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유럽 주요 14개국 히트펌프 판매량이 2023년대비 평균 23% 하락한 가운데 영국만 성장세를 나타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유럽 주요국 히트펌프 판매량 변화를 보면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20만9,000대(48% 감소), 17만3,000대(39% 감소) 판매되며 가장 크게 감소했다. 영국은 판매량이 3만8,000대(63%) 증가해 유일하게 성장했다.
글로벌 경제불황, 전기가격 상승 등에 따라 각국 지원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며 유럽 내 히트펌프 판매량이 크게 하락했지만, 유럽연합(EU) 차원에서는 여전히 히트펌프가 냉난방탈탄소화의 핵심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HP판매 확대, 유럽 청정E전환 핵심
히트펌프는 재정증대효과 뿐만 아니라 냉난방탈탄소화와 에너지안보를 통해 유럽산업 경쟁력을 강화에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 ‘Action Plan for Affordable Energy’ 전략에 따르면 히트펌프 설치량을 늘리게 되면 약 600억유로(약 80조원)의 화석연료 수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나타났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히트펌프의 60~73%는 현지에서 제조돼 탄소배출량을 줄일 뿐만 아니라 일자리창출 효과와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 감소를 통한 에너지안보 효과도 얻을 수 있다.
EPHA는 부가가치세를 인하하고 저소득가정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에너지과세 조정을 통해 히트펌프에 사용되는 전기가격을 경쟁력 있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PHA의 관계자는 “유럽 청정에너지전환에 있어 히트펌프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라며 “히트펌프 수요증가세 지속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히트펌프를 통한 청정냉난방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화석연료 난방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히트펌프를 통한 전기화를 우선시하는 명확한 로드맵은 소비자와 제조업체 신뢰를 높일 수 있다.
유럽 주요국, 지난해 HP판매량 2023년比 감소
유럽 히트펌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주요국은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14개국이다. 이들은 유럽 히트펌프시장 90%를 점유하고 있으며 2,600만유로(약 41억원)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이들의 연간 히트펌프 판매량은 2014년 70만대에서 2022년 280만 대로 지속성장세를 보였지만 2023년 260만대, 2024년 200만대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감소원인으로는 △가스대비 높은 전기요금 △인플레이션 △고금리 △건설경기 침체 등 경제요인과 △독일 △프랑스 △벨기에 △프랑스 등 정부의 불확실한 규제와 보조금 지연 등 정책변화로 인한 소비자 신뢰감소와 투자감소 등이다.
히트펌프시장 매출감소는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EHPA에 따르면 최소 4,000개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근무시간 단축 등으로 6,000명 이상 근로자가 영향받았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완화방안으로 약 17만개 직접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
EHPA의 관계자는 “히트펌프는 지속 가능한 난방을 위한 비용효율적인 솔루션”이라며 “소비촉진을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정책지원과 균형잡힌 전기·가스가격으로 시장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프, 재정지원 불확실성으로 판매량 감소
2023년 기록적인 한 해를 보낸 독일의 히트펌프 판매량은 2024년에 46% 급감했다. 매출감소는 지방난방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보조금에 대한 인식부족 등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독일이 히트펌프에 다방면의 투자를 진행한 점은 장기적으로 시장성장에 긍정적인 요소지만 판매량 회복을 위해서는 명확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HPA는 올해 독일정부가 명확한 정책기조 아래 재생가능한 난방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면 판매량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4년 프랑스 내 히트펌프 판매량 감소는 경제·정치적 어려움과 전기요금의 경쟁력 부족 등 여러 요인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중 에너지효율개선 프로그램인 ‘마프라임레노프’의 불안정성은 특히 상반기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고온히트펌프 판매량은 건물 개·보수(리노베이션)와 석유보일러 교체율 감소로 인해 59% 급감했으며 2023년에 상승세를 보였던 히트펌프(Monobloc)도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신규 단독주택에 주로 사용되는 소형히트펌프(6kW 미만) 매출감소 영향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EHPA의 관계자는 “올해 2월 이후에는 전기요금 하락과 주택·상업용 건물에 대한 RE2020 규제 시행이 증가된다”라며 “시장전망은 여전히 희망적이지만 정부의 명확하고 안정적인 가이던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인센티브제도 등 종료로 HP판매량 감소
이탈리아의 히트펌프업계 관계자들은 제도변화에 따라 축소된 세액공제비율과 공제조건 불확실성등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해 히트펌프 판매량은 2023년에 비해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주거용 ATW히트펌프와 수열히트펌프 판매는 슈퍼보너스 프로그램이 종료 이후 약 35~40% 급감했으며 하이브리드시스템은 약 70% 감소해 더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주거용 공기열히트펌프(Split)는 노후유닛 교체사업과 ‘보너스 카사 인센티브제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으며 생활온수용 히트펌프 판매량은 5% 감소했다.
