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태 대한설비공학회 회장

2022-01-12



“설비는 단순히 에너지를 소비하는 ‘전통적 에너지 소비주체’로만 남아있는 것이 아닌 에너지를 저장하고 생산하는 ‘신개념 에너지 생산주체’로 발전해야 합니다. 이러한 설비분야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은 에너지그리드를 형성해 국가에너지시스템 안정을 달성하고 에너지안보를 확보해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한설비공학회는 1971년 건축설비와 산업설비에 관한 학술연구와 기술개발, 기술자의 지위향상 및 전문가 양성을 통해 국가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 설립 당시 ‘사단법인 공기조화·냉동공학회’로 출발했으며 2000년 한국건축설비학회와 통합하면서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 업무영역을 확장하고 명칭을 지금의 ‘대한설비공학회’로 변경했다.

2021년 차기회장을 거쳐 2022년 한 해 동안 학회를 이끌어갈 강용태 회장을 만나 설비공학회의 운영방침과 기계설비산업 현안 및 해결방안을 들어봤다.

■ 회장을 맡은 각오는
설비공학회는 회원수가 9,200여명이 넘는 명실상부한 공학분야 최고의 학회이자 설립된 지 올해로 51년이 되는 유구한 전통을 갖춘 학회다.

현재 학회 회원으로는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9,200여명의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으며 이중 2/3가 설계, 제조, 시공 등의 산업분야 종사자로 산·학·연 협동이 매우 활발한 모범적인 학회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학회의 발전은 학회 모든 구성원들의 노력과 봉사를 통해 이뤄졌다. 기존과는 크게 달라질 미래사회에서 우리학회가 국내·외적으로 우뚝서기 위해 이러한 열정적인 학회활동이 지속돼야 한다.

탄소중립 이슈와 코로나19를 거치며 우리 설비인들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으며 주어진 역할을 원활히,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비공학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 새로운 50년 재도약 방향성은
최근 수 년간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대두된 이슈는 파리기후협정(COP21)으로 대표되는 에너지절약과 환경보전, 그리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실내쾌적도 유지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한 기술적 수요는 전례없이 상승했으나 솔루션 공급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설비공학회는 에너지다소비 기계설비의 효율화와 신재생에너지 활용분야의 선구자가 되고자 노력할 방침이다. 더불어 안전, 쾌적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설비기술 발전에 총력을 다하고자 한다.

이러한 재도약을 위해 우선 학술단체로서 설비공학회의 학술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HVAC 설비경진대회, 설비아이디어 공모전 그리고 유튜브 경진대회 등을 통해 다양한 형식의 번뜩이는 차세대 기술을 발굴하고 이를 전문가들이 연구적 단계로 가다듬는 유기적 학술연계를 만들 예정이다. 또한 설비공학회 국문논문집은 연구재단 기준 A등급을 유지하고 영문논문집을 SCIE로 등재시켜 저명한 국제학술지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하계 및 동계학술대회의 학술적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두 번째로 회원서비스 강화와 홍보활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설비분야 산·학·연 종사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이를 위한 제반서비스를 제공하겠으며 다양한 기관의 학회 회원들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4차산업사회에 걸맞는 융합기술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계획이다. 이러한 네트워크 강화와 확대를 위해 설비저널, 설비포럼을 통한 홍보뿐만 아니라 대정부 홍보는 물론 학술적·기술적 진보를 기반으로 사회 기여활동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세 번째로 여성설비인을 비롯한 설비 후속세대의 성장을 위한 저변도 확대하겠다. 이를 위해 여성설비위원회에 대한 지원과 미래성장특별위원회 활동을 강화해 설비분야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세계적 추세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설비관련 전문인력의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 활약할 수 있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네 번째는 국제협력사업 강화다.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세계 각지의 유관단체와의 교류를 확대해 국내 설비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설비공학회가 주관하는 국제학술대회를 확대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협력위원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

