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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PVT 융합, 재생열시장 확대 新해법

재생열E 보급시장 확대를 위한 HP·PVT 기술세미나 성료


한국태양에너지학회(회장 김영원)와 한국재생열에너지융합협회(회장 권영호)는 지난 8월26일 청주 오스코에서 ‘재생열에너지 보급시장 확대를 위한 HP·PVT 기술세미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재생열 보급시장 확대를 위해 히트펌프와 태양광·열(PVT) 연계기술의 정책·인증·산업 적용방향을 공유하고 다양한 재생열원과 히트펌프의 융합을 통한 시장확산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영원 한국태양에너지학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공기열에너지가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면서 정부에서도 공기열 히트펌프 효율향상에 많은 관심과 고민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히트펌프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PVT와 융합해 사용하는 것이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어 오늘 이 자리가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재생열 보급정책 강화·R&D 확대 추진

이영재 기후에너지환경부 열산업혁신과 사무관은 ‘히트펌프 등 국내 재생열 보급정책’을 주제로 발표했다.

 

현재 열에너지는 국내 전체 에너지소비의 약 48%를 차지하며 열에너지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전체의 약 29%에 달한다. 특히 열에너지 상당부분이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어 난방과 산업공정 등 열수요의 전기화·탈탄소화가 주요 정책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U와 미국, 중국 등 주요국에서도 건물과 산업부문 탈탄소화를 위한 히트펌프 보급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EU는 화석연료 보일러 퇴출과 건물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일부 주에서도 대규모 히트펌프 보급목표를 수립했다. 중국 역시 청정난방정책과 연계한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도 재생에너지 범위를 지속 확대하는 한편 재생에너지원별 보급지원사업과 미활용열 활용사업을 추진해 왔다. 기존 지열·태양열 중심에서 2019년 수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 범위에 포함한 데 이어 올해 공기열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발전소 온배수와 하수·소각폐열 등 미활용열을 지역난방 등에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히트펌프 보급활성화 방안’과 ‘열에너지 혁신전략’을 마련하며 열에너지 탈탄소화 정책방향을 구체화했다. 가정용 전기요금체계도 개편해 히트펌프 등 전기난방 이용자의 선택권을 확대했다.

 

특히 히트펌프 보급활성화방안의 경우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 보급을 목표로 보조금 지원과 화석연료 중심 제도개선, 핵심기술 개발 및 산업육성 등을 주요 과제로 담고 있다.


올해 4월 발표된 열에너지 혁신전략은 ‘열에너지 혁신으로 실현하는 탈탄소전환’을 비전으로 재생열 공급확대와 히트펌프 보급확대, 재생열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열에너지정책 및 탈탄소화기반 구축 △재생열 공급확대 및 탈탄소화 추진 △히트펌프 등 재생열 이용촉진 △열산업 생태계 강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히트펌프 보급확대를 위한 재정지원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온난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이 설치된 주택에 가정용 히트펌프를 보급하는 사업에 약 144억5,000만원을 투입해 약 2,580가구를 지원한다.

 

도시가스 미공급지역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한 히트펌프 보급사업도 추진 중이다. 사회복지시설에는 에너지복지 차원에서 히트펌프와 태양광설비 등을 함께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사업방식을 보다 다양화할 계획이다. PVT와 히트펌프를 결합한 융복합시스템을 약 20개 사회복지시설에 시범적용하기 위한 예산확보도 추진 중이다.

 

열에너지정책의 법적기반도 강화한다. 정부는 열에너지의 체계적인 관리와 탈탄소화를 지원하기 위한 ‘열에너지 관리 및 탈탄소화 촉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에는 재생열과 미활용열 등 청정열원의 분류체계를 마련하고 재생열 중심의 산업육성과 관련 지원제도를 구축하는 내용 등이 검토되고 있다.

 

열에너지 관련 데이터기반 마련을 위해 올해 열에너지 통계조사와 산업단지 미활용열 조사를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 열지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태양열과 수열, 하수열 등 재생열뿐만 아니라 산업폐열까지 포함한 전국 단위 열지도를 구축해 지역별 열수요와 공급원을 직접 매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열원정보 제공을 넘어 개별사업의 경제성까지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고도화해 재생열과 미활용열의 실제 사업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공동주택 등 건물부문에서 히트펌프 적용을 확대하기 위한 건축·설비기준 개선도 추진한다. 히트펌프를 적용할 경우 가스공급시설 설치의무를 완화하는 방안과 히트펌프 특성을 반영한 1차에너지 환산기준 개선, 재생에너지 생산설비의 건축면적 산정기준 개선 등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건물·산업부문 R&D와 실증을 확대하고 핵심부품 국산화를 통해 국내 열산업 생태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R&D는 크게 건물용 히트펌프와 산업용 히트펌프, 핵심부품 및 확산기술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건물용 히트펌프분야에서는 공동주택 적용기술과 한랭지 운전성능을 강화하는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산업용 히트펌프에서는 공급 가능한 열의 온도와 용량을 확대하고 MVR 등과 연계해 고온 스팀을 생산함으로써 기존 화석연료 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실증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산업열원의 전기화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기열 히트펌프와 대용량 수열 히트펌프, 태양열 관련 KS표준과 인증심사기준도 마련한다. 향후 시장확대에 필요한 제품성능과 신뢰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히트펌프 산업전환에 대응한 전문인력 양성교육과 열산업 육성·혁신을 담당할 전담기관 지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화석연료 중심 기존 난방제도도 단계적으로 개선한다. 정부는 기존 화석연료 중심 난방지원 예산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재생열과 히트펌프 관련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신축건물에서 가스 등 특정 화석연료기반 난방설비 설치를 전제로 한 제도를 개선해 히트펌프와 가스난방 등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할 계획이다. 비전기식 냉방설비 설치의무 대상도 축소해 건물 냉난방부문의 전기화를 촉진한다.

