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안섭 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 회장(세종대 교수)

2020-12-06


친환경건물, ZEB시대를 맞이해 건축친환경설비학회는 더 많은 역할과 의무를 담당해야 합니다. 4차산업 시대의 AI 사회 속의 건축환경설비분야는 스마트홈, 스마트빌딩, 스마트시티에서 소명을 담당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회변화 속에 우리 학회는 산·학·연 협력강화의 장이 될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그 결과를 사회로 적용 및 환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KIAEBS, 회장 최안섭)는 2007년 김광우 서울대 명예교수를 초대회장으로 설립돼 매년 춘계심포지움, 친환경건물 견학회, 친환경 학술강연회 및 기술강습회, 추계학술발표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KCI 등재 논문집 및 학회지를 발간, 건축 전문학회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안섭 건축친환경설비학회 제13대 회장을 만나 최근 주요활동과 학회의 비전에 대해 들었다.

■ 건축친환경설비학회를 소개하면
건축친환경설비학회는 기업 및 산업계 관계자도 많이 참여하고 있지만 주로 학계·교수가 주축을 이루는 학회다. 학술활동 중심의 연구·논문발표, 학술대회 발표, 기술세미나, 기술강습회 등을 주요사업으로 수행하고 있는 전문학회로 관련분야 전문가 1,233명이 정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불모지로 여겨졌던 친환경건축·설비분야에서 학술연구를 수행하기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최근 관련분야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학회활동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2007년 사단법인 등록과 함께 창립한 건축친환경설비학회는 매년 4회의 학회논문집을 꾸준히 발간하고 있으며 △친환경건축디자인 공모전 △기술강습회 및 견학회 △춘계학술심포지움 △추계학술대회 등을 각각 연 1회 개최하고 있다.

또한 △2008년 영남지회 창립 △2011년 한국패시브하우스연구소 개소 △2015년 학회논문집 KCI 등재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며 △2008년 일본 공기조화위생공학회와 국제학술교류 협정 체결 △2010년 독일 PHI와 패시브하우스디자이너 교육 및 시험기관 협약체결 △2018년 ASHRAE 협력기관 승인 및 RHEVA와 국제교류협력 MOU체결 등 국제교류활동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저명한 학계·산업계 전문가가 포진한 만큼 친환경건축 및 환경설비와 관련된 기술·표준에 대한 자문 및 제정 등에 관여하고 있다.

■ 제13대 학회장으로서의 소회는
건축친환경설비학회는 매년 4월 회장이 이·취임하고 있어 아직 내년 1분기까지 임기가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연말이면 대부분의 굵직한 학회행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이다.

올해를 돌아보면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2020년의 우리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회도 이제까지 와는 다른 1년을 보내고 있다.

매년 빠짐없이 치러지던 행사들이 일부 미뤄지거나 연기되기도 했지만 비대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행사와 같은 새로운 방식들은 그간 빈번하게 활용하지 못해 생소하게 여겨졌지만 예상밖의 성과를 거두며 신선한 가능성을 열고 있다.

지난 9월 ‘빅데이터 분석과 기계학습을 이용한 최적설계 및 시스템제어 기술’을 주제로 개최한 ‘2020년 기술강습회’를 학회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행사로 치렀다. 오프라인 행사로 개최할 경우 50여명 내외 규모의 행사로 꾸며졌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었던 이번 온라인 기술강습회에는 100명 이상이 참석해 성황리에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특히 지난 11월20일 충주에 위치한 한국교통대에서 치러진 추계학술대회도 온·오프라인 병행행사로 치렀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개최해 행사 흥행에 걱정도 있었지만 사전등록 120여명, 참석인원 150여명을 비롯해 발표마다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100여명이 참여해 호응이 좋았다.

온라인으로 세션을 운영하다 보니 누가 들어왔는지, 언제 나가는지를 통계적으로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인원이 발표 끝까지 듣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같이 코로나19로 이동과 만남의 제약이 많아 온라인이 대세가 된 시대에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주제라면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 추계학술대회 내용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건축환경설비’를 주제로 11월20일 충주 교통대에서 치러진 이번 추계학술대회에는 총 80여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해외 저명인사의 특별강연 2개 △오프라인 학술발표 세션 8개 △온라인 학술발표 세션 4개 △기획세션 4개 △학술대회시상식 △친환경건축디자인 공모전 시상식 등으로 구성됐다.

기획세션은 △건축친환경설비학회 자체기획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 평가체계 고도화’ △한국그린빌딩협의회(KGBC) ‘건축물인증제도와 제로에너지건물’ △대한설비기술협회 ‘공동주택 환기설비 미세먼지 제거성능’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스마트온실 냉방모듈 설계기준 정립 및 표준화’ 등 외부 기관·단체와 협력해 준비했다.

