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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냉열協, 한국형 냉열 생태계 조성 제안

냉열산업 10대프로젝트·K-RTC 등 정책제시
“LNG냉열 가치 인정과 실증 시장규칙 필요”

 

버려지는 LNG 냉열과 해수 저온에너지를 산업자원으로 활용해 새로운 탄소중립 산업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한 자리가 열렸다.

 

한국기후에너지냉열산업협회(회장 이동건)는 지난 8월25일 협회 사무실에서 창립 후 첫 운영회의 겸 냉열산업 생태계 조성 10대 프로젝트 발표·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운영회의에는 협회 임원진과 회원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도 4대 중점사업(안) △결산승인(안) △연간 운영재원 확보계획(안) △10대 프로젝트 총괄·지원 임원 지정(안) 등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버려지는 LNG냉열, 국가 산업인프라 전환
이동건 기후에너지냉열산업협회 초대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협회 출범 의의와 K-RTC 정책제안을 발표했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인 데다 세계 3위 LNG 수입국이지만 해수 저온에너지나 LNG 기화과정에서 나오는 초저온에너지(Cold Exergy)는 지금까지 산업적으로 거의 활용되지 못한 채 버려져 왔다.

 

기후냉열협회는 이 버려지는 에너지를 24시간 냉각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바이오, 콜드체인 수요와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발전소를 더 짓는 대신 이미 존재하는 냉열에너지를 회수해 쓰는 방식을 새로운 산업경쟁력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기후냉열협회는 △정책 △기술·신뢰 △사업화 △해외확산 등을 주요 사업목표로 삼고 △법·제도 개선 △냉열량·탄소감축 측정표준(TAB·MRV) 마련 △실증-계약-금융 연결 △해외 패키지 수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동건 회장이 제시한 핵심의제는 한국형 재생열·재생냉 인증체계인 K-RTC(가칭)다. 현행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는 재생전기 생산량(MWh)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해수 냉각서비스의 직접 공급이나 LNG 기화과정에서 회수한 Cold Exergy는 인증대상에서 빠져 있다.

 

이 회장은 “REC는 전기만 보는 인증제도로 해양과 LNG, AI 냉각이라는 독자적인 조건에 맞춘 별도의 인증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RTC는 실제 사용된 냉열량에 온도수준별 가중치를 곱해 산정하는 방식이다. 자원등록과 현장실측(MRV), 성능검증을 거쳐 인증·거래로 이어지는 절차가 제안됐으며 가중치는 기준 냉각(24℃)대비 해양심층수(5℃) 21.37배, 빙축열(0℃) 27.2배, LNG냉열(-161℃) 492.82배로 제시됐다. 회수하기 어려운 저온에너지일수록 더 높은 가치를 인정하자는 취지다.

 

 

기술적으로는 ‘아너지(Anergy)에서 엑서지(Exergy)를 거쳐 시너지(Synergy)로’ 이어지는 회수 구조가 제시됐다. LNG냉열·해수저온열원·산업폐열 등을 열교환·축냉으로 회수해 온도대별로 나눈 뒤 초저온 구간은 산업용 가스액화·CCUS·초저온냉동에, 중간온도대는 급속동결·콜드체인에,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은 잔여냉열은 데이터센터 냉각수·수산양식·스마트팜·지역냉방 등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실증 후보지로는 당진·보령(산업공정·수소·데이터센터 연계), 울산(LNG터미널 인근 데이터센터·산업냉열 복합모델)이 꼽혔다. 전국 LNG배관망과 산업단지를 잇는 분산형 에너지망 ‘서멀 그리드(Thermal Grid)’ 구상도 나왔다. 데이터센터 냉각에는 냉열을 기본부하로 기존 냉동기를 백업으로 쓰는 하이브리드 운영과 표준 냉열구매계약(CEPA), 총소유비용(TCO)기반 사업성 평가모델이 함께 제시됐다.

 

이 회장은 “정부에 해수열·LNG냉열의 법적 정의 신설과 K-RTC 도입, 실증특례, 금융·탄소감축 실적 연계를 요청한다”라며 “정부의 역할은 냉열을 보조해 주는 것이 아니라 냉열의 가치가 측정·거래·투자될 수 있는 시장규칙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의 에너지 경쟁력은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에너지를 끝까지 지혜롭게 쓰고 서로 연결하는 데 있다”라며 “기후냉열협회는 그 가치를 측정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규칙과 냉열에너지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교육·10대 프로젝트 추진 등  하반기 활동 본격화
안건심의에 앞서 신임 임원진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도 열렸다. 초대 대표회장 겸 이사장에는 이동건 회장이 임명됐으며 임기는 2026년 4월15일부터 2029년 4월14일까지 3년이다.

 

 

이어 김영수 연구개발 부회장, 신완순 사업운영 부회장, 박현규 녹색금융 부회장, 이흥복 대외협력 부회장, 박순세 제도정책 이사, 김일남 연구소장, 송재형 운영총괄이사 겸 사무국장 등이 임명됐다. 임기는 모두 회장과 동일한 2026년 4월15일부터 3년간이다.