 

이영재 사무관은 “향후 재생열과 미활용열을 개별 설비단위로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별 열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재생열과 미활용열을 네트워크에 연계해 주택과 지역난방, 산업단지 등의 수요처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열에너지 공급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PVT·축열 연계, 수열·지열 저온운전 한계 보완

박형준 장한기술 상무는 ‘수열·지열 히트펌프+PVT 활용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수열과 지열은 연중 비교적 안정적인 온도를 확보할 수 있어 주열원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며 PVT는 일사조건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지지만 한정된 설치면적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 면적당 에너지생산성이 높은 보완열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PVT는 태양광발전모듈 하부에 열매체 유로를 결합해 하나의 모듈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무창형 PVT도 단열재 등을 적용하면 열성능곡선을 개선할 수 있어 저온영역에서는 유창형 PVT에 근접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PVT 활용의 핵심과제는 단순한 ‘간헐성’보다 에너지생산과 수요시점이 일치하지 않는 디커플링(Decoupling) 문제다.

 

태양에너지는 일사가 있는 시간에만 생산되기 때문에 낮과 밤의 일간 불일치가 발생하며 여름철 생산한 열을 겨울철 난방에 직접 이용하기 어려운 계절간 불일치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PVT와 히트펌프를 효과적으로 연계하기 위해서는 축열시스템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생산된 재생열을 시간대 또는 계절을 넘어 저장·활용함으로써 열원과 수요간 불일치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장한기술은 이러한 개념을 적용해 수열히트펌프와 PVT를 결합한 업무시설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수열원인 도수관로와 건물간 직선거리가 약 600m 떨어져 있어 하나의 열원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수열을 주열원으로 하고 축열을 통해 열이용시간을 이동시키며 PVT와 우수·중수 등을 보완열원으로 활용하는 복합계통을 적용했다.

 

기존에는 보일러와 지열시스템 등을 활용했으나 신규 시스템에서는 수열히트펌프 중심으로 냉난방열원을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동절기 수온저하와 수질변화 등이 수열 활용의 주요 설계변수로 나타났다. 특히 수열은 계절에 따라 수온이 달라지고 탁도와 전기전도도 등 수질조건도 변화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시스템설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장한기술은 겨울철에는 낮아지는 수온으로 인해 수열원의 성능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PVT에서 확보한 태양열을 보완열원으로 활용하도록 설계했다. 즉 수열을 기본열원으로 이용하면서 열원조건이 불리해지는 시점에 PVT와 축열을 결합해 저온환경에서의 시스템 신뢰도를 높이는 구조다.

 

지열히트펌프와 PVT를 연계한 스마트팜 실증에서는 보다 장기간의 열생산과 수요간 디커플링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약 4,300㎡ 규모 온실시설을 대상으로 냉난방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연간 에너지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PVT와 지열, 태양열 등 복수의 열원을 결합했다.

 

태양열과 PVT 등 재생열은 계절에 따라 생산량의 편차가 크다. 이에 따라 여름철 발생한 잉여열을 저장한 뒤 겨울철 난방에 활용하는 계간축열 기술을 적용했다. 축열방식으로는 △NTES △STES △BTES 등이 활용된다. 특히 BTES와 TTES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하면 여름철에 생산한 열을 장기간 저장한 뒤 겨울철 난방열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재생열의 계절간 생산·수요 불일치를 완화할 수 있다.

 

실증결과 설계단계에서 재생에너지를 통한 열부하 대응비율은 52.3%로 분석됐으나 실제 측정결과는 37.7%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력부문도 설계값 25.3%에서 실측 18.6%로 차이가 발생했다. 축열방식별 효율은 NTES가 약 95%, STES가 77%, BTES가 63% 수준으로 분석됐다.

