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9일 마곡코엑스에서 진행된 ‘All That Datacenter 2026’ 컨퍼런스 1-1세션에서는 ‘DC정책 및 안전’을 주제로 △AI DC 진흥 특별법 소개 및 향후방향(박용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팀장)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으로 본 DC산업 입지변화(한석만 한국에너지공단 팀장) △냉매 및 가스측정을 통한 DC 안전관리(도희주 레이먼드코리아 대표) △DC 불연솔루션 제안(김상균 생고뱅이소바 팀장) △GRESB가 제안하는 DC의 지속가능성(김윤진 GRESB 대표) △전력계통영향평가 현황 및 주요이슈(허진영 한국전력 차장) 등 발표가 진행됐다.
“AI DC 특별법, 6개월 내 인허가 완료할 것”
박용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AI 데이터센터 제도혁신 TF팀 팀장은 ‘AI 데이터센터(DC) 진흥 특별법 소개 및 향후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AI시대의 핵심전략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AI DC)의 적기 구축을 위해 과도한 행정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제도적 진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식 명칭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법률 제21759호)’인 이 특별법은 6월9일 공포됐으며 9개월의 경과기간을 거쳐 2027년 3월10일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다.
박용석 팀장은 “글로벌 빅테크의 AI DC 투자가 폭증하는 패권 경쟁 상황에서 한국이 AI 3대 강국(G3)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보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제정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의 ‘토큰 팩토리’ 개념을 인용해 AI DC가 단순 스토리지 개념의 기존 데이터센터와 달리 대규모 GPU연산을 통해 지능을 생성하는 공장형 전략 인프라임을 명확히 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AI 고속도로’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존의 획일적인 규제를 개선하는 데 방점을 뒀다.
박 팀장은 기존 데이터센터 구축 시 여러 기관에 분산된 인허가 절차로 인해 착공까지 통상 1.5년에서 2년이 소요되던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기정통부가 통합 창구가 돼 △건축허가 △전관 심의 △교통영향평가 등을 일괄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지자체나 인허가 기관이 법정 기한 내에 별도의 답변이나 거부 통지를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승인된 것으로 간주하는 ‘타임아웃제’를 법제화해 전체 인허가 기간을 6개월 이내로 대폭 단축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는 무조건적인 허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 지연을 방지하기 위한 행정적 신속 통보를 지원하는 개념이라고 부연했다.
AI DC 구축의 최대 장벽으로 꼽히는 전력수급 및 시설 규제 완화에 대한 구체적 방안도 공유됐다. 정부는 비수도권에 일정 규모 이하 AI DC를 신축·증축하거나 기존 시설을 AI DC로 전환하는 경우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상 필수적인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MOU를 체결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 협력체계를 가동 중이다.
이에 더해 AI DC가 상주인원이 매우 적고 서버 장비 위주로 구성된 시설임에도 일반 건축물과 동일한 규제를 받던 불합리함도 손질한다. 건축법 및 주차장법, 문화예술진흥법 등에 묶여 불필요하게 낭비되던 △승강기 △주차장 면적 △미술작품 설치 △친환경차 충전시설 의무 등을 합리적으로 재산정해 민간사업자의 투자 부담을 경감할 계획이다.
현재 특별법은 전반적인 제도적 방향성과 큰 틀 위주로 정의돼 있어 구체적인 면제 상한용량이나 시설기준 완화 폭 등은 대통령령(시행령)에 위임된 상태다. 이에 따라 박 팀장은 과기정통부가 공포 직후부터 △정의(AI DC 규모 기준) △건축(인허가·시설 특례) △전력(계통평가 면제 용량) △행정(신고 및 특구) 등 4개 그룹으로 구성된 ‘하위법령 제정 연구반’을 가동해 구체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비수도권 지역 활성화를 위해 △전력 △용수 △부지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비수도권 AIDC 특구’ 및 산업단지 입주 특례에 대한 세부기준도 마련 중이다.
