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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덕준 KCL ZEB센터장

“ZEB 고등급화·결로방지 위한
3차원 열교평가체계 구축 시급”

제로에너지(ZEB) 고등급화와 결로방지를 위해 외피 열교차단기술의 중요성이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현행 평가제도 및 표준 가이드라인의 한계로 현장적용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은 최근 ‘ZEB 3등급 공동주택 핵심기술개발 연구단’ 과제를 통해 ‘단열성능 개선을 위한 열교 유형별 표준 성능평가방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박덕준 KCL ZEB센터장을 만나 ZEB 고등급화 추세 속 열교차단의 중요성과 실물 목업 기반의 3차원 열교평가체계 구축 및 열교차단 활성화를 위한 개선방안 등을 들었다.

 

■ KCL 주관 ‘ZEB 3등급 공동주택 핵심 기술개발 연구단’ 과제를 소개한다면
‘ZEB 3등급 연구단’은 국토교통부·과학기술진흥원이 지원하는 과제로 고층형 공동주택을 ZEB 3등급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패시브·액티브·신재생·실증기술을 종합 개발한다.

 

KCL이 세부주관인 1-6세부 ‘단열성능개선을 위한 열교 유형별 표준 성능평가방법 개발’은 열교를 신뢰성 있게 측정·평가하고 그 결과를 제도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CL이 목업 성능평가, 아주대가 시뮬레이션 표준·제도 반영, 인하대가 현장평가 경량화·재현성을 분담하는 협업구조로 진행 중이다.

 

 

시뮬레이션 성능평가 시험방법 KS표준(안)을 통해 ISO 10211·14683을 국내 공동주택에 맞게 정합화해 2D·3D 수치해석으로 선형열관류율과 표면온도를 산정하는 표준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목업 성능평가 시험방법 KS표준(안)은 외벽·세대 슬래브 접합부 같은 3차원 열교를 실물 크기 비율로 시험하는 목업챔버와 절차를 구축하며 제도·정책 개선(안)은 한국·독일·미국·영국·일본의 제도와 성능평가 프로그램을 비교·분석하고 ECO2 반영 알고리즘과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 건설기준’ 열교부위 평가기준(안)을 제안한다.

 

핵심 지향점은 설계단계 시뮬레이션을 시작으로 △실물 목업 검증 △현장 측정 순으로 이어지는 일관된 열교평가체계를 구축하고 그 결과를 ZEB 인증·설계기준에 연결하는 것이다.

 

■ 열교가 건축물 에너지성능에 미치는 영향과 ZEB 고등급화에서 열교차단의 중요성은
열교는 건물외피에서 단열의 연속성이 깨지거나(관통·접합부) 형상 특성상 열이 집중되는 부위(모서리 등)에서 열이 국부적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다. 건축물 외피의 면 단열이 강화되면 전체 외피 열손실이 감소하며 그 중 열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

 

ZEB 고등급화로 갈수록 패시브성능의 개선여지가 면 단열에서 창호·기밀·열교 등 세부요소로 이동하며 이중 3차원 열교의 상대적 비중이 커지게 된다.

 

특히 국내 공동주택은 △발코니 확장 △외기에 직접 접하는 세대 슬래브 △파라펫 △최상층·최하층 접합부 등 구조적으로 열교가 불가피한 부위가 많아 구조용 열교차단재(structural thermal break)와 단열 연속화 설계의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열교는 ‘피할 수 없는 손실’이 아닌 ‘설계·시공으로 관리가능한 손실’이며 ZEB 고등급화에서는 에너지자립률 목표달성과 결로방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건축기술이다.

 

■ 현행 제도의 한계와 문제점은
2025년부터 민간 공동주택에 ZEB 5등급 수준의 에너지기준이 적용되고 있으나 열교차단기술 적용은 여전히 활발하지 않다. 이는 세 가지 구조적 원인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민간 의무수준은 초기 시장 수용성과 도입 부담을 고려해 에너지자립률 13~17%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설정돼 있다. 이 수준에서는 고효율 창호·냉난방·조명·태양광 등 설비요소만으로도 기준 충족이 가능해 현 단계에서는 열교차단과 같은 설계·시공 디테일이 복잡한 기술을 적용할 유인이 아직 크지 않다.

 

이어 외피 열교부위별 선형 열관류율기준(별표11)은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 제7조 ‘권장사항’으로 규정돼 있으며 30세대 이상 공동주택 대상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의 건설기준’에는 적용되지 않아 연계체계가 보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설사와 설계사에서 믿고 채택할 수 있는 고성능 제품·기술과 현장에서 적용가능한 다양한 설계·시공 디테일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기준 간 정합성 확보가 필요하다.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별표11) △공동주택 결로방지 설계기준(TDR)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의 건설기준 △ZEB인증 등이 일관성있는 열교부위 정의·경계조건·산정체계를 공유해 제도 목적별 차별화하면서도 제도간 평가체계의 연계가 시급하다.

 

이에 더해 성능평가 경로의 다층화가 검토돼야 한다. 독일은 △기본 일괄 가산치(0.10W/㎡·K) △표준상세 동등성 입증(Kategorie A: 0.05 / Kategorie B: 0.03) △상세계산(프로젝트별 선형 열관류율 산정) 등의 3단계 경로를 두고 정밀하게 차단할수록 에너지수지에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국내에도 △기본 가산치 △표준상세 준수 △ISO 10211 상세해석 경로 순으로 유기적인 연계구조 구축이 필요하다.