 

기후냉열협회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반기 현장교육·정책연구·포럼 개최와 10대 프로젝트 실증 준비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하반기 4대 중점사업으로 협회본부 이론교육과 평택 LNG터미널·냉동물류센터를 잇는 현장학습 교육을 운영한다. TAB(공기조화설비시험·조정·평가) 교육과 냉동물류센터·데이터센터 성능진단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10대 프로젝트와 관련한 기초·정책연구와 정책포럼·기술세미나를 열어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를 폭넓게 초청해 정책협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또한 하반기 국책 연구개발 또는 공공 용역사업 수주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협회운영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 회원사 확대와 국책연구·용역수행, 교육·진단사업, 정부·지자체 위탁사업 발굴, 후원금 모집 등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체계를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기후냉열협회가 자체 연구한 냉열산업 생태계 조성 10대 프로젝트의 총괄·지원 임원 지정안을 발표했다. △인천 송도 △평택 △당진·보령 △통영 △여수·광양 △울산 △삼척 △제주 등 8대 지역거점과 전국 단위의 기화기·복합 플랫폼 조성이라는 2개 공통사업으로 구성됐다. 프로젝트별로 이사들을 총괄·지원 임원으로 배정하고 사무국장이 PMO(사업관리조직)로서 일정과 산출물을 관리하며 감사가 단계별 투자게이트 심의를 맡는 운영체계를 확정했다.

 

향후 기후냉열협회는 이들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산·학·연·관·지 협력체계를 꾸려 기초연구, 정책포럼, 예비타당성·정책연구, 단계별 본사업 실행으로 이어지는 4단계 로드맵을 추진할 계획이다.

 

냉열산업 생태계 구축 ‘10대 프로젝트’ 제시
2부에서는 ‘냉열산업 생태계 조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후냉열협회는 2027년부터 2036년까지 총 20조원 규모의 ‘K-Cold Energy Gateway 2036’을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인천 송도 △평택 △당진·보령 △통영 △여수·광양 △울산 △삼척 △제주 등 8개 지역거점사업과 △전국 기화기 △전국 Thermal-X 등 2개 공통프로젝트로 계획됐다. 8대 지역거점에는 16조8,000억원, 2개 전국 공통사업에는 3조2,000억원 등 총 20조원 규모 사업이 구상됐다.

 

 

지역균형발전도 기본계획의 주요 방향이다. 전체 투자액의 65% 이상을 비수도권에 배분하는 한편 지역중소기업 조달과 지역인재 채용을 확대하고 2036년까지 냉열 관련 기자재 국산화율 7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송재형 기후냉열협회 운영총괄이사는 “LNG터미널과 산업수요를 연계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냉열산업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전국 공통사업을 연계해 냉열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는 수도권 AI 데이터센터와 바이오·항만 콜드체인을, 평택은 반도체 공정냉각과 수도권 AI 데이터센터, 항만 콜드체인을 주요 수요처로 설정했다. 여수·광양은 석유화학 공정냉각과 CO₂액화, 철강·항만을 연계하며 울산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자동차·조선·정유화학·수소산업과의 융복합을 추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삼척과 제주 역시 지역별 냉열원과 산업여건을 활용한 냉열산업 거점으로 구상됐다. 당진·보령사업은 2조8,000억원 규모로 철강·수소·공기분리(ASU), 발전·CCUS, AI·HPC 등을 냉열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구상됐다.

 

송 이사는 “-162~-100℃의 고품위 LNG냉열을 공기분리공정에 우선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발전소 CO₂ 포집·건조·액화공정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당진에서는 LNG 미활용 냉열을 농업분야에 활용하기 위한 1만6,500m²(5,000평) 규모의 저온 스마트팜 실증사업구상도 소개됐다. 사업계획은 2027~2031년 석문국가산업단지에 LNG냉열과 기존 냉방방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냉방시스템을 구축해 여름철 고온으로 생산이 제한되는 시설작물의 안정적인 재배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실증결과를 토대로 설계표준과 성능인증체계를 마련하고 평택·통영을 거쳐 삼척·제주 등 LNG 인수기지로 확대하는 단계별 로드맵이 진행된다.

 

지역별 해양환경에 따라 냉열공급방식도 차별화할 예정이다. 서해안은 수심이 완만해 LNG냉열을 중심으로 해수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반면 남·동해안은 상대적으로 중·심층수 확보가 용이한 점을 활용한다. 산업단지가 밀집한 여수·광양과 울산에서는 LNG냉열을 초저온 공정에 우선 활용하고 해수냉열과 폐열회수를 결합한 하이브리드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전국 공통사업으로는 기존 ORV(Open Rack Vaporizer)를 대체·보완하기 위한 해수열 히트펌프 기화기 국산화와 Thermal-X 플랫폼 구축방안이 제시됐다.

 

송 이사는 “Thermal-X는 냉열과 히트펌프, 건식 DLC, 연료전지, LNG발전, CCUS 등을 결합한 융복합 표준모듈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사업화 위해 정부·기업 협력 필요
10대 프로젝트 발표 이후에는 사업추진을 위한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참석자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김영수 기후냉열협회 연구개발 부회장은 냉열수요처 확대를 위한 융복합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LNG터미널과 스마트팜을 연계한 국제 공동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라며 “LNG선박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CO₂ 포집·액화과정에 냉열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민 제로에너지전략연구원 원장은 “5극3특 중심의 지역균형발전과 연계해 냉열산업을 새로운 지역 에너지인프라로 구축해야 한다”라며 “한국가스공사와 지자체, 관련기업간 협력을 통해 LNG터미널과 지역산업을 연계한 사업모델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LNG기화설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체방안도 주요과제로 다뤄졌다. 가스공사가 보유한 LNG터미널 인프라와 냉열 관련 기술을 연계하는 한편 새로운 기화시스템의 실증과 사업화를 위해 공기업과 민간기업간 협력을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송 이사는 “냉열산업은 데이터센터, 농수산·식품, 산업공정, CCUS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할 수 있다”라며 “사업화를 위해 정부·공기업·지자체·민간기업간 협력과 재원배분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