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겸 한국환기산업협회 회장

2020-06-07



한국환기산업협회(회장 김학겸)가 지난 4월 총회를 열고 환기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다짐하며 창립했다.

최근 국민들의 건강·안전을 위협하고 쾌적성을 저해하는 대기·공기환경 관련이슈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실내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환기는 황사, 미세먼지, CO₂, VOCs, 세균, 바이러스 등 거의 모든 유해환경요소를 관리할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 업계의 책무도 막중하다.

또한 실내공기질뿐만 아니라 냉난방공조, 제습 등과 시스템통합 및 연계를 통해 쾌적성을 향상하고 혹한·혹서로부터 재실자를 보호하는 실내환경관리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효과적·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AICBM, 센서 등 IT와 융·복합함으로써 산업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이처럼 환기산업은 사회적 필요성과 요구증대에 따라 건축, 기계설비, 냉난방공조분야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설비산업에 속한 작은 분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어 저가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발전가능성을 제한받고 있다.

환기산업협회는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계설비, 예방의학, 환경공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의 전문가와 협력해 산·학·연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출범했다. 이를 위해 환기시스템 관련 신기술·신제품을 개발하고 보급하며 교육·홍보사업과 대정부 정책제안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민건강 증진과 국가 에너지절약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환기 및 유관산업의 관심 속에 △경동나비엔 △그렉스 △대진브로아 △브라운테크 △쏘노 △에어로 △은성화학 △정민 △탑에어 △풍산기연 △하츠 △휴테코 △힘펠(가나다순) 등 13개기업이 참여해 출범한 환기산업협회는 창립총회에서 △김학겸 회장(휴테코 대표) △김정환 부회장(힘펠 대표) △이경순 부회장(은성화학 대표) △김용휘 부회장(하츠 전무) △김충렬 부회장(경동나비엔 본부장) △임형택 상임이사(설립추진위원회 사무국장) △이진호 감사(풍산기연 대표) △김도경 감사(브라운테크 부사장) 등을 선출했다.

초대 회장을 맡아 2023년까지 3년의 임기를 시작한 김학겸 환기산업협회 회장과 현재 환기산업을 진단하고 협회의 비전을 들었다.

■ 초대회장 당선소감은
환기산업 발전이라는 큰 뜻을 가진 환기산업협회의 초대회장이라는 명예로운 자리에 선출돼 기쁘기도 하지만 여러모로 부족함에도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지금까지 환기산업은 업계 대부분이 작은 규모여서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신기술·신제품 개발, A/S 등이 힘겨운 상태이며 업종간 협업 등을 통한 발전은 생각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환기산업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그러나 최근 실내공기질이 국민적 관심을 끌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이후 감염예방에 따라 환기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주변환경이 환기산업계에 우호적이라 볼 수 있는 만큼 협회를 이끌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와 같은 기회를 이용해 환기산업협회를 중심으로 환기산업계는 물론 유관분야와의 공동기술개발, 예방의학·환경공학 등과의 협업으로 가치를 제고하고 독립된 정체성을 확립해 회원사들의 공통이익을 위해 노력하겠다.



■ 환기산업협회 설립취지는
환기는 안전과 쾌적성 측면에서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기계설비산업의 부속품처럼 취급되다보니 사회적으로나 건설산업 내에서나 충분한 대우를 못받는 실정이다.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요소임에도 환기산업은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단순히 법적기준만 맞추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가를 지나치게 낮춰 계상하고 저가경쟁을 부추긴다. 이는 환기산업·기술의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

공동주택 환기장치 의무화 이후 10년동안 녹색건축인증 상 1등급 환기장치를 사용한 건설사가 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 2곳뿐이라는 것이 현실이다. 다른 건설사는 단 한 세대도 1등급 제품을 적용한 경험이 없다.

이때문에 국민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최소한의 성능·품질, 또는 불량제품이 적용됐으니 사용자에게 적극적으로 이용방법이나 효과에 대해 알리지 않고 있어 유지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설치를 했어도 안한 것과 다름없다.

공기가 눈에 보이지 않고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인식이 없기 때문에 환기장치를 간과하는 측면이 있지만 사실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다. 환기산업협회가 예방의학, 환경보건분야와 함께 논의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동주택 분양 시 주방에는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도 건강과 직결되는 설비에는 돈을 적게들여 큰 실효성 없는 저가형 제품을 시공하는 것은 업계종사자와 전문가입장에서 양심의 문제기도 하다.