박용석 팀장은 “특별법을 통해 단순한 규제를 넘어 전력, 인력, 통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AI DC산업 생태계의 제도적 토대를 확보하겠다”라며 “오는 2026년 말 시행령(안) 입법예고를 거쳐 내년 3월 법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예정이니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데이터센터 입지, 전력 중심으로 구조적 재편될 것”
한석만 한국에너지공단 분산에너지정책팀 팀장은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으로 본 DC산업 입지변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분산에너지법의 시행이 단순한 전력계통규제를 넘어 전력과 지역 중심으로 DC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진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팀장은 “최근 AI 수요 폭발로 데이터센터의 랙당 전력밀도가 과거 4~6kW 수준에서 현재 40~100kW 이상까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가 2030년까지 원전 6기 분량에 육박하는 6.3GW로 급증할 전망인 만큼 거대한 전기를 빨아들이는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입지시키고 어떻게 전력을 공급할 것인가가 핵심이슈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자체 공조시스템을 도입해 냉각효율을 높인 네이버 ‘각 세종’ 등의 기술혁신 사례가 공유됐으나 개별 기업의 전력 효율화만으로는 국내 RE100 조달의 한계(2024년 기준 한국 재생에너지 조달 평균 12%)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기존 데이터센터 입지의 60%, 전력수요의 70%가 수도권에 쏠려 있어 주민 반발과 초고압 송전망 고갈로 인한 신규 진입 원천 통제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한 팀장은 "과거 주요 통신망과 고객사 인접성을 최우선시하던 ‘광케이블 중심(Fiber-First)’의 입지 법칙이 이제는 전력가용성과 전력망 접속 여유를 따지는 ‘전력 중심(Power-First)’으로 완전히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제안하는 핵심대안은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근거리에 위치시키는 ‘온사이트(On-site) 자가 발전소’ 결합 모델이다. 국가 전력망 접속 지연 리스크를 우회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내부에 연료전지, 태양광·ESS 등의 분산전원을 직접 구축하는 BTM(계량기 뒤)전략이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기업들도 이에 맞춰 대형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에 직접 투자하는 에너지 자강론을, 카카오는 PPA와 인프라 병행 다각화를 추진 중이며 KT 클라우드는 발전소와 연계해 전국 16개 거점으로 인프라를 분산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분산에너지법에 따른 인센티브제도를 활용한 실제 지역별 특화지역 사업모델도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울산모델은 300MW 규모의 LNG·LPG 열병합발전소와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SK-AWS 협력)간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해 망 혼잡이 없는 무손실 앵커수요를 창출하는 구조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해남모델은 솔라시도를 중심으로 대규모 태양광(최종 3GW)과 ESS 유연성 자원을 구축해 글로벌 빅테크 유치를 위한 DC 특화 RE100 산단을 단계별로 조성하고 있다.
한석만 팀장은 “올해 하반기는 대규모 수요 이전 모델의 추가 지정이 다소 신중하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각 권역별 특성에 맞춘 전략적 배치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에너지공단이 분석한 지역별 입지전략에 따르면 △영남권은 원전 기반의 안정적 기저부하와 부산의 해저 광케이블 상륙점을 활용한 글로벌 데이터 허브 최적화 △호남권은 압도적인 태양광·해상풍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RE100 그린데이터 거점화 △강원권은 연중 서늘한 기후 및 수열에너지, 폐광 지하공간을 연계한 자연 냉각비용 최소화 △충청권은 행정·공공 클라우드 및 재해복구(DR) 센터 중심의 국토 네트워크 중심부 역할 수행이 각각 가능하다.
한석만 에너지공단 팀장은 “향후 차세대 데이터센터 아키텍처는 학습 중심의 ‘코어(Cold Core)’를 에너지가 풍부한 비수도권 외딴지역에 두고 추론 중심의 ‘엣지(Hot Edge)’를 도심에 고도로 분산하는 이원화 모델이 유망하다”라며 “발전 사업자와 수요처가 손을 잡고 지방으로 함께 내려가는 전략이야말로 미래 데이터센터산업의 구조적 재편을 완성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DC 안전 핵심, 가스누출 실시간 모니터링”
도희주 레이먼드코리아 대표는 ‘냉매 및 가스측정을 통한 데이터센터 안전관리’를 주제로 발표하며 AI 대전환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고전력·고발열시설인 데이터센터의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현대시대에 인터넷은 의식주만큼 밀접해졌으며 그 심장과 뇌 역할을 하는 데이터센터가 가동 중단될 경우 환산하기 힘들 정도의 막대한 전방위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도 대표는 가스측정기를 통해 가동중단을 방지하고 인명 안전을 확보하며 고가의 장비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도희주 대표는 국외 데이터센터의 세 가지 사고사례로 UPS실 화재로 인한 프랑스 국가기관·금융사이트 마비사태, 영국 데이터센터 건설현장의 소화가스 오작동 질식사 사고, 벨기에 구글 데이터센터의 낙뢰로 인한 데이터 영구 손실 사례 등을 소개했다.
