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에너지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수소 생산·저장·활용, 에너지효율 향상, 기후변화 대응기술을 중심축으로 에너지 전주기기술을 연구해 왔다. 특히 에너지효율향상분야에서는 자연냉매 및 Low-GWP냉매를 적용한 히트펌프, 카르노배터리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번 ‘AI물질발굴기술 활용 친환경·고효율·무독성냉매 및 히트펌프 적용·검증기술개발’ R&D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미지의 특성을 갖는 신냉매가 기존 시스템에 적합한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 소재 및 압축기 냉동유와 냉매 간의 화학적 안정성과 특정 조건에서의 혼화성 등을 검증해야 한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선행 국가 R&D인 ‘차세대 대체냉매 및 고효율 냉난방기기 핵심기술 통합운영시스템 개발’ 과제에 참여해 차세대 혼합냉매와 기존 압축기 냉동유 간 장기 신뢰성을 평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냉매·냉동유 적합성 평가절차를 수립하고 적합성 평가에 필요한 화학적 인자와 분석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밀봉관·오토클레이브기반 평가체계 구축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번 과제에서 신냉매와 냉동유·소재의 화학적 안정성 및 혼화성 평가를 중점 수행한다.
화학적 안정성 평가는 새롭게 합성된 냉매를 시스템 소재와 POE, PAG, PVE 등 다양한 냉동유와 함께 장시간 고온환경에 노출시켜 화학적으로 심각한 변화가 발생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화학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냉동유 첨가제 물질 최적화 연구도 수행할 예정이다.
혼화성 평가는 신냉매와 냉동유를 다양한 온도·압력 조건에 두고 서로 분리되는 조건과 혼합되는 정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신규 냉매에 적합한 냉동유와 첨가제를 선별하고 실제 시스템 적용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연구진들은 1차연도에는 냉매를 평가시험관에 주입하는 설비를 제작한다. 상온·상압에서 가스상태인 냉매를 외부 오염물질 유입없이 정확한 양으로 계량해 시험관에 주입하는 방법을 마련할 예정이다. 2차연도에는 밀봉관 실험과 오토클레이브 실험을 통해 냉매·냉동유의 화학적 안정성 및 혼화성 평가절차를 수립하며 R134a 등 레퍼런스 냉매를 이용해 평가절차의 적절성도 검증할 계획이다.
3차연도에는 AI기술을 통해 새롭게 합성된 냉매와 POE, PAG, PVE, MO 등 다양한 기유 간의 화학적 안정성과 혼화성을 평가하고 결과를 분석한다. 이를 기반으로 4차연도에는 냉매·냉동유·소재의 반응메커니즘을 규명하고 화학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첨가제 최적조합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과제를 통해 확보되는 냉매·냉동유 화학적 안정성 및 혼화성 평가데이터는 신규 냉매의 국내·외 인증절차에 필요한 핵심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냉매·냉동유 적합성 평가절차와 첨가제 최적화 노하우는 향후 국내 기업이 개발하는 다양한 신규 냉매의 압축기 신뢰성 검증에 활용 가능한 공공 평가인프라로 확장될 뿐만 아니라 신규 냉매의 산업 적용을 지원하고 히트펌프 보급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의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냉매 국산화를 위한 과제가 이제야 시작됐다”라며 “기존 미국, 일본 등 냉매 강국과의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AI 물질발굴기술을 활용한 냉매개발이 그 격차를 단숨에 좁힐 수 있는 기회”라며 “다만 냉매개발은 오랜 시간과 반복적인 검증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업계와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 국산화와 연구개발에 꾸준한 관심과 투자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