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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공공건축물 GR 사업성과와 나아갈 방향

GR, 포스트코로나·탄소중립시대 ‘선택아닌 필수’
지역거점플랫폼 기반 지역전문가 양성 주력해야
선진국, 건물자산가치 건물E효율 성능반영 추세

2050 탄소중립은 이제 전 세계적인 공동 목표가 됐으며 지구환경 문제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에서 우리 일상은 물론 발전과 직결된 경제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건물부문의 탄소중립은 특히 우리 민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분야로 2050 탄소중립의 달성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EU를 비롯한 선진국들의 2050 탄소중립 정책에서 건물부문에 중점을 두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8월5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해 건물부문은 2018년대비 2050년 86.4~88.1%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수립했다. 산업이 고도화, 선진화되면서 건물부문의 에너지소비량,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설정된 건물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절감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에너지전환, 즉 전력 생산방식에 대한 실효적인 정책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건물부문이 국내 전력소비의 55%를 차지하고 있으며 산업구조 선진화에 따라 비율이 7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건물부문은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에 단순히 건물·도시의 물리적 성능개선만으로는 온실가스 배출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우며 에너지(전력) 생산방식 전환 및 국민들의 생활방식, 소비행태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건물부문 탄소중립 무게중심 ‘GR’
우리나라는 건물부문의 탄소중립 달성방안으로 신축건물의 제로에너지빌딩(ZEB) 의무화, 노후 건축물의 그린리모델링(GR), 건물에너지효율 제고 및 수요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중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은 GR이다.

현재 국내에는 준공 후 15년 이상 돼 에너지성능이 열악한 노후건축물이 전체 건축물의 약 74%인 540만동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노후건축물을 ZEB 수준까지 리모델링하지 않고서는 건물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건설산업에서 GR시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에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두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0년부터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국토교통부 주관의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공공건축물 GR지원사업을 통해 총 5,300톤에 달하는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나무 65만그루를 식재한 것과 같은 효과다.

공공건축물 GR사업을 실효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통해 GR지역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올해 전국에 걸쳐 8개의 지역거점 대표기관이 선정됐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는 성균관대와 중앙대가 대표기관을 맡아 총 20개 기관이 참여한다. 강원권은 강원대,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은 공주대, 전라권(광주·전북·전남·제주)은 국제기후환경센터·전주대·조선대, 경상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은 경북대·동아대 등이 대표기관으로 참여한다.

전국적으로 보면 23개 대학, 57개 연구기관 및 기업 등 총 80곳이 컨소시엄 형태로 공공건축물 GR지역거점사업에 참여한다.

권역별 지역거점플랫폼은 △GR 전·후 에너지성능분석 △기술매뉴얼 작성 △기술자문 △교육 및 지역전문가 양성 △학생기자단 운영 △경진대회 △포럼·세미나 개최 등 GR사업지원 및 활성화의 역할을 수행한다. 

성균관대 GR지역거점플랫폼은 수도권 지역거점 대표기관으로 공공건축물 GR사업을 실효적으로 수행하고 민간에 확대시키기 위해 올해 다양한 관련분야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GR 얼라이언스’를 구축, 많은 관계자들과 소통하면서 현안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GR, 기존 리모델링 관성 탈피해야
2020년 선정돼 2021년 수행한 공공건축물 GR사업에서 성균관대는 수도권 소재 169개 GR 공공건축물에 대한 에너지절감효과의 평가, GR관련 교육·홍보·연구 등을 수행했다. 교육에는 수도권 소재 대학생, 건축사, 시공자, 지자체 담당 공무원, 요소기술 개발자 등 총 1,342명이 참여했다.

홍보는 신문기고, YTN사이언스 홍보 그리고 학생기자단을 운영해 학생기자들이 GR현장 보고, 관련기관 담당자·전문가 인터뷰 등 기사를 SNS,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

GR지역거점사업의 가장 근본적인 목표인 GR 지역전문가 양성을 위해서는 ‘GR 서포터즈’를 모집, 운영해 지역 대학생들이 사업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도록 현장 에너지성능평가 참여, 에너지성능평가 프로그램 교육 등을 받도록 했다.