 

공장·산업단지에서도 BTES 적용을 통한 계간축열 실증이 추진됐다. 현장여건에 맞춰 PVT에서 생산된 열을 지중에 저장한 뒤 필요시 회수하는 시스템을 적용해 저장열의 약 60%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박형준 장한기술 상무는 “수열이나 지열 등 어느 하나의 재생열원도 모든 운전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기는 어렵다”라며 “안정적인 수열과 지열을 주열원으로 활용하더라도 특정 계절이나 운전조건에서 부족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때 PVT와 축열을 보완적으로 적용하면 전체 시스템의 안정성과 재생에너지 활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생열시스템에서 열원 확보만큼 중요한 요소로 반송동력 최적화다. 배관과 펌프설계가 적절하지 않으면 재생열을 확보하더라도 이를 건물까지 이송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과다하게 소비돼 시스템 전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실제 시스템설계를 통해 배관경을 기존 250A에서 150A로 최적화할 경우 공사비를 약 5.5% 절감하고 운영비도 약 30.9%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초기 설계단계부터 △열원조건 실측 △취수·여과계통 연계 △시스템 COP 검토 △대온도차 적용 가능성 △PVT의 역할 정의 △인증·제도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또한 ECO2와 ZEB 등 건물에너지평가에서도 개별설비의 성능뿐만 아니라 PVT와 히트펌프, 축열 등을 결합했을 때 나타나는 시스템 연계성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실제 운영현장에서 확보되는 실증데이터를 산·학·연이 공동으로 축적하고 공유함으로써 재생열시스템의 설계 신뢰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박 상무는 “수열은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고 지열은 지하공간이 있는 곳에서 활용할 수 있다”라며 “PVT는 기존 재생열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전체 시스템의 성능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열원”이라고 강조했다.

 

PVT+HP 융합, 에너지효율·경제성 동시 확보

조성구 이맥스시스템 부사장은 ‘공기열 히트펌프+PVT 활용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맥스시스템이 적용하는 라미네이션 방식 PVT는 글라스와 EVA, 솔라셀 등 각 소재 사이에 EVA필름을 넣어 진공융착한 뒤 패키지를 프레임에 삽입하고 단열처리하는 구조다.

 

상부에 커버글래스를 적용하면 유창형, 커버글래스 없이 라미네이트 패키지가 외기와 직접 접하도록 하면 무창형으로 구분된다. 무창형은 외기조건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반면 유창형은 커버글래스와 모듈 사이에 공기층이 형성돼 외기조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

 

성능측면에서도 기존 PV와 차이가 크다. 일반 PV모듈의 발전효율이 약 22% 수준인 데 비해 무창형 PVT는 발전효율 약 20%와 열효율 약 39%를 합쳐 총효율이 약 59%에 달한다. 유창형 PVT는 발전과 집열을 합한 총효율이 약 74% 수준이다.

 

글로벌 제품과 비교해도 국내 PVT의 성능경쟁력이 높다. 해외 인증제품 가운데 총효율이 약 77%에 달하는 제품도 있지만 발전효율은 13.5% 수준인 반면 국내 유창형 PVT는 약 19.6%의 발전효율을 유지하면서 총효율 약 72~73%를 확보했다. 무창형 역시 발전효율이 약 20% 수준이다.

 

상용제품 기준 최대 발전출력은 무창형 약 562Wp, 유창형 약 532Wp 수준이며 평균 열출력은 무창형 약 174W/m², 유창형 약 437W/m² 수준이다. 특히 유창형은 하나의 모듈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함으로써 한정된 지붕면적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PVT 성능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는 PVT모듈 평균온도와 외기온도의 차이를 의미하는 ΔT다. ΔT가 낮을수록 집열효율이 높으며 고온수를 생산하기 위해 PVT 운전온도가 상승할수록 열효율은 하락한다.

 

ΔT 20℃ 조건에서 연간 단위면적당 에너지생산량은 PV가 288kWh/m²인 데 비해 무창형 PVT는 820kWh/㎡, 유창형은 1,027kWh/m²로 분석됐다. PV대비 각각 약 2.8배와 3.5배 수준이다. 반면 ΔT가 40℃로 상승하면 무창형 PVT의 에너지생산량은 522kWh/m², 유창형은 789kWh/m²로 감소한다. PV대비 각각 약 1.8배와 2.7배 수준으로 격차가 줄어들어 PVT가 작동온도에 민감하며 가능한 한 저온영역에서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PVT에서 생산되는 열과 전력을 히트펌프에 연계했을 때의 효과는 더욱 커진다. ΔT 20℃ 기준 연간 단위면적당 열생산량은 PV+HP가 약 1,033kWh/m²인 반면 무창형 PVT+HP는 1,549kWh/m², 유창형 PVT+HP는 1,717kWh/㎡로 분석됐다.

 

초기투자비는 PV+HP가 약 80만5,000원/m², 무창형 PVT+HP가 약 131만원/m², 유창형 PVT+HP가 약 139만원/m²로 PVT시스템이 높다. 그러나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만큼 장기간 운영 시 누적절감효과가 초기 투자비 차이를 상쇄할 수 있다.

