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축물 탄소중립의 패러다임이 개별 건물의 단열이나 설비효율 강화를 넘어 도시 전체의 에너지흐름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고밀도·고층화된 대도시 환경에서는 건축물 스스로 대지 안에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기존의 제로에너지건축(ZEB)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제 정책과 시장의 초점은 실제 운영단계에서 에너지를 얼마나 적게 쓰고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했는지 체계적으로 측정·보고·검증(MRV)하는 실질적 성능지표가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건축물 내부에서 모든 에너지를 해결하는 대신 데이터센터 폐열이나 산업 미활용 열원 등 외부의 다양한 재생열을 건물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적 에너지인프라 접근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최근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이명주 명지대 교수를 만나 개별 건축물의 한계를 극복할 도시 맞춤형 탄소중립 전략과 실제 운영성과에 기반한 ‘제로배출건축물(Zero-Emission Building)’로의 진정한 패러다임 전환방향에 대해 들었다.
■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민간위원 위촉 소감은
국가 탄소중립의 중요한 전환기에 민간위원으로 위촉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간 탄소중립정책은 △재생전력 확대 △개별 건축물의 단열 강화 △설비 개선 등 각각의 요소를 개선하는 방식에 집중해 왔다. 물론 이러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건축물 하나하나를 넘어 도시 전체의 에너지흐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동안 현장에서 ZEB와 도시에너지 문제를 다루면서 도시가 가진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봐왔다. 도시마다 기후, 밀도도 다르고 건축물의 상태와 에너지 인프라도 다르다. 이에 따라 각 도시의 특성에 맞는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는 탄소중립 대안을 제시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 건축·설비·에너지분야 전문가로서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내 역할은
현재 온실가스감축분과에 속해 있으며 해당 분과는 건축물만 다루는 곳이 아니다. 탄소중립도시를 비롯해 △건축물 △수송 △폐기물 △농어촌 △산림 △국제감축 등 여러 분야가 함께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감축분과는 건축 전문가로서 건축물만 보는 자리가 아닌 도시 전체를 함께 보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탄소중립도시는 건축물 하나만 잘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교통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폐기물과 에너지는 어떻게 순환돼야 하는지, 녹지와 산림은 도시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도시별 에너지성능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보는 힘이 필요하다.도시마다 조건은 다 다르다. 그렇기에 다른 부문의 감축정책이 도시 공간 안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건축과 도시계획이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지 고민하고자 한다.
■ 현재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정책 수준을 평가한다면
우리나라도 전력부문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부문의 탄소감축 논의는 상당히 진전되고 있다. 다만 이제는 개별적·부문별 탄소중립을 넘어 도시별 탄소중립정책으로 확장돼야 할 시점이다.
탄소중립은 국가 차원의 목표이지만 실제 성과는 결국 도시와 지역에서 나타나야 한다.
처음에는 개별 건축물에서 시작하더라도 그것이 단지에서 지역으로 그리고 도시 전체로 확장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에는 △산업단지 배후도시 △해양도시 △농어촌지역 △노후 원도심 △지방소멸 위기에 놓인 도시 △서울·경기권의 고밀도 도시 등 매우 다른 성격을 가진 도시들이 있다. 이런 도시들을 하나의 기준으로만 볼 수 없다. 각 도시가 가진 △산업구조 △건축물의 상태 △인구구조 △에너지인프라 △자연환경 등에 맞는 탄소중립 해법이 필요하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각 도시의 특성에 맞는 탄소중립전략이 충분히 구체화되지 못했다. 또한 전력에 비해 열에너지는 아직 국가 차원의 통합적 관리체계와 탈탄소 로드맵이 부족한 상황이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에서도 열에너지원의 탈탄소화를 중요한 과제로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도 도시별 특성과 열에너지전환을 함께 묶어 정책화해야 한다.
