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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고객 확보 후 5GW AI DC 짓는다”

SK하이퍼, 부지·전력 선점·글로벌 고객 유치 전담
직접투자 최소화… SI·FI·PF 등 외부자본 적극 활용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AI DC)사업의 투자원칙을 명확히 했다. 부지와 전력은 선제적으로 확보하되 데이터센터를 먼저 건설한 뒤 고객을 찾는 ‘선(先) 구축·후(後) 수요’ 방식은 지양하고 고객을 확보한 이후 실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투자부담에 대해서도 사업 주도권은 SK텔레콤이 가져가되 직접투자는 최소화하고 전략적 파트너와 재무적투자자(FI),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외부자본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열린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AI데이터센터 전문 사업개발법인 SK하이퍼의 설립배경과 투자계획, 5GW AIDC 수요 전망 및 자금조달 전략을 공개했다.

 

박종석 SK텔레콤 CFO는 “AI 데이터센터사업은 글로벌 AI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시장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실행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SK텔레콤은 AI인프라 설계자로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며 AI데이터센터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K하이퍼 설립… “부지·전력 선제 확보”

SK텔레콤이 SK하이퍼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가장 큰 이유는 대규모 AI DC 개발에 필수적인 부지와 전력을 선점하고 자금조달구조를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박종석 CFO는 질의응답에서 “AI 데이터센터사업의 중요한 선행요건 중 하나는 부지와 전력 확보”라며 “이러한 핵심자산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외부자금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사업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SK하이퍼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퍼는 확보한 부지와 전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을 유치하고 개별 AI DC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사업개발 전담회사 역할을 맡는다.

 

박 CFO는 “SK하이퍼는 AI데이터센터 사업개발을 전담하는 회사로, 확보한 부지와 전력을 기반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사업개발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SK하이퍼에 총 7,500억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했다. 출자금은 울산을 비롯한 AI DC 사업부지 확보와 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변전설비 등 초기 사업개발에 투입된다. SK하이퍼는 SK브로드밴드가 추진하고 있는 기존 데이터센터사업과도 별도로 운영된다.

 

박 CFO는 “SK하이퍼는 SK브로드밴드가 추진 중인 기존 데이터센터사업과는 별개로 15GW AI 데이터센터사업 추진을 위해 신설한 독립법인으로 이미 별도의 인력과 조직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 및 사업개발 역량과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한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경험을 결합해 그룹 차원의 AIDC 개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울산 시작으로 5GW 확대… 글로벌 빅테크와 협상

SK하이퍼는 울산을 시작으로 사업을 본격화한다.

 

박 CFO는 “SK하이퍼는 부지와 전력 등 사업화의 핵심요소들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고객을 유치해 개별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며 “향후 울산을 시작으로 글로벌 빅테크를 포함한 다양한 잠재고객들과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면서 5GW 확장을 위한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AI DC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SK텔레콤의 2분기 전체 매출은 데이터센터사업 성장 등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0.5% 증가한 4조3,59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6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7.3% 증가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사업은 판교 데이터센터 등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92.5% 성장했다. 지난 5월에는 서울지역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도 착수했다.

 

박 CFO는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의 안정적인 구축과 운영을 통해 AI 데이터센터사업의 실적기반을 지속 확대하겠다”라며 “대한민국 1등 통신사업자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등 AI 인프라사업자로 진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AI인프라 수요, 일시적 현상 아니다” 강조

컨퍼런스콜에서는 최근 국내외 사업자들이 잇따라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계획을 발표하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추진하는 5GW가 실제 수요에 기반한 규모인지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이재신 SK텔레콤 AI사업개발담당은 “AI인프라 수요 증가를 단기적인 AI 투자붐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인프라수요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추론수요 확대와 공공 및 산업 전반으로 AI 활용이 확산되는 구조적인 변화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AI인프라 수요는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AI 학습뿐만 아니라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론 영역에서 컴퓨팅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산업과 공공부문의 AI 전환까지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AI투자 확대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 담당은 “글로벌 빅테크들도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전력, 커넥티비티, 용수 등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핵심요소를 동시에 갖춘 입지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한국은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수요를 유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AI데이터센터 운영경험과 네트워크 인프라 경쟁력, SK그룹의 AI인프라 풀스택 자산을 바탕으로 고객 요구요건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현재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실제 AI인프라 수요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5GW 확장은 고객수요를 기반으로 유연하게 대응하며 순차적으로 진행시켜갈 계획이라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제시한 5GW는 일시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확정물량이라기보다 글로벌 고객수요에 따라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구체화하는 중장기 개발목표에 가까운 것으로 풀이된다.

