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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운섭 한국설비기술사설계협회 회장



국내 건설산업과 기계설비산업의 가교가 되고 있는 설비설계사들의 권익대변 단체인 한국설비기술사설계협회는 그 중요성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1973년 기술용역육성법에 의거해 기계설비부문위원회로 시작됐지만 1993년 기계설비엔지니어링협의회와 기계설비기술사사무소협의회로 분리, 1996년 기계설비엔지니어링연합회로 다시 통합됐다. 2000년 설비엔지니어링협의회로 명칭을 변경, 2016년 지금의 한국설비설계협회가 탄생했다.

이후 2017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사단법인을 등록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2020년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변운섭 회장(우원엠앤이 대표)을 만나 설비설계업계 현황과 앞으로 협회의 운영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신임회장 선출소감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 및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업계는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설비분야는 업계의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여있다. 어려운 시기에 설비기술사설계협회 회장직을 맡게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시기에 설비업계를 대표하는 중책을 맡겨준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있다. 회장으로서 할 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가 곧 기회다. 설비업계가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업계종사자들의 힘을 모아 순서대로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 설비설계업계 동향은 어떤가
현재 설비설계분야를 살펴보면 타 분야와 비슷하겠지만 한마디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14년에 국토교통부에서 건축엔지니어링산업 육성방안의 연구내용 중 설계비 미지급 현황을 조사한 자료를 참고하면 조사참여사가 전체 설계사의 10% 정도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금액이 무려 277억6,000만원에 이른다.

이는 발주업계의 법정관리에 의한 설계비 미지급사태 발생과 일부 발주업계의 모럴해저드에서 비롯된 결과로 설비설계사들의 심각한 경영악화를 초래했다. 최저가 입찰로 인한 과다경쟁으로 인해 단종 회사들이 어려운 현실에 처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미수금 사태로 결국 문닫는 설비설계사들이 최근 몇 군데 생겨나고 있다.

■ 기계설비법 시행령·규칙을 어떻게 보는가
기계설비법은 기계설비산업의 발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기계설비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통해 국가경제 발전과 국민안전 및 공공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2018년 4월17일 제정된 법이다.

이번 시행령·시행규칙은 2020년 4월18일 기계설비법 시행에 앞서 법률에서 위임한 기계설비 발전기본 계획수립에 관한 사항, 전문인력 양성 및 교육훈련에 관한 사항, 유지관리자 선임 및 성능점검업 등록 등에 관한 사항이 담겨있다.

기계설비법 시행에 따라 기계설비성능점검이 의무화되면 국내 약 5만개의 건축물이 대상이 되기 때문에 기계설비 성능점검업자에 대한 수요증가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계설비 성능점검업자의 등록요건을 규정해 우수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원활한 성능점검 수행을 통한 기계설비 안전성 강화 및 에너지절감 달성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유지관리 단계에서 선진국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기계설비법 시행에 따른 변화는
기계설비법은 기계설비산업에 큰 변화는 물론 건설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

설계품질 향상, 안전 및 유지관리 측면에서 에너지절감, 일자리 창출, 우수인재 발굴, 대학의 설비과 신설 등의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남북협력시대에 맞춰 기계설비법 제정을 계기로 북한으로, 또 나아가 세계로 기계설비산업이 진출할 것이고 기계설비가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에너지 절감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저감에도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 표준품셈이 개정됐는데
기계설비분야 표준품셈이 만들어져 관련업계는 사업에 대한 적정가치를 인정받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

품셈이란 공종별 단위기준당 투입인원수, 엔지니어링사업 대가산출 시 인건비 등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그동안 공신력 있는 품셈이 없어 발주청은 적정한 엔지니어링사업의 예산을 확보하고 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사업자는 엔지니어링사업에 대한 적정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기술서비스의 질 하락, 고급인력 유입 감소,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앞으로 표준품셈 기준에 따라 적정한 대가를 지급받게 되면 기술서비스의 질 향상, 고급인력 확충, 산업경쟁력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축의 하도급 구조인 기계설비업계는 10여년 전보다 훨씬 적은 비용을 설계용역비로 받고 있어 회사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초래하며 젊은 인재들이 설계업계에 문을 두드리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설비설계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관련 법·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설비설계 적정대가 문제는
그동안 건설사업비 최소화를 위해 업계관행에 따라 최저가 낙찰에 따라 연면적(평)당 용도별 단가에 따라 설계용역비가 결정돼 설계원가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개정된 표준품셈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 실비정액 가산방식을 도입했다. 이 방식은 투입 인원수, 일위대가, 용역기간 및 난이도 등을 고려해 설계용역비를 산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적정한 설계용역 대가를 받아 설비설계분야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용역대가에 대한 연구용역을 2017년도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하며 결과보고서를 갖고 있다.