국내에서도 2022년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부른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2025년 정부24 등 국가 행정시스템을 마비시키고 복구에 3개월이 걸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사례를 지적했다. 두 사고 모두 UPS실 내 리튬배터리 화재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데이터센터만을 위한 단독 산업안전보건지침은 없으며 여러 안전관리법에 걸쳐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법령에만 맞추는 보여주기식 행정보다는 실질적인 현장 필요성에 맞춘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어실을 제외한 △배터리실 △서버실 △발전기실 △기계실 등은 창문이나 공조시스템 여부와 상관없이 가스 발생원이 있다면 모두 산업안전보건법상 ‘밀폐공간’으로 분류되므로 실내공기질 유지의무가 있다.
각 구역별 가스관리방안으로 △서버실은 배터리 문제 시 발생하는 수소가스·냉매가스 누출·소화가스 방호구역에 따른 CO₂ 및 가연성가스(LEL) 측정 △칠러 기계실은 흡입방식 냉매측정기를 통해 최대 16개 구역의 미세 누출(1ppm)을 1대 1로 정확히 모니터링 △가장 많은 화재 원인이 되는 UPS 배터리실은 과충전·노후화시 발생하는 수소가스의 24시간 모니터링 △비상 발전기실은 가동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CO)와 이산화질소(NO₂) 측정이 제시됐다. 모든 공간의 농도는 485 통신을 통해 제어실에서 24시간 모니터링되며 LED 전광판으로 직관적인 예방을 돕는다.
도희주 대표는 가장 올바른 가스누출 대응요령으로 "설치형 측정기가 가스를 감지해 알람이 울리면 반드시 휴대용 가스측정기를 지참하고 현장에 가서 수많은 장비 중 정확한 누출포인트를 핀포인트로 감지한 후 유지보수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며 "레이먼드코리아는 KT 클라우드, SK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데이터센터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거시적인 안전대책부터 실무적인 핀포인트 예방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DC 화재, 무기질기반 불연자재로 예방해야”
김상균 생고뱅이소바 마케팅팀 팀장은 ‘DC 불연솔루션 제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고가의 장비와 가연성 설비가 밀집한 DC화재는 일반 건축물 화재보다 수십에서 수백배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만큼 초기 설계단계부터 무기질기반의 불연자재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프랑스 베르사유궁전의 거울의 방 유리를 공급하며 시작돼 올해로 361주년을 맞이한 글로벌 건축자재기업 생고뱅그룹을 소개하며 ‘지속가능한 건축’이라는 비전 아래 데이터센터의 화재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각적인 불연 및 방화솔루션을 제안했다.