■ 기계설비법을 평가한다면
기계설비법은 국민건강을 지키고 국가에너지 절약에 기여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4차 산업시대를 견인하기 위해 2020년부터 시행된 법이다. 이는 기계설비분야가 기존과는 달리 독립된 하나의 산업임을 인정받은 결과이며 건축과 설비산업의 발전을 견인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이러한 좋은 의미를 가진 기계설비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기계설비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만큼 담당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크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외에도 법안의 구체적인 적용범위와 법령관련 근거 및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를 통한 기타 실효성 부족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또한 기존인력들이 추가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신규일자리 창출효과의 논란 우려도 있다. 현장에서 법안이 긍정적인 효력을 낼 수 있도록 여러 이해관계자가 법의 취지를 잘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법령시행 초기에 발생하는 문제들은 학회 교육을 통해 전문인력 수준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기관들이 모여 현장과 소통하며 실효성을 제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과제·용역 등 수행현황은
설비공학회는 건축설비와 산업설비의 기계, 에너지, 환경 및 자동제어분야의 지속가능한 산업발전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설비기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1995년부터 2020년까지 연구용역지원기관이 의뢰한 과제와 학회가 지원하는 과제를 통해 총 131건의 학술연구, 정책과제, 기술용역, 기술표준과 설계기준·규정·시방서의 제·개정, 시험 및 실험의뢰, 실태조사, 안전진단, 기술 및 설계자문 등 연구용역사업을 실시했다.

2020년에는 총 7건의 연구용역을 진행했으며 이중 3건의 연구는 미세먼지 저감 및 환기에 관한 연구였다. 1건의 축열시스템 지원 개선방안 연구와 1건의 주택도시분야 기계설비 중장기로드맵 수립 연구가 있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주택도시 분야 기계설비 중장기로드맵 수립 연구’는 우리 설비산업이 나아가야 할 미래의 건축에서부터 도시 전체에 필요한 기계설비 시스템의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수립했다.

■ 위드코로나시대 기계설비가나아갈 방향은
국민들은 정부의 지속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으로 인해 지쳤다. 이와 더불어 중국발 미세먼지와 난방을 위해 문과 창문을 닫아 밀폐된 실내공간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확산 원인이 될 수 있어 에너지절약적인 환기시스템의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외에도 일상생활을 하며 발생하는 냄새, 연기, 먼지, 세균, 오존 등의 오염물질은 인체에 문제를 일으키며 밀폐된 공간에 축적된 이산화탄소는 두통을 유발하고 집중력과 업무 또는 학습능력을 저해한다. 이중 오존과 이산화탄소는 시중 공기청정기로 해결할 수 없다. 이 또한 적극적인 기계환기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환기시스템의 필수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기계환기설비에 대한 인식은 다소 낮은 편이다. 모든 기계설비의 설계 및 시공과정에서 환기시스템이 반드시 기본적으로 고려돼야 하며 이러한 절차가 확립될 수 있도록 설비공학회가 힘쓸 계획이다.

■ 탄소중립 기여방안은
앞으로 기계설비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전 과정의 ‘스마트화’다. 스마트화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사용자의 패턴, 사용처 업태, 주변환경 등 모든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 사용자의 제어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닌 모든 설비가 스스로 최적의 운전성능을 조절하는 것이다. 스마트화를 통해 공기조화, 냉동, 위생설비, 환기설비 등 모든 설비기기들의 에너지손실을 최소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 TAB(Testing, Adjusting, Balancing), 커미셔닝 및 자동제어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설비는 단순히 에너지를 소비하는 ‘전통적 에너지 소비주체’로만 남아있는 것이 아닌 에너지를 저장하고 생산하는 ‘신개념 에너지 생산주체’로 발전해야 한다.

