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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T+HP, 복지시설 시범적용 검토

기후부, 2027년 약 20곳 적용 예산반영 추진
KS 마련·재생열 확대정책 맞물려 시장 확대 기대

 

정부가 태양광·열(PVT: Photovoltaic Thermal)과 히트펌프를 결합한 재생에너지 융복합시스템을 사회복지시설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기후부는 2027년 약 20개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PVT와 히트펌프 융복합시스템을 시범적용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 반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아직 사업 초기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사업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최종 사업비와 지원시설 수, 지원비율, 시스템 구성 등은 향후 예산편성 및 국회 심의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올해 시작된 ‘태양광+공기열 히트펌프’ 중심의 사회복지시설 전기화사업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활용하는 융복합시스템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PVT는 태양광모듈 후면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하는 기술이다. 일반 태양광모듈에서는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열을 물이나 공기 등의 열매체를 통해 회수할 수 있어 동일한 설치면적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회수된 열은 시스템 설계에 따라 히트펌프의 저온열원이나 축열, 급탕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히트펌프와 결합하면 PVT에서 회수한 저온열을 열원으로 활용해 난방·급탕에 필요한 온도 수준까지 승온할 수 있어 두 기술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국내에서도 PVT와 공기열 히트펌프를 결합한 하이브리드시스템에 대한 성능평가와 제어기술 개발이 꾸준히 진행돼 왔다. PVT에서 회수한 열과 공기열원을 함께 활용하고 축열조와 연계해 운전효율을 높이는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PVT+히트펌프의 주요 장점은 건물의 제한된 지붕과 외피면적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태양광은 설치면적을 전기 생산에 활용하는 반면 PVT는 동일 면적에서 전기와 열을 함께 생산할 수 있다.

 

특히 ZEB(제로에너지건축물)처럼 제한된 대지·지붕면적에서 높은 에너지자립률을 확보해야 하는 건축물에서는 면적당 에너지생산량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PVT의 경쟁력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해 10월31일 ‘KS B 8297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열 복합모듈’을 제정·고시했다. 태양광모듈과 태양열집열기가 결합된 PVT 제품에 대한 국가표준이 마련되면서 그동안 PVT 복합모듈에 대한 별도의 국가표준이 없어 시장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기업의 보급기반도 한층 강화됐다.

 

국표원은 당시 PVT가 전기와 열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건축물에 유리하며 ZEB 등 건물에너지 자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PVT+히트펌프 융합기술에 대한 정책연구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올해 한국태양에너지학회에서 유럽의 히트펌프 연계 PVT 융합시스템 지원정책을 분석하며 PVT를 단순 발전설비가 아닌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에너지시스템으로 접근하고 있는 점을 벤치마킹해 국내도 시스템단위 성능평가와 보급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사회복지시설 전기화, ‘PV+HP→PVT+HP’로 확장
사업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의 재생열 보급정책이 개별 열원과 설비를 지원하는 데서 나아가 PVT와 히트펌프, 축열·제어기술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해 실제 건물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는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을 중심으로 히트펌프 보급을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2026년에는 37개소 지원을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현재 추진 중인 PVT+히트펌프 시범사업은 이러한 전기화사업을 한 단계 확장하는 성격이다. 기존 태양광+히트펌프방식이 태양광발전을 통해 시설과 히트펌프의 전력소비를 상쇄하는 구조라면 PVT를 적용할 경우 동일한 모듈에서 전기뿐만 아니라 활용 가능한 열에너지까지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사회복지시설은 난방뿐만 아니라 급탕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시설이 많아 PVT+히트펌프의 전기·열 동시 생산효과와 실제 에너지절감 성능을 검증하기에 적합한 실증처가 될 수 있다.

 

‘재생열 확대·히트펌프 보급’ 전략과 맞물려
이번 시범사업은 기후부가 추진하는 열에너지 탈탄소정책과도 직접 연결된다. 기후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열에너지 혁신 전략(안)’에 따르면 국내 최종에너지 소비의 약 48%를 열에너지가 차지하며 열 공급량의 96.4%가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생열 공급 확대와 히트펌프 보급 등을 열에너지 탈탄소화를 위한 핵심 정책과제로 설정했다.

 

정부는 현재 약 3.6% 수준인 재생열 비중을 2030년 15%, 2035년 35%까지 확대하고 히트펌프 누적보급도 2030년 69만대, 2035년 350만대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올해 공기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 범위에 포함하고 공기열 히트펌프 지원사업을 본격화한 데 이어 수열에너지 보급사업도 2027년부터 본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정책흐름에서 PVT+히트펌프는 태양에너지와 공기열 등 재생에너지원을 건물단위에서 연계해 전기와 열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보급모델로 주목된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PVT 제조사뿐만 아니라 히트펌프 제조사와 설비·제어기업까지 참여하는 새로운 재생열 융복합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범보급 넘어 ‘표준모델’ 만들어야
향후 관심은 시범사업이 단순한 설비 설치지원에 머물지 않고 PVT+히트펌프 융복합시스템의 실제 성능을 검증하는 사업으로 설계될지 여부다.

 

PVT의 발전량과 열생산량을 비롯해 히트펌프 COP·SCOP, 난방·급탕 에너지절감량, 태양에너지 자가소비율, 기존 보일러대비 운영비 및 온실가스 감축량 등을 계측한다면 후속 보급사업 설계를 위한 중요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PVT에서 회수한 열을 어떤 조건에서 히트펌프 열원으로 활용할지, 외기와 PVT 열원을 어떤 조건에서 전환·병행할지, 축열조 용량과 운전전략을 어떻게 설정할지 등 시스템 설계·제어기술도 실증을 통해 검증해야 할 핵심과제다.

 

PVT모듈과 히트펌프뿐만 아니라 축열조, 열교환기, 펌프, 배관, 인버터, EMS 및 통합제어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에너지성능과 경제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약 20개 사회복지시설에서 확보되는 운전데이터를 토대로 용도와 열수요에 따른 건물용 표준설계와 경제성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공공건축물과 학교, 공동주택, ZEB 등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한다면 PVT+히트펌프가 국내 건물부문 탈탄소를 위한 새로운 재생열 보급모델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정부의 히트펌프보급정책이 태양광과 히트펌프를 개별적으로 설치·지원하는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건물에서 생산되는 전기와 재생열을 통합해 냉난방·급탕에 활용하는 시스템 중심 정책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