자체 연구로는 △GR대상건물의 에너지절감효과 △에너지성능평가 핵심사항인 대상건물 외피 열관류율의 현장 성능평가방법 제안 △단열재의 경년변화를 고려한 열관류율 보정계수 작성 △GR 요소기술별 에너지성능 분석 및 성능 향상방안 연구 등을 수행했다.



개보수, 리모델링과 GR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존 리모델링이 사용자의 편의나 경제성 측면에서 이뤄졌다면 GR은 사용자의 편의제고와 더불어 에너지성능 개선, 실내공기질 개선이라는 목표를 갖고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GR사업은 에너지효율 개선 30%, 미세먼지 75% 저감이라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성균관대에 시행한 2021년도 GR사업 대상건물의 평균적인 에너지절감 효과는 당초 목표인 30%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였다.

성균관대 지역거점플랫폼에서 에너지성능을 분석한 GR대상건물에 적용된 요소기술을 보면 창호교체 및 추가 △단열보강(주로 외단열) △에어컨 교체 △보일러 교체 △조명 교체 등이 높은 빈도로 적용됐다. 이와 함께 실내·외 마감재 교체, 난간설치 등 에너지성능과 무관한 공사도 많이 실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매우 제한된 몇 가지 기술·공종이 대부분의 현장에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현재 진행 중인 공공건축물 GR사업은 국공립 어린이집, 보건소 등으로 비교적 규모가 작은 공공건물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소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건축사나 시공자가 건물에너지절감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실제 시공참여자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로 기존 건물개보수공사에서 실시되는 공사를 대부분 우선적용함을 알 수 있다.



지역전문가 양성, ‘GR 보편화’ 핵심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전문가들은 GR사업이 현재 신축, 재건축이 주가 되는 국내 건설시장에서 주력사업으로 부상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건설사도 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건축물 GR사업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전격 시행됐다. 이처럼 지역에서 사업취지를 충실히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는 지역전문가가 없는 상황에서 실시하다 보니 기존 개보수공사와 별로 다르지 않게 전개되고 있다.

혹자가 말하는 ‘탄소중립의 쓰나미’가 거세게 몰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GR이 건물부문 온실가스 감축의 중요 수단이 되려면 먼저 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지역전문가 양성이 우선돼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단위에서 에너지효율이 높은 건자재, 설비시스템을 쉽게 도입·적용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 이러한 솔루션이 개발돼 시장에 보급해야 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제 GR은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 매우 보편적으로 전개돼야 한다.

“E효율, 건물가치평가 반영시대 올 것”
공공건축물 GR지역거점사업을 수행하면서 다시 한번 친환경 건축의 진정성, 즉 무늬만 친환경이 아닌 실제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보장하는 친환경 건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GR은 건물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달성에 필수적으로 전개돼야 하는 사업이며 현재 공공건축물 위주로 진행되고 있지만 건물부문의 에너지소비의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 상업건물로의 확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기존 민간에서의 리모델링이 편의성 향상이나 건물의 자산가치를 상승시키는데 주안점을 뒀다면 이제부터 건물에너지성능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GR로 전개돼야 한다.

탄소중립 추진으로 건물에너지사용에 대한 규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될 것이며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노후건물은 불가피하게 GR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 의미에서 입지나 편의성으로 평가되던 건물의 가치평가에 건물에너지 성능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도 머지 않아 반영될 것이다.

탄소중립 이슈가 국가적 선언에서 나아가 이제 우리 모두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저탄소 라이프를 요구하고 있다. 탄소중립 구현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가치이며 이러한 맥락에서 기존 노후건축물의 GR은 건설산업의 새로운 트랜드가 될 것이다.

<송두삼 공공건축물GR 수도권지역거점플랫폼 사업책임(성균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