 

산업용 전기를 이용하는 기존 열원을 대체한다고 가정할 경우 20년간 단위면적당 누적절감액은 PV+HP가 약 474만원, 유창형 PVT+HP는 약 784만원으로 분석됐다. 도시가스와 등유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장기적으로 투자비 회수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ΔT 20℃ 조건에서 전기히터를 대체할 경우 시스템별 투자비 회수기간은 약 4년대였으며 도시가스를 대체할 경우 약 7년대, 등유의 경우 약 5년대로 분석됐다. 또한 동일한 지붕면적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PV대비 공간활용에 따른 추가적인 경제적 이점도 기대된다. 다만 PVT는 고온으로 사용할수록 집열효율이 낮아져 사용온도와 부하특성에 맞춘 설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약 40℃ 이하의 저온영역에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PVT와 히트펌프의 조합도 열원에 따라 달라진다. 복합열원 히트펌프와 PVT를 연계할 경우 열원조건에 따라 수열과 공기열 등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COP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제상운전을 줄이며 별도의 보조열원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조성구 이맥스시스템 부사장은 "수열원히트펌프에는 상대적으로 무창형 PVT가 적합하다. 안정적인 시스템운전이 가능하지만 수열원이 부족할 경우 별도 보조열원이 필요할 수 있다"라며 "공기열히트펌프에는 집열성능이 높은 유창형 PVT를 결합하는 방식이 유리하며 설치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특히 PVT에서 확보한 열을 활용하면 동절기 공기열히트펌프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맥스시스템은 이러한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서울 강북소방서 삼각산119안전센터에 PVT와 공기열히트펌프를 결합한 급탕시스템을 구축해 실증했다.

 

2024년 서울시 기후변화대응 혁신기술 실증사업으로 추진된 해당 시스템은 기존 도시가스 급탕시스템을 PVT+ASHP시스템으로 전환한 사례다. 유창형 PVT 약 46m²와 1,500L급 축열조 2대, 12kW급 일체형 공기열히트펌프 등으로 구성됐다. 축열조를 2대로 구성한 것은 급탕부하가 적은 상황에서도 일사량이 충분할 경우 생산되는 열을 버리지 않고 추가 저장하기 위해서다. 메인축열조의 온도가 일정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예비축열조에 열을 저장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실증결과 5~10월 PVT의 집열량은 발전량의 약 2.5배 수준을 유지했으며 전기와 열을 합친 총에너지생산량은 PV 발전량만을 고려할 때보다 약 3.5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표 운전일에서는 집열량이 발전량의 약 2.7배였으며 전기와 열을 합한 통합효율은 약 51%로 나타났다. 이날 급탕사용량이 적어 아침 축열조 온도가 이미 약 42℃인 상태에서 집열을 시작했으며 오후에는 축열조 온도가 약 70℃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PVT 평균작동온도도 약 62.5℃까지 올라가는 높은 ΔT 조건이 형성됐음에도 집열효율 약 37%, 발전효율 약 14%를 확보했다.

 

1년간 실증결과에서는 여름철 낮은 급탕부하로 인해 집열효율이 하락하고 겨울철에는 주변 건물에 따른 옥상음영으로 발전량이 감소하는 영향이 나타났지만 연간 전기·열 통합효율은 약 47%를 기록했다.

 

공기열히트펌프의 연평균 COP는 3.59로 나타났다. 특히 외기온도가 크게 떨어지는 동절기에도 PVT가 축열조 하부온도를 약 20~30℃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히트펌프의 열원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실증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절별 적정 축열조용량도 분석했다. PVT 설치면적 1㎡당 적정 축열용량은 동절기 약 27L, 춘·추절기 약 35L, 하절기 약 47L 수준으로 분석됐다. 실증데이터를 정상일사와 정상부하조건으로 보정해 분석한 결과 4월 부하를 100% 충족하도록 PVT를 설계하면 동절기 일부기간을 제외하고 히트펌프 가동률이 낮아지는 반면 상당량의 PVT 집열에너지가 활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PVT 의존율을 낮춰 시스템용량을 조정할 경우 PVT와 히트펌프가 보다 균형적으로 가동됐다. 분석결과 급탕시스템은 4월 기준 열부하의 약 70% 수준으로 PVT를 사이징하는 것이 가장 적정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력소비량에서도 PVT+ASHP 융합시스템의 효과가 확인됐다. 연간 기준 전기히터 방식은 PVT+ASHP시스템보다 약 10배 많은 전력을 소비했으며 공기열히트펌프만 단독으로 운전하는 경우에도 PVT+ASHP대비 약 3배 수준의 전력이 소비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성구 이맥스시스템 부사장은 “PVT와 히트펌프 융합시스템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해 건물의 급탕과 냉난방부하를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에너지자립률 향상과 운영비 절감, 이산화탄소 배출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생열시장의 실질적인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실증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제도가 필요하다”라며 “PVT와 히트펌프 융합시스템을 실제 보급으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실행가능한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난방전기화 본격화… 저GWP 냉매·안전기술 확보 관건

