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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데이터센터 2상냉각용 유체 ‘PFAS 심사’ 논란

EPA, 케무어스 ‘Opteon 2P50’ 연계 신규 화학물질 심사
환경단체 “PFAS·대기분해산물·누설·폐기 위험 재검토해야”

 

AI 데이터센터의 고밀도 서버를 냉각하기 위한 2상 액침냉각용 유전체 유체가 미국에서 환경규제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데이터센터 2상냉각용으로 개발된 신규 불소계 유체인 케무어스의 ‘Opteon 2P50’을 독성물질관리법(TSCA)에 따라 심사하는 가운데 환경단체들이 해당 물질의 PFAS 해당 가능성과 대기 중 분해산물, 누설·폐기과정의 환경영향을 이유로 상용화를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냉각유체 제조사인 케무어스는 ‘Opteon 2P50 제품이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고 폐회로에서 순환해 외부배출을 최소화하며 기존 공랭식 데이터센터보다 냉각전력과 물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논란은 2상냉각 또는 불소계 냉각유체에 대한 미국의 일반적인 금지조치가 아니다. 특정 신규화학물질의 제조·수입 전 심사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다. 다만 데이터센터 냉각기술의 평가범위가 열제거능력과 PUE·WUE를 넘어 화학물질의 독성, 잔류성, 누설, 회수와 폐기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액체냉각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PA, 3월 신고 접수… 최종 처분 공란

EPA 공개자료에 따르면 신규화학물질 사전제조신고(PMN) 사건번호 ‘P-26-0071’은 지난 3월20일 접수됐으며 7월27일 심사범위 설정회의가 진행됐다. 8월4일 현재 EPA 공개목록의 최종 처분란은 비어 있어 제조 허용이나 제한, 추가시험 명령 또는 금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해당 물질은 환경단체와 관련 공개자료에서 케무어스가 개발 중인 데이터센터 2상냉각용 유전체 유체 ‘Opteon 2P50’으로 확인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화학물질명을 ‘3-Hexene, 1,1,1,2,2,5,5,6,6,6-decafluoro-, (3E)-’로, CAS 등록번호를 1256353-26-0으로 제시했다. 다만 EPA가 공개한 PMN 서류에서는 신고기업과 일부 정보가 영업비밀로 처리돼 있다.

 

Earthjustice를 비롯한 17개 환경·보건단체는 7월15일 EPA에 공동의견서를 제출했으며 의견서는 7월17일 연방 규제정보시스템에 공식 등록됐다. 이들은 해당 물질의 제조를 허용하기 전에 독성, 환경잔류성과 전 생애주기 배출 가능성을 추가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절차는 통상 ‘EPA 승인심사’로 표현되지만 법적으로는 허가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 신규화학물질을 제조하거나 수입하려는 기업은 원칙적으로 최소 90일 전에 PMN을 제출해야 하며 EPA는 제출된 용도, 생산량, 예상배출, 작업자·소비자 노출, 폐기와 시험자료를 바탕으로 위험성을 판단한다.

 

비등점 49℃… 증발·응축 통해 서버열 제거

Opteon 2P50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유전체 액체에 서버를 담그는 2상 액침냉각용으로 개발된 불소계 HFO 유체다.

 

단상 액침냉각에서는 액체가 서버열을 흡수한 뒤 펌프와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한다. 2상 방식에서는 유체가 발열부품 표면에서 끓어 증기로 변하면서 잠열을 흡수하고 상부 응축기에서 다시 액체로 변해 서버조로 돌아간다.

 

케무어스가 공개한 기술자료에 따르면 2P50의 정상 비등점은 약 48.9℃, 25℃에서의 밀도는 1.456g/cm³이며 GWP가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기준 10, 오존층파괴지수 0이다. 인화점과 가연한계가 없는 비가연성 유체이며 직업노출한계는 200ppm으로 제시했다.

 

케무어스의 관계자는 “폐회로에서 증기가 응축돼 다시 순환하기 때문에 유체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라며 “기존 공랭식대비 냉각에너지 사용량을 90% 이상 줄이고 데이터센터 물사용량을 거의 제거하며 냉각시스템 설치면적을 최대 60% 축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 NTT DATA, Hibiya Engineering 등과 전체 규모 2상 액침냉각 실증을 진행했으며 2CRSi와는 H200 GPU 서버를 포함한 고밀도 2상 액침 및 직접수냉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해당 냉각유체가 연구실 수준을 넘어 상용 서버플랫폼 적용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환경단체 “PFAS 구조… 분해산물까지 평가해야”

