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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e·Eaton, AI DC 전력·냉각 공동설계

NVIDIA DSX Power & Thermal Reference Design 공개
MV 적용 E효율 최대 15%↑·설치비 30%↓·구리 80%↓ 제시
韓 설계·EPC, 단품사양 넘어 시스템 인터페이스 대응 필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냉각을 초기 설계단계부터 하나의 시스템으로 조정하는 ‘Power & Thermal Co-design’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HVAC기업 Trane Technologies와 전력관리기업 Eaton은 최근 NVIDIA DSX AI Factory Reference Design과 연계한 공동 전력·열관리 Reference Design을 공개했다.

 

양사는 중전압(MV) 전력아키텍처와 데이터센터 냉각플랜트를 사전에 조정해 기존의 전기·기계 분리설계를 하나의 반복 가능한 인프라모델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기존 저전압(LV) 중심 설계대비 에너지효율을 최대 15% 높이고 설치비는 최대 30%, 구리 사용량은 최대 8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기계 ‘각자 최적화’서 공동 최적화로

이번 협력의 핵심은 새로운 칠러나 UPS 한 대를 공동 개발한 것이 아니다. Trane의 냉각플랜트 아키텍처와 Eaton의 전력분배 아키텍처를 하나의 Reference Design 안에서 사전조정해 전력과 냉각설비가 상호연동할 수 있는 설계기준을 제시한 것이 핵심이다.

 

Reference Design은 특정 현장에 그대로 설치하는 턴키 제품이 아니라 반복 적용할 수 있도록 주요 계통구성, 설비배치, 용량산정, 제어원칙과 인터페이스를 정리한 설계청사진이다. 이를 활용하면 프로젝트마다 전력과 냉각계통의 연결조건을 처음부터 다시 정의하는 작업을 줄이고 설계·조달·시운전 과정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에서는 IT부하와 전력설비, 냉각설비가 서로 연관돼 있음에도 설계·발주·시공단계에서는 각각 별도 패키지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전기설계는 수전·변압·UPS·배전용량과 전력신뢰성을, 기계설계는 칠러·CDU·펌프·열방출설비의 냉각능력과 이중화를 각각 확보한 뒤 최종단계에서 두 시스템의 인터페이스를 맞추는 방식이다.

 

그러나 AI GPU의 전력밀도가 높아지고 연산부하가 빠르게 변하면서 이러한 분리설계방식의 한계가 커지고 있다. GPU 전력부하의 급격한 증감은 발열량과 냉각유량 요구량의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력과 냉각시스템이 서로 다른 기준과 시간축으로 대응하면 불필요한 여유용량이나 제어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Trane과 Eaton은 공동 Reference Design을 통해 전력분배와 냉각시스템이 부하변화와 설비상태를 나타내는 선행지표를 교환하고 요구조건에 더 동적으로 대응하도록 설계했다.

 

 

MV 확대… 효율보다 설비구조 변화 주목

양사가 제시한 효율·비용절감의 주요 기반은 MV 전력아키텍처 확대다. 동일한 전력을 높은 전압으로 전송하면 전류를 낮출 수 있어 케이블과 버스웨이 단면적, 구리 사용량 및 전력손실을 줄일 수 있다. 전기실 면적과 현장 배선작업도 줄일 여지가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수백MW에서 GW급으로 확대되고 랙 전력밀도가 상승할수록 저전압계통에서 처리해야 할 전류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에 따라 중전압을 데이터홀 또는 부하에 더 가까운 지점까지 전달하고 최종단계에서 필요한 전압으로 변환하는 구조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Trane과 Eaton의 관계자는 “MV 기반 공동설계를 통해 기존 LV 설계대비 에너지효율 최대 15%, 설치비 최대 30%, 구리 사용량 최대 80% 절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동설계는 Trane의 ‘Continuum Rubin DSX’와 Eaton의 ‘Beam Rubin DSX’ 플랫폼에 각각 포함된다. Eaton의 전력기술이 Trane 열관리플랫폼의 전력분배를 지원하고 양사의 설계는 NVIDIA DSX 플랫폼과 정렬되도록 구성됐다.

