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엄정희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

2022-09-12

“GR 지원제도 적극검토…진입장벽 해소 노력할 것”
공동주택 GR 인센티브·특례 등 포함 중장기 로드맵 R&D 진행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탄소중립위원회 의결을 통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및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상향을 확정했다. 건물부문은 2030년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대비 32.6%를, 2050년까지는 11.9% 수준인 620만톤까지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공표한 상황이다.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해 신축단계에서 ZEB와 같이 에너지효율이 높은 건축물을 보급하고 노후돼 에너지사용량이 많은 기존건축물에 대해서는 에너지성능을 개선하는 GR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건물성능에 적합하게 에너지를 소비하는 행태를 개선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중 노후된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을 개선하는 GR이 건물분야 온실가스 감축 및 탄소중립에 주요 핵심수단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국토부에서 매년 발간하는 건축물 현황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2021년 기준으로 전국 약 731만동의 건물이 있으며 연면적으로는 40억5,600만㎡에 달한다. 이중 단 1.6%에 해당하는 12만동만이 당해연도 준공된 건축물이며 전체의 약 81.7%에 해당하는 597만동이 건물에너지 허가기준이 현저하게 낮았던 2012년 이전에 준공된 건축물이다.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 건물의 4/5 이상이 비교적 에너지효율이 낮은 건축물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을 개선하는 GR을 하게 될 경우 건물에너지사용량 절감분만큼의 상당한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발생될 수 있어 건물부문 탄소중립에 GR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엄정희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을 만나 공동주택 중심의 그린리모델링(GR)의 민간확산방안에 대해 들었다.

■ GR민간확산 방안은
GR이 민간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지역자생적인 GR시장생태계의 형성은 물론 모든 국민들의 GR필요성에 대한 인식의 내재화와 GR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와의 연계 등이 필요하다.

우선 지역자생적인 GR시장생태계 형성을 위해서는 GR설계 및 시공에 대한 많은 경험을 갖춘 사업자가 반드시 필요하며 일상에서 GR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전문가와 지역사회의 여론형성을 위한 홍보전략 등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2020년부터 매년 2,000여억원을 지원하는 공공건축물 GR을 시행해 전국의 기초지자체에서 직접 GR공사를 발주하도록 함으로써 해당 지역업체가 GR에 대한 공사경험을 쌓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

전국을 8개 권역으로 구분해 각 권역마다 GR지역거점 플랫폼을 구성했으며 GR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대학생 기자단 운영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GR일상화를 위한 홍보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전 국민의 GR필요성에 대한 인식의 내재화를 위해 가족단위로 자주 방문하는 국공립 도서관에 GR지원과 함께 GR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부스 등을 마련, GR에 대한 인식저변을 넓힐 예정이다.

그림그리기, 포스터 및 UCC제작, 에너지 및 온실가스 저감사례 발표, 캐릭터디자인 및 기념품제작 등을 주요 내용으로 전 연령대의 국민이 참여하는 ‘GR챌린지’ 행사추진 등을 통해 GR이 국민에게 더욱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일상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와 함께 보다 많은 민간건물을 GR로 유인하기 위해 GR이자지원사업의 지원방식 개선 및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을 고려 중이다. ESG, RE100 등의 제도와도 연계될 수 있도록 관련기관 및 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 중이다.

이와 같이 국토부는 GR이 민간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GR이 미래건축산업의 한 축으로 탄탄하게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관심을 쏟을 예정이다.

■ 공동주택 노후화 현황은
2022년 3월에 발표된 전국 건축물 현황에 따르면 30년 이상의 건축물 동수 비율은 △주거용 49.1% △상업용 29.6% △문교·사회용 21.5% △기타 17.8% 순이다.