환경단체들은 Opteon 2P50가 EPA의 신규 PFAS 평가체계에서 사용하는 구조적 정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EPA는 TSCA 신규화학물질 심사에서 특정 불소화 탄소구조를 가진 물질을 PFAS로 분류하고 원물질뿐만 아니라 환경에서 생성되는 분해산물과 대사산물도 함께 평가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PFAS의 법적·과학적 정의는 미국 내 규제프로그램과 EU 등 국가·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며 PFAS로 분류된 모든 물질의 독성이나 노출위험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환경단체들은 의견서에서 해당 유체의 포유류 독성자료와 장기노출자료가 충분하지 않으며 제조사가 제안한 작업장 노출기준을 검증하기 위한 독립적인 자료도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수생생물 독성과 환경 중 이동성, 잔류성도 추가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기 중으로 배출된 물질이 분해되면서 초단쇄 PFAS인 과불화프로피온산(PFPrA)과 트리플루오로아세트산(TFA) 등을 생성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러한 분해산물이 환경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물을 따라 이동할 수 있어 냉각유체 원물질의 직접독성만으로 위해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폐회로라는 설명도 전체 생애주기에서 무배출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단체들의 주장이다. 냉각유체의 제조와 운송, 최초 충전, 서버 교체, 유지관리, 배관·탱크 누설, 사고와 설비 폐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배출량을 심사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데이터센터 이외의 전기차 배터리 등 향후 확대될 수 있는 용도까지 ‘합리적으로 예상 가능한 사용’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환경단체들은 PMN 공개자료에서 화학물질의 건강·안전성, 생산량과 배출관련 정보가 광범위하게 비공개 처리돼 이해관계자가 위험성을 충분히 검증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케무어스 “PFAS는 하나의 위험군 아냐”

케무어스는 PFAS를 하나의 동일한 유해물질군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일부 광범위한 PFAS 정의가 불소중합체와 불소계 가스를 함께 포함하지만 화학구조, 물리적 성질과 사용방식에 따라 위해성과 노출 가능성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적절한 배출관리와 회수체계를 적용하면 불소계 물질을 책임 있게 제조·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케무어스는 자체 생산시설의 PFAS와 불소계 유기화합물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대비 최소 99% 줄이겠다는 목표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케무어스 전체의 배출감축 목표이며 개별 데이터센터 냉각시스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누설량이나 폐기단계의 배출량을 직접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다.

 

2P50와 관련해서도 케무어스는 증발한 유체가 응축돼 다시 순환하는 폐쇄형 시스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상운전 중 배출량이 제한적이며 제품의 낮은 GWP와 물·에너지절감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GWP와 화학적 안전성은 다른 지표

이번 논란의 핵심은 GWP가 낮다고 해서 화학물질의 환경·보건 위험도 자동으로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GWP는 특정 물질이 대기 중에서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이산화탄소와 비교한 기후지표이며 오존층파괴지수는 성층권 오존층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다. 반면 PFAS 논의는 물질의 환경잔류성, 이동성, 독성, 생물축적 가능성 및 분해산물 등을 평가한다.

 

케무어스 자료에 따르면 2P50은 GWP가 10이다. 이는 기후영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이지 장기간 노출과 생태독성, 환경 중 분해산물에 대한 평가를 대체하지는 못한다.

 

반대로 PFAS 구조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사용조건에서의 실제 위험이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위해성은 물질 자체의 유해성과 사용량, 누설률, 노출경로, 회수·폐기방식이 결합해 결정된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냉각유체의 평가는 △열·전기성능: 비등점, 잠열, 점도, 절연성, 열전달성능, 서버 적합성 △기후영향: GWP, 대기수명, 오존층파괴지수 △화학안전: 인체·생태독성, PFAS 해당 여부, 분해산물, 작업자 노출 △시스템안전: 가연성, 압력, 누설감지, 비상환기, 화재·사고 대응 △생애주기: 제조·충전·정비 중 손실, 회수·재생, 운송과 최종폐기 △규제적합성 등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EPA 판단 따라 시험·사용제한 가능

EPA는 TSCA Section 5에 따라 신규화학물질이 ‘불합리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신고기업에 심사종료를 통지하고 제조·수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이용 가능한 정보가 불충분하거나 제조·사용과 노출량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Section 5(e)에 따라 동의명령을 체결할 수 있다. 이 경우 생산량, 사용처, 작업자 보호장비, 배출·폐기방법을 제한하거나 추가 독성시험을 요구할 수 있다.

 

EPA가 불합리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하면 Section 5(f)에 따라 제조·가공·유통·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심사의 결과는 단순 허용 또는 금지 외에도 데이터센터 내부 폐회로 사용, 연간 제조량 제한, 누설·회수조건과 추가시험 의무 등 조건부 형태로 나올 수 있다.

 

EPA의 결정은 Opteon 2P50 하나의 시장성뿐만 아니라 유사한 불소계 2상 액침냉각유체의 후속 심사에도 참고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2상냉각, 물 절감하지만 유체관리가 비용요인

2상 액침냉각은 서버팬과 대규모 공기순환설비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일정한 비등온도에서 고밀도 부품의 열을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종 열방출계통을 드라이쿨러와 연계하면 데이터센터의 직접 물사용량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냉각유체의 가격과 충전량, 증발·누설 손실, 서버 유지보수, 회수·정제와 폐기비용은 사업성에 영향을 미친다. 특정 제조사의 전용유체에 의존할 경우 장기 공급계약, 가격변동과 대체유체 호환성도 확인해야 한다. 환경규제가 강화돼 신규 독성시험이나 회수·폐기 의무가 추가되면 초기 유체비용뿐만 아니라 운영기간 전체의 환경관리비가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제조사가 낮은 누설률과 높은 회수율을 실제 운전자료로 입증하면 2상냉각의 물·전력절감 효과와 함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2상 액침냉각, 단상 액침냉각과 물·글리콜 기반 직접수냉 가운데 냉각방식을 선정하는 데 새로운 판단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