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학준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2021-03-01

무필터 대용량 공기청정기 개발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 기대
오존배출 5ppb 이하 전기집진식 기술력 입증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상진, 이하 기계연)이 세계 최초로 극세섬유와 코팅전극을 이용해 초미세먼지를 필터없이 저감시키는 기술을 적용한 지하철 역사용 공기청정기를 개발했다.

이번 ‘무필터 방식 대용량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제거성능이 높고 성능유지·유지관리성이 우수해 도입이 확대될 경우 획기적인 지하철 역사 공기질 개선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연구개발을 주도한 김학준 기계연 환경기계시스템연구실 책임연구원을 만나 제품성능과 의미에 대해 들었다.

■ 기술개발 배경은
현재 지하철 역사 공기질 개량사업을 통해 지하철 공조기에는 미디엄 필터, 터널에는 전기집진기가 적용 중이다. 연구팀이 서울시 A역사를 대상으로 50개의 초미세먼지 센서를 통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는 외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으나 공조기를 작동하더라도 전혀 저감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적용기술이 역사 내 초미세먼지 관리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조기용 필터방식은 바람을 막아 먼지를 걸러내므로 압력손실 크며 HEPA필터 적용 시 팬까지 고풍량으로 교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초미세먼지 저감성능이 낮은 미디엄 필터가 적용되고 있다.

터널용 전기집진기술은 바람을 막지 않고 전기적으로 먼지를 하전, 집진하기 때문에 압력손실이 거의 없으나 높은 전압·전류로 인해 오존이 다량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기계연은 세계 최초로 극세섬유와 코팅전극을 이용해 초미세먼지를 필터없이 저감하고 자가진단 IoT기술이 적용된 기기를 개발했다.




■ 개발제품을 소개하면
무필터 방식 대용량 공기청정기는 현재 상용화가 가능한 시제품 모델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최종목표는 시제품을 다수 제작해 풀스케일 역사에 실증평가를 추진하고 역사 초미세먼지 농도를 30분 내 50% 이상 줄이는 것이다.

개발모델의 경우 6대 설치기준으로 승강장·대합실 등 역사 내 실내공간 4,740㎥ 기준으로 △1대당 청정화 능력 30㎥/분 △1대당 적용면적 250㎡ 이상 △오존배출량 5ppb* 이하 △0.6×0.6㎡ 극초미세먼지 집진효율 90% 이상 △초미세먼지센서 연계 자기진단기능 등을 갖출 예정이다.


*ppb(part per billion): 10억분율. 1/1000ppm.

■ 기술적 혁신성은
먼저 탄소섬유 멀티 전극하전부 기술이 적용됐다. 탄소섬유 하전기술로 아주 미세한 마이크로미터 섬유다발에서 방전이 일어나기 때문에 전기집진방식이면서도 오존이 5ppb 이하로 거의 나오지 않으면서 이온이 방출된다.

이번 기술 이전까지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전기집진방식의 오존방출이 15ppb 수준이며 자연상태의 외부 오존농도가 보통 50ppb임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기술이다.

전극이 다발화될수록 전극간섭에 따른 방전에너지가 적어 오존이 적게 방출되며 전극 직경이 작을수록 플라즈마 볼륨이 작아 오존이 적게 방출되는 원리다.

이는 기계연에서 세계 최초로 원인규명한 원천기술로 실험적 검증을 완료했으며 SCI 논문으로 게재된 바 있다.

또한 무전원 세정형 코팅집진 전극을 사용한다. 간단한 바람 및 물분무로 세정이 가능하며 세정 후 성능이 원복되는 것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장기간 사용하더라도 효율이 15% 이내로 떨어지기 때문에 세정주기는 최대 1년을 예상하며 세정 후에는 원래 성능효율을 회복한다.

이와 함께 외부 이온방출방식 전기집진을 활용했다. 외부로 이온을 분무하는 방식의 하전기술로 장치 내부가 아닌 바람 토출구에서 외부로 이온을 방출시킨다. 이에 따라 공간 내 무한한 시간동안 하전을 유도하므로 매우 낮은 전압을 유지하며 오존없이 집진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JCR(Journal Citation Reports) 상위 5% 이내 논문으로 게재됐으며 기술이전으로 독창성을 인정받은 기술이다.



정화성능 기반 세정주기 센싱기술도 적용했다. 사용공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산출하는 공기청정기술이다. 기존 필터방식 공기청정기는 팬 회전수, 작동시간으로 필터 교체주기를 알려주고 있다. 이는 실내공간의 오염도와 무관한 방식이어서 실제 교체주기로 보기 어렵다.

이에 비해 개발·적용된 기술은 1만원 이하 가격의 초미세먼지센서를 정밀화한 뒤 시간에 따른 농도저감률을 산출, 자신의 적용면적을 실시간으로 평가하는 기술로 실제 공기청정능력에 대한 교체주기를 나타낸다.

■ 제품스펙은
무필터방식 대용량 공기청정기는 표준모듈에서 2m/s, 12kV조건으로는 오존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효율이 95% 이상이며 전기집진 소모전력은 10W 이하로 매우 낮다.

또한 필터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을 바라봤을 때 훤히 보일 정도로 개방돼있어 압력손실이 적다. HEPA필터와 압력손실을 비교한 결과 1/10 이하이며 압력손실대비 필터효율을 나타내는 필터성능지수는 15~68배로 나타났다.

1차 시제품에 대해 공기청정기 성능시험을 수행한 결과 이온분무를 추가해 20%가량의 성능을 개선시켰으며 최종적으로 최대 264.5㎡(약 80평) 적용면적을 확보했다. 이는 기존 필터방식대비 1.7배의 정화성능으로 설치대수를 1.7배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50개 센서를 이용한 역사 내 초미세먼지 농도측정 및 모델링 실험결과 기존 공기청정기와 동일한 설치대수를 적용하면 30분 이내에 50% 이상의 초미세먼지를 빠르게 저감할 수 있다.

■ 경제성은
기존 실제 적용제품과 비교한 결과 이번 개발제품으로 대체할 경우 필터없이 초미세먼지를 90% 이상 저감하며 80평형의 적용면적이 가능하고 세정만으로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성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승강장에 설치된 모 대기업의 필터방식 공기청정기와 비교했다. 해당 제품은 HEPA필터를 사용하고 적용면적은 155㎡(약 47평), 제품단가는 120만원 수준이다.

이에 비해 개발제품은 설치대수를 20대에서 12대로 줄일 수 있어 설치비용을 3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역사당 약 300만원의 필터교체비를 절약할 수 있다. 500개 역사에 적용하면 매년 14억원의 필터교체비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 기술의 확장성은
이번 기술은 정전방식의 공기청정기이며 높은 기술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국내 지하철 역사 공기청정기에서 나아가 공조기, 일반가전 공기청정기, 환기장치 전체시장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20V로 구동되는 단순설치형 제품이므로 기존 수십억원의 막대한 예산과 수개월가량의 설치기간이 소요되는 설비대비 현장적용성이 매우 용이하다. 이에 더해 저배압구조로 세정주기가 1년 이상이므로 유지관리가 용이해 운영 상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이미 기계연에서 상용화가 가능한 1차 시제품을 제작해 성능을 검증했기 때문에 실증평가 이후 즉각적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1차 시제품 개발과정에서 다수 전문기업과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한 만큼 연내 최종 시제품을 다수 제작하고 검증할 계획이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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