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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여름철 공무원에게 반바지를 입히자

한화택 국민대학교 교수

인류가 만든 발명품 중 여름철 에어컨만큼 유용하고 고마운 것이 없다. 처음 냉동기가 개발됐을 때만 해도 신이 내려준 불을 없애려는 불순한 악마의 물건이라는 공격을 받았고 냉매로 사용되던 암모니아의 지독한 냄새 때문에 배척을 당해야 했다. 지금은 지구상 어디를 가든 에어컨 덕분에 계절에 관계없이 쾌적한 전천후 인공기후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에너지다. 고급에너지인 전기에너지가 다량 소비된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에너지 사용량과 쾌적성 측면에서 적정한 선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적정 실내온도를 26℃로 정하고 있다. 관공서에서는 에너지절약을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28℃를 고수하는 곳이 많다. 실내온도는 단순히 열적 쾌적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업무 생산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콜센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최근 실험연구에서 여름철 쾌적범위에서 1℃ 올라갈 때마다 약 2%의 생산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실내온도가 28℃인 경우 약 7%의 생산성 감소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 감소에 따른 보이지 않는 경제적 손실은 고액 연봉자일수록 많은 것은 자명하다.


일반적인 쾌적온도는 여름철 상대습도가 40~70%, 기류속도가 0.1m/s일 때 대략적으로 24~27℃의 범위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이 느끼는 열적 쾌적도는 환경조건에 추가해서 개인적인 의복 착의량(clo)과 신체 활동도(M)에 따라 달라진다. 팡거(Fanger)모델은 사람이 느끼는 열적 쾌적도를 PMV라는 지표로 계산하고 이에 따른 불만족률을 수치로 나타내준다. 여름철 반팔 복장으로 가만히 앉아서 사무작업을 하는 경우 실내온도가 28℃일 때 불만족률이 21%, 즉 재실자의 21%가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예를 들어 가볍게 걷는 활동조건에서는 불만족률이 58%로 급격히 증가한다. 게다가 실내온도를 28℃로 일정하게 맞추더라도 공간적으로 온도가 불균일하기 때문에 위치에 따라서 1~2℃의 변동폭이 생긴다. 또한 장마철 습도를 감안하면 불만족률은 더욱 올라갈 수 있다. 이에 따라 실내온도로 28℃를 유지하면서 쾌적한 환경을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착의량을 줄인다. 반바지를 기본으로 하고 민소매 티셔츠와 슬리퍼를 권장해 clo값을 최대한 줄인다. 그리고 나서 팡거모델로 계산해 보면 기류속도가 1m/s 이상일 때 쾌적범위에 들게 된다. 선풍기를 돌리거나 맞바람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기류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 정도 바람이면 책상 위 서류들이 날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창문을 여는 것도 여의치 않고 그나마 칸막이가 기류를 방해한다. 이 계산은 앉아서 하는 사무 작업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가만히 앉아 있는 것 이상의 활동을 엄격히 억제해야 한다. 신체 활동도 M값이 조금만 올라가더라도 쾌적범위를 쉽게 벗어나기 때문이다.


사람이 느끼는 온열감각은 겨울철보다 여름철에 민감하다. 여름철 1~2℃ 차이에도 사람들은 상당히 큰 차이를 느낀다. 실내온도가 조금 낮더라도 오래 노출돼 있으면 냉방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그런가 하면 실내온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쉽게 불쾌해질 뿐만 아니라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최근 일본에서도 관공서의 냉방온도를 규제하는 쿨비즈 제도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경제성 측면에서 시원한 옷차림하기, 문 열고 냉방하지 않기,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 플러그 뽑기 등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것은 물론 아울러 업무효율의 경제성을 고려해서 실내온도를 너무 높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