주거용 건축물에서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연면적 기준으로 72.5%이며 전체 건축물 중에서도 약 33.7%를 차지하고 있어 노후된 공동주택의 에너지성능을 개선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절감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했던 ‘GR 활성화 방안 발굴’ 연구에 따르면 노후된 공동주택의 에너지성능을 개선할 경우 단위면적당 온실가스 감축량은 0.014TOE이며 에너지절감량은 39kWh/년인 것으로 산출됐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따라 서울시의 20년 이상된 공동주택의 에너지성능을 일괄적으로 개선할 경우 단순계산하면 온실가스감축량은 약 340만TOE/년, 에너지절감량은 약 95억kWh/년이 된다. 건물부문 2030 NDC 감축목표가 1,710만TOE임을 감안하면 상당부분 기여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공동주택은 단독주택과 달리 한 동에 많은 세대가 공동으로 거주하는 특성에 따라 공사범위가 창호교체 또는 내단열 보강 등 한정적으로 GR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실질적인 감축효과는 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 공동주택 리모델링과 GR접목 가능성은
증축, 개축, 대수선, 용도변경 등 건축물대장의 기재내용을 변경하는 경우 △건축물의 열손실방지 조치 △에너지절약계획서 제출 등이 의무화돼 있어 다양한 GR 기술요소가 적용·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허가가 필요 없는 단순 수선·보수 행위를 통한 GR의 경우도 정주환경에 대한 국민눈높이가 높아졌고 주거용 건축물에서도 냉난방설비를 비롯한 다양한 고효율설비 수요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고 있어 GR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최근 발생하고 있는 대형산불, 폭염, 가뭄, 국지적 폭우 등의 기후위기가 더 이상 먼 얘기가 아닌 바로 우리 일상의 단면이 된 것을 전 국민이 경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인식은 더욱 높아질 것이며 이와 함께 GR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훨씬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 리모델링의 탄소절감이라는 공익성을 감안한 제도적 지원에 대한 견해는
앞서 언급된 건축법상 인허가가 수반되는 리모델링(증축, 개축, 대수선, 용도변경 등)의 경우 건축물의 구조부재 또는 안전과 연관돼 있을 뿐만 아니라 건축공정은 △해체 △양중 △타설 △마감 등 모든 과정에서 안전사고의 우려가 상존해 제한사항의 완화에 대해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다만 GR은 기존건축물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수단인 만큼 더욱 많은 국민이 진입장벽없이 GR을 추진하실 수 있도록 많은 인센티브 발굴과 함께 다양한 정책과 연계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또한 GR특성에 따라 기존의 리모델링과 달리 제도적, 정책적 완화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 공동주택 GR 특례도입 견해는
일정 수준 이상의 GR을 실시한 건축물에 대해 인센티브 또는 특례를 적용하는 것은 향후 국토부가 많은 연구를 통해 반드시 발굴해야 하는 과제다.
다만 GR이 에너지성능 개선을 주요 목표로 하는 공사라는 특성상 건축행위 및 공사의 범위의 차이에 따른 천차만별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절감률에 대한 인정기준 마련, 에너지성능 평가도구 개발 등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산적한 현실적인 문제들이 사전에 해결돼야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중장기 프로젝트로 현재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단위과제별로 연구가 종료되는 대로 연구결과가 속도감있게 제도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 E절감량에 따른 차등적 인센티브 부여계획은
GR에 적용되는 기술요소 등에 따라 에너지절감효과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나 단순히 공사전·후의 에너지 절감량 또는 절감률 등을 기준으로 차등적으로 인센티브 등을 부여할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공사 전에 현저하게 낮은 에너지성능을 가진 건축물의 경우 큰 노력없이도 높은 절감량 또는 절감률을 달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정수준의 에너지성능을 갖춘 건축물이 더 많은 비용을 들여 더 높은 수준의 에너지성능을 위한 공사를 하게 될 경우 공사 후 에너지성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혜택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처럼 GR 인정 또는 인증제도 도입 및 차등적 인센티브 부여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이 부분은 국토부가 GR의 활성화를 위해 꼭 풀어야 할 과제인 만큼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연구용역을 통해 순차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해 나갈 예정이니 많은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길 바란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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