 

디지털트윈으로 구축 전 성능검증

Trane–Eaton 공동설계는 NVIDIA Omniverse DSX Blueprint와 연계해 전력·열관리·디지털제어 인프라를 설계하고 검증하는 방향도 제시한다. NVIDIA의 Vera Rubin DSX는 컴퓨팅과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전력·냉각·제어시스템까지 함께 설계하기 위한 AI Factory Reference Design이다.

 

Omniverse DSX는 데이터센터의 배치와 전력토폴로지, 열거동, 운영정책을 디지털트윈에서 시뮬레이션하고 실제 구축 전 설비변경이나 부하변화의 영향을 검토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는 데이터센터 장비기업에도 새로운 요구사항을 만든다.

 

과거에는 정격용량과 효율, 외형도, 통신목록을 제공하는 것으로 설계반영이 가능했다면 앞으로는 장비의 3D모델, 부분부하 성능곡선, 열·유체 특성, 동적응답, 제어시퀀스와 고장모드까지 디지털모델로 제공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칠러와 CDU, 열교환기, 펌프, 밸브, UPS 및 배전설비가 실제 운전조건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구축 전에 검증하려면 제조사의 데이터 공개와 모델 정확도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시운전도 개별 장비의 작동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전력부하 변화에 냉각시스템이 정확하게 응답하는지, 설비고장 시 전력·냉각 이중화가 함께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통합 FAT·SAT와 기능성능시험으로 확대될 수 있다.

 

 

韓 AI DC 설계·발주구조 변화 가능성

국내 AI 데이터센터산업에도 이번 협력은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국내 설계·시공시장은 전기와 기계, IT, 건축분야의 전문성이 구분돼 있으며 장비도 변압기·UPS·배전과 칠러·CDU·펌프·배관 등으로 나눠 발주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GPU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력과 냉각의 Reference Design이 사전에 정해지면 주요 장비사양과 인터페이스가 기본설계 이전부터 결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전기·기계설계사는 각 분야의 용량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AI 랙의 부하변동, 전력품질, 냉각수온·유량, 제어응답과 장애전환을 공동으로 검토해야 한다.

 

EPC와 시공사 역시 전기·기계설비를 각각 조달해 현장에서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 사전설계된 Power & Thermal 모듈을 조립하고 통합성능을 검증하는 역량이 요구될 수 있다.

 

국내 장비기업에는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존재한다. 글로벌 Reference Design에 제품을 등록하거나 호환성을 검증받으면 해외 AI DC 프로젝트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반면 특정 GPU플랫폼과 글로벌 전력·냉각기업을 중심으로 설계가 고정되면 국내 변압기·UPS·CDU·칠러·펌프·밸브·배관기업이 프로젝트 초기단계에서 배제될 위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개별 장비의 고효율·고용량 개발만으로는 부족하다. 글로벌 Reference Design이 요구하는 데이터모델과 통신·제어 인터페이스, 디지털트윈 자산, 시스템단위 시험과 커미셔닝 역량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또한 국내 프로젝트 발주자도 Reference Design을 설계기간 단축수단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수치산정의 기준조건 △설계변경 가능범위 △국산장비 대체 가능성 △운영데이터의 소유권 △특정 벤더 종속성 △유지관리와 성능보증 책임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Trane과 Eaton의 협력은 AI 데이터센터의 경쟁단위가 칠러나 UPS, CDU와 같은 개별 장비에서 전력·냉각·제어를 통합한 시설인프라 전체의 설계·검증능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양사가 제시한 효율·비용절감효과가 실제 현장에서 확인된 것은 아니며 공동설계의 시장영향은 첫 적용프로젝트와 기준설계의 상세조건, 개방형 인터페이스 및 타사장비 수용범위가 공개된 이후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