열에너지원의 전환도 중요한 요소다. 그간 에너지전환 논의는 상당 부분 전력부문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이제는 △난방 △급탕 △산업 공정열 △지역난방 등처럼 국민의 일상과 산업현장에 깊이 연결돼 있는 열에너지를 본격적으로 다뤄야 할 시점이다.
전력에 비해 열에너지는 아직 국가 차원의 통합적 관리체계와 탈탄소 로드맵이 부족한 상황이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에서도 열에너지원의 탈탄소화를 중요한 과제로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도 도시별 특성과 열에너지전환을 함께 묶어 정책화해야 한다.
■ 국내 건축물 탄소중립 수준을 진단한다면
우리나라 대도시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고밀·고층화된 도시다. 이런 도시에서 모든 건축물이 자기 대지 안에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겠다는 방식은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옥상면적은 부족하며 고층 건축물로 인한 음영도 많다. 태양광을 설치하고 싶어도 실제 발전량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는 건축물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자립하는 것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둬왔다.
물론 단열을 강화하고 설비효율을 높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지만 고밀도 도시에서는 개별 건축물의 효율 향상과 대지 내 신재생에너지 설치만으로 에너지자립률을 높이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외부의 미활용 열과 재생에너지 전력 등이 포함된 도시 안팎의 열과 전력그리드와 건축물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연결을 통해 실제로 줄어든 에너지소비와 온실가스 감축성과를 건축물 에너지자립률, 나아가 탄소중립정책과 연계해야 한다.
결국 건축물 탄소중립은 개별 건축물의 성능 개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건축물이 도시의 에너지망과 연결되며 그 성과가 제도적으로 인정될 때 한국형 건축물 탄소중립도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실제 시장에서 ZEB정책의 효과를 평가한다면
ZEB정책은 우리나라 건축물 에너지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진전을 가져온 촉매제라고 생각한다. 2020년부터 연면적 1,000㎡ 이상 신축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ZEB 5등급 의무화가 시작됐으며 2025년부터는 30세대 이상 민간 공동주택에도 ZEB 5등급 수준의 에너지성능기준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추세에서 제도적 틀은 어느 정도 갖춰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ZEB인증제도는 여전히 개별 건축물 단위의 1차 에너지소요량과 에너지자립률에 집중돼 있다. 해당 방식은 고밀도 도심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건축물 안에서 전력과 열에너지를 모두 신재생에너지설비로 생산하기에는 공간적·물리적 제약이 크다.
전력은 경우에 따라 단지 안에서 일부 생산할 수 있지만 △미활용열 △산업폐열 △하수열 △데이터센터 폐열 등과 같은 재생열은 대개 개별 건축물이 위치한 부지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재생열을 활용한다는 것은 도시 어딘가에 존재하는 열원을 찾아 건축물까지 연결해 온다는 의미다. 현재 ZEB인증제도는 이러한 외부 재생열의 활용성과를 건축물의 에너지성과로 충분히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건축물에서는 냉난방과 급탕 등 열 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다양한 재생열원을 건축물과 연결하고 연결을 통해 줄어든 에너지소비와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건축물의 탄소중립 성과로 인정될 수 있도록 ZEB제도는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
■ 기존 건축물의 그린리모델링 진행현황을 평가한다면
그린리모델링이 더딘 이유는 단순히 시민이나 건축물 소유자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정책과 금융구조의 문제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국내에 노후 건축물이 너무 많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말 기준 전국 건축물 통계에 따르면 사용승인 후 30년 이상 경과한 건축물이 전체의 44.4%로 약 329만5,000동에 이른다. 해당 건축물들의 에너지성능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런데 민간 건축물에서는 초기 투자비 부담이 매우 크다. 특히 임대인은 비용을 부담하지만 에너지비용 절감혜택은 임차인이 가져가는 이른바 분리 인센티브 문제가 있다. 공동주택의 경우에도 주민동의와 의사결정 과정이 쉽지 않다. 필요성은 알지만 실제 실행까지 가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현행 지원정책은 주로 이자 지원이나 일부 보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실제 에너지절감 성과가 확인되면 △금리 △세제 △보증 △상환 조건 등이 달라지는 성과 기반 중심 금융정책으로 전환해야 민간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 무엇보다 초기 투자비를 부담하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돌아가야 한다. 비용을 낸 사람과 혜택을 받는 사람이 어긋나는 구조를 바로잡지 않으면 그린리모델링은 계속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 건물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필요한 제도 개선방향은
최저 에너지성능기준(MEPS: Minimum Energy Performance Standards) 도입이 시급하다. 모든 건축물을 한 번에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성능이 가장 낮은 건축물부터 단계적으로 개선하도록 하는 제도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에너지를 많이 쓰고 동시에 거주환경이 취약한 건축물부터 바꿔야 탄소감축 효과도 크고 에너지복지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이에 더해 운영단계 성과기반 인센티브로의 전환도 병행돼야 한다. 지금처럼 무엇을 설치했는지만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운영단계에서 에너지가 얼마나 줄었으며 온실가스가 얼마나 감축됐는지를 측정하고 검증해야 한다. 그리고 검증결과에 따라 △금리 인하 △세제 혜택 △보증 지원 △장기상환 혜택 등이 연결돼야 한다.