김 팀장은 프랑스 OVHcloud(2021년) 사태에 이어 2026년 발생한 인도 델리 STT 글로벌 데이터센터 화재 등 국내·외 주요 DC 화재사고를 지적하며 위험성을 환기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화재 시 66℃부터 데이터소실이 시작되고 93℃부터 부품변형이 발생하는 등 아주 초기에 손실이 시작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또한 미세입자가 회로에 흡착되는 연기 침입, PVC 절연체 연소 시 발생하는 부식성 가스, 스프링클러 작동에 따른 수손(물 피해) 등 2차 손실리스크가 매우 크기에 원천적으로 불에 타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나라의 현행 건축물 마감재료 난연성능 기준(불연, 준불연, 난연)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불연(불에 타지 않는 재료) △준불연(불연성능에 준함) △난연(불에 타지 않는 성질을 가짐)이라는 명칭 자체가 일반인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 모호하고 유럽 등 해외의 세분화된 등급체계에 비해 개선의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 팀장은 직관적인 숫자(1~5단계)나 알파벳 등급체계로 명칭 개편, 유럽대비 대형 화재에 취약한 준불연 시험기준의 세분화 및 강화, 병원·학교 등 특수 용도 건축물이나 필로티구조에 대한 예외 없는 불연재료(A1) 의무화, 그리고 실험쥐를 사용하는 후진적이고 비윤리적인 가스유해성 시험 방식을 기계·광학적 평가방식으로 전환하는 등의 정책적 개선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어 생고뱅그룹이 지난달 국내시장에 정식 출시한 데이터센터 전용 카탈로그와 함께 부위별 맞춤 불연솔루션이 대거 소개됐다. 주요 솔루션으로는 △국내 최초로 발수성능과 투습·방습성능을 그라스울에 결합해 국내 DC 10개 중 7개 현장 외벽에 적용된 ‘웨더프루프(WeatherProof)’ 외단열재 △하지 프레임작업 시 화재원인이 되는 용접공정을 없애 실물모형 화재시험(KS F 8414) 면제가 가능한 ‘무용접 파사드시스템’ △내부 마감 시 에너지 절약설계기준의 방습층을 완벽히 충족하는 ‘세이프보드 VP(SafeBoard VP)’ △사무공간의 불연과 흡음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는 ‘에코폰(Ecophon)’ 천장재가 제시됐다.
또한 △철골조 DC의 내화 인정을 위해 기존 퍼라이트계 뿜칠대비 부착력과 습기 저항성이 압도적인 시멘트계 ‘모노코트(Monokote)’ 내화피복재 △비전구간의 열 전파를 막는 최고 등급 차열 방화유리 ‘콘트라플램(Contraflam)’ △설비 케이싱용 규산칼슘 보드 ‘듀라플렉스 파이어스탑(Duraflex Firestop)’ △배관용 ‘세이프커버’ 및 금속덕트대비 중량을 72% 줄이고 소음기 없이도 공조소음을 흡음하는 그라스울 일체형 ‘마이크로덕트(MicroDuct)’가 포함됐다.
김상균 팀장은 “생고뱅의 불연솔루션은 삼성SDS 동탄, 카카오 안산, 가비아 과천 등 수많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이미 성공적으로 적용됐다”라며 “화재발생 시 국가적 기능 마비로 이어지는 데이터센터의 특성을 고려해 설계자와 발주처 모두가 법적 최소 기준을 넘어 최고 등급의 불연자재를 적극 선택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DC 지속가능성, 자산가치 결정하는 핵심 경쟁력”
김윤진 GRESB 한국대표는 ‘GRESB가 제안하는 DC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하며 AI 대전환시대를 맞아 DC산업이 기존 클라우드시대의 ‘소프트웨어적 최적화’를 넘어 △전력 △물 △공간 확보 등이 직결된 ‘물리적 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실물자산의 ESG 전반을 종합 심사·평가하는 글로벌 표준기관인 GRESB를 소개하며 “이제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성은 단순히 친환경보고서를 쓰는 차원을 뛰어넘어 전력이 공급되지 않으면 운영이 중단되는 리스크 그 자체, ‘장기 운영안정성(Survivability)’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ChatGPT 질문 1회(2.9Wh)는 일반 Google 검색(0.3Wh)대비 약 10배의 전력을 소비하며 AI DC의 랙 전력밀도는 최대 100kW+로 일반 서버대비 최대 10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폭발적인 전력수요와 냉각부하 증가, 100단어 생성 시마다 약 519mL의 물이 증발하는 수자원 리스크는 데이터센터산업을 물리적 임계점으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데이터센터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나 2024~2025년 수도권 계통연계승인 신청 195건 중 단 4건만 승인되는 등 사실상 수도권 내 추가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전력계통 영향평가 의무화, 지역별 차등 요금제 등)과 2026년 5월 제정된 AI DC 특별법(지방 구축 시 계통 영향평가 면제, 타임아웃제 도입 등)을 발판 삼아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이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김 대표는 데이터센터산업이 말로만 외치는 자가선언의 단계를 지나 철저히 정량화된 수치로 증빙해야 하는 고감시체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DC수요의 약 70%가 고도화된 AI 워크로드 처리에 집중되고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생산량의 70%를 빅테크 클러스터가 소비하며 전체 운영비(OPEX)의 최대 70%가 순수 전력비용으로 지출되는 환경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글로벌대기업의 70% 이상이 엄격한 친환경·지속가능성 목표를 도입함에 따라 임차인(테넌트) 유치를 위해서도 지속가능성 표준의 증명이 비즈니스의 필수 전제조건이 됐다.
