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1 (금)

  • 흐림동두천 21.3℃
  • 구름많음강릉 20.9℃
  • 구름많음서울 23.2℃
  • 흐림대전 21.0℃
  • 흐림대구 24.2℃
  • 맑음울산 21.7℃
  • 구름많음광주 23.5℃
  • 맑음부산 23.2℃
  • 구름많음고창 21.8℃
  • 맑음제주 25.2℃
  • 구름많음강화 20.7℃
  • 흐림보은 19.2℃
  • 흐림금산 20.6℃
  • 맑음강진군 24.9℃
  • 구름많음경주시 21.7℃
  • 맑음거제 23.2℃
기상청 제공

nVent, Maverick Power 17.5억달러에 인수

AI DC ‘Power & Cooling’ 통합플랫폼 확대

AI 데이터센터의 고밀도화가 가속화하면서 전력과 냉각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공급하려는 글로벌 인프라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에서 전력밀도와 열밀도가 동시에 높아지면서 전력배전과 액체냉각을 별개 설비가 아닌 하나의 인프라아키텍처로 설계·공급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액체냉각과 전력연결·보호솔루션을 공급기업 nVent는 8월24일 데이터센터 중·저압 전력배전 전문기업 Maverick Power를 17억5,000만달러에 인수하는 최종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27~2028년 Maverick이 일정한 실적목표를 달성하면 최대 5억5,000만달러를 현금으로 추가 지급하는 조건도 포함돼 최종 거래규모는 최대 23억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 거래는 규제당국 승인 등 통상적인 조건을 거쳐 올해 4분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Maverick, AI DC 전력배전 ‘핵심축’

미국 텍사스 McKinney에 본사를 둔 Maverick Power는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중·저압 전력배전과 모듈러 전력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주요 제품은 △저압 스위치기어·스위치보드 △중압 스위치기어 △PDU(Power Distribution Unit) △ATS(Automatic Transfer Switch) △STS(Static Transfer Switch) △RPP(Remote Power Panel) △RMU(Ring Main Unit) 등이다. 중압제품은 최대 38kV급까지 공급하며 데이터센터와 산업·유틸리티 등 미션크리티컬시설을 주요시장으로 두고 있다.

 

특히 Maverick은 개별 전력기기 공급을 넘어 스키드와 ePod 등 Integrated Modular Solutions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북텍사스 Garland와 Dallas지역에 총 9만3,000m² 이상의 신규 생산공간​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스위치기어와 PDU뿐만 아니라 스키드, ePod, 통합장비 패키지 등 데이터센터용 모듈러 전력인프라의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했다.

 

Maverick은 현재 텍사스와 애리조나에서 약 900여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nVent는 Maverick의 올해 예상매출을 약 7억달러로 전망했다. 수주잔고와 향후 수요 가시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nVent가 지불하는 17억5,000만달러는 Maverick의 2026년 예상 조정 EBITDA 기준 약 11.5배 수준이다. 세제효과 현재가치를 반영하면 약 10.5배다. nVent는 인수 완료 후 첫해부터 조정 주당순이익(EPS)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액체냉각 2GW 구축… 생산공간 3년간 3만7,200m²↑ 확대

nVent가 Maverick을 인수하는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냉각 아키텍처 변화가 있다. nVent는 이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 랙 매니폴드, Rear Door Heat Exchanger(RDHx), Liquid-to-Air Heat Rejection Unit 등을 갖춘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NVIDIA GB200·GB300 등 고밀도 AI 플랫폼을 대상으로 랙기반 CDU와 Row CDU, 매니폴드, 랙시스템 등을 공급하고 있다. NVIDIA와의 협력을 통해 NVL36·NVL72 등에 적용할 냉각아키텍처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nVent가 지금까지 전 세계에 구축한 액체냉각 용량은 2GW 이상이다. AI·HPC 액체냉각 수요 확대에 대응해 지난 7월31일 미국 미네소타 Blaine에 약 1만4,900m² 규모 신규 생산시설​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3년간 세 번째 액체냉각 생산능력 증설로 신규 확보한 생산공간은 총 3만7,200m² 이상​으로 확대됐다. 새 공장은 2027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nVent는 이미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액체냉각 생산기반 위에 Maverick의 중·저압 전력배전과 모듈러 전력설비를 추가하게 된다.

