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냉동공조용 압축기 전문기업 비쳐(BITZER)가 중국 압축기기업들과 합작법인을 잇달아 설립하며 중국 현지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급속동결·동결건조 등에 적용되는 2단 스크류압축기와 데이터센터·공정냉각용 자기부상 원심 냉매압축기를 양축으로 중국 내 개발·생산·판매·서비스체계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비쳐는 올해 3월 중국 신레이컴프레서(XINLEI Compressor)와 2단 스크류압축기 합작법인을 출범시킨 데 이어 5월 난징 CIGU테크놀로지와 자기부상 원심 냉매압축기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불과 두 달 사이 서로 다른 압축기기술을 대상으로 두 곳의 합작사를 세운 것이다.
신레이, 생산-비쳐, 품질·서비스관리
비쳐차이나와 신레이컴프레서는 지난 3월18일 ‘비쳐 투스테이지 상하이 컴프레서(BITZER Two Stages (Shanghai) Compressor Co., Ltd.)’를 공동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합작법인은 비쳐 브랜드의 2단 스크류압축기를 중화권에서 판매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품은 중국시장 요구조건에 맞춰 비쳐차이나와 신레이가 공동으로 최적화했으며 신레이가 비쳐의 기술사양과 품질기준에 따라 생산한다.
신레이는 2006년 중국 저장성에서 설립된 압축기 제조기업으로 피스톤·스크류 공기압축기를 비롯해 자기부상 원심기기, 냉동공조 및 히트펌프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2023년 중국 선전증권거래소 창업판에 상장됐다.
합작사가 선보인 첫 전략제품은 ‘SHST’ 2단 스크류압축기 시리즈다. 이 제품은 급속동결과 동결건조 등 높은 압축비가 요구되는 저온분야를 겨냥해 개발됐으며 저GWP 냉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SHST는 각 압축단에 영구자석모터와 독립형 인버터를 적용했다. 두 압축단의 내부용적비를 각각 조절할 수 있어 운전조건 변화에 대응하면서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
제품은 3개 모델로 구성됐으며 50Hz 기준 토출용적은 250~1,350m³/h다. 최저 –65℃의 증발온도까지 운전할 수 있어 급속동결과 동결건조뿐만 아니라 큰 온도상승폭이 필요한 고온 히트펌프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2단 압축방식은 전체 압축비를 두 단계로 나눠 처리하기 때문에 단단 압축에 비해 초저온 운전에서 토출온도와 압축비를 관리하는 데 유리하다.
비쳐는 합작법인과 SHST 출시를 통해 중국 저온냉동 및 고온 히트펌프시장에 에너지절감·저탄소 솔루션과 현지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자기부상 원심압축기 JV… DC시장 정조준
비쳐차이나는 지난 5월14일 중국 난징 CIGU테크놀로지와 ‘비쳐-CIGU 원심압축기 난징유한공사’를 설립했다.
난징에 본사를 둔 합작법인은 자기부상 원심식 냉매압축기의 생산을 담당한다. 압축기는 중국 고객과 산업별 요구조건을 반영해 비쳐차이나와 CIGU가 공동으로 최적화·개발·생산하며 생산된 제품은 비쳐차이나 계열사를 통해 공급된다.
합작법인의 등록자본금은 4,000만위안이다. 비쳐차이나가 1,960만위안을 출자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CIGU가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다.
제품의 주요 적용분야는 일반 건축물의 쾌적공조를 비롯해 데이터센터와 산업용 공정냉각이다. 비쳐의 글로벌 브랜드·압축기 응용기술·판매망과 CIGU의 자기부상 구동기술 및 현지 생산역량을 결합해 중국 대형 냉동기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과창판에 상장된 자기부상 유체기계 전문기업 CIGU는 자기부상 베어링과 고속전동기, 인버터 및 임펠러 설계기술을 기반으로 자기부상 원심송풍기·공기압축기·진공펌프·냉동기·팽창발전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CIGU는 비쳐와의 합작에 앞서 300~500RT급 저압비 자기부상 냉매압축기 3개 모델의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모듈화·시리즈화를 진행해 왔다. 자기부상 고온 산업용 히트펌프와 소용량 자기부상 냉동기 시제품도 설계·조립·시험했으며 데이터센터를 자기부상 냉동기 주요 적용시장으로 제시하고 있다.
단순 OEM 넘어 ‘중국형 압축기’ 공동개발
두 합작법인은 비쳐가 중국 현지기업에 단순히 생산을 위탁하는 OEM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2단 스크류압축기는 비쳐와 신레이가 중국시장에 맞춰 제품을 공동 최적화하고 신레이가 비쳐의 기술·품질기준에 따라 생산한다. 자기부상 원심 냉매압축기는 비쳐와 CIGU가 제품을 공동개발·생산하고 비쳐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는 구조다.
비쳐의 기술규격·브랜드·응용 노하우와 중국기업의 제조원가·공급망·현지 대응력을 결합해 개발부터 생산, 판매, 사후서비스까지 중국 내에서 수행하는 현지 완결형 사업모델로 풀이된다.
제품군도 상호 보완적이다. SHST는 –65℃까지 내려가는 저온냉동과 고온 히트펌프를 담당하는 반면 CIGU 합작사의 자기부상 원심압축기는 대용량 공조·공정냉각 및 데이터센터용 터보냉동기를 겨냥한다.
특히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랙당 발열량과 냉각부하가 증가하면서 고효율 대용량 냉동기 및 핵심부품인 원심압축기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쳐는 기존 스크류압축기뿐만 아니라 자기부상 원심압축기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중국 데이터센터 냉각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