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6 (일)

  • 흐림동두천 19.7℃
  • 흐림강릉 23.1℃
  • 서울 19.5℃
  • 흐림대전 25.2℃
  • 흐림대구 25.5℃
  • 구름많음울산 24.2℃
  • 흐림광주 23.2℃
  • 흐림부산 22.3℃
  • 구름많음고창 ℃
  • 제주 23.3℃
  • 흐림강화 17.7℃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7℃
  • 흐림강진군 20.4℃
  • 구름많음경주시 26.6℃
  • 흐림거제 22.0℃
기상청 제공

연재기획

[인터뷰] 안소영 아나로그아키펜 소장

“패시브 시공 구현, 감리역할 중요
IT기술 기반 현장 모니터링 강화해야”
PH 시공 시 작업자에 시공상 주의사항 전달 막중
골조‧단열‧창호‧기밀 등 세밀 공정 시 꼼꼼히 감독

안소영 아나로그아키펜 소장은 지난 2019년 한국패시브건축협회 실무자 교육을 받으면서 패시브하우스에 입문했다. 이후 패시브건축 요소들을 설계에 적용하고 2021년 첫 패시브하우스 설계를 맡아 이듬해 감리까지 수행했다. 설계 당시 패시브하우스에 진심인 자림건축사사무소의 시공현장을 참관하면서 건강한 집을 위해서는 감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현재 양평과 원주에 있는 패시브하우스 현장에서 감리를 수행 중이며 설계한 패시브하우스를 직접 감리하면서 설계와 시공의 간극을 체감했다. 감리 경험은 늘어가지만 현장마다 새로운 이슈들을 만나게 되니 매번 첫 감리인 듯 배워나가며 스스로 ‘3년차 새내기’라고 하는 안소영 소장을 만나 패시브하우스 시공시 생기는 난제 및 해결책 등을 들어봤다. 
 
■ 패시브하우스는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연히 비싸다. 같은 값 하나를 살 때와 다섯 개를 살 때 비용이 같을 수 없으며 일반등급 제품을 살 때와 특등급의 제품을 살 때 값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비싸다’의 사전적 의미는 ‘물건값이나 사람 또는 물건을 쓰는 데 드는 비용이 보통보다 높다’거나 ‘어떤 일에 대한 대가가 보통을 넘는 상태에 있다’고 정의돼 있다. 첫 번째 뜻으로 생각해보면 패시브하우스 건축비용에는 일반주택에는 없는 항목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보통 보다 많은 것을 샀으니 이에 드는 비용이 일반적인 수준보다 높다. 예를 들어 패시브하우스에는 일반주택에는 없는 환기설비가 포함돼 있다. 만약 일반주택 건축주가 기존에 없던 환기설비를 하고 싶다면 비용을 들여 설치해야 한다. 신축 당시 들지 않았던 비용이 나중에 드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일반주택 건축비용은 비싸진 것이다. 

두 번째 뜻으로도 마찬가지다. 패시브하우스는 일반주택보다 고성능을 가진다. 보통이 넘는 성능의 집을 지었으니 그 대가가 보통의 집을 넘는 상태일 것은 당연하다. 일상적인 예로 친환경 농산물 가격이 일반 농산물보다 높다.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부분일 것이다.

실제로 패시브하우스 설계도서를 패시브건축협회 회원사와 패시브하우스 경험이 없는 비회원 시공사에 동시에 제공하고 견적을 받아본 적이 있다. 

회원사의 경우 단열, 기밀, 환기 등에 대한 공정을 이해하고 관련 항목을 내역에 반영한 반면 비회원사의 경우 상세도를 이해하지 못해 대충 일식(一式, 한 세트) 처리하거나 과거 경험을 내세워 누락한다. 심지어 견적을 포기하는 곳도 있었다. 결과는 당연히 회원사가 산출한 비용이 비회원사의 비용보다 높았다. 그렇다고 비싼 것일까. 예를 들어 패시브하우스에 설치되는 창호는 집의 고성능 확보를 위해 정량적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PVC 삼중유리창에 창호 주변을 기밀하게 하는 상세가 적용된다. 회원사는 해당 상세와 특기사항을 확인하고 PVC 삼중유리창과 기밀자재에 대한 금액을 산정한다.
 