 

Beth Wozniak nVent 회장 겸 CEO는 “이번 인수가 데이터센터 고객에 대한 전력배전 역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새로운 전력아키텍처와 시스템단위 솔루션을 강화할 것”이라며 “Maverick 역시 양사가 결합하면 데이터센터 고객에게 보다 폭넓은 Power & Cooling Portfolio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I DC, 전력·냉각 경계 사라진다

이번 인수에서 주목할 부분은 AI 데이터센터 공급망이 개별 장비시장에서 전력과 냉각을 통합한 시스템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데이터센터에서는 IT부하를 산정한 뒤 전기설비와 냉각설비를 각각 설계·발주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GPU 랙이 100kW를 넘어 수백kW급으로 높아지면서 랙 전력밀도를 결정하는 순간 필요한 냉각수 유량과 CDU용량, 전력배전용량까지 사실상 동시에 결정된다. 전력과 냉각을 독립적으로 최적화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nVent는 Siemens와 함께 NVIDIA AI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이러한 변화를 이미 구체화하고 있다.

 

양사는 NVIDIA DSX 기반 100MW급 AI 데이터센터 Reference Architecture를 공동 개발했으며 Siemens의 산업용 전력·자동화시스템과 nVent의 D2C(Direct-to-Chip) 액체냉각기술을 결합했다. 기존 GB200 기반 설계에서는 랙당 약 127kW를 전제로 Tier III 대응 전력·냉각구조를 구성했으며 최신 Vera Rubin NVL72용 DSX Reference Design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nVent의 관계자는 “Vera Rubin NVL72와 같은 차세대 AI 플랫폼의 랙밀도가 기존 공랭인프라가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라며 “DSX 설계도 고정된 전력한도 안에서 더 많은 AI연산을 수행하는 ‘tokens-per-watt’를 핵심 성능지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Maverick의 전력배전 플랫폼이 합류하면 nVent는 서버 근접 CDU부터 랙·PDU, 중·저압 스위치기어와 모듈러 전력설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냉각계통의 더 넓은 영역을 포괄할 수 있게 된다.

 

‘프리팹 Power & Cooling’ 확대 주목

Maverick 인수 이후 주목되는 분야는 모듈러와 프리팹이다. Maverick은 스위치기어와 PDU 등을 공장에서 스키드·ePod 형태로 조립·시험한 뒤 현장에 반입하는 통합 모듈러솔루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nVent 역시 CDU와 랙, 매니폴드 등 액체냉각시스템을 모듈화하는 방향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양사의 제품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될 경우 전력스키드와 냉각스키드를 별도로 조달하는 데서 나아가 전력배전과 액체냉각이 사전에 설계·시험된 Prefabricated Power & Cooling Module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인수목적도 ‘new power architectures’와 ‘system-level solutions’를 명시했다.

 

프리팹 확대는 AI 데이터센터 건설기간 단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GPU 세대교체 주기가 빨라지면서 데이터센터는 과거보다 빠른 설계·조달·시공이 요구된다. 전력·냉각 모듈을 공장에서 동시에 제작·FAT(Factory Acceptance Test)한 뒤 현장에 설치할 수 있다면 현장공사를 줄이고 시운전 과정도 단축할 수 있다.

 

글로벌 DC 공급망 ‘통합’ 경쟁 가속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시장에서는 냉각·전력·제어기업의 영역이 빠르게 중첩되고 있다. 특히 NVIDIA DSX를 비롯한 AI Factory Reference Architecture가 확산되면서 서버만 표준화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배전, 냉각, 제어, 모듈러설비까지 하나의 검증된 인프라블록으로 공급하려는 경쟁이 강화되고 있다.

 

nVent의 Maverick 인수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 nVent는 AI 데이터센터용 액체냉각의 구축실적과 생산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Maverick을 통해 중·저압 배전과 모듈러 전력설비를 확보한다. Siemens와 진행 중인 NVIDIA Reference Architecture 협력까지 고려하면 nVent의 데이터센터사업은 개별 CDU나 랙부품 공급보다 Power & Cooling System Architecture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AI 데이터센터의 공급망 경쟁축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서버, UPS, 스위치기어, 냉동기, CDU와 배관을 각각 어느 기업이 공급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수백kW급 GPU 랙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력·냉각시스템에 연결하고 반복 구축할 수 있는가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