■ 스마트시티·BIM 등이 이슈인데
스마트시티는 기후변화 등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수단이다. 즉 도시를 구성·운영하는 핵심자원인 에너지부문은 스마트시티의 필수요소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부처를 중심으로 스마트그리드 도입,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 제로에너지건축물 확산 등 에너지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건물에너지의 대부분을 사용하는 기계설비는 스마트시티의 성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핵심기술이다.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선정된 세종시, 부산시 스마트시티사업에 적용된 설비기술을 정리·표준화하면 스마트시티 보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BIM은 건설 초기단계인 설계에서부터 건축물의 시공과 유지관리 단계까지의 전 생애주기 동안 다양한 분야(건축, 기계, 전기, 구조, 소방)에서 적용되는 모든 정보를 생산 및 관리하는 기술로 해를 거듭할수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원활한 BIM 업무를 위해서는 발주처, 건설업체, 엔지니어링업체의 분야별 협업 및 다양한 패밀리 구축·공유가 필요하고 BIM 설계교육도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패밀리 구축과 BIM 교육을 활성화로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기계설비가 주공종인 산업환경분야는 BIM도입이 활발이 이뤄지고 있으나 건물분야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 사업계획·중장기 비전은
우리협회는 사단법인으로 등록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사무실이 마련돼있지 않다. 2020년에는 사무실 마련이 급선무이며 회원사 가입 확대, 대외홍보 강화 및 관련업체와 MOU 체결 추진 등을 중점으로 협회를 운영할 방침이다.

중장기 비전은 협회의 외형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회원사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기계설비설계 사례집과 같이 전 회원사가 설계노하우, 하자사례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참고도서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계설비 설계기술을 상향평준화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설비기술사설계협회는 회원사가 회원인 단체다. 협회가 회원사의 발전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하고 열악한 설계업체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회원사 가입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 협회활성화 및 발전전략이 있다면
회원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대내·외적인 협회활동을 증가시키기 위해 기존에 운영하던 위원회를 확대해 △BIM위원회 △편집위원회 △대외건설 협력위원회 △윤리위원회 △교육위원회 △상설위원회 △용역위원회 등 총 7개 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BIM위원회는 설비설계뿐만 아닌 건축·구조·전기·소방 등을 서로 크로스체크할 수 있도록 중점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편집위원회는 현재 계절별로 연간 4회 간행물을 발행하고 있다. 주로 설계사례를 발표하고 있으며 신기술과 공법, 법규검토 등 회원사들이 필요로하는 정보를 담을 예정이다.

대외건설위원회는 협회의 활동을 알리고 같은 업역 내 기업들에 협회 가입을 독려하고 건설사, 건축주 등에 설계를 홍보하는 임무를 맡는다.

윤리위원회는 설계업계가 자주 직면하는 법적분쟁 및 클레임에 대한 상담이나 대응을 주로 담당할 계획이다. 교육위원회는 신입사원에 대한 교육부터 4차 산업시대 타 산업과의 기술융합을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설위원회를 둬 회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고 협회의 위상을 올리기 위해 국토부, 행정안전부, 과기부 등 정부부처의 상장과 내부적인 포상제도도 강화한다.

용역위원회는 협회의 능력있는 회원들이 참여해 정부·민간 용역을 함께 수주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역할을 진행한다.

각 위원회가 위원장과 위원을 구성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권한이양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건물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국가정책의 영향으로 설계용역의 범위는 각종 심의, 인증, BIM업무 등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건축의 하도급 구조인 기계설비업계는 10여년 전보다 훨씬 적은 비용을 설계용역비로 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회사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초래하며 젊은 인재들이 설계업계에 문을 두드리지 않는 원인이 된다. 혹은 입사하더라도 적은 임금, 장시간 업무 등을 버티지 못하고 타분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근로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관련 법·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설비기술사설계협회는 기계설비유관단체들과 협력체제를 강화해 개선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