상업부문에서는 △VRF시스템 △ATW히트펌프 △수열히트펌프가 안정적인 수요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슈퍼보너스 프로그램은 건물리모델링과 에너지효율개선비용을 공제하는 세액공제 프로그램으로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을 위해 도입됐으며 보너스 카사 인센티브는 슈퍼보너스 프로그램과 유사하지만 조금 더 일반적인 리모델링에 대한 작업을 지원하는 인센티브다.
벨기에, 2023년부터 감소세 지속
벨기에는 지난 2023년 당시 판매량이 2021년과 2022년에 비해 전례 없는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감소세는 2024년까지 지속됐다. 지난해 하이드로닉 히트펌프와 모노블럭 히트펌프 판매가 각각 40%와 6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벨기에는 kWh당 가스비용의 4배에 달하는 전기요금 부담으로 히트펌프 수요가 적다. 또한 △인플레이션 △고금리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가 더욱 위축되고 있으며 일관되지 않은 정부정책과 부가가치세 조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소비자들 거부감이 커졌다.
EHPA의 관계자는 “벨기에의 경제적·정책적 어려움으로 인해 벨기에 내 히트펌프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라며 “오해소지가 있는 언론보도로 히트펌프에 대한 오해도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2030목표 달성위한 보조금개선 시급
네덜란드는 히트펌프 생산·설치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으나 정책변화에 따라 생산량 감소가 이뤄졌다.
네덜란드는 현재 12가구 중 1가구가 히트펌프를 설치하고 있지만 정부의 2030년 목표인 5가구 중 1가구를 달성하려면 상당한 성장이 필요하다.
지난해 히트펌프 판매량은 27% 감소했으며 2023년 15만대에서 11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감소 주요원인은 △인센티브 감소 △경제 불확실성 △주거·상업시장 둔화 등이다. 연말에는 매출이 증가추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보조금삭감으로 인해 수요가 다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칸디나비아반도, 전기요금 하락 등에 따른 판매량↓
지난해 노르웨이의 히트펌프 판매량은 전년대비 감소했다. 특히 수열히트펌프는 40% 이상 크게 감소했다.
판매량 감소는 지난 높게 형성된 가격과 전기요금 하락 등으로 인한 것으로 예상되며 유리한 전기보조금제도 도입과 높은 주택 이자율도 히트펌프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EHPA의 관계자는 “노르웨이 정부가 제안한 주택·별장전용 전기요금 감액은 소비자가 히트펌프와 같은 에너지절약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줄일 수 있다”라며 “전기요금이 낮아지면 히트펌프 초기비용 회수기간이 길어져 향후 몇 년 동안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의 지난해 히트펌프 판매량은 2023년 5만8,000대에 비해 36% 감소된 4만500대였다. 감소원인은 가스가격 하락으로 인한 히트펌프 경쟁력 약화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히트펌프 가격상승 등이다.
덴마크는 히트펌프 설치에 대한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가스난방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높은 선불비용으로 소비자 구매의욕 저하 원인이 됐다.
스웨덴은 지난해 상반기에 히트펌프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 기존에 판매되지 않은 히트펌프 재고가 많아 제조업체 신규주문이 지연되거나 취소로 인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3분기 이후부터는 2023년 수준과 비슷한 실적을 나타냈다. 4분기에는 ATW히트펌프 판매가 16% 증가했지만 전년동기대비 20% 감소한 수치로 판매량 회복이 필요하다. 지열히트펌프 판매량은 34% 감소했으며 배기히트펌프는 54%로 큰 폭 감소했다.