성태훈 대성히트에너시스 본부장은 ‘전기난방 히트펌프 기술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대성히트에너시스는 난방전기화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난방전기화사업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난방·급탕부문을 고효율 전기설비로 전환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지난해 12월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으며 올해 공기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 범위에 포함했다. 히트펌프 보급·운영지침 시행과 관련 전기요금체계 개편 등도 이뤄지면서 공기열히트펌프 보급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현재 난방전기화사업은 제주를 시작으로 경남과 전남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주에서는 약 2,000세대 규모의 보급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경남에서는 20세대, 전남에서는 100세대 규모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향후 건물용 히트펌프 보급은 단독주택에서 공동주택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종적으로는 공동주택에 공기열히트펌프를 적용해 냉방과 난방, 급탕을 통합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 구축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가정용 히트펌프시장은 현재 지열히트펌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보급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주택지원 및 융복합지원사업 등을 통해 매년 3,000세대 이상의 단독주택에 지열히트펌프가 보급되고 있으며 10년 이상 관련시장이 형성되면서 설치전문기업도 30개 이상 운영되고 있다.

 

공기열히트펌프는 올해 재생에너지로 편입된 이후 난방전기화 시범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가정용시장 진입이 시작됐다.

 

주택용 히트펌프 설치방식은 크게 중앙집중식과 개별설치방식으로 구분된다. 중앙집중식은 공동주택의 기계실에 지열 또는 공기열히트펌프를 설치한 뒤 각 세대에 냉난방열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기존 지열시스템을 적용한 오피스텔과 기숙사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중앙집중식의 경우 전문적인 기계설비 관리인력 확보가 필요하며 봄·가을 간절기에 중앙에서 냉방과 난방을 일괄 전환할 경우 세대별 요구가 달라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상당수 시스템도 급탕보다는 냉난방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개별설치방식은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단독주택 등을 중심으로 적용되며 세대별로 히트펌프를 설치해 난방과 급탕을 공급한다.

 

성태훈 대성히트에너시스 본부장은 "기존에는 가정용 전기 누진요금이 공기열히트펌프 보급의 주요 장애요인 중 하나였다"라며 "실제 과거 단독주택 실증에서는 태양광을 설치한 경우에도 동절기 히트펌프 가동시간이 태양광 발전시간보다 길어 전기요금 부담이 크게 나타났지만 난방전기화사업 추진과 함께 별도의 전기요금 선택체계가 마련되면서 이러한 경제성 문제는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난방전기화 시범사업에 적용되는 공기열히트펌프는 난방과 급탕을 주요 용도로 한다. 16kW급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으며 35℃ 저온수 운전기준 SCOP 4.5 수준, 55℃ 출수조건에서 COP 3.3 수준의 성능이 요구된다. 최고 출수온도는 65℃ 수준이며 냉매는 GWP 750 이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재 제품에는 GWP 677 수준인 R32 냉매가 주로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성능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인버터압축기와 BLDC 팬모터, 판형열교환기 등 고효율 핵심부품 적용이 중요하다. 순환펌프를 내장형 또는 외부설치형으로 구성하는 한편 IoT기능과 통신프로토콜을 통한 제어기술도 제품성능과 운전안정성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다.

 

또한 공기열히트펌프는 실외에 설치돼 동절기 운전정지 시 배관 내부의 물이 얼어 시스템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순환펌프를 일정시간마다 가동해 수온을 확인하고 설정온도 이하로 떨어질 경우 히트펌프를 자동 가동하는 방식 등이 적용된다.

 

축열조에도 온도센서를 설치해 내부온도가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히트펌프를 자동운전시키는 등 제품과 시스템 양쪽에서 동파를 방지하는 제어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성태훈 본부장은 “향후 가장 큰 기술변화 중 하나는 저GWP 자연냉매로의 전환”이라며 “현재 국내 난방전기화사업에서는 GWP 750 이하 기준에 따라 R32냉매를 적용하고 있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냉매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R290 등 자연냉매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290은 프로판계 자연냉매로 GWP가 매우 낮으며 냉동성능과 에너지효율이 우수하다. 고온수 생산에도 유리해 기존 65℃ 수준보다 높은 출수온도를 구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고가연성 냉매로 안전성 확보가 핵심과제다. 이에 따라 향후 R290 히트펌프 개발에서는 △냉매충진량 저감 △고효율 열교환기 △저충전 열교환기 △냉매누출 감지기술 △안전제어기술 △성능평가·인증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또한 공기열히트펌프의 적용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한랭지 운전성능 강화도 중요하다. 저온외기조건에서 착·제상운전으로 인한 성능저하를 최소화하고 고온출수와 난방능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압축기 및 제어기술개발이 필요하다.

 

급탕대체와 피크부하 대응기술을 비롯해 간접시스템 안전기술, 저충전·고효율시스템과 고성능 열교환기 개발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성 본부장은 “공동주택 보급을 위해서는 제품개발뿐만 아니라 설치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라며 “최근 공동주택에는 에어컨 실외기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만 히트펌프가 난방과 급탕까지 담당할 경우 실외기뿐만 아니라 버퍼탱크와 배관 등 추가설비가 필요해 설치공간 확보와 기계설비기준, 관련 법규정비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현재 난방·급탕 중심의 공기열히트펌프에서 한 단계 나아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냉방과 난방, 급탕을 모두 처리하는 통합형 제품개발도 확대될 전망이다. 

