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가 협소하거나 고층이어서 대지 내 신재생에너지 설비만으로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등급 취득이 어려웠던 건축물에 대해 대지 밖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인증 실적으로 인정해주는 시범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국토교통부와 지난 8월26일 함께 ‘ZEB 대지 외 재생에너지 활용 시범사업’ 참여 건축물을 추가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ZEB 의무화 로드맵 강화에 따라 에너지자립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건축물의 현장 애로를 해소하고 제도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대체인정기준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이번 시범사업은 패시브·액티브 등 건물 자체의 에너지 절감기술을 적극 적용하고 대지 내 재생에너지설비를 최대한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한계로 목표 등급(자립률 40% 등) 달성이 어려운 건축물이 대상이다.
대표적인 대상 건축물은 △연면적 3만m² 이상·10층 이상 복합용도 건축물 △300세대 이상 또는 25층 이상 공동주택 △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다소비 건축물 △ZEB 3등급 이상 고등급 취득 희망 건축물 등이다.
선정된 건축주는 건물 내 부족분에 한해 다음 3가지 방법 중 하나 이상을 선택(병행 가능)해 대지 외 재생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다. 조달방식에 따라 각기 다른 ‘조달계수(Procurement Factor)’가 적용된다.
먼저 원격발전설비 설치(조달계수 0.91)의 경우 타 대지에 자가소비용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해 부족분을 대체 조달하는 방식(건물과 직접 계통 미연결 시도 인정)이다.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조달계수 0.76)의 경우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 또는 판매사업자와 공급계약을 체결해 조달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녹색프리미엄 구매(조달계수 0.46)는 한국전력공사가 운영하는 입찰에 참여해 녹색프리미엄을 구매·대체하는 방식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사업추진 중 조달방법을 변경하고자 할 경우에는 사업계획서 재승인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10년간 조달 의무 지속… ‘사용확인서’ 제출 시스템 연계 관리
선정된 사업지는 ZEB 인증 유지기간에 맞춰 10년 동안 재생에너지 조달을 지속해야 한다. 건축주는 ‘재생E 사용 관리시스템’을 통해 정기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확인서’를 발급받은 뒤 이를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시스템에 제출해 이행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
사업기간은 선정일로부터 2027년 12월31일까지이며 선정 규모는 3개소 이내다. 다만 평가 결과 적정한 건물이 없을 경우 선정하지 않을 수 있다. 선정 건축물에는 설계 검토 및 에너지 시뮬레이션을 통한 패시브·액티브·재생에너지 최적화 컨설팅이 지원된다.
선정평가는 전문 기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총 100점 만점으로 진행된다. 평가항목은 대지 내 재생설비 설치 노력과 자립률 기여도를 보는 달성 난이도(50점), 계약 및 10년간의 이행 가능성을 평가하는 실현 가능성(30점), 연면적 5만m² 이상 대규모 건물 등 상징성과 파급력을 검토하는 홍보효과(20점)로 구성된다. 특히 무분별한 외부조달을 방지하기 위해 옥상과 주차장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건물 내 설치를 최대화했는지 여부를 중점 심사할 예정이다.
에너지공단의 한 관계자는 “참여를 희망하는 공공 및 민간 건축주는 오는 9월18일 18시까지 시범사업 신청서와 건축·기계·전기 도면, 시뮬레이션(ECO2) 파일, 실현가능성 입증 서류 등을 녹색건축센터 대표 이메일(zeb@energy.or.kr)로 제출하면 된다”라며 “에너지공단은 9월 말 서류 보완과 10월 기술위원회 평가를 거쳐 10월 말 최종 대상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후 2027년 말까지 조달이행과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성과분석을 바탕으로 2028년부터 관련 제도를 본격 반영할 계획이다. 자세한 사항은 시범사업 운영사무국으로 문의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