이러한 실태를 해소하고자 환기산업협회가 발족했다. 협회이름의 ‘산업’에는 협회활동이나 논의의 범주를 환기업계로 국한시키지 않고 산업 전반에 환기가 차지하는 비중을 인지하고 위상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 다양한 종류의 환기기업이 참여하는데
자연환기, 기계환기, 바닥환기, 혼합형 하이브리드환기 등 다양한 종류의 환기방식이 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만으로는 궁극적인 솔루션이 되기 어렵다. 건축물의 형태, 위치, 설계방식이나 설치공간이 저층부인지 고층부인지, 환경조건이 어떤지에 따라 효과적인 환기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스템간 상호융합이 이뤄져야 한다.

환기산업협회는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환기기업이 공존하고 융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과학적 근거마련을 위한 연구개발, 기술컨설팅 및 중재활동도 추진할 계획이다.

■ 사업계획은
조직구축이 가장 중요하다. 올해는 각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직의 단합과 결속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후 △환기관련 공동기술개발 △환기유닛 설치를 위한 공동주택·학교 등의 덕트설계·시공기준 및 환기유닛 유지관리 기술기준 제정 △환기관련 기기 표준화 △부품호환을 위한 필터 등의 크기 표준화 △강연·강습회·견학회 등 교육 및 홍보 △환기관련 기술자문 및 각종 수탁용역 △환기산업 발전방안 대정부 건의 △환기산업 조사 및 통계 등 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목표는 1개 이상 국책과제를 수행하는 것이다. 여의치 않다면 각 회원사의 박사급 인력과 학계, 유관단체의 의견을 모아 선제적으로 수행해야 할 연구를 발굴하고 협회 스스로 연구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그간 환기기업들도 R&D를 활발히 수행했지만 각기 독립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었고 다른 환기방식과의 연계·공조가 이뤄지지 않았다. 환기산업협회는 다양한 회원사들이 모였기 때문에 공통분모를 만들고 이들 모두가 이롭도록 기술을 연계하거나 융복합하는 역할을 수행코자 한다.

■ 의학계와 공조를 추진하는데
다양한 협·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기본데이터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보건·의학관련 학계 저명인사들이 한국실내환경학회 등 환기산업협회 유관단체에 많이 속해있어 이러한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

과거 한양대 산업의학과, 서울대 자연과학대와 실내공기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과제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와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산·학연계를 통해 공기질, 환기시스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분석이나 환기시스템 종류에 따른 영향을 실험·시험·실증을 통해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결과를 근거로 이상적인 환기시스템을 개발, 구성하기 위해 정부·연구기관 과제용역 제안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자체R&D도 추진할 방침이다.

■ 시공·기술기준 제정사업은
정책연구로 풀어내야 할 부분이다. 국토교통부가 녹색건축 인증기준 상 공동주택분야에 환기장치 성능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배점이 2점밖에 안돼 시공사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녹색건축 인증은 높은 점수를 획득하면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동주택 건축 시 인기가 높다.

환기장치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배점기준을 높여야한다는 것이 환기산업협회의 입장이다. 국토부, 환경부 등 정부부처에 이를 요구하고 실사용 주체인 건설사에게 중요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구들을 연구결과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논리적·합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주택을 청정·안전·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며 그 수단으로 고성능 환기장치를 적용함으로써 환기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신기술·신제품 개발여력을 높여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때문에 레퍼런스 중심의 실증기반 연구로 합리성·구체성을 갖춰야 한다.



■ 환기산업이 가야할 방향은
본래 환기산업은 공기청정기, 가습, 제습, 집진 등을 포괄하는 분야다. 지나친 시공사 중심시장에서 주택문화가 2006년 환기장치 의무화 이후 최저가 제품도입으로 진행되면서 환기가 단순 설비부품으로 취급받자 성장가능성이 급격히 위축됐다.

시기상 황사, 미세먼지 등 공기 중 유해물질관리는 이미 예견됐던 것인데도 환기장치는 큰 혜택을 받지 못했고 대신 공기청정기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앞으로는 환기장치가 환기, 공기청정, 제습 등을 모두 통합해야 한다. 현재 환기산업은 ‘쌀눈경영’을 하고 있다. 공기관리산업이라는 쌀은 크다. 업계는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장의 크기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중 환기라는 작은 쌀눈정도의 역할에 그치고 있다.

환기산업이 시야와 규모를 키워서 국내 공기관리산업을 넘어 국제교류에 나서야 한다. 보다 선진화된 국가의 환기모델을 점검하고 우리나라와 그들의 주택문화를 비교한 뒤 그에 맞는 멋진 기술이 나타날 토양을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들이 융복합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최저가시장에서는 개발여력이 없다. 건설사가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국민건강을 위해 좋은 제품을 제값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인증가점, 인센티브 등 유인제도가 필요하다.

또한 환기업계는 대·중소기업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대기업이 환기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내·외시장을 개척하면 중소기업은 혁신기술·제품으로 발맞춰 팀을 구성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시장을 열고 나면 대기업은 생산캐파(Capacity) 확대를 통해 상생할 수 있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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