 

대성히트에너시스는 제주도 단독주택에 히트펌프보급을 통해 난방·급탕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 애월읍의 단독주택에는 난방과 급탕용 히트펌프가 설치됐으며 난방 55℃, 급탕 52℃ 수준으로 운전했다. 제주시 삼양동 단독주택에서도 난방 55℃, 급탕 52℃ 수준으로 시스템을 운전해 한 계절 동안 난방·급탕 운전상 큰 문제없이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성 본부장은 “향후 난방전기화사업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히트펌프 자체의 고효율화뿐만 아니라 저GWP 냉매전환과 안전기술, 동파방지, 공동주택 설치공간 및 배관설계 등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열E, 산업적 활용 본격화 '기대'

조용 한국수자원공사 박사는 ‘수열 추진현황과 활성화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수열에너지는 물이 가진 열을 히트펌프를 이용해 변환함으로써 냉난방 등에 활용하는 에너지다. 제도상 수열에너지 범위에는 해수 표층수와 하천수 등이 포함되며 하천수에는 하천뿐만 아니라 댐·호소수와 하천에서 취수해 별도 가공 없이 관로를 통해 공급되는 물도 포함된다.

 

국내 하천수가 보유한 수열에너지 잠재량도 상당하다. 14개 주요 하천의 잠재량을 활용할 경우 원전 약 20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석됐다.

 

수열에너지는 별도의 정부설치 보조금 없이도 사업이 추진되는 재생에너지라는 점도 특징이다. 정부는 수열 활용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수열에너지용 용수요금을 발전용수와 유사한 수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또한 기존 상수관로나 원수관로 등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이용할 경우 신규 취수시설과 관로건설비를 줄일 수 있어 경제성 확보에 유리하다.

 

하천수 활용방식은 크게 직접취수와 관정취수, 수중열교환방식 등으로 나뉜다. 직접취수는 대규모 유량확보가 가능해 대용량 수열시스템에 적합하지만 하천수에 포함된 이물질을 처리하기 위한 여과설비가 필요하다. 관정취수는 하천 주변 지하의 충적대수층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깨끗한 수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취수가능량이 제한돼 중소규모 시스템에 적합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하천수 수열시스템의 실제 운전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실증을 추진해왔다. 초기 실증에서는 하천수 온도가 크게 떨어지는 동절기에 대응하기 위해 버퍼탱크나 축열조에 저장된 열을 이용하는 열원보상시스템을 구축했다. 계절별 운전결과 히트펌프 COP는 약 3.4, 펌프 등 보조동력을 포함한 시스템 COP는 약 2.8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냉방시즌에는 시스템 COP가 약 3.9까지 상승했다.

 

반면 동절기 축열조의 열을 열원보상에 활용할 경우 축열에 필요한 에너지까지 포함한 시스템 COP가 약 2.2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어 COP뿐만 아니라 열생산과 저장에 투입되는 전체 에너지를 고려한 시스템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조용 수자원공사 박사는 “관정취수방식의 활용가능성도 실증했다”라며 “진주지역 시설원예시설을 대상으로 하천 인근에 시험용 보어홀을 설치해 충적대수층 위치와 수량을 확인한 뒤 관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장기간 이용에 따른 수온변화와 지속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시뮬레이션도 수행했다. 수열을 이용한 뒤 하천으로 바로 배출하지 않고 별도의 관정을 통해 지중으로 환원하는 방식을 적용해 장기간 운영해도 지중온도가 크게 변화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소규모 실증에서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500RT급 중대형 수열시스템 실증으로 연구를 확대했다. 팔당댐에서 취수한 한강수가 수도권 원수관로를 통해 공급되는 점을 활용해 기존 관로 인근의 업무시설에 수열 냉난방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 흡수식 냉온수기와 스팀보일러 중심 설비를 수열히트펌프 중심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실제 운전성능과 경제성을 검증했다.

 

대용량 수열시스템에서는 수질관리도 중요한 설계요소로 나타났다. 실증사이트의 하천수 수질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냉각수 수질기준을 충족했지만 탁도와 철성분은 일부 기준을 초과했다.

 

이에 따라 수열회수용 열교환기는 설치공간과 유지관리성, 압력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판형열교환기가 적용되지만 수충격 등으로 높은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거나 브라인 누출방지 신뢰성이 중요할 경우 다른 방식의 열교환기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실제 장기간 운전한 열교환기를 분해해 분석한 결과 수열원측 채널에서는 주로 흙 등 하천수에서 유입된 이물질이 확인됐으며 브라인측에서는 용접과정에서 발생한 잔류물 등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대용량 수열시스템에서는 취수단계부터 이물질을 제거하고 열교환기의 성능저하를 최소화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수자원공사는 이를 바탕으로 500RT급 수열회수시스템과 대용량 수열히트펌프, 약 300m³ 규모 축열조 등을 연계한 하이브리드시스템을 구축했다.

