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열저항 시험방법 개정논의 본격화

  • 등록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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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委, 면재단열재 시험한계 지적… 열가속시험법 추진 의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지난달 개최한 ‘KS M ISO 4898 단열재 표준설명회’ 이후 장기열저항(장기열전도율) 시험방법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7월17일 열린 KS M 4898 표준 전문위원회에서 시험방법 개정 방향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전문위원회는 기존 ISO 기준의 슬라이싱법이 면재(표면마감재)가 있는 단열재(PF, PU 등)에는 정확한 성능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한계에 따라 EN 규격에 따른 열가속시험법 도입을 추진하기로 다수결 의결했다.


다만 이는 전문위원회 논의 단계로 앞으로 기술위원회 심의와 행정예고, 의견조회 등 절차를 거쳐야 하며 최종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 향후 전문위원회에서 논의된 방향이 후속절차를 통해 조율될 것으로 예상된다.

 

EN규격 도입, 기대·우려 교차


기존 ISO 기준의 슬라이싱법은 발포가스에 따른 경시변화를 측정하는 데 널리 활용돼왔지만 ISO 표준 자체에도 면재가 있는 단열재에 대해서는 시험결과 신뢰성이 상당히 낮아 실제성능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PF, PU 등 면재가 있는 단열재의 장기열저항 평가를 위해 EN 규격 열가속시험법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KS M ISO 11561: 2009
단열재의 경시변화- 독립기포 플라스틱 열저항의 장기변화 결정(실험실 가속시험법)

 

…(중략)…

 

7. 정확도
슬라이스 하지 않은 본래 두께의 시료에 대한 열저항을 얻기 위해서는 장시간의 시험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본 표준의 시험방법에 대한 정확도와 편차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기술하기 어렵다.
시험방법A의 경우 3~5년에 걸쳐 미국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얻은 제한된 자료에 의하면 실제 성능과 슬라이싱 및 스케일링 시험에서 도출한 성능간에 일치도는 10% 이내에서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험방법B의 경우에는 스칸디나비아에서 장기간 동안 50mm 이상 두께의 시료에 대하여 실시한 시험결과에 의하면 두 방법간에 5% 이내에서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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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재 경시변화 슬라이싱 시험방법 인용표준인 KS M ISO 11561의 정확도 관련 설명.


앞서 6월 설명회에서 가장 큰 논란은 장기열저항 도입과 적용 범위였다.


설명회에서 “경시변화가 발생하는 단열재임에도 초기 열전도율로 시험성적서를 발급하는 것은 적합성평가 위반 소지가 있다”고 언급됐으나 이에 대해 국가기술표준원은 “건설연의 해설이 국표원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 혼란이 증폭됐다.


특히 업계에서는 “현행 ISO 시험방법으로는 PF, PU 제품의 실제 장기열저항 변화보다 불리한 값이 기재될 수 있다”라며 반발의 목소리가 높았다. EN 규격 도입추진은 이러한 업계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EN 규격 도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R&D사업을 통해 2년에 걸쳐 수행된 평가 결과 EN 열가속시험법은 우리나라 제품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왔다”라며 “70℃에서 175일 시험하는 EN방법으로는 우리 제품의 실제 25년 장기값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제품은 발포가스 확산이 느려 EN 시험조건에서는 장기성능이 과소평가될 위험이 있다”라며 “시험방법 도입은 ‘누가 유리한가’가 아니라 실제성능을 가장 합리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KS M 4898 표준 개정은 전문위원회 논의에서 기술위원회 심의로 이어지며 행정예고 및 의견조회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번 전문위원회 논의는 아직 초기단계 수준이지만 장기열저항 시험방법 개정이 현실화될 경우 업계 전반의 시험·인증체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논의는 단순한 시험방법 변경을 넘어 장기적인 단열성능 평가기준을 둘러싼 산업계·시험기관·표준당국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교차하는 지점으로 향후 절차와 논의과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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