결국 건물부문 탄소중립은 규제와 보조금만으로는 활성화하기 어렵다. 성능이 낮은 건축물부터 개선하도록 하는 기준과 실제 감축성과에 보상하는 금융·세제 인센티브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제도를 토대로 정책이 마련됐을 때 진정한 건물부문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 현 정부가 건물부문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히트펌프를 강조하고 있는데
히트펌프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건축물의 전전화정책은 ZEB와 탄소중립 건축물로 가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건축물에서 다루는 △냉방 △난방 △급탕 △환기 △조명 등의 5대 에너지 중 특히 난방과 급탕까지 전기화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열에너지를 전기로 만든다고 하면 처음에는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소량의 전기로 더 많은 열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건축물 안에서 가스를 직접 연소하지 않고 전기를 사용한다면 현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직접배출을 줄이고 전력부문의 탈탄소화와 연계할 수 있다.
히트펌프정책이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화석연료를 직접 태우지 않는 건축으로 가기 위해서는 히트펌프 보급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노후 공동주택이나 고밀도 아파트단지에 개별 히트펌프를 일괄적으로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실외기 설치공간 △소음 △하중 △전기 수전용량 △유지관리 문제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이에 따라 히트펌프정책은 개별 기기 보급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중·대형 히트펌프와 전극보일러를 활용한 P2H를 비롯해 △미활용열원 △산업폐열 등을 지역난방과 연계하는 열그리드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또한 수요처에서는 히트펌프를 활용해 필요한 온도수준까지 열을 끌어올리는 승온전략도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더 나아가 제로에너지건축물과 도시 열그리드가 연결되고 건축물간 또는 지역간 열거래체계까지 마련돼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별 히트펌프보급 자체가 아닌 건축물의 열수요를 어떻게 탈탄소화할 것인가다. 개별 건축물의 전전화와 도시 차원의 열그리드전략이 함께 발전해야 건물부문 탄소중립도 현실적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최근 논란이 된 공기열원 재생에너지 인정 문제에 대해 평가한다면
탄소감축에 기여하는 열원을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은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재생열원을 찾아야 하며 시대에 맞는 기술을 통해 탄소중립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전제는 정교한 성능검증에 있다. 새로운 기술이나 새로운 제도를 처음 적용할 때는 누구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겨울철 기온변화도 크기 때문에 공기열원 히트펌프가 1년 동안 실제로 얼마나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기열원 히트펌프도 실제 운전조건에서 충분히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측정한 순간 효율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겨울 기후 △실제 운전조건 △제상운전 △보조열원 사용 여부까지 함께 봐야 한다.