 

히트펌프는 부분부하 대응성을 높이기 위해 압축기를 복수로 구성하고 인버터제어를 적용해 부하변화에 따라 효율적으로 운전할 수 있도록 했다. 수열원측에는 오토스트레이너 등을 적용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열교환 후 사용한 원수는 다시 관로로 환수하도록 구성했다.

 

축열조를 활용해 히트펌프 운전시간과 부하를 조정하며 기존 열원설비를 보조열원으로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운전도 적용했다. 실제 운전시험에서는 직접 냉난방운전과 축열운전, 가변유량운전 등 다양한 운전모드를 비교하며 시스템 COP와 펌프운전방법에 따른 효율변화를 분석했다.

 

수열시스템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부하를 수열로 처리하기보다 기저부하를 수열이 담당하고 피크부하는 다른 열원과 분담하는 하이브리드 운전이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수열시스템은 초기투자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연간 운전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경제성이 높아져 수열히트펌프를 기저부하에 지속적으로 가동하고 짧은 시간 발생하는 최대부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른 설비가 담당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유리하다.

 

조용 박사는 “서울시 원수관로를 활용한 상업용건물에서 실증을 통해 한강에서 취수해 정수장으로 공급되는 원수를 기존 관로에서 분기한 뒤 인근 상업용건물의 냉난방열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라며 “기존 실증에서 확보한 취수와 열교환, 운전제어기술을 고도화해 실제 대형건물에서의 적용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수열에너지 확산을 위해서는 열원과 설비의 범위를 더욱 확대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취수단계에서는 수열원에 포함된 이물질을 안정적으로 제거하고 관로의 수충격과 유량변화 등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된다. 열교환기 오염과 성능저하를 막기 위한 표면처리와 세척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열을 하나의 단독열원으로만 활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태양열과 지열, 폐열 등 다른 재생열원과 조합하는 재생에너지 열원믹스가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하유출수와 정수, 하수, 공업용수, 강변여과수 등 다양한 수자원을 열원으로 연계하고 대용량 축열조를 활용해 열원변동과 피크부하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여러 열원의 상태와 부하를 고려해 최적의 열원을 선택하는 에너지믹스 제어기술도 요구된다.

 

대용량 수열히트펌프의 국산화와 고효율화도 주요 과제다. 동절기 저수온조건에서 성능을 유지하고 저유량 및 부분부하조건에서도 높은 효율을 확보하는 기술과 함께 Low-GWP 냉매 적용도 확대돼야 한다.

 

설치 이후의 운영최적화도 중요하다. 수열시스템을 설치한 뒤 단순히 건물관리자에게 운영을 맡기는 방식으로는 시스템의 성능을 충분히 끌어내기 어렵다.

 

이에 따라 한국수자원공사는 실증사이트의 COP와 운전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향후 AI를 활용해 부하와 열원상태를 예측하고 설비운전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제어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수열원의 범위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하천수와 해수 등을 중심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향후 정수와 공업용수, 지하유출수, 우수, 하수, 폐수 등 다양한 수자원을 열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실증이 추진되고 있다.

 

수열에너지의 활용처 역시 일반 건물냉난방에서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 수처리공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자원공사는 소양강댐 심층수를 활용하는 강원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와 연계해 데이터센터 냉각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소양강댐 심층수는 연중 약 4~14℃의 낮은 수온을 유지해 여름철에도 별도의 히트펌프 가동 없이 직접냉각에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이를 데이터센터 냉각시스템과 연계해 에너지사용효율지표인 PUE를 1.2 이하로 낮출 수 있는 시스템 구축 가능성을 검토했다. 향후에는 일반 공랭식·수랭식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심층수 활용과 수중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냉각방식으로 연구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산업단지에서도 공업용수와 하수, 하천수, 폐열 등을 연계한 수열에너지 활용이 가능하다. 다양한 열원을 통합해 공정 냉난방에 공급하면 산업단지의 에너지사용과 탄소배출을 동시에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처리공정은 새로운 활용처로 겨울철 낮은 수온에서는 RO막 공정의 효율이 떨어지고 SBR 등 생물학적 처리공정에서도 미생물 활성저하로 에너지소비가 증가할 수 있다. 수열히트펌프를 이용해 공정수를 적정온도로 유지하면 기존 보일러를 대체하고 에너지사용량을 낮출 수 있다.

 

조 박사는 “수열에너지의 활용가치를 단순 냉난방열원으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라며 “다양한 수자원과 재생열을 연계한 하이브리드시스템, 고효율 국산 히트펌프, AI기반 최적운전기술 등을 통해 활용범위를 데이터센터와 수처리시설, 산업단지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생열시장, 개별기술 경쟁 넘어 시장 확대위한 힘 모아야

김의경 가천대 교수는 ‘재생열 보급확대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건물과 산업부문의 열에너지 탈탄소화정책은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히트펌프 보급활성화방안과 열에너지 관련법 마련 등이 추진되면서 열에너지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법체계에서는 여전히 ‘열에너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분류가 부족하다.