EHPA의 관계자는 “스웨덴의 히트펌프기업들은 에너지 리노베이션제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인하와 대출조건 개선 등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라며 “투자를 늘려 히트펌프 판매를 촉진해야한다”고 말했다.
폴란드, HP판매량 회복 핵심 ‘명확한 정책’
폴란드에서 히트펌프 판매 감소는 전기요금 상승과 잘못된 관리, 제한적인 규제로 인해 발생했다.
지난 2023년에는 연간 2,000kWh 이상을 사용하는 가정전기요금이 거의 두 배 상승했지만 보조금으로 인해 가스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가스난방이 더 저렴해져 히트펌프보급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중반에는 전기와 가스 가격비율 개선이 이뤄졌지만 소비자 요금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해 시장회복이 지연됐다.
폴란드의 청정보조금 프로그램의 잘못된 관리도 매출에 영향을 줬다. 또한 보조금제도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아 사기와 품질저하로 이어져 부정적 언론보도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바이오매스난방을 선호하게 돼 폴란드 히트펌프 보조금 신청은 2022년 63%에서 2024년 23%로 감소한반면 펠릿보일러는 15%에서 53%로 급증했다.
또한 폴란드는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에 대한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고품질 히트펌프를 제외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이 비용이 많이 소요되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추가테스트를 진행해야 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주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EHPA의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보조금프로그램의 갑작스러운 중단으로 혼란이 생겼다”라며 “전기요금비율 개선은 이뤄졌으나 소비자신뢰는 여전히 취약해 정책명확성이 2025년 시장회복 핵심일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난방솔루션 수요증가 예상 ‘희소식’
핀란드에는 현재까지 160만대 히트펌프가 설치됐으며 그중 공기 대 공기 유형 히트펌프가 1/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핀란드 히트펌프 판매량은 △건설경기 악화 △고금리 △가계투자 둔화 등으로 13.7% 감소한 가운데 공기 대 공기식 히트펌프는 8만5,000대 판매됐으며 단독주택 내 ATW히트펌프와 지열히트펌프 수요가 감소했다.
그러나 주거용·상업용 건물용 대형 히트펌프가 지역난방을 대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전기난방으로 전환이 계속되면서 화석연료와 바이오매스 의존도가 줄었다.
이에 따라 에너지가격 변동성과 정부인센티브와 함께 보다 독립적인 난방솔루션에 대한 추진이 수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트리아, 안정적 판매량 유지
지난해 오스트리아의 히트펌프 판매량은 하반기 크게 반등해 2023년 대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오스트리아 내에서는 신축건물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히트펌프는 난방시스템 교체부문에 있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중 모노블럭히트펌프가 리노베이션 시 높은 선호를 보였다.
판매량 저하와 높은 자금지원신청률과 함께 맞이한 2024년 상반기에는 도매무역부문 재고증가로 인해 증가량이 적었으나 하반기에는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저소득층가구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75~100%까지 지원하고 있지만 지불 지연으로 인해 많은 주택 소유자에게 재정적 장벽이 발생하고 있다.
EHPA는 “오스트리아 정부가 재정문제를 해결하면 에너지전환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히트펌프 판매 촉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영국, 유럽지역 내 유일 성장세 돋보여
영국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보일러 업그레이드사업(BUS: Boiler Upgrade Scheme)과 에너지회사 의무화제도(ECO: Energy Company Obligation) 등은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9만8,469대 히트펌프가 판매돼 전년대비 63%가량 증가했다. ATW히트펌프(Monobloc)가 전체 히트펌프 판매량 확대에 절대적으로 기여했다.
또한 △온수히트펌프 △배기히트펌프 △통합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등을 포함하는 ‘기타 히트펌프’부문 판매량이 100% 증가했다.
EHPA의 관계자는 “영국은 2028년까지 연간 60만대 히트펌프 설치목표와 2040년까지 52% 가정용 히트펌프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원과 함께 추가적인 조치와 투자가 필요하다”라며 “히트펌프 활성화 정책아래 설치인력 양성을 지속한다면 향후 몇 년 내에 목표달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페인 히트펌프 시장은 여전히 비용장벽과 부정적인 소비자인식을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변화하는 EU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많은 장애물을 극복하며 감소폭을 5.5%로 관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