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정부의 에너지혁신정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며 에너지산업현장과 시장요구를 반영한 실질적인 R&D를 통해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AI물질발굴기술 활용 친환경·고효율·무독성냉매 및 히트펌프 적용·검증기술개발 R&D를 기획한 이길봉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향상PD를 만나 과제 추진배경 및 기대효과 등을 들었다.
■ 국내·외 히트펌프 냉매개발 현황은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활동에 맞춰 지구온난화지수(GWP)를 낮춘 친환경냉매 개발의 핵심이다.
HFO계열인 R1234ze(E)와 R1233zd 등이 GWP를 10 이하로 낮춘 대표적인 합성냉매이며 최근 건물용 공조기, 데이터센터용 칠러, 히트펌프 등으로 적용된 사례가 보고 되고 있다. HFO계열 냉매 외에 이산화탄소와 프로판 등 자연냉매 적용도 중요한 개발방향이다.
유럽에서는 다양한 프로판 히트펌프들이 판매되고 있으며 독일 프라운호퍼 ISE는 LC R290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공동주택의 화석연료 난방을 대체할 수 있는 R290(프로판)기반 저충전 히트펌프기술 검토를 수행했다. 일본은 이전부터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히트펌프 급탕기를 사용해오고 있다.
■ 글로벌 냉매규제 강화가 히트펌프산업에 미칠 영향은
GWP뿐만 아니라 최근 PFAS규제까지 냉매규제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유럽은 F-gas규제로 소형 에어컨과 히트펌프는 2027년부터 GWP 150 이상 냉매가 금지될 예정이다. PFAS규제 대상에는 친환경냉매로 평가받는 HFO계열이 포함된다.
최근 한 보고서에서 히트펌프 보급확대를 위해 F-gas규제로 냉매는 일원화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산업촉진과 환경보호에 대한 논의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히트펌프·냉동공조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은 유럽환경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결국 GWP도 낮으면서 PFAS규제 등에도 자유로운 냉매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히트펌프산업 수출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 친환경·고효율·무독성냉매 국산화의 필요성은
국내 냉동공조시장은 생산기준 약 11조원으로 전 세계 4위 규모 생산국이다. 또한 전 세계 냉동공조시장은 기후변화대응과 에너지수요 증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히트펌프의 경우 한 시장 보고서는 2025년 935억달러에서 2034년 2,119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규모가 크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냉매를 포함한 핵심기술의 국산화가 중요하다.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도 현재의 높은 냉매·부품·소재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최근 냉매규제는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만족하는 대체냉매가 부족한 상황이며 차세대 냉매기술을 먼저 확보하게 된다면 국내 기업이 미래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 과제 기획배경은
국내에서 냉매물질 자체를 국내기술로 상용화한 사례는 많지 않다. 히트펌프시스템 개발은 운전온도영역에 적합한 냉매선정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핵심요소의 국내기반이 부족하다는 것이 과제기획의 가장 큰 배경이다.
지금까지 많은 냉매개발과제들은 다양한 냉매들을 혼합해 목표로 하는 GWP와 성능 등을 달성하는 방식으로 수행됐다. 이러한 혼합냉매들도 결국 원료가 되는 순물질은 해외기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번 과제는 AI물질발굴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순물질을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순물질 발굴에서는 물성예측의 불확실성도 크며 성능과 안정성 등을 검증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지만 최근의 AI기술을 이용한다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개선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순물질 개발은 원천기술 확보에 있어서도 유리한 접근 방향이 될 수 있다.
■ 냉매물질개발부터 히트펌프적용·검증 등 전주기과제로 구성한 이유는
이번 과제는 에너지수요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의 연구과제로 공모됐다. 해당 사업은 최종 소비단에서의 에너지효율 향상을 주요 목표로 한다. 대부분의 과제들이 기술개발과 실증을 통한 검증까지 포함한 전주기로 제안되며 다른 히트펌프 과제인 공동주택 히트펌프, 산업공정 히트펌프, 차세대 집단냉난방 과제 등에서도 실증단계인 TRL7 이상을 최종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적 특성 외에도 냉매특성을 고려해 볼 때 과제는 전주기로 구성될 필요성이 높았다. 냉매는 △냉동 △냉장 △칠러 △히트펌프 등 적용처에 따라 요구하는 물성·온도특성, 즉 전반적인 열역학적 특성이 달라진다. 만약 최적시스템 적용을 고려하지 않고 냉매를 개발한다면 실제 시스템 적용단계에서 요구물성이 맞지 않아 재설계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과제에서는 적용시슴템과 온도영역을 제시하고 조건에 맞는 순물질을 AI로 탐색한 뒤 시스템검증을 거치는 방식으로 과제를 구성했다.
■ 친환경·무독성냉매 및 히트펌프개발 시 주안점은
먼저 안전성이다. 냉매는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에 순환해 가연성과 독성기준 등 안전성기준은 반드시 만족돼야 한다. 또한 환경규제를 만족하더라도 기존냉매보다 성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면 시장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 규제를 만족하면서 성능도 기존냉매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순물질 개발에 있어 가장 힘든 부분으로 예상된다.
또한 시스템 호환성도 확보해야 한다. 냉매가 바뀌면 압축기 내구성이 달라질 수 있어 시스템 적용에 앞서 압축기 신뢰성검증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 냉매 국산화가 공급망 안정성과 국내 히트펌프산업 경쟁력에 미칠 효과는
공급망측면에서 냉매원천기술을 확보하면 해외소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공급망 자립도를 높이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향후 신냉매의 국제 표준화가 함께 이뤄진다면 관련 부품과 시스템의 수출확대로 이어지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냉동공조산업은 현재 규모나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중요도가 매우 높은 산업이다. 핵심요소인 냉매를 국산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냉매를 선점하는 것이기에 높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 이번 과제가 향후 열에너지분야 AI활용 R&D로 확장될 가능성은
이번 과제는 건물공조용 칠러시스템을 대상으로 냉매순물질 발굴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AI물질발굴 방법론은 특성 운전조건에 한정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과제를 시작으로 고온 히트펌프 냉매, 냉동·냉장용 저온칠러냉매 개발로도 확장될 수 있다.
최근 주목받도 있는 AI 데이터센터 액체냉각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다. 칩당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2상냉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냉매도 PFAS 등의 규제 영향을 받고 있어 이번 과제의 성과가 확장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 컨소시엄에 조언한다면
이번 과제에서는 △AI물질발굴 기관 △냉매합성·안전성 평가기관 △히트펌프성능 검증기관 등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신물질 발굴부터 시스템적용까지 전주기로 구성돼있는 만큼 각 기관들이 초기부터 긴밀하게 소통해 물질개발과 시스템적용까지 좋은 성과를 이뤄내길 바란다.
또한 PFAS규제, 가연성냉매 충전량 등 냉매규제는 현재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어 컨소시엄에서 최신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개발전략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