 

초기투자금 7,500억원보다 늘어날수도 

대규모 AI DC 개발에 필요한 투자재원도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SK텔레콤은 SK하이퍼에 7,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지만 5GW까지 개발규모를 확대할 경우 초기 투자자금 자체도 현재 계획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박 CFO는 “SK하이퍼에 7,500억원의 출자를 약정했는데 5GW까지 확대하는 것을 감안하면 초기 투자금 역시 이보다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최종 투자규모는 글로벌 고객 요구사항과 구체적인 비즈니스모델(BM), 사업일정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현 단계에서 총사업비를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즉 7,500억원은 5GW AI DC 전체를 건설하기 위한 총사업비가 아니라 부지·전력·변전설비 등을 확보해 사업을 개발하기 위한 초기자본 성격이 강하다.

 

실제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은 SK텔레콤이 전액 부담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초기 사업개발 이후 글로벌 고객이 확보되면 재무적투자자 유치와 프로젝트금융 등을 통해 본격적인 건설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박 CFO는 “초기 투자 이후 실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재원은 고객 확보 이후 재무적투자자로부터의 투자유치 등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라며 “AI데이터센터사업은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수반되는 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는 규모 전부를 당사가 직접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략적 파트너 투자와 FI, PF 등 다양한 외부자금을 최대한 활용한다. 특히 기존 데이터센터 투자방식과 비교해 SK텔레콤의 직접 자본투입을 줄이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박 CFO는 “GW 규모 확장에 있어서는 지금까지의 데이터센터 투자방식과 달리 사업의 주도권은 당사가 가져가되 직접투자는 최소화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퍼에 약정한 7,500억원 중 올해 실제 출자되는 금액은 3,300억원이다. 나머지는 2027년 이후 사업진행에 맞춰 분할 출자할 예정이다.

 

“고객 확보 후 DC 빌드”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질의응답 마지막에 나왔다. 대규모 AI DC 투자계획이 충분한 고객수요를 확보한 상태에서 추진되는 것인지, 아니면 우선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이후 고객을 찾는 구조인지 명확히 해달라는 질문이 다시 제기됐다.

 

박 CFO는 “5GW 사업추진에 따른 SK텔레콤 투자규모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장의 우려를 감안해 다양한 옵션을 고민하고 있다”라며 “최우선 원칙을 먼저 말씀드리면 선 구축 후 수요 확보가 아닌 고객 확보 후 DC를 빌드하는 원칙을 견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DC 구축에 필요한 재원도 고객 확보 이후 재무적투자자로부터의 투자유치 등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라고 재확인했다. 결국 SK텔레콤의 5GW AI DC 전략은 ‘부지·전력 선점→ 글로벌 고객 확보→ 프로젝트 확정→ 외부자금 조달→ 데이터센터 구축’ 순서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부지와 전력, 변전설비 등 공급이 제한적인 핵심자산은 SK하이퍼를 통해 선제적으로 확보하되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은 고객수요가 확인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진행해 투자위험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SK텔레콤의 AIDC사업 방향은 한층 명확해졌다. SK하이퍼를 통해 부지와 전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SK텔레콤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와 SK브로드밴드의 구축·운영역량을 결합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개발한다.

 

그러나 모든 데이터센터를 SK텔레콤 자체 자금으로 직접 건설하지 않고 고객 확보 이후 SI·FI·PF 등 외부자본을 활용해 순차적으로 구축한다. 특히 SK텔레콤이 직접 ‘선구축 후 고객유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5GW 계획의 실제 진행속도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발표되는 개발부지의 숫자가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와의 실질적인 계약규모가 될 전망이다.

 

전력과 용수, 통신망을 확보한 부지와 글로벌 고객계약이 연결돼야 실제 데이터센터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SK하이퍼사업에서는 △울산 AIDC의 글로벌 고객 확정 여부 △고객별 계약용량 △지역별 전력확보 및 계통연계 일정 △변전설비 구축계획 △FI·SI 및 PF 조달구조 △실제 착공 및 상업운전 일정 등이 5GW 계획의 현실성을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