를 운영자뿐만 아니라 임차인에게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

 

개방형 구조와 통합도 중요하다. HVAC이 △조명 △보안 △엘리베이터시스템 등과 데이터로 연결돼야 하며 BACnet/IP 같은 표준 프로토콜 기반으로 설계돼 클라우드 및 분석 플랫폼과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단순한 물리적 설비성능보다 데이터통합과 제어 아키텍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가 진정한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 BMS·EMS·IoT 플랫폼은 어떤 구조로 통합되는가

와이어드스코어가 말하는 통합은 시스템 간 단순한 물리적 연결이 아닌 건물 전체를 하나의 ‘지능형 데이터 네트워크’로 구축하는 개념이다. 이는 ‘스마트빌딩 네트워크 아키텍처(Smarter Building Network Architecture)’라는 3단계 구조로 요약된다.

 

1단계는 데이터 수집층으로 BMS가 공조와 조명을 제어하고 EMS가 에너지데이터를 수집하며 IoT센서가 재실여부 및 공기질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가져온다.

 

2단계는 통합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 통합·전송층이다. 서로 다른 프로토콜의 시스템들을 API기반 미들웨어인 ‘빌딩 OS’로 묶어주는 구간이다. 특정 제조사에 묶이지 않는 오픈 프로토콜 기반이어야 향후 신기술 도입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마지막 3단계는 지능형 서비스층으로 통합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 △앱 △에너지 최적화 △예측 유지보수 등 기능이 실제 구동되는 단계다.

 

이 구조 안에서 △데이터 거버넌스 △통합 네트워크 △사이버 보안 등이 추가로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 이 체계가 완성되면 IoT센서가 출입을 감지할 때 BMS가 공조를 자동조절하고 EMS는 절감효과를 분석해 원격제어하는 방식의 유기적 운영이 가능해진다.

 

■ HVAC·조명·보안시스템 간 데이터 연동수준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시스템 간 데이터 연동수준은 단순한 케이블 연결유무가 아닌 유기적 협업과 자동화 정도에 따라 4단계로 평가된다.

 

1단계는 각 시스템이 데이터 교류없이 개별 작동하는 기초 상태다. 2단계는 한 화면에서 통합모니터링은 가능하지만 자동화된 상호작용은 없는 수준이다. 실질적인 연동은 3단계부터 시작된다. 사전에 정해진 규칙대로 출입카드를 태그하면 보안시스템이 이를 인식하고 해당 구역의 조명과 공조가 자동 가동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빌딩’은 이 3단계부터다.

 

가장 고도화된 4단계는 ‘데이터기반 최적화’ 수준이다. AI가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재실인원과 외부환경에 맞춰 공조풍량 및 조명 밝기를 자동으로 최적화한다. 기술적으로는 BACnet와 Modbus 등 표준 프로토콜과 API기반 데이터 연계가 필수적이다. 와이어드스코어와 스마트스코어는 최소 3단계 이상의 연동을 요구하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시스템이 단일 플랫폼에서 최적화되는 4단계를 지향한다.

 

■ 향후 SmartScore의 고도화 방향은

기존 스마트스코어가 건물의 스마트한 ‘기능’에 집중했다면 향후에는 건물이 스스로 판단하고 사용자와 대화하며 운영되는 수준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핵심 흐름은 △자율운영빌딩으로 진화 △사용자 경험의 초개인화 △탄소중립과 에너지유연성 △사이버보안과 데이터신뢰성 강화 등 네 가지다.

 

건물운영플랫폼이 AI 에이전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대시보드 수치를 해석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오후 회의가 많은 층의 공조를 미리 준비해 줘’라고 자연어로 지시하면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실행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사용자 경험의 초개인화도 진행되고 있다. 모바일 ID 기반으로 개인의 선호 온도와 조도가 자동 설정되며 출입부터 이동까지 끊김없는 맞춤형 경험이 제공된다. 입주자 역시 챗봇을 통해 AI 에이전트와 직접 소통하며 시설 관련 요청을 처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과 에너지유연성도 핵심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건물이 외부 전력망과 양방향으로 상호작용하는 에너지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재생에너지 생산 △ESS 저장 △수요반응 참여 등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해 지역 에너지 생태계의 능동적 주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버 보안과 데이터 신뢰성 강화도 중요하다. 시스템 초연결과 AI 개입이 본격화되는 만큼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보안체계와 데이터 거버넌스가 핵심 평가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의 스마트빌딩은 사람이 조작하는 공간을 넘어 ‘AI 에이전트와 대화하며 함께 운영해 가는 건물’로 진화할 것이며 스마트스코어 역시 이러한 상호작용과 자율성의 성숙도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