 

에너지법에는 에너지를 연료·열·전기로 정의하고 있지만 어떤 열을 폐열과 잉여열, 미활용열 등으로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역시 폐열 활용에 관한 내용은 포함하고 있지만 폐열의 범위나 잉여열 등 다른 열원의 정의는 명확하지 않다. 집단에너지사업법도 집단에너지사업자가 공급하는 열을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어 산업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잉여열의 활용을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신재생에너지법에서도 태양에너지와 지열에너지, 폐기물에너지, 수열에너지 등 개별 에너지원 중심으로 구분돼 있어 열에너지 전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건축법과 녹색건축물조성지원법, 기계설비법 등에도 열에너지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각 법률의 목적에 따라 분산돼 있다. 환경분야에서도 자원순환과 폐기물, 순환경제 관련 법령 등을 통해 회수열과 폐기물에너지 활용을 다루고 있다.

 

김의경 가천대 교수는 “다양한 법률에 흩어져 있는 열 관련 제도를 하나의 큰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며 “재생열사업자는 태양열과 지열, 수열, 공기열 등 개별 에너지원만을 바라보기보다 ‘열에너지라는 전체 시장의 영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에너지산업의 본격적인 시장형성을 위해서는 정부지원 역시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기술개발과 시범보급이 필요하다. 중장기 기술개발계획과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형 R&D와 시범보급사업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성능과 경제성을 검증해야 한다.

 

최근 실증형 R&D의 중요성이 커져 개발된 PVT와 히트펌프 등 재생열기술을 실제 건물과 산업현장에 적용해 운전데이터와 트랙레코드를 확보해야 향후 보급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 보조금 지원단계가 이뤄져야 한다. 보조금은 단순한 설치비지원에 국한하지 않고 설계지원과 설치지원, 운전지원 등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설계단계부터 재생열설비가 반영되도록 지원금을 제공하고 초기투자비를 낮추는 설치보조금과 실제 에너지절감량이나 생산량에 따라 지원하는 운전보조금 등을 활용해야 한다. 특히 운전실적에 따른 지원은 실제 에너지절감과 탄소감축 성과를 기준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금융지원이다. 정부 정책자금을 활용한 저리융자와 투자세액공제 등을 통해 민간의 초기투자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설치비 일부를 세액공제하거나 저금리 정책자금을 지원함으로써 보조금 의존도를 낮추면서 시장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고효율설비 지원에서도 투자세액공제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이 적지 않았던 만큼 제조·설치기업이 소비자에게 관련 지원제도를 적극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는 설치의무화다. 기술신뢰성과 시장성이 충분히 확보된 이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의무설치를 시작하고 제품가격과 시장이 안정화되면 민간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설치의무화와 ZEB, 녹색건축물 인증 등 건축관련 제도에서 재생에너지가 반영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태양광 등 전기에너지 중심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김의경 교수는 “의무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경제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라며 “민간시장은 결국 투자비와 운영비절감 등 경제성을 기준으로 설비를 선택하기 때문에 재생열의 환경적 장점만 강조해서는 시장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기열과 수열, 지열, 태양열 등 재생열기술끼리 성능을 비교하기보다 도시가스와 LPG, 등유, 전기 등 기존 경쟁에너지원과 비교해 어느 조건에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열에너지는 생활주변에서 다양한 형태로 쉽게 확보할 수 있고 냉난방과 급탕 등 기존 생활방식과 연계하기 쉽다는 장점을 갖는다. 반면 에너지밀도가 낮으며 대규모 배관과 설치공간이 필요하며 이동과정에서 펌프동력과 열손실이 발생한다. 초기투자비가 높고 전기에 비해 계량·계측도 어렵다는 점은 대표적인 한계다.

 

특히 열은 전기와 달리 수요처까지 배관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이송거리가 길어질수록 경제성이 떨어져 실제 사업에서는 열원 자체의 효율뿐만 아니라 배관비와 반송동력, 열손실까지 포함한 경제성평가가 필요하다.

 

또한 재생열 보급확대를 위해 표준화와 인증체계 정비도 시급한 과제다. PVT 등 융복합기술은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지만 현재 일부 시험·인증은 각각의 기능을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융복합시스템의 실제 성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전기와 열을 통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표준 및 인증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열에너지산업 내부의 협력체계도 강화해 대학과 학회, 협회, 기업 등이 공동으로 실증데이터와 연구성과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부의 기본계획과 실행계획, 보급계획 등에 열에너지 관련 정책이 반영되도록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지자체 보조사업과 정부 실증형 R&D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제성과 운전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업계가 공유함으로써 재생열기술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김 교수는 “재생열분야의 경쟁자는 공기열과 수열, 지열, 태양열 서로가 아니다”라며 “각각의 재생열기술이 전기와 화석연료 등 기존 에너지원과 비교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열에너지산업의 시장확대를 위해서는 개별기술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라며 “법·제도 정비와 실증, 표준화, 계량·계측, 경제성 확보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