실제 운영과정에서 에너지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공기열원도 제로에너지건축물 형성과정에 기여하는 재생열로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나아가 검증된 성과에 대해서는 재생열 인정 이상의 인센티브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 측정하고 제대로 검증해 제대로 인정하자는 의미다. 그래야 기술도 발전할 수 있으며 시장 신뢰도 가능해 탄소중립정책도 더 현실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유럽 등 선진국대비 국내 건축물분야 기후정책의 차별성과 한계는
유럽은 최근 건축물정책의 방향을 기존의 준제로에너지건축물에서 제로배출건축물(Zero-Emission Building)으로 전환하고 있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건축물이 에너지를 얼마나 적게 쓰고 얼마나 자체적으로 생산하는가에 초점을 둔다. 반면 제로배출건축물은 실제로 온실가스배출을 얼마나 줄였는가를 평가하기에 관점이 조금 다르다.
고밀도 도심에서는 건축물 부지 안에서 모든 에너지를 해결하기 어렵다. 그래서 유럽은 △인근 재생에너지 조달 △효율적인 지역냉난방망 △외부 재생에너지와 재생열 활용 등을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개별 건축물의 에너지자립률 중심에 머물러 있는 측면이 있다.
이제는 우리도 고밀도 도시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건축물과 도시의 전력망, 열에너지인프라 등을 함께 보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특히 열에너지원의 탈탄소화를 ZEB제도와 적극적으로 연계해야 한다. 그래야 건축물정책이 단순한 에너지절감이나 인증 중심을 넘어 실제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위원회 활동을 통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정책 과제는
위원회 활동을 통해 탄소중립정책이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와 건축물 현장에서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
우선 도시별 탄소중립 실행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도시는 모두 같은 조건에 놓여 있지 않다. △산업도시 △해양도시 △농어촌지역 △노후 원도심 △고밀도 대도시 등은 각각 다른 에너지구조와 공간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 목표를 그대로 내려보내는 방식이 아닌 도시별 특성에 맞는 감축수단과 실행경로를 구축해야 한다.
이어 건축물정책을 에너지자립률 중심에서 실제 온실가스 감축성과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건축물 안에서 에너지를 얼마나 생산하고 절감했는지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운영단계에서 실제로 에너지가 얼마나 줄었는지, 온실가스가 얼마나 감축됐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MRV(측정·보고·검증체계)를 건축물정책 안에 더 분명히 담아야 한다.
이에 더해 재생열을 건축물과 도시정책 안으로 본격적으로 연결하고자 한다. △미활용열 △산업폐열 △하수열 △데이터센터 폐열 등과 같은 재생열원을 도시 안에서 찾고 이를 건축물과 연결했을 때 그 성과가 ZEB와 탄소중립도시정책 안에서 인정돼야 한다. 그래야 고밀도 도시에서도 건물부문 탄소중립이 현실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추진하고 싶은 것은 새로운 무언가를 하나 더 찾는 일이 아니다. 도시별 여건에 맞는 실행전략을 구축하고 실제 감축성과를 검증하며 그 성과가 제도와 금융, 인증체계 안에서 인정되도록 만드는 일을 하고자 한다. 그래야 탄소중립정책이 보고서 안의 목표가 아닌 시민의 삶과 도시공간 안에서 작동하는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됐다는 것은 큰 영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매우 무거운 책임으로 다가온다. 과거 2050 대통령직속 탄소중립위원회 녹색생활분과위원장으로 1년 동안 활동하며 일주일에 3~4일을 위원회 업무에 쏟았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탄소중립정책이 얼마나 복잡하고 또 얼마나 많은 고민과 조율이 필요한 일인지 잘 알고 있다.
앞으로 2년 동안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아직 다 알 수 없다. 이번 인터뷰에서 말씀드린 문제의식과 소망도 아직 완성된 답은 아니다. 앞으로 위원회 활동을 통해 더 깊어지고 더 구체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현장의 목소리도 더 많이 경청하고 싶다. 특히 시민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에너지부담, 주거환경의 문제, 도시의 불편함 등을 함께 살피며 탄소중립정책이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구호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다. 앞으로 부족하지만 차분히 경청하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성실히 해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