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대표현장] 네이버 ‘각’

2017-07-09

PUE 1.09 도달, 21세기 장경각 세우다
세계 최초 데이터센터 LEED 플래티넘 등급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녹색창에 물어보세요’라는 말은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하루 방문자 수 1,800만명, 페이지뷰만 12억이 넘는 네이버 검색 포털서비스에서는 1초마다 검색 쿼리가 7,400개 발생하고 이메일 2,500여개가 오가며 이미지 450건 이상이 N드라이브에 업로드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들이 한 곳에 모여 보관되고 있는 곳이 데이터센터 ‘각’이다. 단 3년이면 어떤 최첨단 기술도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IT업계의 시선으로 보면 2012년 12월 준공된 ‘각’은 이미 한물 간(?) 시설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획단계서부터 ‘친환경’이라는 콘셉트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데이터센터 ‘각’은 현재 지어지고 있는 어떠한 데이터센터와 비교해도 ‘친환경’적이다.

전기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데이터센터들은 전체 전력사용대비 IT설비를 지칭하는 수치인 PUE로 에너지효율을 평가받는다. 즉, 서버 등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는 주요설비를 제외한 냉방, 변압기, UPS, 조명 등 전기·공조·기타 기반시설의 에너지효율성이 높을수록 PUE는 낮아진다.

‘각’은 데이터의 안전성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친환경성을 부각시킨 결과 PUE 1.09를 달성하고 국제적인 친환경건물 인증제도인 LEED(v2009)에서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초로 최고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하며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인정받았다.

‘각’이 국내 데이터센터 발전역사에 기여한 의미가 여기 있다. 실제로 PUE 1.09는 전 세계의 이름 있는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구글은 1.09, 페이스북은 1.07의 PUE를 기록하고 있다.


‘각’ 왜?
우리의 기록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이 보관돼있는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은 환기와 습도를 조절하며 766년간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존해왔다. 데이터센터 ‘각’은 이러한 정신을 계승해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지식을 보관한다는 네이버의 기업철학이 담겨져있다.

강원도 구봉산 자락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각’은 연면적 4만7,734m², 대지면적 5만142m² 부지에 본관, 북관, 서관, 남관 등 4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관리동을 제외한 3개 동이 서버관이며 서버 12만대를 저장할 수 있다. 이는 국립중앙도서관의 2만7,500배에 달하는 데이터양이다.

‘각’은 일반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에너지사용량의 69.1%에 해당하는 전력량을 연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데이터센터 ‘각’은 국제적인 친환경건축 인증제도인 LEED(v2009)의 신축건물분야에서 데이터센터로는 전 세계 최초로 플래티넘 등급을 받은 건물이다.

LEED는 건물을 둘러싼 부지, 물, 대기, 자재, 실내환경, 디자인으로 영역을 세분화해 건물을 구축하기 전부터 완공 후 사용하거 철거하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건축하고 운영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LEED가 제시한 각 항목의 적용여부에 따라 인증(40~49점), 실버(50~59점), 골드(60~79점), 플래티넘(80점 이상)의 등급을 부여한다. ‘각’은 국내 여건 상 불가능한 항목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항목을 수행해 95점으로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AMU·NAMU 독자적 냉방시스템 적용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량 중 서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서버를 식히는 냉각시스템이다. 24시간씩 연중 돌아가는 서버에서 뿜어져나오는 발열을 식혀주지 못하면 고온에서 장비가 고장나버릴 것이다. 이러한 냉각에너지는 전체전력의 4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전기로 열을 발생시키고 전기로 이 열을 냉각시키는 아이러니한 구조를 이뤘다. 이러한 이유로 PUE를 높이는 주범이 바로 냉각에너지다.

데이터센터 ‘각’은 당시 데이터센터들이 위치해있는 도심지를 벗어나 춘천에 자리잡았다. 자연에너지인 외기를 이용해 서버를 냉각시키기 위해서다. 춘천은 연평균 온도가 11.1℃, 여름철 평균온도가 25℃ 이하로 연중 대부분 기간 동안 외기를 이용해 냉방을 하고 냉동기 가동시간은 20일 안팎에 머무른다.
이로 인해 서버냉각에 필요한 에너지를 크게 감소시킬 수 있었다.

연평균 기온이 1℃ 떨어질 때마다 전체 냉각비용의 5%가 절약되기 때문에 춘천에 위치한 것만으로 냉각비용의 5~10%를 절감하는 셈이다.

여기에는 네이버만의 기술이 접목돼있다. AMU(Air Misting Unit)는 외기를 직접냉방에 이용하거나 외기에 미세한 물입자를 분사해 온도를 낮춰 냉방에 이용하는 네이버만의 특화된 냉방장치다.


가습기를 사용하면 주변온도가 내려가는 원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냉방장치에 미스팅시스템을 조합한 장치로 냉방과 가습기능을 동시에 한다.

이를 이용해 봄, 가을에는 냉동기 가동없이 AMU만을 이용해서버실 냉방을 하고 겨울에는 외기와 리사이클링 공기를 섞어 적절한 온·습도를 유지한다. 냉동기 가동시간이 줄어 서버실냉방에 훨씩 적은 전력을 소비하면서도 냉방비는 연간 약 57% 이상 절감시켰다.

가장 먼저 개관한 북관에 AMU를 적용한 것에 이어 일 년 만에 개관한 서관에는 AMU 성능을 개선한 NAMU(NAVER Air Membrane Unit)를 도입했다. NAMU는 미스트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찬물이 흐르는 벽에 바람을 통과시켜 기화작용을 이용해 온도를 낮춘다.

또한 AMU처럼 미스트 분사거리를 고려해도 되지 않기 때문에 통로를 ㄷ자로 설치해 풍속을 조절하고 와류현상도 줄였다. 공기가 안정적으로 흐르니 내부저항이 20%가량 줄어 팬의 효율도 13% 향상, AMU대비 냉방전력을 8% 더 줄일 수 있었다.
최인식 기자 ischoe@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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