반면 비회원사는 설계자가 제공한 창호 사양과 상세가 있음에도 평소 거래하던 창호업체의 금속제창을 적용하고 기밀시공 항목을 누락한다. 당연히 비회원사의 비용이 낮게 나온다. 다만 성능이 다소 떨어지고 기밀하지 않으니 결국 바라던 패시브하우스를 건축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패시브하우스를 건축하고자 하는 이들은 설계내용과 시공내역을 비교해야지 단순히 여러 집의 건축비용만 비교해 가격을 논하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시공평가기준은
시공평가기준이라고 하니 뭔가 거창한데 패시브하우스 감리를 하면서 몇 가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있다. 바로 △현장소장 역량 △패시브하우스 특기사항 이행 △기밀테스트 등이다.

현장소장이란 시공사에서 배치한 현장대리인이나 건축주가 지정한 현장관리인을 일컫는다. 누가 됐든 현장소장은 현장에 관한 일체의 사항을 처리하는 권한을 갖는다. 이에 따라 현장소장의 역량은 매우 중요하고 이에 따라 시공 품질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시브하우스 시공현장의 소장이라면 그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 패시브하우스의 정의와 목적, 특이사항과 상세도 필요성과 방법을 이해하고 습득해 해당 공정의 작업자들에게 그 방법을 전달하고 감독할 수 있어야 한다. 

패시브하우스 설계도면을 작성할 때 꼭 첨부하는 특기사항이 있는데 골조, 단열, 창호, 외부차양, 환기장치, 기밀시공, 난방배관 등에 대한 필수사항을 패시브건축협회 검수를 받아 정리한 것이다. 이 특기사항을 지켜 시공했다면 결과는 건강한 집일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첫 번째 내용이 전제돼야 한다.
패시브하우스라면 가능한 본인증을 신청해 집의 성능을 정량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밀테스트는 공사 중간 창호가 설치됐을 때 하는 중간테스트와 공사가 완료됐을 때 하는 최종테스트로 이뤄진다. 중간테스트 때는 누기 부위를 발견해 시정할 수 있으며 최종테스트를 통해 집의 성능을 알 수 있다.

■ 감리시 난제와 해결책은
주택과 같은 소규모 현장은 스케줄을 예상하기 어렵고 비상주 감리인 만큼 현장을 항시 지켜볼 수 없다. 매일 작업내용을 보내주는 현장소장을 만난다면 행운이다. 이러하니 주요 공정이 진행되는 때 현장을 방문해 작업 내용을 살펴보면 도면과 다르게 시공된 부분을 발견하게 되고 이유를 물어보면 ‘건축주가 요구했습니다’ 또는 ‘이렇게 해왔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때마다 ‘아. 상주할 수도 없고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하며 한탄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을 어쩔 수 없이 사안에 따라 시정하거나 보완하거나 승인하거나 포기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IT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현장 모니터링이 가능한 수단을 도입하는 방법이다. 직접 가지 못하더라도 주요 공정이 진행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문제가 있을 경우 즉시 현장소장과 통화해 시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건축주가 패시브하우스 상세대로 시공한 경험이 많은 시공사를 선정하고 현장에 동일 경험을 가진 현장소장을 배치하는 것이다. 도면과는 다르더라도 ‘이렇게 해왔습니다’에서 ‘이렇게’가 패시브하우스 시공 방법일 가능성이 높다.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하려는 경우 감리자와 사전 협의를 하도록 착공 전 삼자합의하는 것으로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은 아니더라도 건축주와 현장소장이 염두에 두고 있도록 하면 감리자가 못 본 사이 패시브하우스에서 멀어지는 경우를 하나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설계와 시공간 일체감을 주기 위한 감리의 노력은
감리는 설계자의 의도와 건축주의 관심 그리고 현장소장의 이해를 조율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설계의도가 현장에서 잘 구현될 수 있도록 설계도면을 꾸준히 살피고 건축주 및 현장소장과의 소통을 위한 창구를 항상 열어두며 현장에서 일어나는 변수에 대해 가능한 설계의도와 가까운 방안을 모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감리업무와 관련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설계도서에 패시브하우스 필수사항이 반영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패시브하우스로 설계했다고 해도 상세도나 특기사항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시공이 누락될 가능성이 크므로 사전에 검토해 건축주 및 시공자와 내용을 공유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감리자에게는 패시브하우스 시공 현장이지만 현장의 작업자들에게는 그저 현장일 뿐이다. 골조, 단열, 창호, 기밀, 난방배관 공정 때는 현장에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