이미 글로벌시장에서는 지속가능성 검증요구가 현실화되고 있다. 아일랜드 더블린은 DC가 국가전력의 20% 이상을 소비하자 신규 개발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뒤 배터리저장장치(BESS)나 자가발전 등 계통 보조서비스 참여를 조건으로 해법을 제시했다. 싱가포르는 신규 DC 허가조건으로 PUE 1.3 이하를 의무화했으며 미국 버니지아주는 송전 인프라 구축비용의 85%를 민간 DC가 부담하도록 판결했다.
김 대표는 "제3자의 객관적인 검증과 공시가 없는 자산은 △전력망 접속 불허 △투자 배제 △테넌트 이탈 등으로 이어져 사업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GRESB는 일반 부동산지표(테넌트 만족도 등)를 배제하고 데이터센터 고유의 운영 복잡성을 반영한 표준화된 전용 검증체계를 제공한다. 평가지표는 프로세스와 전략을 보는 ‘설계·관리(Management Practices)’와 실제 성과를 실측하는 ‘성과·지표(Material Issues)’ 등 두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핵심 성과지표로는 △전력효율성인 PUE △재생에너지 사용비율(RE%) △온실가스배출량(Scope 1·2·3 연간 실측치) △냉각효율성인 WUE(글로벌 평균 1.8L/kWh 미만 관리) △폐열 및 E-waste 재활용률을 다루는 순환성(Circularity) 등이 포함된다.
김 대표는 특히 자본조달과 우량 임차인 확보라는 지방 데이터센터의 두가지 난제를 해결하는 열쇠로 GRESB를 통한 ‘Green Pass’전략을 제안했다. 호남·경북 등 지방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통한 재생에너지 직접조달(PPA)이 용이하고 차등 요금제 혜택으로 OPEX를 대폭 절감할 수 있으며 내륙 지역(경산 금호강, 진주 남강 등)의 안정적인 공업용수 공급이 가능해 RE%, PUE, WUE 등 GRESB 3대 핵심지표에서 수도권 DC보다 구조적으로 높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이렇게 획득한 글로벌 신뢰(Green Pass)는 자본조달 측면에서 △SFDR Article 9 요건 충족 △대출 한도 확대 △SLL(지속가능성연계대출) 및 그린본드 발행 금리 우대 등으로 이어져 금융 비용을 낮춘다. 동시에 대기업 공급망 실사(Scope 3) 대응이 시급한 강소기업·스타트업 및 공공기관 협력사 등 우량 임차인을 유인하는 강력한 지표가 되어 공실 리스크를 회피하고 안정적인 운영 수익(NOI)을 확보하게 만든다.
김윤진 GRESB 한국대표는 “2025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GRESB 심사에 참여한 데이터센터 자산이 700개를 넘어섰고 그 자산 가치는 1,180억달러(한화 약 160조원)에 달한다”라며 “2033년까지 누적 CapEx 전망치가 3조달러에 육박하는 초고성장 AI DC시장에서 검증된 데이터만이 자본과 테넌트를 끌어오는 시장언어로 기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가능성을 의무적인 비용으로 보지 말고 자산가치 제고(Value Up)와 금융비용 절감, 최종 자산 매각가치(Exit Value) 극대화 등을 위한 최선의 전략적 선택으로 활용해 달라”고 말했다.