 

■ 실물 목업 구축의 핵심기술은


기존 열상자법(KS F 2277, ISO 8990)은 평면형 시험체의 면 열류를 정상상태에서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에 따라 발코니·슬래브 돌출부처럼 3차원으로 열이 빠져나가는 공동주택 열교를 직접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한계를 넘기 위해 KCL연구단은 외벽·세대 슬래브 접합부를 실물 크기 비율로 평가할 수 있는 목업챔버를 구축하고 있다.

 

시험체 규격 결정의 핵심은 자중 문제다. ISO 10211의 이격거리 요건을 물리시험체에 그대로 적용하면 자중이 과도해 인양·안전문제가 발생하므로 정상상태 선형열관류율에 수렴하는 ‘최소 슬래브 내민 길이’를 수치 전열해석으로 산정해 극한 조건과 최적 조건에서 확인했다.

 

또한 시험체 하중은 천장 크레인 한계(3톤) 이내인 약 800kg으로 안전성과 정밀도를 동시에 만족하는 규격을 설정했다.

 

목업시험을 통해 신규 열교차단 공법·제품의 3차원 단열성능을 공인 시험성적서로 입증하는 체계가 만들어지면 △시장 △기술 △제도 등의 연결이 한층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BIM·디지털트윈을 활용한 사전 열교평가 가능성은
BIM과 디지털트윈은 열교평가의 가장 큰 부담인 부위마다 2D·3D 상세해석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자동화·표준화함으로써 설계단계에서 미리 열교를 진단하는 가능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BIM의 형상·재료정보를 IFC 기반으로 추출해 건물에너지해석(BEM)과 자동연계하고 구조 부재의 열교를 반자동으로 검출할 수 있다.

 

설계 전 단계에서는 BIM모델에서 외피 접합부를 자동인식하고 표준 열교 카탈로그나 경량 계산모델로 부위별 선형열관류율을 즉시 산정해 ‘열교 핫스팟’을 시각화할 수 있다. 설계·검토단계에서는 핫스팟에 열교차단재·단열 연속화 대안을 적용해 에너지·결로(표면온도)효과를 즉시 비교하고 비용효율적 우선순위를 정한다.

 

이어 준공·운영(디지털트윈)단계에서는 드론·열화상(IRT)·IoT센서로 취득한 실측데이터를 BIM에 연계해 설계대비 실제 열교를 확인하고 하자·리트로핏 의사결정에 활용 가능하다.

 

다만 신뢰성을 위해서는 BIM 객체에 선형 열관류율값·표면온도 같은 열교속성을 담는 정보표준이 전제돼야 하며 단계적으로 BIM 간이평가는 △스크리닝 △상세해석 △목업 △현장측정 등은 ‘검증’으로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 여름철 역열교와 기후탄력형 건축물을 위한 열교차단기술 고도화 방향은
열교는 겨울에는 열을 밖으로, 여름에는 열을 안으로 더 빠르게 전달한다. 외기가 실내보다 높은 여름철에는 △슬래브 끝단 △콘크리트 보 △창호 주변 등과 같은 열교부위로 외부 열이 집중 유입돼 냉방부하를 키우는 ‘여름철 역방향 열류’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정상상태가 아니라 △기후 △일교차 △축열 등을 반영한 동적(비정상상태) 해석으로 산정해야 하는 복잡성이 있다.

 

‘기후탄력형(climate-resilient) 건축물’이라는 관점에서 열교차단기술은 ‘열교를 막는 부품’에서 ‘기후충격에 견디는 외피성능을 시장에서 인정할 수 있는 종합체계’로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겨울 손실·여름 취득·결로·과열 등을 종합 평가하는 동적 열교평가로 전환이 시급하며 △시뮬레이션 KS표준 △목업 KS표준 △현장 측정표준 등을 BIM·디지털트윈으로 연결해 설계부터 현장 운영까지 열교를 일관되게 추적하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결로·과열 동시 대응형 솔루션 마련도 시급하다. 열교차단재를 단열뿐만 아니라 표면온도·여름 일사 취득까지 고려한 통합 외피시스템으로 발전시켜야 하며 열교차단성능과 구조 안전성·내화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자재를 발굴해야 한다. EU EPBD와 같이 전과정(LCA) 탄소도 함께 평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2010년대 단열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해 제로에너지건축의 기반을 다져 왔으나 고등급 ZEB가 일상이 될수록 열교차단은 패시브건축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변수가 된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으며 관리되지 않으면 시장도 정책도 작동하지 않는다.

 

열교를 잘 차단한 설계가 에너지성능을 적합하게 평가받고 보상받는 구조를 단계적으로 갖춰 나가야 하며 업계에서는 열교차단을 인허가 대응용이나 결로 민원 방지용 보조수단이 아닌 ZEB 고등급화의 핵심 경쟁력으로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

 

또한 ‘ZEB 3등급 연구단’이 구축 중인 목업챔버와 평가표준은 신규 공법·제품이 그 성능을 공인데이터로 입증하는 통로가 될 것이다. 각 기술을 개발한 필드의 전문가들이 표준화과정에 적극 참여해 ‘현장에서 검증된 기준’을 함께 만들어 가길 바란다.

 

△시뮬레이션 △실물목업 △현장측정 등을 아우르는 신뢰성 있는 열교평가체계를 완성하고 그 결과를 제도에 연결하는 것은 R&D만으로 이룰 수 없다. 산업계를 비롯해 △기술 △정부 △제도 △학계 등의 검증이 함께해야 한다.

 

기후위기시대에 안전하고 에너지 자립적인 공동주택을 만드는 일에 많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