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재원 KGBC 부회장(한양대 교수)

  • 등록 202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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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2 개선, ZEB확산 선결조건 '신규 평가프로그램' 고민해야”
고등급 ZEB 활성화 위해 신기술‧신제품 시장확산 독려해야

한국그린빌딩협의회(KGBC)는 그린빌딩연구회를 모태로 시작했으며 창립이후 그린빌딩분야 산‧학‧연 전문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학술활동을 펼쳐왔다. 녹색건축인증(G-SEED) 등 인증기관업무와 함께 그린빌딩과 연계된 도시, 건축, 부동산 비즈니스 전문가들이 참여해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그린빌딩분야의 미래비전을 제시해왔다.


또한 KGBC는 World GBC(WGBC)의 회원기관으로 그린빌딩분야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익 사단법인이다. 세계 그린빌딩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 그린빌딩협의회(USGBC)나 영국의 BRE, 아시아의 WGBC Asia Pacific Network 등에 속한 18개국 회원기관과 교류를 통해 친환경건축물 인증기준과 각국 그린빌딩산업 및 기술개발 현황을 공유함으로써 건설산업 발전을 견인하며 전 세계적인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녹색건축 이미지 제고 및 대학인력 양성을 위해 국내 대학생들이 전공지식을 바탕으로 건축환경과 친환경설비에 대한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는 건축친환경설비기술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녹색건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건물에너지분야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KGBC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재원 한양대 교수를 만나 인증통합 시 주의사항, ZEB인증 실효성 확보 전제조건 등에 대해 들었다.

 

■ 기존 건물에너지인증제도를 평가한다면
정부는 지난 2001년부터 건물분야 에너지절약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를 도입해 운영해왔다. 이를 통해 건물에너지효율 정보를 제공하고 에너지절약기술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건물의 경제적 효과를 가시화하는 방안으로 활용했다.


건물분야에서 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를 도입한 이후 우리나라 건물에너지 성능과 주거환경의 질 등이 놀랍게 향상됐으며 객관적인 에너지성능 정보에 기초해 건축물 가치를 국가가 객관적으로 인정함으로써 건설사업주체, 소유주체, 관리주체 및 건물사용자 등 건물과 연계된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에너지 이용효율화를 촉진해왔다.


특히 2017년부터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및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건물분야에서는 새롭게 ZEB인증제도를 시행했으며 기존의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와 연계해 운영돼왔다.


그러나 현행제도는 사전에 1++ 이상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을 획득한 건축물에 한해 ZEB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2단계로 규정하고 있어 두 제도를 통합해 간소화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를 ZEB인증 절차에 통합해 중복절차로 인한 행정적 낭비를 줄이며 건축물 용도나 규모 등에 따라 일정한 등급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ZEB인증제를 강화한 것은 향후 우리나라 ZEB보급과 건축물 온실가스배출 감축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 ZEB 고등급 획득 활성화 방안은
기존 인증제도 운영과정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있어 왔듯 높은 ZEB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방안마련은 새로 통합된 ZEB인증제도 운영과정에서도 계속될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건물규모 및 용도별로 의무등급을 특정 등급 이상으로 강제하거나 상향등급 취득에 따른 제도적‧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건축물들의 ZEB등급 향상을 유도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안일 것이다.


그러나 ZEB 3등급 이상, 나아가 플러스에너지빌딩(PEB)등급까지 유도하기 위해서는 의무화 및 인센티브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시장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ZEB 3등급 이상 건축물을 고려하게 하려면 설계, 시공, 에너지공급 등과 관련된 제도‧법령 등에 존재하는 장애물을 해소해야 한다. ZEB 3등급 이상이나 PEB등급 달성을 어렵게 하거나 이해관계자들간의 충돌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 신속하게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새롭게 개발된 고효율 저탄소 신재생에너지 융합기술들이 더욱 손쉽게 시장에 진입하며 실제 건축물에 적용돼 ZEB 3등급 이상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요구된다.

 

 

■ 인증제도 실효성 확보방안은
현행 인증제도와 마찬가지로 통합된 ZEB인증제도 역시 해당 건축물의 설계 및 준공단계의 설계도서를 바탕으로 에너지자립률이나 단위면적당 1차에너지소요량을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도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증등급을 부여하며 실제 사용단계에서의 에너지사용량과 에너지자립률을 실측해 인증받은 성능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평가하는 과정은 없다.


물론 실제 건축물 사용단계에서의 다양한 변수와 불확실성으로 인해 인증단계에서 예측된 에너지소요량이나 에너지자립률 등과 실제 값들이 일치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다만 ZEB인증이 더욱 실효성을 가지려면 인증취득 후 일정기간 내 실제 사용단계에서의 성능이 인증성능과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차이가 일정수준을 초과할 경우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컨설팅해주는 사후관리 프로세스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 ZEB인증 보완점은
PEB를 포함한 3등급 이상의 ZEB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과 신제품, AI기술이 접목된 에너지 최적제어 기술들이 시장에 매우 빠르게 진입하게 될 것이다. 이때 현재 인증제도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ECO2 프로그램에 이러한 신기술, 신제품, 새로운 제어기술 등을 지체없이 반영할 수 있는가가 통합 ZEB인증제도의 성공적인 운영과 ZEB관련 산업분야의 기술발전 견인에 필수다.


만약 이것이 어렵다면 ECO2로 에너지성능을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해 새롭게 사용가능한 건축물 에너지성능 예측방법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2025년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통합 ZEB인증제도는 기존제도 운영상 비효율성과 일부 중복성 등 문제점을 개선하면서도 기존 인증제도 참여자들의 새로운 제도도입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ZEB인증제도의 성공적인 운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ECO2 프로그램의 신뢰도 확보와 함께 새롭게 개발돼 ZEB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저탄소 고효율 냉난방, 급탕, 조명, 환기기술 등이 ECO2에 신속하게 반영될 수 있는 기술적, 제도적 방안을 시급히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 인증통합으로 기대되는 점은
2025년부터 적용된 통합 ZEB인증제도는 지난 23년간 축적된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 운영을 통해 얻은 경험과 성과 위에 2017년 시작돼 현재 정착돼 가고 있는 ZEB인증제도를 더한 것으로 큰 어려움없이 우리나라 건물에너지 성능향상과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통합 ZEB인증제도를 운영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소해 나가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적인 인증제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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