잉여 열에너지를 화학적 농도 포텐셜 차이로 상온에서 저장하는 열배터리 기술과 전기-수소 변환을 이용한 역연료전지 기술을 적극 개발해 에너지의 공간적·시간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 학술지 위상강화 및 국제협력 현황은
1993년 우리의 공기조화 및 냉동분야 연구결과를 세계로 널리 알리기 위해 Journal of Air-Conditioning and Refrigeration의 명칭으로 영문논문지가 발간됐다. 1999년까지는 연간 약 10여편의 논문이 게재됐으며 2000년부터 논문집명을 International Journal of Air-Conditioning and Refrigeration으로 변경하고 발행간기 또한 연 2회로 확대해 발행했다.

이후 발표논문 수가 급격히 증대해 논문지의 발행간기를 분기별 1회로 변경, 연간 약 20편의 논문을 수록했다. 2010년부터는 저널의 국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SCI(E)등재를 목표로 World Scientific Publishing Co.와 출판계약을 체결하고 발행간기당 8편의 논문을 수록해 연간 32편 정도의 논문을 출간하게 됐다.

2010년 이후 외국인 저자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해 국제학술지로서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는 출발점이 됐다.

2014년 이후 영문논문지는 각 호당 수록 논문편수를 9편으로 증대했으며 2015년 8월 전 세계 우수 학술논문 인용지수인 SCOPUS에 등재됐다. 이 영문논문집은 2016년 ESCI(Emerging Sources Citations Index)에 등재됐으며 수록논문편수를 2017년 연간 40편, 2020년 44편으로 꾸준히 증대시키고 있다. 향후 SCI등재를 목표로 꾸준히 노력하겠다.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2022년 1월부터는 출판사를 World Scientific Publishing Co.에서 Springer Nature로 변경, Open Access Journal로 탈바꿈한다. 이는 2024년 SCI등재를 위해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다.

영어논문집을 SCIE에 등재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이며 양질의 연구와 그에 대한 결과를 담은 논문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매년 하계와 동계 학술발표대회를 통해 다양한 연구자들과 교류, 협력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네덜란드와 대한민국 기업, 기관간 건물에너지 사용절감을 위한 수열 등 액티브 기술을 교류하고 있다.

■ 회장임기 중 꼭 이루고자 하는 분야는
꼭 이뤄내고 싶은 분야는 제로에너지빌딩(ZEB: Zero Energy Building)과 플러스에너지빌딩(PEB: Plus Energy Building)분야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연구진들과 함께 ‘플러스에너지빌딩 혁신기술 연구센터’를 창립했다. 현재 활발히 연구를 진행 중이며 설비공학회 학술발표대회에서 연구결과와 방향을 공유하고 있다.

연구센터 그룹은 에너지 생산설비, 저장설비, 최적화설비를 위한 각 3개의 연구그룹으로 구성됐다. 1그룹은 신재생에너지 생산·변환 성능 고도화 그룹이다. 1그룹에서는 대면적 고효율 BIPVT를 개발해 태양광·열을 이용해 동시에 에너지를 생산하고 프로톤 전도성 연료전지 및 역연료전지 전해조모드를 개발해 LNG를 이용한 열·전기 에너지를 생산·변환하며 중저온 폐열원을 구동하는 열-전기화학전지를 통해 폐열을 회수하는 것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2그룹은 고밀도 건물에너지 저장·활용그룹이다. 2그룹에서는 이온성 액체 또는 상온 농도차를 통한 축열로 열에너지를 저장하고 냉난방시스템의 구동열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고밀도 혼합 축열조의 구조를 설계해 냉난방 겸용 혼합축열 기술을 개발중이다.

3그룹은 PEB 원천기술 및 통합시스템 최적설계 그룹이다. 3그룹에서는 건물주변의 수열·지열 하이브리드 열원의 고효율 히트펌프 최적화 기술을 개발하고 패시브기술을 적용하는 건물 설계기술을 이용한 실내 쾌적도 제어 및 최적화 모듈을 개발중이다. 패시브·액티브 통합시스템 설계를 통해 융합 최적설계 가이드라인 개발 및 융복합 모델의 에너지자립률을 실증할 계획이다.

최인식 기자 ischoe@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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