“전력망 한계 극복, 수요 분산·실수요자 중심 평가 강화”
허진영 한국전력공사 계통기획처 계통영향평가부 차장은 ‘전력계통영향평가 현황 및 주요이슈’를 주제로 발표하며 AI산업 성장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으로 전 세계적인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전력망을 국가전략 안보인프라로 격상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량은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945TWh로 2.3배 급증할 전망이다. 허 차장은 “수요는 수도권에 몰려 있고 발전력은 비수도권에 집중된 지역 편중 여건상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다”라며 “하지만 주민 수용성 저하와 지자체 비협조로 인해 송전선로 건설이 최소 15년에서 최대 20년까지 지연되는 등 한계에 봉착했다”고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전력망 수용 한계에 대응하기 위한 해외 규제사례가 공유됐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는 2024년 7월 낙뢰사고로 인한 순간 전압강하 시 데이터센터 보호를 위한 무정전전원장치(UPS)가 불시에 동작하면서 1.5GW의 대규모 수요가 일시 탈락하는 사태가 발생했으나 비상조치로 연쇄 정전을 막아냈다. 이에 대응해 미국 ERCOT은 원격차단 장비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며 아일랜드는 자체 전원 확보를 신규 접속 허가조건으로 내걸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도시계획을 통해 입지 규제를 시행 중이며 중국은 동수서산 정책과 연계해 권역별 PUE 상한을 충족하지 못하면 승인 대상에서 배제하는 강력한 에너지효율 규제를 펼치고 있다.
한국전력이 도입해 시범운영 중인 ‘전력계통영향평가’는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에 근거해 신·증설 10MW 이상 대용량 전기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전국에 걸쳐 실시된다. 기존 전력공급 절차 중 사전검토 단계를 이 평가로 가름하며 △기술적 요소(55점) △비기술적 요소(15점) △정책적 요소(30점) 등을 종합 평가해 70점 이상일 경우에만 통과 통보서를 발급한다. 다만 △재난 응급조치 △군사 기밀 △국가 안보 및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에 한해서는 평가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각 구역별 가스 관리방안으로 기술적 평가는 한전이 직접 계통 검토를 수행하며 과부하 정도에 따른 ‘전력공급 여유(15점)’, 상정 고장 시 과부하 증가율을 보는 ‘과부하 증가 수준(10점)’, 설비 보강 시간과 비용을 따지는 ‘전력공급 여유 확보 난이도(20점)’, 자가발전 및 ESS 계획을 평가하는 ‘전력공급 영향 최소화 방안(10점)’ 등으로 구성되고 위반 시 감정된다.
비기술적 평가는 자기자본비율 및 신용등급을 검증하는 ‘사업 추진 안정성(5점)’, 지자체 세수 확보 비중을 보는 ‘지방재정 기여도(5점)’, ‘산업 활성화효과(부가가치 유발 2.5점, 고용 유발 2.5점)’로 구성돼 허수 사업자의 용량 선점을 차단한다. 정책적 평가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직접 작성하며 ‘전력 자립도(10점)’, ‘전력정책 부합도(20점)’, ‘전력수요 입지 적정성(가·감점 ±15점)’ 등을 심사한다.
실제 제도가 가동된 이후 신청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신청용량의 94%가 데이터센터 업종에 집중돼 특정 지역 쏠림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후부가 제도를 개정하면서 수도권 규제 성격이 극도로 강화됨에 따라 비수도권의 데이터센터 통과용량대비 수도권 지역의 최종 통과율은 단 18.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진행된 고시 제정안의 핵심은 기존 3개 축 구조를 ‘기술적 평가’와 ‘비기술적 평가’의 2개부문으로 유연하게 통합 체계화한 점이며 전력소비가 극도로 과밀된 지역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전력이용밀도’ 감점지표가 신설돼 향후 지방 분산 시그널링이 한층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허진영 차장은 “지난 6월 고시 행정예고를 통해 약 20일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취합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현재 기후부와 함께 제출된 의견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라며 “법적 시행령에 발맞춰 시범 운영단계를 넘어 제도가 공식 고시화되는 만큼 전력망 투기를 일삼는 허수 사업자를 배제하고 지역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를 실현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엄격한 계통영향 평가체계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