특별강연으로는 에드워드 아렌스(Edward Arens) UC버클리대 교수가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나은 쾌적성을 보장하는 개인편의시스템(Better comfort with Less Energy the promise of personal comfort systems)’을 발표한 데 이어 니우 지안레이(Niu Jianlei) 에너지와건물(Energy and Buildings) 편집장이 ‘환기와 공기감염제어(Ventilation and airborne infection control)’를 주제로 발표해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이번 추계학술대회에는 공동주택, 업무용시설, 학교 등의 감염예방을 위한 공조·환기시스템을 비롯해 에너지효율화, 신재생에너지 적용, 쾌적성향상을 위한 다양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또한 BIM,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효율적인 제어시스템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고도화되는 환경건축·설비기술에 대한 연구성과도 발표돼 많은 관심을 받아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 친환경건축·설비분야 방향성을 전망하면
최근 대한민국이 친환경건축물 및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시대를 맞이함에 따라 건축·설비분야는 막중한 시대적 역할과 의무를 부여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생성과 절약을 적절히 이뤄야 한다.

건축물에 적용할 수 있는 검증된 신재생에너지시스템은 태양광, 지열 등이지만 PV는 옥상·벽면을 모두 활용하더라도 에너지자립을 위한 발전용량 충족에는 한계가 있다. 지열시스템은 천공에 따른 공사비나 환경부담 등이 걸림돌이다.

궁극적으로 건물과 신재생에너지가 통합될 수 있다면 국내 ZEB기술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실내 냉난방 부하저감을 위한 차양장치와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결합, 실내 쾌적조도 확보를 위한 블라인드시스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실내 에너지사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열부하를 신재생열에너지 직접이용을 통해 변환손실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태양열시스템 등을 개선해 적용하면 신재생에너지와 건물이 보다 융복합되고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인공지능(AI) 사회 속 건축환경설비분야는 스마트홈, 스마트빌딩, 스마트시티를 구현·유지·운영하기 위한 소명을 담당해야 한다.

건물·설비분야에서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는 AI를 활용해야 운영·유지관리 측면에서 관리자·재실자의 전문지식이나 노력없이도 쾌적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에너지절감과 온실가스 저감을 달성할 수 있다. 건물·설비AI분야에서 선도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노력과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친환경건축·설비분야는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사한 감염병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음압병실의 고도화를 위해 보건당국과의 공동연구와 협력, 기술개발이 중요해 졌다.

또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비주거에서 주거로 건축·설비공학적 연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실내환경관리분야에서 사무실이 경제활동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중요하게 다뤄졌다. 앞으로는 재택근무를 비롯해 자택 여가생활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주거에서의 열환경 및 실내공기질,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공간계획, 건축·설비시스템을 보다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변화 속에서 건축친환경설비학회는 산·학·연의 협력강화의 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그 결과를 사회로 적용 및 환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학회의 중장기 사업방향은
향후 건축친환경설비학회는 AI와 보다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건축·설비분야에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으로 AI가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 수많은 에너지데이터를 활용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학습함으로써 △에너지 소비패턴·경향성 분석 △소비량·소요량·생산량 예측 △설비가동률·최적제어 방안 산정 △고장·이상징후·돌발상황 예측 등을 수해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재실자들의 편리함을 고려해 조도, 온도, 습도, 공기질 등이 지금보다 더욱 정교하게 실내환경을 제어해야 한다.

현재도 기계학습, 딥러닝 등을 이용하고 있지만 강화학습 개념을 적용해 보편적인 최적·쾌적제어에서 나아가 재실자 개인별 성향차이까지 학습하는 것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즉 평균적인 쾌적환경 제공에서 나아가 건축·설비솔루션이 개인차까지 반영해 개인맞춤화된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건축친환경설비학회는 이에 대한 연구개발, 학술활동을 독려하고자 한다.

또한 친환경건축 관련 대표적인 평가제도인 국내 인증제도의 선진화·고도화 및 친환경성능 실효성 제고방안을 모색한다.

국내 친환경건축관련 인증·평가제도는 △녹색건축물(G-SEED)인증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 △ZEB인증 △지능형건축물인증 △주택성능등급인정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 건설기준 △건강친화형 주택 건설기준 △공동주택 결로방지를 위한 설계기준 △장수명주택 건설·인증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 에너지성능지표 등 다양하다.

국토교통부는 다수 인증제도로 혼란과 부담을 겪고 있다는 산업계의 의견을 받아 중복되는 인증제도를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 학회는 통합과정에서 제도가 보다 발전될 수 있도록 연구를 통한 자문을 제공하는 한편 인증제도가 과학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친환경컨설팅 자격제도를 통해 공신력을 부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친환경건축에 대한 시대적·사회적 요구사항이 많은 만큼 산업계에서도 다수의 친환경컨설팅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역량이 뛰어난 기업이 있는가 하면 일부 인증대행에 그쳐 지속적인 친환경성능 확보가 불가능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이와 같은 제도를 통해 친환경컨설팅이 실질적인 성능·쾌적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이를 위한 기초적인 연구를 긴 호흡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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